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수록 돌아가라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지음, 박계수 옮김 / 창작시대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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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간에 대한 몇권의 책을 보면서 시간을 곱씹어 보게 되었습니다. 행여,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허우적되는 것은 아닌지? 꼭 알아야 될 것을 놓치고 그저 바쁘게만 사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다. 시대마다 시간에 대한 개념이 다르구나라는 느낌이 점점 깊숙히 자리 잡습니다. 부르조아 계급이 생긴 이후로, 시간이 점점 '금'으로 표현되고 날라가는 화살로 비유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전에는 이렇게 날카로운 직선,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순환되는 것으로, 또는 상황에 맞게 여러가지 모양으로 표현되었겠죠. 시간이 '금'으로 표현되는 시대가 벌써 300년을 넘었군요. 하지만 그것을 소수 가진자에게 '금'일뿐이지, 나머지는 그저 황량하기만 합니다.

일선에서 왕따당한 뒤, 가면 갈수록 커지는 빈부차이로 허망하게 몸 버리고, 마음버리고, 가족버리고, 자신의 꿈마저 버릴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시간으로 모자라, 벌써 가속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 간격을 채워주는 부품일 뿐이지.... 그래서 지은이는 감속을 이야기합니다. 시간은 '생명'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일만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가치, 교제의 균형감각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돈의 증식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리실현물이 아닙니다. 사람이기에 어느 하나 편식하게 되면 균형감각을 잃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리뷰가 있을 것 같았는데, 아쉽군요. 단순하게 살아라의 단순한 증보판만은 아니라 여겨 흔적 남깁니다. 그리고 한해, 삶은 진중하게 다시 설계해보시구. 맘껏 몸도, 시간도 즐기시는 기회되시길 바랍니다. 아래글은 시간에 관한 몇가지 생각을 모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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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의 시대,
무한을 향해 질주하는 브레이크 없는 기차처럼
세상은 감속과 느림을 거부하는 듯이 보입니다.

미국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과,
유럽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은
무한 가속만 일삼는 우리에게 문제의 화살을 되돌립니다.

세상이란
정말 불확실하기만 합니다.
소련이 언제 붕괴될지? 미국이 그렇게 테러를 받게 될지?
알았습니까? 예측 못한 일이지요?
강대국간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앞으로 예측가능한가요?

세상이란 도로는 군데군데 웅덩이로 가득차 있습니다.
가속을 하면 할수록 우리를 실은 마차는
차체도 망가지고, 빨리가면 갈수록 목적지에 늦게 도착하는 것은 아닐까요?
만일 내가 다니고 있는 길이 예측가능한 고속도로라면 가속하겠지만,
곳곳이 장애물투성이라면?

웅덩이를 살피고, 옆의 사람을 보듬고
천천히, 일만 하지 않고 주변을 생각하고
몸도 챙길 줄 아는 방법이 진정한 지름길임을 우리는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일터가 효율과 일만 생각한다고 잘 될까요?
밤샘하여 일만한다고 잘 될까요?

프랑스도, 스웨덴도, 서구 어느나라도
일처리가 늦어터졌지요? 우리처럼 빠르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속을 일삼으면서도 늘 제자리나,
자신의 몸은 사오정깃발과 함께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혹, 우리의 가속이 문제있는지?
효율을 빌미로 밟은 가속이
이렇게 빨리빨리병이 속을 곪게 하고 바이러스처럼 퍼지는 것은 아닐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서 우리것을 뽑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이제 서구의 사회민주주의 경험을 푹 고우고,
미국의 경쟁시선에서 서구의 경험으로 시선을 돌려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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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삶의 오솔길
문병란 엮음 / 솔과학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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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눈은 일상을 다시, 더욱 더 시야를 넓혀준다고... 시상을 담은 것들이 낮달, 동치미, 별빛...으로 이어집니다. 동치미를 느끼며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고희가 넘은 시인의 눈길과, 현실의 시어가 행여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동치미보다 피자맛에 감응하여 시어를 선택하고 사고의 폭을 넓히지 않을까? 행여 그런 정서라도 담뿍담겨 있을까?

너무 획일화되고 일률적이어서 .... ...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하지만, 곧 생각을 접었습니다. 여전히 후배 시인들도 빼곡한 아파트 숲에는 익숙치 않더군요. 여전히 오르내리는 시어들은 사람에겐 숲과 자연귀의적 본능이 곳곳에 숨어 있어 내 생각은 허툴다는 느낌으로 다시 마음을 잡았습니다.

