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 책 대박이에요. 완독도 하기 전에 친구들을 낚고 있고요,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는 MD말이 진짜고요, 아름다운 삶, 선각자들의 위대한 인생 역사를 묶어놓은 것도 맞아요.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에요! 


일단 두껍고요, 비싸고요, 무거운 책인데, 다행히 한 권이지만 아쉽게도 한 권짜리라 울고 싶어요. 전 이제 150쪽 정도 읽었는데요. 


자, 이 책은 1617년 겨울에 급하게 말 달리는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해요. 이게 누구냐! 바로 케플러에요. 과학 역사 시간에 들어봤을 그 케플러요. 그가 어디로 가게요? 마녀 재판이 열리는 곳으로요! 왜요? 피고인이 어머니거든요! 왜냐? 그 어머니가 약초도 잘 쓰고 동네 어떤 아줌마랑 틀어졌걸랑요! 그런데, 케플러가 천동설을 또 믿고 있잖아요? 실은 케플러가 쓴 세계 최초 SF 소설 <꿈>이 달에 간 지구인 이야기를 하는 거라잖아요? 거기서도 마녀 비슷한 묘사로 어머니를 그린 게 빌미가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우매한 독자들이 우화를 현실 반영으로 받아들여버렸어요. 그런데 케플러가 우주 여행을 상상하며 갈릴레오에게 우주여행이 가능해질테니 준비를 하자며 "자넨 목성을 맡게, 난 달을 맡음세" 라고 했다지요? 우주로 나가서 영화 촬영 하겠다는 톰 크루즈가 막 생각났... 


1800년대에 별보다 더 빛나는 여성 과학자들이 많이 많이 있었는데, 왜 나만 몰랐죠? 나 뭐하고 여지껏 살았을까요? 그들이 뉴턴을 불어로 옮기고 (볼테르와 연애도 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시초를 열고 (그가 바이런의 딸 러브레이스) 노예제에 반대해서 면직물 옷도 거부하고 호손의 현학성을 꿰뚫어보기도 했다는 걸요. 이 책엔 또 호손과 멜빌의 사랑 보다 먼 우정보단 가까운 이야기도 나오고요..... 


미국의 천문학자 마리아 미첼이 20대에 비혼을 결심하면서 남긴 시를 볼까요?

한밤중의 산책에도 배울 것이 산더미/ 홀로 걷는다면 말이야 /

신사가 동행하면 오로지 말,말,말 뿐이지 / 

나자신의 시선과 지성은 있을 곳이 없겠지 


같이 읽읍시다. 이 위인들이 지금부터 몇백 년 전에 관습과 규칙의 틈에서 새로운 가능성과 더 넓은 지식과 진리의 세계를 상상하고 뻗어나갔어요. 평범한 장삼이사들은 강당에 모여서 통성기도를 할 시간에요. 미신과 과학의 그 경계선을 어쩌면 지금 우리도 밟고 서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뭣보다 이 책은 읽는 맛이, 문장과 인물들의 교차점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마리아 포포바가 엮어서 보여주는 멋진 이야기를 읽어봅시다! 진리를 발견해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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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2-02 11: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낚인 사람 손!✋
책 준비된 사람 손! ✋
기대만발인 사람 손! ✋

유부만두 2021-02-02 18:08   좋아요 1 | URL
네, 제게 낚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읽는 중 감탄 섞인 수다를 떨텐데 맞장구 쳐주세요!

PersonaSchatten 2021-02-02 12: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척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1-02-02 18:08   좋아요 2 | URL
정말 멋진 책이라니까요?!!!!

바람돌이 2021-02-02 1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에는 안 낚일 수가 없는데....
기쁜 마음으로 낚이겠습니다. ^^

유부만두 2021-02-02 18:08   좋아요 1 | URL
낚여주세요! 낚이셨습니다! 월척이십니다. (해치지 않습니다)^^

잘잘라 2021-02-02 13: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유부만두 2021-02-02 18:09   좋아요 1 | URL
이모지 못쓰지만 제 댓글이 춤추고 있습니다다다다다

잠자냥 2021-02-02 14: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뱃돈 받으면 집안에 한 권 들이겠습니다. 그즈음 땡스투 390원인가요? 들어가면 저에요. ㅋㅋ

유부만두 2021-02-02 18:10   좋아요 2 | URL
스무살 까지는 세뱃돈을 받는군요. 역시 젊으신 분!
설날을 덜 미워할 이유가 하나 생겼어요.

blanca 2021-02-02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아,,, 결국 사게 될 듯한 불길한 예감이...

