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400. 물고기는 잠들지 않는다 (에리 데 루카)
친구가 올린 책의 몇 줄 때문에 모르는 작가의 낯선 소설을 주문해서 읽었다. (만)열 살 소년의 여름방학 이야기, 그의 성장통, 이라고 말하기엔 놓치는 게 너무 많다. 축약된 문장엔 넘치는 생생함. 그리고 여름 바다. 한창훈 작가가 떠올랐다면, 그대는 나의 친구.
235/400.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 (박은진. 박진형)
도서관 옆집, 이라기 보다는 도서관 옆 아파트 단지에서 몇 년 산 경험을 아주 교육적으로 단정하고 바르게 적어놓은 국어 선생님 부부의 기록. 아주 착하고 바람직한 글, 이라서 재미는 없다. 아주 평범하고 진부하다. 그런데 너무 길었.....다. 이 참한 선생님 가족의 아이가 이제 초등 저학년이니 한 8년 쯤 후, 큰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 다시 소식을 알고 싶다. 책은 착하다.
236/400. The Hours (Michael Cunningham)
작가의 섬세한 손길이 세 여인의 이야기를, 세 장소와 세 시대를 넘나들며 펼친다. 각 인물이 견뎌내려 애쓰는 긴장감과 스트레스는 너무나 생생한데 나는 그들을 사랑할 수는 없었다. 각 챕터의 화자, 로라, 클라리사,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갑갑함은 내게 와닿았다. 하지만 그들이 지나온 나날이나 그들이 만들어낸 현실은 전형적으로 보였다. 결국 리치, 리차드의 비극은 로라의 책임인 건가. 로라를 바라보는 샐리와 클라리사의 시선이 서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