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 한나 아렌트 영화와 책을 같이 새긴다. 그리고 동아시아 오백년을 읽고 저자의 얘기도 같이 마음에 들였다. 미처 받아들이지 못한 다른 것들이 마음으로 밀려온다. 미처 담지 못한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한 그릇 생긴다. 똑 같은 역사를 읽어도 문화와 경제와 삶의 관점이 이리 다르다. 하지만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다. 또 다른 걸음과 속도만큼 제 길을 가는 것이기에.

볕뉘.

1. 아렌트의 영화와 인터뷰 책은 흡사하다. 영화가 담는 아우라가 크다. 3장(정치와 혁명에 관한 사유)으로 두번 째 작품을 만들면 좋겠다 싶다. 어쩌면 더 강하게 회자될 인물이기도 한 듯싶다.

2. 현 한반도를 지정학적요충지로 읽지 말아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지경학적 요충지`로 읽어야하며, 그때문에 120년전 상황과 흡사해지는 것이다. 문화적다원주의보다. 평화와 삶의 관점이 더 필요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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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이 반쯤 열린 문틈으로 스민다. 홑이불을 찾다. 어제 한낮 느티나무아래 평상에 고인 그늘바람은 아닌가 싶다. 그리운 이들의 마음에 일렁이는 그 바람인가 싶다. 나비날개짓처럼 책 넘기는 소리그늘인가 싶다. 머얼리 기차여운과 새벽소리가 실린다. 접힌 마음을 찾아 안는다. - 몇년 전 흔적이 눈을 뜨자 올라온다. 낯선 나. 낯선 나. 더 낯설게 할 수는 없는 걸까. 10여분의 짬. 시장골목에 화단들을 찾아 남긴 한낮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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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받고 해보니 쉽지 않다. 더 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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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회적 장애모형의 핵심은 마치 성이라는 영역에서 섹스와 젠더가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처럼, 장애의 영역에서 신체적, 정신적 손상이라 할 수 있는 임페어먼트와 무언가 할 수 없는 상태라 할 수 있는 디스어빌리티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전자가 생물학적이고 인간학적인 차이라면, 후자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하나의 억압적 상태라는 것입니다. 7

 

올리버가 1990년에 출간된 장애의 정치에서 던지고 있는 기본적인 질문은 왜 장애는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개인화되고 의료화되는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사회 내에서 장애가 이렇게 개인화되고 의료화된 것이 아니라면, 장애인들의 장애의 개인화와 의료화가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발생되는지, 그리고 이에 대해 문제 제기할 수 있는 단초와 열쇠는 무엇인지 해명해야된다고 말합니다. 56

 

헤게모니 이론의 성립에 있어 결정적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는 그람시는 한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그 사회의 구조와 갖는 필연성 내지는 긴밀성의 정도에 따라 유기적 이데올로기자의적 이데올로기로 구분한 바 있습니다. 올리버는 이러한 그람시의 구분법을 차용하여 장애와 관련한 현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핵심 이데올로기주변 이데올로기로 구분하고, 전자의 핵심 이데올로기로서 개인주의를, 후자의 주변 이데올로기로서 정상성에 기초한 의료화를 지목합니다. 87

 

인간의 물질적·정신적·정서적 풍요로움에 기여를 하는 모든 행위가 노동으로 인정받는 사회라면, 그리고 이러한 기준이 사회적으로 더욱 적실한 것이라면, 장애인의 노동은 전혀 다른 지평 위에서 그 가치를 발현하게 될 것입니다. 90

 

애벌리의 시각에서 보자면, 현재 장애인에 대한 노동의 기회가 강조되고 있는 것은 기존의 복지 체계를 진보적인 방향으로 진전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격감시키면서 이루어지는 신자유주의적인 노동연계 복지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간 위험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는 전체 장애인들이 일정한 수준에서나마 해방을 경험할 수 있으려면, 복지 체계가 유지되고 향상되며, 무엇보다도 민주화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172

 

장애 정치가 어떤 실질적인 힘과 가능성을 지니려면 광범위한 대중의 결합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봅니다. , 단지 현재어떠한 손상을 지니고 있고 스스로 장애인으로서 정체화된 사람들만을 결집시키는 것을 넘어, 보편적 대중과 접속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 모두가 단지 일시적 비장애인 the temporarily able-bodied'이며 나이가 듦에 따라 대부분 장애인이 된다는 것, 비유하자면 얇은 당의정에 싸인 알약처럼 그 껍질이 녹을 때까지만 소쉬 정상인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구체적 사안들을 중심으로 보편성의 정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우리 모두가 늙어서 죽게되지만 죽음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처럼, 장애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유권자들의 고정된 사고방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구체적 실천이 필요합니다. 198

