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의 유령들'을 드디어 다 읽었다.

 

네 남녀가, 자세히는 두 부부가, 서로 20 대부터 친구로, 학우로, 연인으로 가깝게 지내던 네 사람과 그들의 아들 징, 딸 율, 그리고 오수, 라는 사람과 철수와 영희와 다른 많은 사람들이 '알제리의 유령들'이라는 희곡을 혹은 소설을 읽고 쓰고 그때문에 다치고 털고 일어서는 이야기다.

 

네 개의 장으로 나뉘고 인물 하나씩 부제로 달고 있지만 지목되는 그 인물 보다는 다른 이(들)이 쏟아져나와 건조한 문제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이야기. 대화문도 많이 쓰이지만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기 보다는 작가의 메마름과 소설 전체의 불친절함, 다가오지마, 날 재밌게 읽지마, 난 내 할 말을 하겠어, 하는 긴장감을 느낄 뿐이다. 그렇다. 이 소설은 알제리의 유령이라는 거창한 떼제, 혹은 밀란 쿤데라의 농담, 보르헤스적 진실과 거짓, 아픈 시대와 저항, 그리고 모든 것을 감싸안는 예술, 아니면 헛발질에 대해서 생각하게 했다.

 

도대체. 왜? 이 네 인물이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런 행동이나 전개, 인생이 과연 앞뒤가 맞는건지. 화가 나도 참고 참으며 읽다보면 마지막 장의 '설명'으로 이해는 가고 뭔가 근사하게 포장할 수는 있겠지만. 친구에게 이 책을 선뜻 읽으라고 추천하지는 않겠다. 많은 소설가님들이 추천하셨으니 뭐 나 따위가 감히.... 중단편 두께지만 인물의 뜬금없음과 온갖 트라우마와 연극과 자기 아빠 얘기부터 하는 소설을 꾸역꾸역 읽다보면 장편 읽는 기분도 들면서 어쩌면 이 '세련되고 아름다운' 소설의 의미를 발견할 수도 있겠지.

 

그래서 알제리의 유령이란 무엇이냐?!... 알제리에 네 명의 유령들이, 아니 ABCD가, 아니 연극에 말이지, 소설이 뭐라고 생각하니, 문학상 일뜽이라매, 제주도에 실은 .... (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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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5-07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지지지지지지직 ㅋㅋㅋㅋㅋㅋㅋ
참신하다....

유부만두 2018-05-08 08:38   좋아요 0 | URL
스포를 피하고 싶었어요...지지지지직...

2018-05-08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8 0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9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0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자 아이의 납치 소재 때문에 '마이 리틀 자이언트'가 불편했는데 동화 빨간 모자’야말로 취약자를 대상으로한 범죄 이야기다. 도서관에는 여러 버전의 '빨간 모자' 이야기 책이 있었다. 늑대의 시점을 차용해서 실은 내가 그러려던 건 아닌데알고보면 나도 힘드러요라는 목소리는 그리 새롭지는 않다. 피해자에게 책임감을 지우는 이런 태도는 이야기 비틀기일 수도 있지만 약자보다는 가해자에게 공감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게 한다.

 

 

 

천사가 된 늑대는 그런 예다. 늑대가 천사가 되었다는 건, 늑대가 개과천선해서 어린이 편에 섰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냥꾼을 통한 벌을 받았다는 뜻이다. 늑대의 사후 변명. , 실은 먹으려던 게 아니라 걔 할머니 머리가 내 입 안에 들어오드라구요? 그 얘 머리가 제 입 안에 들어왔죠. 그 예쁜 아이가 친절했죠, .

 

특이하달까, 뾰족하다못해 길게 늘인 모자의 끝은 늑대의 말처럼 총대를 닮아 길고 높아서 빨간 모자를 쓴 아이는 키가 큰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하지만 초록색 풀숲에 몸은 가려지고 얼굴 표정도 잘 보이지 않는 요정 같은 어린 아이. 늑대는 날름 할머니와 아이를 삼켰고, 후에 사냥꾼의 총에 맞아 뜨겁고 빨간 얼룩을 남기며 천사가 되었다. 뱃속에 들었던 할머니도, 여자 아이도 꺼낸 다음 너무 배가 고픈 늑대. 아직도 배고프고, 자신은 억울하다고 말하고있다. 그림은 예쁜데 빨간색은 매우 불편하다. 늑대의 뻔뻔함에 면박을 주고 싶은데, 늑대는 천사가 되었다니? 사냥꾼이라는 피해자 보다는 가해자의 폭력성과 더 가깝게 연결되어있는 인물을 통해서 응징이 되는 구조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노벨상 수상 작가인 미스트랄의 빨간 모자 는 단순한 도형으로 그린 빨간 모자와 늑대에 집중한다. 그 잔인한 폭력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아이는 존대말로, 늑대는 반말로 이야기를 나누고 몸의 크기도 차이가 난다. 늑대는 몸을 길게 늘여 뱀처럼 할머니 댁에 간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있으면서 상황을 통제하는 유비쿼터스 늑대. 할머니를 먹은 후 빨간 모자 아이를 기다렸다가, 마저 먹어버린다. 사건이 벌어지는 오른쪽 페이지의 그림에 글은 왼쪽에 실려있는데 글 아래엔 걱정하는 표정의 숲속 동물들이 하나씩 그려 있다. 말은 못해도, 이미 이들은 증인이 되어 벌어지는 사건을 막지 못한 채 얼어있다. 잔인한 결말. '버찌와 같은 심장의 즙'을 먹어버리는 늑대. 사냥꾼도, 늑대의 죽음도 없다. 빨간 모자가 죽으면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