유부만두 2021-02-02 18:11   좋아요 1 | URL
두두두둥. 여기 알라딘 서재에는 책 추천이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블랑카 님 께서 제게 주신 목록에 비하자면 전 ... 갈 길이 멀고요.

감은빛 2021-02-02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러모로 대단한 책이네요.

˝책 한 권을 썼다. 고작 12년 걸렸을 뿐이다.˝
라고 출판사가 소개한 저자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네요.

아무래도 이 책을 장만하게 될 것 같지만,
당장은 여유가 없으니 일단 보관함에 담아둡니다.

유부만두 2021-02-02 18:12   좋아요 1 | URL
아...그래요?!!!! 12년이 걸린 대작이군요!

전 책 소개글도 안 읽고 운좋게 이 책을 읽기 시작해서
(아직은)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치고 있습니다.

어서 어서 시작하세요! 보관함에 있기엔 아까운 책이에요!

psyche 2021-02-03 04: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한국에서 가져온 책도 있고 이번에 브링코 때문에 생각지도 않게 책을 사서 여름까지 절대! 절대! 책을 사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는데...ㅜㅜ

han22598 2021-02-04 02:54   좋아요 2 | URL
같이 웁니다. ㅠㅠ

유부만두 2021-02-04 08:33   좋아요 3 | URL
이 책 영어 원서가 더 쌉니다. 미국에 사시는 독자분들은 포포바의 수려하고 멋진 문장을 영어로 즐기시는 걸 권합니다. 아, 저야, 코리아의 원더풀한 퍼블릭 라이브러리에서 종이 책으로 읽고 있습니다만. 하하하핳

han22598 2021-02-05 05:47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4.99네요 ㅋ 순전히 가격때문에 바로 구입!

붕붕툐툐 2021-02-04 1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월척 많은 낚시터란 소문 듣고 찾아왔습니다. 이 책 읽고 싶은 책에서 많이 봤다 했는데 진원지가 여기군요.. 그래서 저도 바로 물고기가 되었다는 행복한 이야기가 북플에 전해집니다. 하하하하하!!

유부만두 2021-02-05 06:56   좋아요 1 | URL
요즘 만선입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더 열심히 책을 사 모으겠습니다?
그런데 다 내돈내산 혹은 내(동네)도(서관)내(가)대(출하는) 책입니다!

붕붕툐툐 2021-02-05 07:43   좋아요 1 | URL
우왕~ 내도내대~ 진짜 완전 센스 짱짱!!!😻

책읽는나무 2021-02-15 07: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다고 소문난 이책이 바로 유부만두님의 추천이었군요? 역시......역시....^^
친정언니처럼 늘 그곳에서 등대같은 역할을 해주시는~~^^

유부만두 2021-02-15 15:37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제가 막 완독도 하기 전에 이 멋진 책에 취해서 여러분들 함께 읽자고 꼬시고 있습니다. 제가 등대고, 친정언니라고 해주시다니 감동이에요!!!! (와락 안습니다)
나무님 댁 다들 건강하시지요? 저도 친정 동생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
 

알라딘 달력을 받아서 이렇게 쓰고 있다. 



처음엔 소박하게 옛 하드커버 2권을 갖고 있는 펭귄판으로 시작해서 이미 완간되었으니 연말까지 느긋하게 읽기로 했다. 매일 15쪽 씩 하면 한달에 펭귄 (페이퍼백) 한 권 분량으로 읽을 수 있다. 펭귄은 책 후반에 주석을 모아 놓아서 한 권을 끝내면 며칠 여유가 생기는 일정이 된다. 하루 15쪽이 너무 적다고 느껴질 땐 몰아서도 읽었더니 내친김에 민음사도 읽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1권의 1부 콩브레를 펭귄으로 먼저 읽은 다음 민음사 판으로 읽는데 (민음사는 2022년 프루스트 사후 100주년 기념으로 완간 예정이란다. 현재 10권까지 나와있음),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다. 이야기의 흐름이랄까, 화자가 처해진 시공간이 조금 더 상상가능 하달까. 


