중력 없이 무거운 영화라고 들어서 미뤄두었던 영화이다. 정희진의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를 읽고 바로 찾아 보았다. 그리고 영화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 책에서 읽은 여주인공의 우울증이나 적막한 심정에 공감했다기 보다는 그 막막한 우주에 덩달아 떠있는 기분이었다. 덩달아. 하지만 함께 귀환을 위해 전력투구를 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절박하다거나 허무하다고 하기엔 맞지 않는 내 심정. 탁, 놓아버리고 싶은 내 속 마음이 들킨 듯 했는데, 탯줄 같은 보호대로 동료 우주인의 농담과 환영으로도 잡을 수 없던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디에서부터 이 우주의 (반/무)그래비티는 작동하는 걸까 생각해본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요즘 뭐하고 살고 있니. 


멀미나는 마지막 장면, 어쩌면 저 멀리서 시저가 말을 달려 오는 걸까봐 잠깐 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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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8-29 0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펑펑 울지는 않았지만, 좀 두려웠던 기억이 나요. 다시 봐야겠어요. 넘 오래 되어 기억이. 마지막 바닷가에서 일어나는 장면이 기억나는 것 같은데 맞는지는 확신이 안 가고요. ㅠㅠ(나이 들어서 이런 건가요?? 다시 울음. ㅠㅠㅠㅠㅠㅠ)

유부만두 2022-08-29 15:16   좋아요 1 | URL
어느 순간, 제 안의 불안과 걱정의 버튼이 눌린 것 같아요. 제대로 설명도 안되네요. 영화 줄거리는 그래비티를 찾는, 집으로 가는 힘든 여정이겠지만, 여러 방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죠.

보고 읽고 잊고 다시 생각하고 ... 다들 그럴거에요. 라로님처럼 부지런한 분은 더욱요.

psyche 2022-08-31 04: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참 좋았는데 뭐가 좋았는지 뭘 느꼈는지 생각이 하나도 안 나네. ㅜㅜ

유부만두 2022-08-31 10:23   좋아요 1 | URL
그래도 좋았다, 는 느낌은 남았잖아요. 전 무겁고 어려울까 겁냈는데 그저 마음으로 팍!!! 와닿더라고요.

mini74 2022-08-31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많이 우울했어요. 여주인공이 정말 우주로 건게 맞을까 싶은 생각도 했어요. 끝도 없는 우주가 어쩌면 주인공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 ㅎ

유부만두 2022-08-31 10:24   좋아요 1 | URL
네 절 막 흔들었어요. 우주와 땅은 여러 가지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더 강렬했어요.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v32QyonNYe4loqlsxhJzPRXgno2lTx7lJbsaPgpQOa3J_VQ/viewform

알듯말듯 하더라고요
게다가 조폭 영화는 왜이리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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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8-25 1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거 좋아요! 시간제한도 없는데 괜히 긴장되네요?ㅋㅋㅋ 만두님 재밌었어요^^

유부만두 2022-08-25 17:52   좋아요 2 | URL
재밌지요? 외국영화, 배우들 등 여러 버전 퀴즈가 있는데, 알듯 말듯 틀리는 것 확인 하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

mini74 2022-08-25 1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거 무지 열심히 하는 ㅎㅎ 7번방의 선물만 안 봤네요. 그래서 오답. 7번방의 비밀, 검사외전은 검사친구 !? ㅠㅠ저도 넘 재미있어요 ~

유부만두 2022-08-25 17:53   좋아요 2 | URL
비슷한 배우진에 조폭 영화들이 많아서 제목이 헷갈리더라고요. 그리고 오답은 보시다시피 ㅎㅎㅎㅎ

파이버 2022-08-27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관에서 직접 봤던 영화도 틀렸어요ㅠㅠ 말씀대로 비슷한 배우에 비슷한 영화가 많음을 새삼 느꼈습니다ㅎㅎㅎ

유부만두 2022-08-29 15:16   좋아요 2 | URL
그쵸??!! 비슷해서 엉뚱한 제목 달고 의아했다니까요.

페넬로페 2022-08-28 1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기 있는 영화를 거의 다 봤는데 와~~ 왜 제목이 생각 안나는 것일까요 ㅠㅠ
차마 처참한 점수를 공개하지 못하겠어요^^

유부만두 2022-08-29 15:17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저도 애매하게 거의 다 틀렸어요.

psyche 2022-08-31 0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보고 맞는데 왜 틀렸지? 했네 ㅎㅎㅎㅎ 문제 너무 어려웠어. 아는 영화도 제목이 살짝씩 틀렸더라고.

유부만두 2022-08-31 10:24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쵸?
 

아침에 만화책 보는 건 어른의 특권입니다….만 …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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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8-25 1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짠한데요! 그나저나 참 다양하게 읽으십니다그려.....

유부만두 2022-08-25 10:30   좋아요 2 | URL
ㅎㅎㅎ 어른의 좋은 점은 만화책 맘껏 사서 돋보기 쓰고 보는 거죠!!!