 

 

 

 

로베르트 인노첸티의 '빨간 모자'도 비극을 강조한 그림책이다. 배경이 현대의 도시이고 숲 대신 위험한 인물들이 숨어 사는 도시의 슬럼가, 그리고 현란하게 눈길을 사로잡는 쇼핑몰이 등장한다. 빨간 모자는 이름을 가졌다. 소피아. ('마이 리틀 자이언트' 주인공 아이도 소피 였지)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한 모자 달린 빨간 겉옷을 달린 옷을 입은 소피아는 '꼭 큰길로만 가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할머니 댁을 향한다. 하지만 어지럽고 화려한 쇼핑몰에서 길을 잃고 골목으로 나와 걸어가다 검은옷의 오토바이 타는 '아저씨'를 만난다. 그리고...그 아저씨가 할머니의 트레일러에서 어떤 짓을 저지르고 비열하게 웃으며 나오는지 그림으로 보여준다. 깊은 밤, 잠 못 이루고 소피아를 기다리는 엄마. 이 무서운 범죄를 이대로 끝낼 수 없다, 이야기는 다른 가능성이 있다며, 서둘러 에필로그 처럼 경찰이 범죄자를 잡고 빨간 모자를 구해 엄마와 다시 만나게 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해피 엔딩은 현실에 없지, 라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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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5-0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무서워. ㅠㅠ
난 범죄 드라마 아무렇지도 않게 보는데 그림책이 더 끔찍하게 느껴지네

유부만두 2018-05-07 07:33   좋아요 1 | URL
무서웠어요. 특히 미스트랄의 빨간 모자가요. 예쁜 아이가 예쁘게 죽는 것으로 그리는데 이건 어린이 도서일까, 아닐까, 고민도 되고요. 어쩌면 아이들 눈에는 그리 잔인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은근하게 사람 끄는 매력이 이 ‘빨간 모자‘에 있긴 한가봐요. 그러니 많은 작가들이 다시 쓰고 있죠. 하지만....아이가 죽는 이야기는 무서워요.

서곡 2022-11-07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노첸티의 것 궁금했는데 소개해주신 내용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유부만두 2022-11-08 17:46   좋아요 1 | URL
매우 강렬했어요. 그림과 이야기가 여러 겹으로 독자를 이끄는 듯하고요. 직접 경험하시길 추천합니다.
 

상냥한 곰씨, 혼자서 느긋하고 우아하게 차를 마시며 음악을 즐기는 곰씨. 여유있는 긴 의자에 혼자 앉아 있다가 여행가 토끼와 무용가 토끼를 만나 친구가 된다. 그 두 토끼가 결혼을 하고 아기들을 낳고 낳고 또 낳고 .... 단란하고 복닥스런 가족을 이룬다. 이 가족은 계속 곰씨 의자로 놀러온다. 곰씨는 견디다 속병이 난다. 그래서 혼자 있을 방법을 고민하다가 색도 칠하고, 돌도 놓고, 누워도 보고, 응가도 하지만, 결국, 비를 맞고 몸살에 걸린다. 따스한 마음의 토끼 대 가족은 곰씨 간호를 해주는데.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은 그거, 나 혼자의 시간을 빼앗긴건 이거. 그래서 어렵게 어렵게 곰씨는 고백을 한다. 너네를 좋아해...그런데 나는 나대로 음악도 듣고 책을 읽을 혼자만의시간이 필요해..... , 이 마음 나도 너무 잘 알겠고요. 친구에게 상처를 줄까봐 차마 말을 못했었어. 까톡이 .... 전화가....모임이.....때론 너무 부담스러워. 매번 무슨 답을 그렇게 자상하고 따뜻하게 달겠어... 티타임도 부담스러운데 갑자기 우리집 앞이라고 온다고 하면 아 어쩌면 좋아.... 난 집순이야... 덜 친절해도 곰씨라고.