지금은 2부 스완의 사랑을 읽고 있다. 1부의 연상 묘사 지옥을 지나오니 연애 이야기는 만만하다? 외모도 별로이고, 딱히 공통 관심사가 없던 오데트를 스완이 어떻게 천천히 사랑하고 집착하게 되는지 그려진다. 별로였다가 뜨거워지는 사이. 오데트의 교태, 그러다 어느 날 '가슴에 통증'을 느낄 정도로 상대의 부재를 느끼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만의 러브 테마곡 뿐 아니라 둘만의 러브 암호를 갖게 된다. (19세기 마차는 19금)


두 가지 번역본을 연달아 읽다보니 번역문의 차이가 종종 보인다. 겸사 겸사 낡은 책 상자에서 원서도 꺼내서 찾아보고 있다. 매일 여기 서재에 기록을 하기엔 번거로워서 트위터에 짧게 짧게 뭐라고 쓰고있다. 불어 공부를 겸해서 프루스트를 읽는다면 펭귄 판을, 아니라면 민음사 판을 추천한다. 펭귄은 직역도 많고 표현들의 유래를 (아, 여배우 가르보 이야기는 빼고요) 상세히 주석 달아 놓았다. 


지난번 ㄷ 님께서 자랑하신 색연필이 탐나서 한 자루 샀고, 파스텔 사인펜도 마련해서 나도 자랑삼아 사진을 찍었다. 달력 표시는 프루스트 진도 상황. 크리스마스 즈음에 완독 (일단 펭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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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2-01 1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 님의 완독을 응원합니다. 빠샤!!

유부만두 2021-02-02 07:01   좋아요 1 | URL
응원 감사합니다! 완독! 빠샤!

수이 2021-02-01 1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게으름뱅이는 진도 따라 가기는 힘들 거 같고 막 몰아 읽고 이렇게 가야하나 잔꾀를 부리다가 그러다가는 완독이고 뭐고 또 포기하겠구나 싶어서 저도 오늘 스누피 달력에 체크합니다.

유부만두 2021-02-02 07:02   좋아요 1 | URL
미뤄서 한번에 많이 읽기 보다는 조금씩 나눠 읽기가 더 쉬운 듯 해요. 지금부터 매일 17쪽씩 하면 연말에 저와 함께 완독하실 수 있어요!

비연 2021-02-01 1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걸 또 사야하나 생각중..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2-02 07:02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쵸. 일단 책과 필기도구가 ㅋㅋㅋ

PersonaSchatten 2021-02-01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렇게 다양한 판본이 있으시다니! 게다가 책탑이 무척 멋지고 예쁘네요. ㅎㅎㅎ 진짜 민음사랑 같이 읽으면 좋을 거 같아요. _ 저는 아직도 엄두가 안 나지만 일단 적어둬야겠어요. ‘민음사랑 펭귄이랑 같이 읽자’ ㅋㅋㅋ

유부만두 2021-02-02 07:03   좋아요 2 | URL
민음 판본은 겉 표지를 벗겼더니 더 진하고 예쁜 양장 표지가 나와서 읽을 땐 저런 차림?으로 읽어요. 민음사랑 펭귄 번역이 꽤 달라요. 문장도 (때론 오역 같...) 어휘도요. 함께 천천히 읽으니 별 부담도 없고요.

얄라알라 2021-02-01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알라딘 다이어리 더 사려했는데 일찌감치 품절이라 아쉽더라고요. 달력 넘 알뜰하게 잘 활용하시네요

유부만두 2021-02-02 07:05   좋아요 1 | URL
책상 달력이 여유분이 있어서 알라딘 달력은 책읽기 계획표로 쓰기로 했는데, 괜찮죠? ^^

파이버 2021-02-01 14: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매일 꾸준히가 정말 어려운데 이렇게 실천하시다니 존경스럽습니다. 파스텔사인펜도 너무나 색이 곱네요…

유부만두 2021-02-02 07:05   좋아요 2 | URL
파스텔 사인펜 맘에 듭니다! 색이 진하지 않아서 표시한 문장이 잘 보이면서 강조가 되요. 그런데 ‘검정색‘이 셋트에 들어있는 건 좀 ;;;

blanca 2021-02-01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와중에 색연필이 궁금한...전 분명 다 읽었는데 왜 내용이 생소한 거죠? 흑흑.

