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가 영국 출판 50주년을 맞았단다. 우리글 번역은 2000년에 나왔지만 1968년에 이렇게 따뜻하고 활기차며 쿨한 그림책이 나왔다니!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8/feb/13/judith-kerr-94-worries-about-adults-using-gadgets-not-kids

컴버배치, 아니 주디스 커의 모습이 눈에 쏙 ! ^^ 어린시절 베드타임 스토리로 들은 책을 이젠 두 아이들에게 읽어준다는 컴버배치. 그 목소리로 말이죠?!!

요즘엔 스마트폰 보느라 호랑이가 와도 모를거라고 그런데 그건 어른들이 더 걱정이라고 호호 할머니 작가님이 말씀하심. 예전엔 아이들이 책 많이 보면 걱정거리였던 것처럼 세월 따라 바뀐다고 하시니 마음이 조금 놓인다.

이 그림책 이야기가 곧 영화로도 나온다니 패딩턴을 능가할, 어쩌면 ‘파이 이야기’의 리처드 파커를 능가할 호랑이를 만날지도 모르겠다. 따웅, 하고 온세상을 울리는 대신 덩치 큰 호랑이는 ... 모조리 다 먹어치운다. 뻔뻔한 표정은 당당하게 아름답다.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대신 신기해하며 친근하게 구는 아이의 반응도, 이야기 결말도 신선하다.

(내일치 포스팅 미리 올림. 내일은 민족의 명절, 설날. 하나도 안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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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5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17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8-02-15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이번에 빌려왔어요. 아직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죠~~그나저나 쥬디스 커나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니!! 멋지네요!! 영어는 영국 액센트가 듣기 좋아요. 넘 심하면 못 알아들어서 그렇지~~~ㅋㅎㅎㅎ

유부만두 2018-02-17 09:26   좋아요 0 | URL
이 책 좋아요. 사람들이 선하고 너그럽죠. 옷도 너무 예쁘게 그렸더라구요.
영국 엑센트가 멋지죠. 하우 스플렌디드! 그런데 미국 사람들이 흉내내면 티가 나서 웃김요. ㅋㅋ

라로 2018-02-1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리고 내일 포스팅 미리 올리기 뭐 이런거 안 쳐줍니다!! 무효에요. 무효~~~!

유부만두 2018-02-17 09:26   좋아요 0 | URL
쳐줘요, 쫌. 저 팔아프게 며느리 임무 하느라 그랬다구요. 엉엉엉.
 

드디어 다 읽었는데 제대로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답답한 마음이 들지만 이건 벅찬 감동으로 이해하련다.

 

남북전쟁이 일어난지 일년, 링컨은 파티를 연다고, 못생겼다고, 애들에게 너무 무르다고, 등등의 이유로 까이고, 차별 안한다고, 진취적이라고 칭찬 받는 대통령이다. 그의 아들이 병으로 죽자 애끊는 마음에 무덤에 찾아간 일화로 작가는 이 '대작'을 만들어냈다. 워낙 등장인물이 많아서 절반쯤 읽었을 때야 주요 인물 세 명을 기억하게 되는데, 이들은 자신이 아파서 이곳에 와있을 뿐 죽었다는 걸 모른다. 단 한명 목사만 빼고.

 

쏟아지는 말의 홍수, 비명, 울음, 그리움, 후회 혹은 빈정거림과 욕지거리. 데우스 엑스 마키나.

 

고대 희곡을 더듬대며 읽은 기분이다. 내가 제대로 읽었는지? .. 확인하기 위해 다시 읽지는 않겠다. 세상엔 이렇게 똑똑하며 불친절하지만 이야기를 여러 각도로 보고 빚어내는 예술가가 있으니, 소설의 미래는 네, 밝다고 생각합니다.

 

전 부치러 가야지.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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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2-15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맛있게 부치고! 새해 복 많이 받아~

유부만두 2018-02-17 09:22   좋아요 0 | URL
언니네도요! 건강 건강!

라로 2018-02-1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님이 예전에 올리셨을 때도 복잡한 얘기 귀신 나오는 얘기 시러 이러면서 안중에도 없었는데 이 마지막 페이퍼로 넘어갔습니다요!! ㅎㅎㅎㅎ

유부만두 2018-02-17 09:23   좋아요 0 | URL
전 너무 어려웠는데, 라로님은 잘 해내실 겁니다!
 

매일 책을 읽지만 완독하는 건 아니라서 책 이야기를 쓰기엔 조금 민망하지만, 그래도 쓰겠다.

 

중반부에서 멈췄다가 어제 다시 들었는데, 나름 클라이막스에서 숨고르기를 한 셈이다. 아들의 관 뚜껑을 .....