 

 

이런 각자의 시간각 개인의 공간과 자유는 덩치가 작은 동물에게도 필요하다. 책을 펼치면 귀여운 생쥐들의 다양한 활동 그림이 가득. 색칠하고만 싶고요. 생쥐 가족은 구성원이 많....안 세어봤지만....많은 대가족. 하지만 대장쥐가 지휘하는 군대가 아니라 개인이 스스로자신의 일을 하는 가족이다. 나이에 따라 기상 시간이 다르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아침 식사를 하고 스스로 치운다. 엄마 생쥐가 애들 깨우고 밥차리고 아빠랑 애들이 반찬투정하다 가버린 자리를 엄마가 혼자 라디오 들으면서 치우는 게 아니다. 옷은 내키는 대로 스스로 정해서, 스스로의 스타일 대로 입고 각자의 장소로 떠난다. 학교로, 일터로, 어린 아가들은 소풍하는 집앞 뜰로. 점심은 각자의 자리에서 가족이 아닌 다른이들과 한다. 만약 가족들과 점심도 함께 먹는다면? , 그건 재미없대. 매일 그렇다면 할 말도 나눌 이야기도 없을거래. (아마 그럴지도) 버스 안에서 생쥐들은 생각한다. ‘가족과 늘 함께 있지 않아도 괜찮아.’ 집에 있을 때는 각자의 방에서 각자 쉬면서 휴식을 취하고 다른이의 방에 들어갈 땐 허락을 구한다. 메이 아이 커민? 저녁식사는 가족이 함께하는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 때론 티격태격 하기도 하지만 집안일을 누가 맡을건지 서로 이야기 나누고 정하는 문제 때문. 그러고나선 나이대로 늦게 혹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 평화롭게 쉰다는데, , 이것이야 말로 이상적인 가정 공동체가 아닐까. 늘 서로 엉겨붙어서 강요하거나 위에서 아래로 누르지 않는다. 가족의 달, 오월에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나도 우아하게 쉬는 시간이 필요했다. 도서관 어린이 열람실에서 혼자 그림책을 쌓아놓고 읽었다. 어린이날이다. 동화책을 몇 권 사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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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5-0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쥐가족 얘기 읽으면서 너무 익숙하다 싶었는데 우리 가족 이야기랑 비슷해서 그렇군요. ㅎㅎㅎㅎ

늘 댓글 달고 추가~~ㅎㅎㅎㅎㅎ
저는 스타벅스에서 오늘 하루 종일 혼자 놀고 있어요. 어제 도착한 만년필과요. ㅋ

유부만두 2018-05-05 13:29   좋아요 0 | URL
ㅎㅎㅎ 각자, 또 같이 하는 이상적인 가족이세요. 전 이책 읽고 반성 많이 했어요. 가족들이 꼭 함께 뭉쳐있을 필요는 없지요. 그런데 아이들 끼고 간섭하고 싶어하는 저나, 어르신들.... 하아.... 오월은 기쁘기도 또 피곤하기도 한 가족의 달이에요.

psyche 2018-05-0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씨의 마음 완전 이해되네. 한국에서는 더욱 그랬던 거 같아. 그런데 여기 오래 살다보니 갑자기 찾아오는 사람도, 전화도 없다는... 갑자기 외로움이 확 ㅜㅜ

유부만두 2018-05-05 13:31   좋아요 0 | URL
언니 저도요... 그렇게 ‘외롭게‘ 오래 살아서 그런지 처음엔 가족들과 친구 이웃들의 초근접 존재가 엄청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많이 포기 했고요.
사람 맘이 재미있죠? 없으면 그립고 있으면 귀찮....
서로 조금씩 거리를 두어야겠다, 생각해요.
(지금 언니와 나 사이는 너무 멀어)
 
이렇게 멋진 날 비룡소의 그림동화 248
이수지 그림 및 옮김, 리처드 잭슨 글 / 비룡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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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 펜, 맑은 수채화 물감, 시원하게 뻗는 선과 밝은 미소. 비 온후에 땅이 굳는다... 아니, 비가 와도 비가 그쳐도 진땅에서도 우린 재미있게 놀 수 있어! 거리낄 것 없이 내닫는 발걸음과 함께 박자 맞추는 노래, 어쩌면 손 맞잡고 추는 춤. 어제 그 별난 바람과 우박에 놀란 다음날, 오늘 저 파란 하늘에 꺄! 하고 소리 지르고 싶은 내 마음, 같은 맞춤 그림책. 이렇게 멋진 날, 오월 사일. 어린이날 이브. May the 4th be with you. 해피 스타워즈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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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05-0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님의 ‘가정의 달‘을 응원?! 합니다. ㅋㅋ

유부만두 2018-05-04 18:16   좋아요 0 | URL
이 어른이도 기운만 모자라지 맘은 푸르고 막 좋다?!

psyche 2018-05-04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날을 어린이보다 더 좋아하는 듯? ㅎㅎ

유부만두 2018-05-05 08:14   좋아요 0 | URL
어린이날 좋아요! 놀이공원만 안가면 좋아요. ^^

라로 2018-05-05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May the 4th be with you!!!! 딸에게 써먹어야지~~~ㅋ
암튼 올해가 막내의 마지막 어린이 날인가요??