유부만두 2021-02-02 07:07   좋아요 1 | URL
색연필! 스테들러 약간 두꺼운 것, 초록색으로 마련했어요.
블랑카님께선 10권까지 다 읽으셨으니 내년에 나올 마지막 두 권만 느긋하게 기다리시겠네요. 내용 생소하시다면.... 다시 읽으...??? (차마 말 못함요)

바람돌이 2021-02-01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의 구도자의 경지에 오르셨습니다. 존경합니다.

유부만두 2021-02-02 07:08   좋아요 1 | URL
구도자, 아니에요! 1부만 잘 버티면 2부는 좀 낫더라고요.
매일 나눠서 읽으니 할만해요. ^^

psyche 2021-02-02 08: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완독을 목표로 읽고 있는 것도 대단한데 두가지 번역본을 읽다니!!

유부만두 2021-02-02 09:05   좋아요 2 | URL
하하하 언니, 제가 늘 계획은 거창합니다! 프루스트 읽기 도전이 몇번째인지 몰라요. 하지만, 이번엔! 기필코! 랍니다. 두 번역본을 읽는 건 이해를 하기 위해서에요. 백년전 유럽사람 글이 확 와닿진 않잖아요.;;;; 그런데 그걸 왜 굳이 읽으려 하냐고 물으신다면,.... 음......

붕붕툐툐 2021-02-04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멋지당~ 두 개 판본도, 달려도, 달력X 표시도!! 완전 응원합니다!!!
(잃어버린 시절과 시간은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네요~)

유부만두 2021-02-05 06:58   좋아요 1 | URL
네, 펭귄 판 역자는 ‘시절‘에 더 큰 의미를 두고는 있는데 잘 와닿지는 않아요.
하지만 종종 본문에서 다른 부분을 발견하면서 두 번역서는 어쩌면 두 다른 소설 세계를 펼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붕붕툐툐님의 프루스트 독서 응원합니다! 어서 그 연상 묘사 지옥에서 빠져 나오세요. 더 크고 넓은 지옥이 (도돌이표 포함) 기다리고 있습니다. (혼자 죽지는 않아요, 물귀신 만두입니다)
 

<만화 그래픽노블>

극주부도 1-5, 오노 코스케, 학산문화사, 2021

노부나가의 셰프 13-20, 카지카와 타구로, 대원씨아이, 2019-20


<비문학>

트렌드 코리아 2021, 김난도 외, 미래의 창, 2020 

페르메이르, 전원경, 아르테, 2020

뮤지엄서울, 김서울, 호미와 낫, 2020

The Truth We Hold: An American Journey, Kamala Harris, Penguin Books, 2020

소방관의 선택, 사브리나 코헨-해턴/김희정 역, 북하우스, 2020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손열음, 중앙Books, 2015



<문학>

Mrs. Dalloway, Virginia Woolf, Penguin Classics, 2000

애린 왕자, 생택쥐페리/최현애 역, 이팝, 2021

엄마의 반란, 메리 윌킨스 프리먼/이리나 역, 책읽는 고양이, 2020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하), 마거릿 미첼/안정효 역, 열린책들, 2011

2년 8개월 28일 밤, 살만 루슈디/김진준 역, 문학동네, 202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마르셀 프루스트/김희영 역, 민음사, 2012

0시를 향하여, 애거서 크리스티/이선주 역, 황금가지, 2013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심너울, 아작, 2020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놀(다산북스), 2016 


<영화>

Phedre (NT)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백설공주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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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1-31 2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굵은 푸른색 글씨의 책들이 추천작 맞나요? ㅎㅎㅎㅎㅎ 많이 읽으셨어요, 유부만두님!!

유부만두 2021-02-01 07:43   좋아요 0 | URL
네! 북플에선 안 보이지만 컴에선 표시되는 굵은 푸른 책들은 추천하는 거에요.^^

파이버 2021-02-01 14:28   좋아요 0 | URL
앗 북플로 읽고 있었는데 컴으로 다시 들어가봐야겠어요 단발머리님 댓글 아니었으면 놓칠뻔;;;

단발머리 2021-02-01 14:45   좋아요 1 | URL
컴으로 보시면 안 보이는 것들이 보입니다^^ 이를테면 태그 읽는 맛도 그 중에 하나이지요 ㅋㅋㅋㅋㅋㅋ
 

저자 이름도 낯설고 책 제목도 길어서 요즘 인기있는 젊은이들의 엣세이집인 줄 알았는데 단편 소설집이다. SF 소설로 분류해 두었지만 풍자 혹은 공포 예언 소설로 읽히기도 했다.