 

링컨이라면 사랑받고 (총격으로 사망한 것 말고는) 성공적이며 인류애가 넘친 미쿡 대통령이었겠거니 했는데 이 책에 실린 당대, 19세기 후반의 기록들 특히 남북전쟁의 기록들은 링컨에게 쏟아내는 악담들이 넘친다. 노예해방이라는 업적도 그가 취한 태도는 매우 온건했다는 평이 많다. 이 멀리 한반도에서 어릴적부터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가 귀에 못으로 박힌 나는 이 책을 계속 당황해하며 "아, 이렇게 그냥 인간 정치인이었구나. 역사 위에 반짝거리는 별로 남으려면 여러 극적인 장치들과 시간, 그리고 희생자들이 필요하구나"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아직 많이 남았다.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고 '바르도'에 갇힌 원혼들이 억울함을 토로하느라 링컨에게 몰려온다.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링컨. 링컨의 아들이 위로받고 아비에겐 평온한 마음이 깃들길 바란다.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오딧세이를 번역한 에밀리 윌슨. 뉴스를 접하고 일단 욕심으로 책을 구해놓았는데, 이 분의 여동생 또한 대단한 분이더라. 포크를 생각하다, 를 쓴 비 윌슨. 이미 터질것만 같은 장바구니에 주섬주섬 담아놓고 오딧세이를 펼치는데 ....

 

딸들 이름이 대단하다! Imogen은 세익스피어 작품에 나오는 억울하고, 강인하고, 모든 걸 용서하는 여인이다. (많이 억울할듯도 한데) '심벌린'은 오델로와 오딧세이를 연상시키고 장화 홍련전도 떠올리게 한다. 둘째 딸 이름을 보고 신화 대신 서재 친구 프님을 떠올린 나! ^^

Freya는 북유럽 신화의 풍요의 여신, 그 이름으로 불금, Friday가 나왔다고 한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이름이 다 어마어마 하지만 실은 영어 퍼스트 네임들은 대개 성경, 신화나 전설의 주인공들에서 따왔으니 흔한 이름일지도 모른다. 링컨도 애브라함. 아, 그 늙은 아비는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어린 아들 이삭의 목에 칼을 겨누었지만 결국 아들은 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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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2-1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똑똑한 페이퍼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타입의 페이퍼에요 유부만두님. 유부만두님 넘나 멋져요! ♡.♡

유부만두 2018-02-13 18:53   좋아요 0 | URL
칭찬은 넣어두세요....아시잖아요, 저 .... 그냥 책만 좋아해서 구해서 쌓아두고 헤...하는 거...

hnine 2018-02-13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익숙한 이름 Freya (프레이야) 이지요 ^^

유부만두 2018-02-13 18:53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프레이야님!계시죠!

psyche 2018-02-1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읽을때 그 기록들 읽는게 재미있더라구. 같은 상황도 서로 다르게 묘사해놓기도 하고, 링컨 생긴거에 대한 거 쓴 것도 웃겼어.
Psyche를 이름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니! 첨봤네. 저 자매들 이름 모두 실제로 쓰는 사람은 못 봤었어. Freya는 있을 법도?

유부만두 2018-02-13 18:54   좋아요 0 | URL
검색하니까 Imogen은 좀 보이네요. 그래도 프시케는 너무 대놓고 신화! 라, 본명이냐고 물어볼것만 같아요. ㅎㅎ 서재에 프레이야님 계세요.
링컨 외모 묘사가 웃기더라구요. 그런데 비난 기록을 보니 신선한? 기분도 들었어요. 오늘은 다 읽으려나.... 굉장히 복잡하고 정신 사나운 책이긴해요.

책읽는나무 2018-02-1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들이 정말 그러네요?
프시케님,프레야님!!ㅋㅋㅋ

근데 링컨의 이야기가 그렇군요!!

유부만두 2018-02-13 18:55   좋아요 0 | URL
링컨의 몰랐던 개인적 또 공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만났어요!

라로 2018-02-1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에게 사랑받는 두 분의 서재지기가 계시니 괜히 반갑네요!! 드디어 오디세이의 여정을 떠나시는 군요~~~두둥!!!

유부만두 2018-02-13 18:55   좋아요 0 | URL
아네요!!! 책만 궁금해서 구해서 뒤적거려 보는거에요. 집에 있는 영어본이랑 얼마나 다른가 ...보려고 했다가 곱게 덮었음요.

단발머리 2018-02-1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리 윌슨의 오딧세이 43,230.... 장바구니에 넣는, 넣고야 마는...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인가요? @@

유부만두 2018-02-15 08:1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전 뽐뿌의 황제랍니다?!
 

아, 좋다. 이런 책, 이런 만남, 바로 이 책.

책의 아이가 누구인지 어느 순간에 오는지

나와 만나면 어떤 놀이를 할지 알고 있었지.