 

사회운동 정치와 제도권 정치 간의 관계가 자기 폐쇄적인 회로 내에서 순환하지 않고 조금 더 넓은 맥락에서 사고될 수 있으려면, 정치의 이중성 테제의 확장된 적용, 확장된 정치의 이중성 테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확장된 정치의 이중성 테제는 정치의 이중적 속성과 이중적 과제라는 문제 설정이 보편성과 당파성이 라는 대립항만이 아니라, 정치와 관련된 여타의 다른 대립항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음을 표현합니다. , 적어도 좌파의 정치에 있어 파괴의 정치와 구성의 정치는 동시적 과제이며, 과학에 입각한 정치는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정치로 전화될 수 있을 때만이 그 효력을 발휘할 수 있고, 보편성의 정치는 계급성(당파성)의 정치만이 아니라 정체성의 정치 일반이 관철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18

 

2.

 

인간은 사회의 모든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에 행동의 방향을 정하게 됩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미국의 사회학자 토머스는 인간이 어떤 상황을 실제적인 것으로 규정한다면, 그것들은 그 결과 속에서도 실제적인 것이 된다라고 지적합니다. 또한 맥나이트는 부주의한 사회The careless society라는 저서에서 문제로서 정의된 사람들이 그 문제를 다시 정의할 수 있는 힘을 가질 때, 혁명은 시작된다라고 말하지요....장애에 대한 정의는 하나의 출발점이자 매우 핵심적인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7

 

자본주의 사회 이전의 한 개인은 대개 하나의 생산물을 만들어 내는 노동의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수행했으므로, 이러한 노동에 대해 자신만의 통제권을 일정하게 실현할 수 있었지요. 그리고 이러한 노동의 형태 속에서 손상된 육체를 지닌 사람들, 즉 사지의 일부가 불완전하거나 청력 또는 시력을 잃은 사람들, 지적으로 차이가 난다고 보였던 사람들 역시 가족 공동체또는 장원 공동체라는 집단적 노동력의 일부로 통합되어, 나름의 속도와 방식으로 농업과 가내공업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76

 

노동력의 상품화에 따른 개인주의와 연동되어 자연스럽게 구축되어 있는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바로 의존성 이데올로기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존성 이데올로기가 일반화되어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다양한 사회정책들은 기본적으로 장애인을 의존적인 대상으로서 바라 보며, 대개는 이러한 장애인의 위상을 고착시키고 더욱 강화시켜 내게 됩니다. 88

 

자본주의 전환기를 기점으로 상대적 과잉인구 또는 산업예비군이 광범위하게 발생합니다. 따라서 근대적 권력은 이들을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수 있고, 살게 만들 때 능동적 권력 행사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지요. ...멜더스가 인간은 죽게 내버려 두는 게 사회 전체의 증대를 이끌 수 있다라고 주장한 것도 근대적 생명 권력의 한 측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렇듯 죽게 내버려 두는 것과 더불어 살게 만드는근대적 권력의 속성이 각인되어 있는 위생이란 단어는, 그 말뜻 자체가 생명을 지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때의 생명이란 어떤 개개인이나 죽음의 위기에 처해 보호가 필요한 구체적인 사람들의 생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종으로서의 인간내지는 인구 전체의 생명을 뜻한다는 점입니다. 97-98

 

사회적 장애모형의 성립은 장애 정의로부터 출발합니다. 기존의 장애 정의가 손상과 장애를 하나의 연쇄 관계 내지는 인과관계로 바라본다면, 사회적 장애모형의 장애 정의는 손상과 장애를 분리시켜 각기 서로 다른 차원의 것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이러한 손상과 장애의 구분을 통해 사회적 장애모형은 장애를 사회적 억압으로 개념화할 수 있었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여러 이론적 흐름들로부터 다양한 비판이 나타나게 됩니다. 손상과 쟁애이 관계는 사회적 장애모형의 성립에 있어 핵심적인 지점이면서, 동시에 가장 첨예한 논쟁의 지점인 것이지요. 102

 