첫 두 작품은 현실과 쉽게 겹치는 코미디라 약간 지루했는데 표제작 - 에어팟이 물고기 귀에 달린 그림이 바로 연결되는 이야기인데, 이 나이에 에어팟프로가 생겨서 집에선 잘 쓰지만 외출 땐 줄 달린 이어폰으로 바꾸어 챙기는 내 모습이 겹쳐졌지 뭡니까, 서글프게시리. 늙는다는 게 추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 미추를 누가 정하느냐 말이다. 추하지 않은 늙음은 뭘까. 또 민폐 자아 폭발 이혼 중년남의 이야기 ‘저 길고양이들과 함께‘는 어떤가. 통쾌하면서 - 기득권자층을 향한 빅엿 쯤 되니까 - 독자의 연령층을 마흔 아래로 잡았을 저자에게 그래도 분한 마음도 들었다. (어르신, 여기 인터넷 서재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계속 이러시면 유투브 오른손 동네로 보내드릴거에욧) 학교 교육에 보내는 AI 로봇 이야기는 여러 가지로 떠오르는 생각이 많았다. 며칠 전 뉴스에서 접한 인간 배양육 이야기는 바로 ‘한 터럭만이라도‘ 현실화다. 그리고 또 ...

이야기의 결말은 예상 가능하지만 소재나 강도에는 한계가 없다. 시간도 공간도 생명도 관계도 단편들 속에서 분해 재조합된다. 그리고 계속 뻗어나간다. 어디까지가 윤리이고 상상이며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이야기가 현실을 품고 바꾸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 그러는 중인지도. 코로나 시대에 그 변화의 속도가 몇곱절이 되어버리는 것만 같다. 내가 집에 틀어박혀서 밥하고 책읽고 그러는 중에. (오늘 새벽 배송 마늘과 (쑥대신) 냉이) 그래, 노안을 비비면서 계속 이야기, 아프고 고까운 이야기, 웃기고 (날 보고 웃더라도) 쭉쭉 뻗어가는 이야기를 계속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 보람찬 하루를 벌써 다 산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난 노구엔 졸음이 몰려온다. 눈이 내리는구먼.


"소비 하나로 자존심이 무럭 무럭 자랐다. 역시 사람은 소비를 해야 날개를 단다."

              --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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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1-28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외출 땐 왜 줄달린 이어폰으로 바꾸세요?

유부만두 2021-01-28 10:26   좋아요 0 | URL
잃어버릴까봐요. 또 늙은 아지매가 젊은이들 흉내낸다 욕먹을까봐서 ...
눈오는 날 허리 쑤셔요. 엉엉엉

잠자냥 2021-01-28 10:43   좋아요 1 | URL
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1-28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안 읽어봤지만요... 이 책 보다 유부만두님의 리뷰가 훨씬 더 알찬 이야기구나~~ 이런 확신이 드네요.
눈이 많이 오네요. 지금은 잠깐 그쳤는데 밤에 추워진다니 또 걱정입니다.
밖에 안 나가는 사람인데 눈이 많이 오면 걱정이 되네요 ㅠㅠ

유부만두 2021-01-28 13:55   좋아요 1 | URL
어, 아닙니다, 아니에요. 이 단편집 매우 재미있어요. 우주로 미래로 뻗어나가고 중년남을 ‘중성화‘ 시키기도 합니다. 지금의 아이폰 신상이 효도폰으로 쓰이는 미래를 보여준다니까요. (무섭죠?)

눈은 금세 그쳐서 쌓이지도 않았네요. 그런데 바람이 심상치 않아요. (무섭죠?)

유부만두 2021-01-28 14:03   좋아요 0 | URL
그리고 육식에 대한 단편에선 인육 배양 에피소드도 나오는데요,
전 이걸 친구들 영향을 받아서 성차별 성매매의 은유로도 읽었어요.