 

나이가 들어서 나랑은 안 만나줄거라 생각했는데

책의 아이는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 얘기를 나눠주고 또 때론 같이 울거나 화내기도 했다.

 

보물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로빈슨 크루소우, 이런 모험담 말고도 우리나라 이야기들도, 만화책들도, 그리고 단편 소설이나 또 설화나 장편 소설들도 (그런데 프루스트는 조금 고민해 본다음에) 책의 아이가 실어오고 책의 집을 짓고 펼친다. 여기, 내 앞에. 

 

여행 중에도 책의 아이를 만났지.

 

그 유명한 츠타야 서점 타이페이 직영점과 '성품서점' Eslite Spectrum. 카페와 휴식공간도 넉넉하고 백화점 같은 구성에 어린이책은 아동복과 장난감 파는 층에. 우리 작가 번역 그림책은 있었지만 '한국 작가 소설책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점원. 서운하네, 그렇게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온다는데 한국 작가들이 만드는 이야기는 안궁금한가봐. 국가도서관에는 수험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휴게실에서 컵라면 먹으면서도 열심히 공부한다. 어디나 책의 아이를 잠깐, 혹은 길게 잊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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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2-1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중에도 서점과 도서관을 찾았군! 역시!

유부만두 2018-02-12 08:34   좋아요 0 | URL
그럼 뭐해요...한자 까막눈 ...ㅎㅎㅎㅎ

단발머리 2018-02-14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유명한 츠바야 서점이 이런 모습이군요. 넘 멋져요.
여행 중에 서점을 찾는 이 아름다운 부지런함이란~~~~ ^^

유부만두 2018-02-15 08:19   좋아요 0 | URL
일본에서 직영하는 타이페이 지점이라더군요. 중간 사진 몇 개는 성품서점이고요.
서점을 따로 찾은건 아니고요, 지나가다 보였어요...
참새 눈엔 곡시만 보이는걸까요? ㅎㅎㅎ
 

시 읽는 밤이라고... 시밤, 이라는 제목을 붙인 시집도 있지.

난 그거 싫었는데

문학을 갖고말야, 응? 이렇게 싼티나게 놀아도 되는거야?!

화도 났지만

사실

시는 말로 탑을 쌓고 기도하고 노래하고 함께, 혹은 따로 노는 일인데.

 

시인이 별거야. 다 같은 사람인데.

서로 예의 지키고, 하지 말아야 할 짓은 하지 말고, 했으면 혼도 나고 그래야지.

그런다고 문학 안 망하고

시도 안 없어져

나쁜 시인만 없어지면 돼.

 

어른시집은 어려워서 못 읽으니 동시집이라도 찾아 본다.

더 즉각적인 반응. 나도 알고 너도 아는.

인맥 자랑, 왕년 자랑, 지식 자랑에 혼자 다 해본 거 자랑이 없거든

읽기전에 겁먹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어, 이거 봐라....

시집에서도 엄마를 '책상 치우는 여자'라고 하면

함께 읽는 엄마가 기분이 좋겠니 아니겠니

 

 

 

 

 

 

 

문장을 엇나가게하는 행갈이, 비트가 살아있

구나

 

청소하고 밥해 먹이는 거

다 사랑 때문

은 아니지

 

더러우면

냄새 나

병 나

 

랩 박자를 연상시키는 운동화 시도 있고

선생님 호령이 비몽사몽 섞이는 시도 읽고

 

먹이사슬

심오하고 무섭고

짧고 굵기도 하지

거꾸로 읽어보면

더 무섭지 

 

압권은 아래시

읽지 말래 그래도 읽는

건 내 마음

이거슨 청 개

구리 구리 구리

 

 

시 읽고 돌아서니

밥 to the 때

쑥쑥 크는 성장기 막내

를 위해 엄마는

무친다

고기

빨간

제육   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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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2-10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랜만에 보는 참신한 동시집이네요.

(저희집은 저렇게 세개로 소분해놓은걸 결국엔 한끼에 다 먹는 일이 잦아요 ㅠㅠ )

유부만두 2018-02-10 21:20   좋아요 0 | URL
저희집도 마찬가지에요. (소분이라지만 한통에 600g, 한근 담았고요;;;)

동시집이 재미있어요. 작가마다 아이들 생활과 마음을, 또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시를 담았는데 여러 새로운 시도도 보이네요. 그림도 재미있었고요.

psyche 2018-02-10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 서재에 오면
나는 침을 흘리네
고기 빨간 제육
나도 먹고 싶다네
시쓰는 그녀는
완전 멋져 부럽다네

유부만두 2018-02-10 21:2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언니, 이렇게 칭찬만 하시면

제가 ....기분이 좋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