장애의 존재로적 본질은 신체적·정신적 손상이다라는 의료적 모형의 장애 개념이 하나의 명제라면, ’장애는 손상된 몸을 지닌 사람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사회적 장벽이라는 사회적 모형의 장애 개념은 이에 대한 일종의 반명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러한 상황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합명제는 손상은 사회적인 것이고, 장애는 신체화된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휴즈는 표현합니다....몸의 사회학 입장에서 현대사회는 주요한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 문제들이 몸을 매개로 형성되고 표현되는 소위 신체사회의 성격이 점차 강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거식증, 히스테리...생명청치 역시 점점 더 중요성을 지니게 됩니다.) 106-107

 

올리버는 민영화와 시장화된 서비스 제공과 소비자주의 결합이 일종의 슈퍼마켓 모형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슈퍼마켓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도, 장애인을 고려한 물건의 적절한 배치도, 그리고 가장 핵심적으로는 슈퍼마켓의 선반에 어떤 물건이 놓이는지도 소비자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선택권과 통제권이 전혀 실현될 수 없다고 적절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149

 

 

3.

 

모든 활동을 노동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것뿐 아니라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는 것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화실에 앉아 그림을 그리거나 배우는 것도, 음악을 듣는 것도, 심지어 산소를 생산하는 나무들의 활동까지도 노동에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 인간의 물질적 정신적 정서적 삶에 가치 있는 것모두의 가치를 인정하고, 여기에 대가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166

 

애벌리는 복지의 본질을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 간의 투쟁에 의한 모순적 결과물이라고, 폴라니 식으로 이야기하면 이중적 운동의 결과라고 말합니다. 즉 복지는 그 자체로 모순적인 사회관계의 체현이지, 지배계급에 의해 일방적으로 장악되어 잇는 수단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산의 사회적 관계를 둘러싼 투쟁만이 아니라, 분배와 복지의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투쟁 역시 일정한 이행의 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봅니다. 다시 폴라니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튀어나온(발라낸) 경제를 사회정치적관계 속으로 묻어들어가게하는 과정으로 파악하는 것이지요. 171

 

애벌리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장애인의 노동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어떤 종류의 탈노동의 정치 또는 비노동의 정치로 나아갑니다. 그가 명시적으로 제시하는 대안의 방향을 그대로 옮겨보면, 노동을 원하고 노동의 과정에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노동을 촉진하고, 손상된 몸을 지닌 사람들을 포함하여 노동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비노동적인 삶을 보편적으로 안정화시키자라는 이중 전략의 실행입니다. 176

 

노동권의 개념을 자본주의적인 임노동에 편입될 권리 및 이것과 연동된 노동 3, 즉 노동의 권리로서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노동에 대한 스스로의 통제권 내지는 소유권, 즉 노동에 대한 권리 그 자체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적 노동에 각인되어 있는 강제성을 탈각하고 노동 자체를 재구성해 냄으로써, 즉 새로운 노동의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보다 완결된 조건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177 노동의 가치가 이윤의 창출을 준거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물질적 정신적 정서적 삶에 도움이 되는 것 자체로서 평가될 수 있다면, 노동 활동이 자본제적 노예 노동을 넘어 능동적 정치 활동과 융합되고 여가 활동과의 경계가 완화될 수 있다면, 어떤 장애인의 삶을 비노동적인 삶이라고 규정해야할 필연성은 제거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우리가 사고하는 새로운 사회로의 이행 방향이 될 수 있겠지요. 178

 

소득 보장, 주거권, 활동보조 서비스 등의 문제도 장애인 연금, 장애인 주거권, 장애인의 활동보조서비스라는 형태로 제기하기보다는 기초연금, 주거 빈곤층의 주거권, 전 국민의 보편적인 장기요양 서비스라는 보편적 의제의 형태로 제출하고 이를 통해 연합의 정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체성의 정치보다 적절한 정치 전략이라는 것이죠. 199

 

영향력의 정치는 시민사회에서의 사회운동의 정치뿐만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화된 정치의 영역에서 훨씬 더 강력하게 이루어지는 것일 수 있다는 뜻이지요. 또한 가족 종교 미디어와 같이 시민사회에 위치한다고 사고되는 여러 제도들이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라고 불릴 수 있는 것에서도 나타나듯이, 시민사회가 국가와 어떤 경계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전적으로 국가 외부에 있다기보다는 일종의 내재한 외부라는 점도 충분히 고려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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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주 - 참 우아한 녀석인데 벌써 끝물이네요. 꽃받침만 남겨두고 줄기는 시들고, 애처로워 보아줄 수도 없군요. 그래도 드문드문 보이는 우아의 흔적. 네잎으로 만드는 풍취가 늘 예사롭지 않아요. 그늘 초록바람 곁에 설레일 때 말이죠.

발. 양귀비꽃 색과 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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