책읽는나무 2022-08-25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 현타 오네요ㅋㅋㅋ
재밌나요? 북플친님 한 분도 이 책 재미나게 읽으시는 것 같더라구요^^

유부만두 2022-08-25 17:55   좋아요 2 | URL
재밌어요. 특이한 사건이 터지는 게 아니라 작가의 ‘세계‘가 세세하게 그려져요. 이번 권엔 일본 문화/토속 신앙 이야기가 많아서 이국적 느낌도 있지만 사람들 사이의 관계, 그 섬세한 긴장을 잘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들어요.
전작 <바닷마을 다이어리> 세계와 연결점이 있는데 아마 3권에선 카마쿠라 여행이 나올 것 같아요. 벌써 기대중입니다. ^^

mini74 2022-08-25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권 나왔군요. 아주머니 롤 만게 뭔가 전쟁터에 나가는듯 비장해 보이는건 왤까요 ㅎㅎ

유부만두 2022-08-25 17:56   좋아요 1 | URL
비장하죠잉~
이 인물은 마을의 작은 술집/바를 경영하는 사람이에요. 출근 준비 중에 젊은이들과 마을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에요. ^^
 

와니니 이번에 4,5 권이 함께 나온거 아세요??!!!
문진이랑 코스터는 안 받았어요. 그래도 와니니 여권은 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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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8-25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권 탐나네요!!!@.@

유부만두 2022-08-25 17:57   좋아요 1 | URL
와니니를 구비하세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 재미있다고 극찬을 들으면서 시작했는데 처음 150쪽 정도까지 사람들이 우루루 나와서 저마다의 삶을 던져놓는 통에 정신 사납다. 첫 사람이 킬러인게 으잉? 뽀인트.


3월 파리발 뉴욕행 에어 프랑스. 비행중 난기류를 만나 고생을 했지만 비행기에 탄 사람들 모두 그럭저럭 땅위에 도착해 살아가고, 죽고, 앓고, 싸우고, 죽이고, 숨기고, 만나고, 헤어진다. 시간은 흘러 6월 초여름이 되었다. 그런데 3개월 전의 똑같은 그 비행기가 똑같은 승객 승무원을 태우고 나타난다. 여기까지가 소설의 1/3.


당황한 공항측은 미국방부에 연락하고 급히 이들을 공군 비행장에 따로 며칠간 수용, 검사한다. 과연 이들은 복제인간들인가? 프로그램인가? 아니면 악마의 농간인가? 중반부는 이를 둘러싼 종교 철학 과학 정치계의 논쟁...이라기엔 짧게 훑고 지나간다. (테드 창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얼핏 떠오른다.) 어렵더라도 더 막 파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어렵지도 않고 사람만 많아 어수선하고 가늠할 만한 해법(도 아닌 것들)만 나열된다. (아, 매트릭스 영화나 다시 볼까) 


고민 끝에 이들을 3개월 앞서 도착한 다른 버전들과 만나게 한다. Bizzaro World. 모든 생체기록과 기억은 3개월 차이만 두고 동일한 사람들. 이들은 과연 어떻게 이 분리, 혹은 기적을 수용할 것인가. 이 시간차에 생기는 엇갈리는 인간 관계는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이게 소설의 후반부다. 


기대보다는 재미가 덜했다. 딱 예상 만큼의 일이 벌어진다. 미국 대통령은 에어 프랑스 기체의 변이를 둘러싼 국제적 위기에 중국 주석에게 먼저 연락하고, 중국은 역시나 말하지 않는 꿍꿍이가 있고, 킬러는 죽이고, 병은 피할 수 없으며, 미친놈은 어린이를 학대하며, 아저씨 작가는 자기 세대와 지식을 감추려 하지 않는다. 술 이야기 많이 나오고 야한 장면도 있고 뭐 작가가 팔아보겠다고 결심한 티가 났다. 더해서 아포리즘이 많고 여러 책과 작가들이 언급된다 (존 쿳시, 말라르메, 알프레드 자리 등) 그런데 사람들의 고민, 이별, 화해의 계기는 임신, 아이, 사랑이다. 아저씨 작가의 고집인지 로망인지. 그나마 프랑스 작가라 결혼식이나 환갑잔치가 없어서 K드라마와는 구별이 된다. 


공쿠르상 대상이라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만큼 적당히 현학적이며 꽤 시시하다. 그나마 킬러가 여러 번 출연해서 썰고 찌르고, 더해서 미친 개독교도 나와 테러하는 장면 말고는 소설 속에 등장한 작가(자신의 아노말리 분신?) 만큼이나 밋밋하다. 사건 수습도 얼렁뚱땅이라 빈틈이 많이 보인다. 그냥 다 신분세탁에 이주 시켜줌. 땅 큰 나라 미국 만세입니까. 붕괴되는 사람이 안 보여서 좀 실망이다. 쌈박질을 쌈박하게 해보란 말야. 유럽 미국에서 많이 팔려 읽혔다는데 코로나 시국의 봉쇄 상황 덕이리라. 작가의 운이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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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8-24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코로나가 누군가에겐 운빨이 되어주기도 하는군요. 저 이 책 평이 좋아 궁금했는데 만두님 시원시원한 리뷰 👍

유부만두 2022-08-25 17:57   좋아요 1 | URL
평이 다들 좋아서 기대치가 높았어요. 그러다 읽어서 그런가, ... 설정 말고는 딱히 매력적이지 않더라고요.

바람돌이 2022-08-24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기 설정으로는 진짜 독특할거 같던데 음.... 그렇단 말이지요. ㅎㅎ

유부만두 2022-08-25 17:58   좋아요 2 | URL
그쵸. 설정이 멋지잖아요.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너무 오올드 하더라고요. 하지만 바람돌이님께서 읽으신다면 다른 재미를 발결하실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