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수다 떨며 놀다가 만화책 두 권을 빌려들고 왔다. (어쩐지 중학생 같지만 어제의 일)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작가의 전작. 카마쿠라 마을의 겹치는 인물들이 반가웠다. 아픈 마음과 상처로 집과 학교 밖을 나도는 고등학생들. 그들의 엇갈리는 사랑과 오해.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와 미친 만월.

 

모든 아픈 사연은 집 안에서 시작하는 걸까. 고등학생인 그들이 그리워하던 초등 시절과 분노의 중학 시절... 세상 다 살아버린 표정과 덩치의 고등학생 이야기, 어디까지가 사랑인가 고민하고, 선을 긋고, 분명하게 표현하고,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기대만큼 키스 장면이 많지 않아서 실망. (어쩐지 중학생 같지만 오늘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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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5-21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집 가서 수다떨다가 만화책 빌려오는 중학생 같은 일 하고싶다!

유부만두 2018-05-21 09:45   좋아요 0 | URL
ㅎㅎㅎ 과자 먹으면서 다리 쭉 펴고 앉아서 이런저런, 특히 책 이야기 했지요. 마음은 언제나 중학생?! ㅎㅎ

단발머리 2018-05-21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결같은 마음을 나눌수 있는 중학생 친구님이 부러워요~~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시길요^^

유부만두 2018-05-21 09:45   좋아요 0 | URL
서로 이젠 나이는 세지 않는 친구죠.
오래 예쁜 사랑 하겠습니다. ^^

목나무 2018-05-21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스 장면 적어서 실망하셔쪄요? ㅋㅋ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캐릭터 중 하나의 과거 이야기라고 해서 저도 궁금하던 만화인데. . . . 키스 장면 쪼매 나온다니 패쑤. . ㅋㅋ

유부만두 2018-05-21 09:47   좋아요 0 | URL
매쪽 쪽쪽 일줄 알았던 내가 음란한건가? .... 여러 식의 사랑이야기가 나오다가 후반엔 좀 멀리 나간 에피소드가 나와. 그 서퍼, 바닷마을 둘째의 젊은 애인이야기. 바닷마을에선 좀 다듬었더라. 예전 작품이라 그런지 인물 묘사나 대사가 투박하긴 했지만 ... 그래도 궁금했던 작품을 만나서 좋았음.
 

핸드폰 처럼 사람 혼을 쏙 빼는 물건이 또 있을까. 손안에서 떠나지 않고 작은 소리와 떨림으로 새 소식을 알리고 내가 이불 속에서도 다른이와 이야기와 소리, 노래, 영상을 주고 받게 해주고, 때론 나 아닌 척 내 속을 짹짹 거리게 만들어주고, 게임도 있고, 또..... 그런데 시침 뚝, 나는 어른이니까, 아이가 혼을 빼고 헐렁헐렁 핸드폰에다 시간을 쏟아붓는 건 막아야한다.

 

지우가 만난 핸드폰은 주인없는 새 물건에 리본까지 달려있었다. 어찌어찌하다 가방에 넣어 집에 가져왔지만 주인은 나타나지 않고, 폰으로 연결된 친구는 '그거 가져. 네거 해. 대신 나랑 놀아.' 라며 지우를 밤마다 불러낸다. 아, 이거 위험합니다. 실제 몸이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뿐 채팅으로 아이를 꼬드기는 정체모른 사람 만큼이나 위험해 보인다. 그런데 상대는 사람? 지우는 도깨비불이 이끄는 네비를 따라 '신도'를 걷고 벽을 통과하여 도깨비 집으로 간다. 얘가 겁도 없지.

 

캐빈, 아니 (도)깨비와 만나서 도깨비 폰에 별별 희한하고 요상한 앱도 받아내리고 재미있게 놀고 뚝딱 숙제도 해치우지만 조금씩 몸이 힘들어지고 평생 약정의 비밀도 알게 된다. 얻는 게 있으면 내어주는 게 반드시 있기 마련. 도깨집 집의 윤 진사는 지우에게 정말 지키고 있어야할 것에 대해 넌지시 일러준다. 물리치려던 상대, 도깨비와 일리 있는 협조를 하게 되는 결말도 흥미롭다. 진짜 싸우고 경계해야하는 상대는 누구인지 생각하게 했다. 또한 지우는 원래 심지가 곧은 아이였다, 라는 말의 힘이 크다. 자기 자신을 믿고 반칙을 끊고 혼자 서려고 애쓰는 지우. 하지만 지우와 도깨비들과의 관계에 집중 하느라 학교 친구와 부모의 모습이 평면적으로 그려지고 뒷전으로 밀려나서 아쉽다.