PersonaSchatten 2021-01-28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솔직히 줄 달린 게 더 편해요. 싼 블루투스 이어폰이 있긴 하지만 이게 따로따로 떨어져있는 게 영 잃어버릴까봐 불편합니다. ㅋㅋ 한편 선이 안 달려서 접촉불량돼서금방 새거 사고 할 일이 없는 건 좋은 거 같아요.

유부만두 2021-01-28 13:57   좋아요 2 | URL
줄달리는 게 편한데 이번 ‘에어팟 프로‘는 고무 패킹? 같은 게 있어서 잘 빠지지 않고 착 감기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소리가 어째 제 머리 뒷쪽에서 울려나오는 영적인?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나 딴세상으로 절 떼어 놓던지 (신문물에 홀린 중년 아줌마입니다) 겁이 나서 집에서도 한 쪽씩만 낍니다;;;;
그래도 외출할 땐 겁이 나서 줄달린 이어폰으로 돌아가고요.

PersonaSchatten 2021-01-28 16:28   좋아요 1 | URL
먹다 뿜을 뻔 했어요. ㅋㅋㅋ 영적인 체험이라뇨 ㅋㅋ 아이고 ㅋㅋㅋ

얄라알라 2021-01-28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어요˝ 찜하면서 에세이집인줄, 그런데 공포예언 소설집이군요^^ 구스범스 스탈인가봐요^^

유부만두 2021-01-28 13:57   좋아요 1 | URL
구스범스 보단 훠얼씬 어른용 소설이지요. 그런데 괴물 비슷한 거대 조류도 나오고요, 이건 비밀인데요 초대형 특급 거인도 나와요.

다락방 2021-01-28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줄 없는 거 살 생각 1 도 안해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1-28 13:5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이미 사용중이실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ㅎㅎ

참, 여기선 통화보다 문자를 편하게 느끼는 세대와 음성 명령어를 쓰는 그 다음 세대 이야기가 나와요. 전 문자 세대 앞의 ‘급하고 내용 많으면 통화가 편혀‘ 하는 세대고요.

다락방 2021-01-28 14:01   좋아요 2 | URL
저는 통화를 엄청 불편해하는 사람인데 이게 세대탓인지는 모르겠고 개인적인 게 아닌가 싶어요 😔

유부만두 2021-01-28 14:09   좋아요 0 | URL
그럴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다락방님은 젊은 세대.

라로 2021-01-28 15:55   좋아요 1 | URL
저는 줄 있는 거 넘 불편하던데. 저는 두 분보다 훨 나이든 세대인데,,,돌연변이인가용??ㅋㅋ

음성 명령어 쓰는 거도 애정하고,,,문자보다.ㅋ 저는 몸만 늙은이 같은 애늙은이가 아니라 늙은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1-01-28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8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1-01-28 14: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마음에 안들어요. 저는 나이 드는게 꽤 근사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왠지ㅜ나이가 들면 추해진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거 같아요. 요즘 와서 느끼는건 인간의 추함은 나이와 상관있다기보다는 개개인의 인성과 더 큰 연관이 있다고 느껴져요. ^^

유부만두 2021-01-28 17:49   좋아요 0 | URL
제목이 저도 별로라 생각했는데요, 그 단편은 미래엔 모두가 늙는다, 는 내용이었어요. 정말 세월 눈 깜짝 할 새 지나가잖아요. 바람돌이님 말씀에 완전 공감이에요. 인성이 추함을 만들어내지요. 암요.

라로 2021-01-28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비 하나로 자존심이 무럭 무럭 자랐다. 역시 사람은 소비를 해야 날개를 단다.--이 글 유부만두님이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인용인가요?? 그 글에 완전 고개 끄덕이고 있어요.ㅎㅎ

저도 바람돌이님처럼 늙어가는 것이, 아니 나이 드는 거라고 바꿔 말해야하나? 암튼 그게 꽤 근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몰론 오십견이니 눈이 침침하니 이런 것은 옆차기이긴 하지만.

