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로님 처럼 나도 위대한 여인을 새로 만나고 있다! 잠이 확 깬다!!!

적어도 중세 이후 여성들은 남성들과 달리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재주를 키웠다. 서양 음악사에서 작곡가가 분명하게 밝혀진 음악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을 작곡한 힐데가르트 폰 빙겐은, 음악가이면서 수녀, 작가, 과학자, 철학자, 그리고 그리스도교 예언자이기도 했다. 빙겐은 역사상 최초로 남성 수도원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된 수녀원을 두 곳이나 설립하고 이끌었다. 빙겐이 남긴 많은 저술은 신학에서 식물학에 이르기까지 무척 다양하다. 그는 의학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많은 세월이 흐른 뒤 초기 페미니스트들은 여성들이 의과 대학에 다닐 권리를 주장하는 근거로 빙겐의 예를 들었다).
다재다능한 빙겐은 유럽 전역에서 존경받는 강연자이자 탁월한 저술가이기도 했다. 빙겐이 쓴 글 중에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400통의 편지 외에도, 노래, 시, 그리고 세계 최초의 도덕극으로 인정받는 〈오르도 비르투툼>을 비롯한 여러 연극이 있다. 틈틈이 장식사본 제작을 감독했고, 링구아 이그노타라는 새로운 문자와 언어도 만들었으며(학자들은 이 문자와 언어가 수녀들 사이의 연대감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본다), 독일 박물학의 창시자로도 여겨진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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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엔 늘그랬듯이 마음가는 대로 읽었다. 역사와 음식이 주관심사 였던 한 해. 자주 화풀이나 재미로 읽었고 그만큼 실망한 책들도 많았다. 새해엔 조금 더 계획있는 독서를 하리라 결심해본다. 제일 마음에 남는 책들만 골라 목록을 만들어 봤다. (예쁘고 가지런하게 ㄱㄴㄷ 목록을 만들려 했으나 이빨 빠진 갈가지;;;) 


ㄱ 곰의 부탁 

ㄴ 나보코프 문학 강의 

ㄷ 돌이킬 수 있는  

ㅁ 모차르트, 맛 그 지적 유혹 

ㅂ 배움의 발견 Educated  

ㅅ 사기  

ㅇ 어린이라는 세계

ㅈ 제인에어 NT 

ㅊ 

ㅋ 큰일한 생쥐 

ㅌ 

ㅍ 페넬로피아드 

ㅎ 호메로스 이부작  



























































대서사시 두 편을 읽고 재미가 붙어서 중국사 이야기를 찾아 읽었고 일본사도 조금 뒤적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건 노화의 증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혹은 두려움이 든다. 돋보기 쓴 할아버지들이 중국사 (웅얼웅얼) 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시력은 점점 나빠진다. 옛날이야기를 탐닉하는 흰머리의 옛날 사람이다. 그 흐름이 이어져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중권까지 읽었다. 발랄하고 당찬 스칼렛이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어떻게 자신의 힘으로 변화하고 일어서 다른이들을 돕는가, 하는 이야기, 미국판 <토지>라고 여겼는데 ... 초반부터 두드러지는 인종차별 요소가 3부엔 노골적이다 못해 전후 북부군 이야기와 맞물려서 프로파간다 수준이다. 하다하다 이젠 '필연적 행동'이라는 KKK단 까지 나온다. 쎄하더니 이젠 역겹기까지 하다. 이들은 북부의 오만과 폭력에 자구적으로 일어섰다고 외치는데 트럼프의 MAGA가 겹친다. 과연 내가 이 책을 마저 읽어야 할까. 이 책은 서재 친구들에게 추천하지 못하겠다. 책 읽기 초반에 재미있어 하며 썼던 포스팅 들이 부끄럽다. 고수님의 경고를 들었어야 했는데. 이렇게 재주 좋은 작가가 포장해 놓은 백인 서사를 21세기에 노안을 무릅쓰며 읽는 나를 고백합니다. 잘못했어요. 연초에 읽었던 <솔로몬의 노래>를 다시 생각했다.  



올해초 영국의 National Theatre에서 일주일씩 유명 작품을 유툽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했다. 가끔 한국 극장에서 상영하기도 했는데 놓쳤던 <제인에어>를 시작으로 몇몇 걸작들을 만나서 더없이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무료 스트리밍 때 <코리올라누스> <욕망이라는 이름의 열차> <한여름밤의 꿈>을 만났고 12월엔 NT live at Home이라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해서 <아마데우스>와 <메데이아>까지 관람했다. 



다양한 시간대와 지역을 싸돌아 댕긴 나의 1년 독서... 정리해보니 읽는 즐거움, 배우는 기쁨에 하루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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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1-01-01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존경합니다. 유부만두님@_@;;;; 해피 뉴 이어^^

유부만두 2021-01-01 20:14   좋아요 0 | URL
전 달밤님 존경하는데요~
특히 ‘어린이라는 세계‘리뷰 읽고 저도 눈물 핑 돌았어요.
그 책 너무 좋아서 전 리뷰를 못 쓰겠어요. 하지만 그 맘 아시죠?
새해에도 계속 좋은 책 읽고 이야기 나누어요, 우리.
해피 해피 뉴 이어!

수이 2021-01-01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언제나 존경합니다! 🙏🏻

유부만두 2021-01-01 20:14   좋아요 0 | URL
수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언제나 존경합니다. 저야 말로. ^^

몰리 2021-01-01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주 화풀이....!!!
화풀이 독서! 아... ㅋㅋㅋㅋㅋ 웃게 됩니다.
저도 화풀이로 (그러지 않아도 되는 것들까지) 읽어야겠습니다.
해피 뉴이어!