 

도깨비에 얽힌 옛이야기들과 전설, 그리고 민간 설화들과 핸드폰 사용의 결합으로 풀어가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중후반에 이르도록 도깨비폰에 얽힌 이야기가 펼쳐져서 재미는 있지만 '너무 놀기만 하는데' 하는 마음으로 불안해진다. 아, 어디까지 가는거야? 이렇게 달콤하기만 할 리가 없는데? 그때 지우가 곤란에 부닥치고 덜컹거린다. 그런데 그 갈등에 '목숨'이 걸렸다니 이야기의 무게가 갑작스럽게 버겁다. 저승, 혹은 도깨비, 이야기 속 딴 세상이 우리의 21세기 생활로 넘어오는 동화가 많다. 고양이 가장, 노잣돈 프로젝트, 귀서각. 등. 점점 더 저세상 존재들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는 것만 같다. 경계가 무너지니 이야기 거리가 많고 재미있고 서로의 짝꿍 할 것들을 빗대어 교훈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그 경계가, 목숨이고 죽음인데 이리 '재미'만 있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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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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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 음악대가 밴드 브레멘으로 돌아왔다. 시대와 장소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버림받고 고통 받아서 인간에게 적대감을 가진 동물들. 실험실에서 그 고통을 당하고 눈까지 멀었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갈등하는 강아지는 안타깝지 그지없다. 말, 닭, 개, 고양이는 '우리도 브레멘 음악대 처럼' 하자, 며 힘을 합치기로 하고 인간들이 모인것을 보고 겁을 주려고 하지만...아, 이 인간들은 너무 친절하고 그들의 정체를 알아봐준다. 그들도 밴드를 하고, 세상에 '루저'들의 목소리를 내지르고 있었거든. 이들 인간과 동물은 힘을 합치고, 목소리와 몸짓을 합쳐 밴드를 키운다. 해피 엔딩! 쓸모 없는 것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 우린 괜찮다고, 참견과 동정 따윈 치우라고, 우린 계속 꿈꾸고 잘 살아갈거니까 애정과 진심으로 바라만 보라고. ....

 

급 화해일까. 아니면 동물들끼리는 소리를 내기 힘들테니 인간이 필요하다는 걸까. 재미있는 그림과 셀프 홍보 (유설화 작가의 작품들 '슈퍼 거북' 과 '으리으리한 개집' 이 언급된다)가 귀엽기도 하지만 이야기 초반의 비판정신이 사라지고 급한 협동 모드로 바뀌어서 당황했다. 인간은 적...아니었어? 밴드의 인간들도 사연이 있었겠지만...그래도 발단/전재/위기/절정/결말...에서 절정이 쏙 빠지니 어째 이야기 책을 읽고도 속은 기분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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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상상, 과학과 전설, 돌연변이와 생명을 뒤섞고 만화를 읽는 기분이 들게하는 단편집. 이게 뭐야, 하지만 어느새 설득당하는 칼비노 우주. 유치한데 멋지다면 이런걸까.

 

이제는 멸종되어서 사라진 '공룡들'. 그 중 하나가 숨어서 생명을 부지하다가 긴 부리와 꼬리를 어색하게 휘저으며 지구의 '새 주민'들 무리를 만난다. 새 주민들은 낯선 공룡이 공룡인줄 몰라본다. 그들에겐 공룡에 대한 전설과 증언들 (대부분 틀린것들)만 남아있다. 새 주민들과 다른 외모의 공룡은 '못난이'라 불리며 날품을 팔며 그들 사이에 섞여 산다. 하지만 의사소통의 차이는 '양치류 꽃'이라는 상대와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데 발목을 잡는다. 그의 정체는 의심도 받지만, 그의 강한 신체와 엇박자 나는 몸짓은 의도와는 다른 식으로 받아들여진다. 가끔씩 새 주민들이 말하는 '야 공룡아' 라는 표현에 움찔 놀라는 공룡. 실재가 언어에 먹혀버렸다.

 

공룡이 쳐들어오는 상황도 진짜를 본 적이 없는 새 주민들의 착각이고 공룡의 뼈와 잔재가 발견되어도 그들에겐 별 의미가 없다. 그들이 원하는 공룡은 언어와 이야기, 그리고 상상과 꿈 속에서 강한 침략자 혹은 유혹자, 그도 아니면 덤덤한 배경으로 등장하고 사라졌다. 공룡은 멸종되었구나. 공룡의 흔적을 알아본 진짜 공룡은 떠돌이 무리 속의 공룡과 새 주민의 혼혈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자신의 핏줄을 지상에 남기고 ... 자신은 .... ( 마지막 세 문장은 정말 벙찌는 상황이지만 정답같은 결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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