유부만두님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유는 많은데,, 혼자 간직하기로. ^^;

유부만두 2021-01-28 17:52   좋아요 0 | URL
인용문이 맞아요. 전자책이라 쪽수는 없고, 대신 인용 표시 수정했습니다. 정말 절묘한 문장이지요? 책은 사야 제 맛이고 결재하면서 막 뿌듯해지고, 새 에어팟 프로에 맘에 날개가 달리는...ㅋㅋㅋ

제 글을 좋아하신다고요? 그 이유는...제가 예뻐서라고 (우리 서로 만난 적 없죠) 정합시다. 그런겁니다. 취소 없음.

라로 2021-01-28 21:02   좋아요 1 | URL
뭐 유부만두님 미모와 지성에 대해서는 이미 다 들었어요. 우리가 만나본 적 없지만.ㅎㅎㅎㅎ 그래서 부러워하는 것도 있죠 당근! ㅋㅋ 언제 만나기나 합시다요.ㅎㅎㅎㅎ 그리고 정해요. 일방적인 거래는 불가.ㅋㅋ ( 아! 저 자야하는데 말이지요. 달러 3원 올랐다고 기뻐하는..드디어 트럼프가 다 까먹은 거 다시 찾은 느낌;;;)

유부만두 2021-01-29 12:31   좋아요 0 | URL
음화하하하핫!!!!!
 

여느때 처럼 쇼파에 누워서 (너브러져서) 책 표지를 열었다가 책날개의 저자 약력을 보고 바로 일어나 앉아서 읽었다. 어려운 조건들을 극복하고 소방고위직으로 승진하고 위험 순간의 선택 과정에 대한 심리학 연구로 박사 학위도 딴 사람. 저자의 드라마틱한 인생 이야기려니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왠걸. 첫장 부터 재난 영화 한 장면 처럼 세세한 묘사로 화재 현장으로 독자들을 끌고 간다. 캄캄하고 뜨거운 집 안, 피해자를 남겨두지 않으려 애쓰는 소방관들. 하지만 산소통의 숫자는 줄어들고 아직 어린 아기는 찾을 수 없다. 과연 계속 현장에 있어야 하는가, 아니면 포기하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가. 


이렇게 매 장마다 위험한 화재, 재난 현장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소방관 구조 팀 내의 위계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과 갈등, 착오와 실수가 묘사되는 중에 지휘관 및 구원대원들은 어떻게 해야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책 중반까지 훈련과 심리학 연구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그러다 그녀의 인생 이야기가 조금씩(이지만 화재 만큼이나 강렬하고 뜨겁게) 펼쳐지며 - 15살에 노숙자로 버텨야 했던 길 위의 삶과 미래를 향한 희망, 성차별적 발언과 무시를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직장 상사와 동료들, 인명 사고를 겪은 후 맞는 PTSD, 직장과 가정 생활의 균형잡기 등 - 생명을 버리거나 구할 수 있는 결정의 무거운 순간과 만난다. 현장에서 대원들의 결정 80%는 경험과 지식에서 생기는 직관으로 만들어 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 직관에 따라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이 내려진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만 기준을 두는 결정을 미래를 예측하여 내리도록 유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촌각을 다투는 구조의 현장에서 스트레스와 위계 질서는 오류를 불러올 수도 있기에 그를 예방하는 지속적인 연구와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다. 심리학적 연구자의 시선으로 현장을 사후 검토하고 재난 예비 훈련장에서 냉정을 유지하려 애쓰는 저자가 인상적이다. (특히 여성 지휘관의 말을 단호하고 위엄있게 옮긴 번역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실수나 후회는 피할 수 없다. 그러니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최악의 하루를 잘 지나가게 하기 위해서, 다른이를 '자신의 목숨을 걸고' 도우려는 이들은 계속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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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1-26 0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면, 직관이라는 것도 이면에 지속적인 훈련과 배움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일명, 실전은 연습처럼되기까지. ^^ 표지 사진이 저자인것 같은데, 먼가 멋짐이 폭발하네요 ^^

유부만두 2021-01-26 08:46   좋아요 0 | URL
네. 바로 그 점을 저자가 이야기 하더라고요. 긴급한 상황일수록 직관의 역할이 크다고요. 그러니 더 훈련이 중요하다고요. 폭발하는 멋짐과 강인함, 바로 저자에요.

psyche 2021-01-28 0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장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페이퍼입니다!!

유부만두 2021-01-28 09:30   좋아요 0 | URL
추천해요. 위기 상황의 결정에 대한 책이지만 사람 관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