유부만두 2018-05-05 08:20   좋아요 0 | URL
그런셈이죠. 그래도 막둥이라 계속 자축? 할 것 같아요. ^^

단발머리 2018-05-05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춤추면서 노래했어요.
“내일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ㅋㅋㅋㅋ

유부만두 2018-05-05 08:20   좋아요 0 | URL
오늘은 어린이날, (그리고 모두가 재밌게 노는) 날~~~~~
 

로알드 달 원작의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제작임에도 극장에선 그냥 지나쳤다. 그러다 넷플릭에서 찾아서 봤는데...

 

불편했다. 고아에 불면증까지 겪는 당돌한 여자아이 소피. 고아원에서 새벽 3시에 깨어있다가 거리를 다나니는 거인을 목격하고 납치당한다. 거인을 봤으니, 어쩔 수 없이 잡아왔노라고, 넌 집에 못간다, 라고 엉성한 언어로 이야기하는 (번역 자막이 꽤 귀엽다) 거인. 하지만 그는 거인나라에선 소인격이라 천덕구러기로 치이며 산다. 그도 그럴것이 이 '작은' 거인은 고작 7미터, 다른 아홉 거인들의 반도 안되는 체격에 베지테리언이기 때문이다. 다른 '육식'(특히 휴먼빈, 인간콩, -휴먼 비잉의 오발음-을 즐겨 먹는) 공룡 거인들은 베지테러블, 이라며 채소는 싫어한다.

 

이 작은 거인은 인간콩 냄새를 맡고 킁킁 대는 거인들로부터 소피를 구하려 애쓰고, 한편으론 그의 업인 '꿈 모으기' 에 열중이다. 불면증인 소피는 꿀 수 없는 꿈. 작은 거인은 소피와 힘을 합쳐, 반딧불처럼 날아다니는 색색의 꿈을 무기로, 영국여왕과 '문화 선진국' 부대의 힘으로 '야만' 거인들을 물리치고, 맛있는 채소밭을 일구며 살게된다는 해피엔딩. 고아였던 소피도 (정황상) 영국 여왕의 시종녀네 입양되어 편안하게 잠을 푹 자게 된다.....하.지.만.

 

납치. 거인 늙은 남자, 자기들 세계에선 치이지만 어린 소녀에겐 거인인 그가 매우 불편했다. 무섭고 징그러웠다. 다른 거인들도 익살스럽게 슬랩스틱을 하지만 아이를 잡아먹는다. 작은 거인의 예전 소년 친구도 그렇게 희생되었고 여왕의 개입을 부른 어린이 실종 사건은 후속 보도가 없는 채로 영화는 끝난다. 죽은 아이들이 있다. (로알드 달은 죽음이 흔했던 전쟁 시기에 이야기를 썼겠지)  글읽기를 가르치고, 다른 거인들을 물리쳐 주는 것으로 착한 거인과 어린이와의 관계가 수평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납치와 살인이 생생한 애니메이션은 매우 무섭고 불편했다.

 

어린이는 힘이 없으니 잡아가면 납치당하고, 힘센 어른들 틈새에서 숨고, 강한 어른의 힘을 빌어서 나쁜 어른을 내몰고, 조금이라도 덜 나쁜 어른, 부유한 어른이라면 더 나은, 그런 어른에게 보호받고 자라날 수 밖에 없다. 어린이 소피의 '힘'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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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5-04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이 뭔가 찾아봤더니 the BFG 였네. 제목은 알지만 안 읽어봤었는데 계속 안 읽어야겠다.

유부만두 2018-05-04 16:52   좋아요 0 | URL
제목 이렇게 붙인 것도 웃겨요. 전 로알드 달 책제목이 My Little Giant 인줄 알았어요. ㅎㅎㅎ 영화가 찜찜해서 극복을 위해 책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뭔 심리인지 모르지만)

psyche 2018-05-04 22:51   좋아요 1 | URL
나 처음에 영어로 검색했었잖아. 내가 못들어본 제목이 다 있네 하면서.
그 심리 이해해. 사실은 나 책장으로가서 그 책 찾아오려했었거든 ㅋ 읽고 감상 이야기해줘.

라로 2018-05-05 00:08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영화 봤어요. 공감!
책은 좀 괜찮아요. 책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