고희의 엮은 시인 문병란님은 뵌 적도 있고 떨리는 음성도 들었기엔, 아버님 같은 연배의 정서를 담뿍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불혹을 바라보는 자신도 늘 낮달과 동치미와 별빛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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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Q로 살아라
김무곤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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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EQ, NQ

한번 생각해봅니다. 사람을 중심에 놓고 골고루 생각하지 않으면 어떤 이론도 삶도 고달프지 않을까요. 일과 효율을 앞에 두고 매진한다면 유용한 것만 생각하겠지요. 필요한 것만 쏘옥 빼먹고...그리고 우리 개발도상국의 경험처럼 공해와 황폐해지는 삶터가 그림자처럼 따르겠지요. 무용한 것, 왜 하루살이가 하루만 사는지? 소화기관은 없고, 생식기관만 있는 하루살이의 일생을 세상사는 논리대로라면 알필요가 없지요. 그런데 알면 왠지 가엾어지고 고민하게 되잖아요. 그런 가엾음이 어쨌든 삶에 도움이 되지는 않겠어요. 쓸데없는 것이 창의성도 사람중심의 삶터를 풍부하게 하지요. 여기엔 나쁜 그림자가 없습니다.

공존지수 그런면에서 사람을 가운데 놓고 사고하기에 긍정합니다. 일과 효율만 중심에 두고선 결국 지름길로 가는 것 같지만 자신도, 주위도 시간이 지날수록 남는 것이 없어요. 돈과 실적이 남는다구요. 결코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일터나 삶터 언저리에서 보면, 무엇이 된다 싶으면 온갖 논리를 동원해서 끌고 가지만 몇개월, 몇년 지나면 늘 자맥질에 불과한 경우를 자주 접합니다. 오히려 느긋하게 주변을 챙기고, 같이 고민했다면, 우성이산처럼 늙은이가 조금 조금씩 결국 산을 옮기는 것, 삶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것, 천천히 같이 가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것은 현재인들은 너무 잊고 사는 것 같더군요.

행여, 자신이 너무 바빠 안절 부절 하거나, 삶에 왜?라는 물음표를 찍고 싶다면, 그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면 권하고 싶군요. 하지만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꽉 찬 느낌은 들지 않더군요. 제 욕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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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에 대한 찬양 - 개정판
버트란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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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책을 15년쯤 누가 나에게 선물했다면, 선물을 떠나 어디 구석에 처박아 놓았을지 모르겠다. 그뒤 소련의 붕괴로 이어지고...그런 러셀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자본주의 사회 시간에 대한 의문과 무엇인가 다른 개념이 시대에 따라 있을 것이라는 궁금증이 더해지면서 우연히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잇속과 만나 책을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어쩌면 4시간 노동을 부르짖는, 8시간이 아니라 얼마나 혁명적인가? 무한 증식을 꿈꾸는 자본주의 시대 생활인에 대해 얼마나 명쾌하게 분석하고 있는가? 교양이라고 유용한 것만 탐내는 자의 말로를 얼마나 명쾌한지?

우리 시대, 사회민주주의 이야기도 꺼내지 못하는 우리 현실에 진정한 공존과 삶을 위해 어떤 고민이 베여나야 되는지 다시 눈뜨게 된다. 스크랩 해서 조금씩 음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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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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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초를 보면서 민초들을 생각한다. 삶과 늘 가까워 가장 멋지고 가장 빠름을 다시 새겨본다. 저들 푸르른 소나무보다 더 푸르름에 깜짝 놀란다. 그렇게 봄을 준비하고 있나부다. 이 책을 보기전 일터 인근에 있던 야초들에게 눈길을 제대로 못주었다. 문득 책을 읽으며, 조금씩 조금씩 시선이 스며들고 있음을 느낀다. 책거리 겸 느낌을 다음 글로 담는다.

野 草

길섶 드문드문 풀냄새다
얕은 둔덕 겨울낙옆 사이로
질경이 손고사리 취가 손을 들고 있다

그만 찬 서리에 얼어붙은 줄 알았다

달림 소리, 건네는 눈길 속으로 숨소리가 보인다
내 호흡이 거푸 거칠수록
야초는 얕은 숨을 내쉰다
땅에 가장 가까이 발 벌리는 줄 이제야 눈치챈다

땅의 쿵쾅거리는 숨결에 그렇게 멋지게 교감하고 있다

오는 길섶 갈대 한 그루
시선을 따라가보니
금강여울 아득히 재두루미들 점점 박히고

숨은 길섶
야초와 연애질 하던 멧새
달림 인기척에 후두득, 후드득
갈대 숲으로 숨는다.

 

어떤 이별을 위하여-둘

-공주 금강에서     윤중호

 

너 때문에 여길 온 게 아니야, 정말이다.

금강 옆, 마른 강냉이 이파리 서걱대는 밭둑에

가을이 깊어갈수록 땅 속에 뿌리깊게 내려

애기쑥, 봄을 준비하는지, 단지

그것 때문에 여길 왔어, 정말이다.

너 때문에 여길 온 게 아니야

왜 있지, 아침마다

낮은 휘파람 소릴 내며 흐르던, 금강의

새벽안개, 아직도 살아

퍼렇게 출렁대는지, 단지

그걸 보려고 여길 왔어, 정말이다.

널 잊어버리자고 여길 온 게 아니야

어부집 가는 길 옆

아직도 금강은 낮게만 흘러

흐로고 또 흘러, 하얀 물싸리나무꽃, 아직

한 묶음씩 터뜨리는지,

그걸 보러왔어,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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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송 덕분에 읽게 된 책인데 좋더군요. 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