유부만두 2021-01-01 20:16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전 화풀이 독서도 하고요, 길티 플래져 독서도, 컴포트 독서도 합니다.
완전 에고 독서랄까요. ^^
몰리님 서재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독서가도 계시구나, 하고요.
새해에 뜻하신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해피 뉴이어!

파이버 2021-01-01 1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유부만두 2021-01-01 20:1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파이버님께도 복된 새해! ^^

단발머리 2021-01-01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의 이 ㄱㄴㄷ 리스트은 말 그대로 올해의 책 카테고리의 혁명적 시도네요!!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어요.
내년에도 새로운 도서 정리 신세계 기대됩니다!!

유부만두 2021-01-01 20:17   좋아요 0 | URL
혁명까진....ㅋㅋ 하지만 그 시도가 완성되지는 못했어요.
새해엔 좀 더 다양하고 알찬 책읽기를 하고 싶어요.
정리....아... 책장 정리 .... 미루고 있었어요. ;;;

psyche 2021-01-03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린이라는 세계> 너무 좋았습니다!! ㅎㅎ

유부만두 2021-01-03 18:55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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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1-01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1-01-01 20:17   좋아요 0 | URL
땡큐 땡큐 땡큐!
 

<만화 그래픽노블>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3, 비아북, 2010

노부나가의 셰프 1-12, 카지카와 타쿠로, 대원씨아이


<비문학>

책 Chaeg, 2020. 12. 

아무튼 목욕탕, 정혜덕, 위고, 2020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사계절, 2020

십팔사략, 증선지/소준섭 역, 현대지성, 2015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이수은, 민음사, 2020

중국의 음식문화, 이해원, 고려대학교 출판부, 2010

독서주방, 유재덕, 나무발전소, 2019

먹히는 자에대한 예의, 김태권, 한겨레출판, 2019

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 시대의창, 2019

모차르트, 김성현, 아르테, 2018


<문학>

언제나 양해를 구하는 양해중 씨의 19가지 그림자, 하우위아, 2020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 마거릿 미첼/안정효 역, 열린책들, 2011


<영화/연극>

Amadeus (NT)

Medea (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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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31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집에 2021년 새해 복주머니 놓고 가여 ㅋㅋ

\-----/
/~~~~~\ 2021년
| 福마뉘ㅣ
\______/

유부만두 2020-12-31 13: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스콧님께도 멋지고 복된 새해를 담은 복주머니를 ! ^^

단발머리 2020-12-31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 올 한해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고 챙겨주셔서 매우매우 감사드립니다.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유부만두님이 진작에 추천해주셨던 책들을 많이 못 읽었던 거에요. 내년에는 더 바지런한 단발머리가 되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랑 함께 있는 시간이 힘들기는 하지만 막둥이 귀여움으로 내년도 잘 버텨보려고 합니다.
유부만두님 가정에도 행복한 일들 많이 생기는 2021년 되시길 바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유부만두 2021-01-01 07:28   좋아요 0 | URL
올해 정리 포스팅이 늦었습니다.
인사 건네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두루두루 다정하신 분. 하지만 강렬한 독서로 제게 자극과 격려를 주신 분이세요. 같은 입장을 이해해 주시고 여러 방법도 함께 고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댁에 사랑과!!! 행복이!!! 엄청!!!! 많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찐씸!
 

삼년 반 전에 읽었던 책이라 몇몇 장면만 기억에 남아있다. 특히 불법촬영 범죄가 소재였던 단편 Cracked가 여러 가지 이유로 불쾌하고 찜찜했다.


그 단편만 다시 읽었다. 


Jay는 만만한 여성 피해자를 상대로 덫을 놓았고 그의 집 전체가 기괴한 거미줄 같이 작용한다. 부인 Linda는 방관자라기 보단 적극 가담자로 그 '게임' 범죄에 참여한다. 그러곤 피해자의 이유, 혹은 결점을 찾아 그 틈을 파고 들고 동시에 순수한 자신의 이유, 침묵과 용인의 이유를 나열한다.


그녀가 범죄의 일부가 되는 건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큰 것 처럼 보인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어머니와 범죄자 아들을 두었던 이웃 주민. 이 두 여인이 겪었던 경제적 사회적 격리, 소외를 피하고 싶어서 자신은 다르다고 계속 되뇌인다. 하지만 결국 Linda는 그 둘의 비참한 부분만 골라서 닮아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상황일 뿐 딸로부터 절연당했다. 성범죄 가해자(들)에 연루된 여성 캐릭터(들)을 둘러싸고 (이 단편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가족이 서로를 얼마나 모르며, 그 멀어진 관계를 못본 척해서 치명적인 균열이 생긴 cracked 상태가 되었다...고 정리하기엔 범죄 하나 하나가 너무 강렬해서 모든 인간 관계가 결국 다 부서져 버리는 것 같다. 마을에서 벌어졌다는 과거의 살인사건 보다 Jay의 몰래 카메라 범죄가 더 섬찟하고 생생해 보인다. 


독자의 분노와 걱정을 비웃듯 Jay는 기소되지 않는다. 더러운 덫은 남아있고 Jay의 컴퓨터도 그대로다. Linda에게 어느 정도 연민을 보이는 결말은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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