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소설 <엠마>에 대한 만화식 빅토리안 시대 가이드 인줄 알았는데...


아니고요.


엠마라는 일본 작가의 만화책 시리즈가 있는데 (여주가 안경씀) 만화와 빅토리안 시대 영국에 대한 디테일 모음집 정도 되는 책이다. 소설 엠마를 읽는 대신 (민음사와 펭귄은 제목 표기를 '에마'로 했음) 만화책으로 꼼수를 부리려 했는데 벌 받은 기분. 


이 만화 엠마는 매우 인기 있어서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다고한다. 하지만 우리의 엠마/에마와는 다른 이야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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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둘이 나온다. 신라 공주와 백제 공주. 때는 통일 신라 시절이라 '구'신라나 백제에겐 합법적 땅이 없어 이 둘은 배 위에서 해적이 되어 통일 신라의 관선들을 턴다. 그렇게 명성을 쌓아간다. 


신라 출신 '공주'도 실은 왕실 출신이 아니라 장보고의 크루 출신이고 백제 공주도 알고보니 어느 시골에 숨어살던 왕실의 건너 건너 건너 끄나풀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자연스레 주위의 섬김과 존대로 기품을 갖고 공주 답게 남편도 여럿 두었는데 그 용도는 업어주기?와 안마하기? 그리고 머리를 조아리고 시중들다가 전투에 나서 목숨을 바치는 것이다. 


백제 공주의 새남편에 어느 샌님이 나오는데 끝까지 착하기만 하고 (예쁘기도한) 여느 드라마 여주를 뒤집은 사람이며 이 짧은 소설에서 그닥 필요 없고 거추장 스러운 '양심'을 맡고 있다. 말만 번지르르한 신라 공주 장희의 활약에 (되도 않는 어거지 논리에 주저리 쏟아지는 썰들이 ... 재미있어야 하는 건 알겠는데요.... 머.... ) 기개를 드높여 소리 지르는 백제 공주, 그 옆에 빌런들. 그러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혹은 진짜 역사. 


두 공주들이 삼각연애로 질투하지 않아서 좋았지만 왜 이 둘을 사랑하게 하지 않았는지 아쉬웠다. 공주들의 쌍칼 활약이 더 나을뻔 했다. 빌런들도 착한 남주도 다 밍밍했다. 재치로운 역사 흔들기도 약했.... 해적전에 진짜 불 뿜는 용 두엇 정도는 나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요즘 전.독.시를 읽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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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가 9월 하순에 나온다고 해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디테일을 많이 잊었는데 읽다보니 아, 이 사람, 이 장면, 다시 머리 속에 떠오른다. 젤리 처럼. 몽글몽글. 


그런데 학생들과 교사들 사이의 갈등이랄까, 긴장감과 수위가 걱정되는 정도였다. 선생들이 학생을 기절시키고 옷을 벗기고 ... 여학생은 기간제 남교사의 자취방으로 몰래 들어가고.... ????


몇년 만에 내 시선이 달라진건지 (전에 읽으면서는 웃기다, 하면서 지나쳤던 거 같은데) 내가 기억하는 안은영 주위 인물들은 그저 발랄랄라 만화 캐릭터 같아서 무시했는지도 모른다. 고등학생들은 어른도 아니고 어린이도 아닌데, 실은 교사들이라고 어른의 모든 자격을 갖춘 이들도 아니다. 물론. 나보코프 교수님이 소설을 일상에, 인물에 대입하는 '짓'하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 그러고 있다. 이렇게 하는 게 재밌거등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괴물, 혹은 악당에 대항해 싸우는 (아, 이건 원작가가 '교사'라고 했다) 웹툰 하나가 생각났다. 매지컬 고삼쓰. 남선생 하나는 소녀 옷을 챙겨입고 매직봉을 휘두르는 엽기적인 장면이 많다. (아주 흉해서 웹툰을 보다 말았다) 미친 설정에 미친 캐릭터들.... 하지만 우리나라 고삼들은 미치지 않고는 겪어낼 수 없는 시간 아닌가.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를 기다리며 계속 책을 읽겠지만 기억보다 (학생 교사 사이의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느슨하고 귀엽게 지루하다. 드라마 여주는 정유미, 남주는 남주혁. ㅋ 온도, 조명, 습도의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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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덧: 아니다. 재미있고, 착하고, 달콤하다. 25일 공개한다는 드라마, 아마 그 금요일 나는 뾰로롱 야광검을 들고 젤리를 씹으면서 드라마를 완주할지도, 아니 완주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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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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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섣부르게 말을 더하기가 조심스럽다. (바보 소리 들을까 겁남)  다만 나보코프가 권말에 한 말을 인용.


이 강의에서 나는 문학적 걸작이라는 놀라운 장난감들의 메커니즘을 드러내려고 애썼습니다. 여러분이 자신과 등장인물을 동일시한다는 유아적인 목적이나 삶의 지혜를 배운다는 청소년 같은 목적이나 일반화에 푹 빠지고 싶다는 학문적인 목적을 위해 책을 읽지 않는 훌륭한 독자가 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순전히 책의 형식, 비전, 예술만을 위해서 책을 읽는 법을 가르치려고 애썼습니다.  [...] 중요한 것은 어느 방면에서든 생각이나 감정의 설렘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설렘을 느끼는 법을 알지 못한다면, 인간의 정신이 내어놓은 예술이라는 귀하고 잘 익은 과일의 맛을 보기 위해 자신을 평소보다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감아올리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면, 인생의 가장 좋은 것을 놓쳐버리기 십상입니다. (663-664)



이 책은 강의록이니 만큼 언급되는 각 문학작품 들을 '미리' 읽고 자신의 생각을 (어차피 나보코프 선생님께서 다 깨부셔주시겠지만) 어느정도 정리한 다음에 읽는 것을 권한다. 나는 이 도서 목록 중 중요한 세 권은 읽지 않고 책을 만났고, 어버버버 하면서 따라 갔지만, 그래도 소설 읽기와 내 인생의 아직은 '가독성' 있는 시간에 감사했다. 2020년 이 *같은 시간에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난 롤리타를 읽고 (그것도 영문, 번역본 두 편이나) 나보코프를 저주하고 있었지만 이런 두뇌의 인간이라면 조금은 살려두기로 (내 마음 속에서) 했다. 그리고 .. 내가 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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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9-01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부분만 읽었거든요. 저도 그 책들을 읽고 나서 나보코프의 감상을 읽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더랬습니다. 문제는 그 책들을 다 읽을 수 있겠느냐에 있겠습니다.
율리시스랑 맥주, 넘 근사하네요.... 뭐랄까요, 도전을 부르는 책두께라고 할까요? ㅎㅎ

유부만두 2020-09-01 17:01   좋아요 1 | URL
도전을 부르죠?!!!! 제가 저 책을 12년 전에 샀더라고요?!!!
충분히 숙성됐으니 이제 읽어볼까, 어쩔까, 생각하고 있어요.

나보코프의 문학 이해(향유) 방식이 유일한 길이라고는 생각 안하지만 중요한 점을 짚어주고 있어요. 역시 똑똑한 사람이에요. 수록작품들 읽고 다시 나보코프 읽고 싶어요. 결국 인생을 멋지게 즐기는 거!!!! 이런 느낌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