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O.S.T
라이언 고슬링 외 노래, 저스틴 허위츠 (Justin Hurwitz) 작곡 / 유니버설(Universal)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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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 린 민메이야 사운드와 조명이 없어도 춤출 몸과 목소리만 있으면 어디서 벌어먹든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피아노 재즈를 하는 남자는 고민이 많다. 일단 피아노가 필요하고, 피아노를 놓을 공간이 필요하며, 그것도 덕질(...)한 것을 전시할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사랑하는 여자는 항상 뒷전으로 남겨진다. 그런데 또 무슨 문제가 생기냐면, 그 여자를 먹여살릴 돈이 필요한 거다. 여자가 직장과 자취방마저 버리고 홀홀단신으로 자신의 방으로 왔다면 더욱 부담스럽다. 결국 남자는 꿈을 가슴 속에 쟁여두고 하기 싫은 일마저 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자꾸 그 처지가 여자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권력을 여자에게 행사하게 되는데... 뭐, 여기까지는 우리가 겪는 뻔한 스토리이다.

그러나 영화는 남성 덕분에 재즈를 좋아하게 되었고 배우가 될 꿈을 품었던 여성이 모든 걸 때려치고 고향으로 향할 때부터 시작한다. 그는 집으로 찾아오더니, 전혀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대뜸 그녀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연인 관계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고지가 바로 저 곳에 있는데 포기하면 안 된다고 대뜸 채찍질을 해댄다.

그러나 여자는 유명해져서 다른 부잣집 남자와 결혼도 하고 잘 사는데 재즈바를 차린 그 남자는 여전히 솔로인게 안타깝다... 어째서냐 ㅠㅠ 역시 오타쿠는 평범한 가정생활을 할 수 없다는 거냐 ㅠㅠ 어쩐지 남자와 여자가 두번째쯤 만나고 헤어질 때 남자가 해변에서 홀로 City of light를 부르는데 마크로스의 린 민메이 생각나더라니 ㅠㅠㅠ

아무튼 연인들의 헤어짐이 저 정도로 깔끔하면 해피?엔딩에 가깝긴 하다. 세상에는 꿈도 못 이루고 헤어질 때까지 애인과 싸우는 사람들이 많지 않던가. (예를 들면 후자는 나라던가...)

P. S 위플래시가 라라랜드보다 낫다는 의견들이 있었는데, 솔직히 선생한테 쥐어 터지는 장면으로 내 분노를 유발시키는 영화보단 생각없는? 로맨스가 차라리 훨씬 나한테 맞는 거 같다. 왠지 장면장면마다 마크로스가 심히 겹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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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수상작 콜렉션 [2004 ~ 2007] (9DISC)
구스 반 산트 외 감독, 페넬로페 크루즈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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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집안 출신이라 다부지고 씩씩한 오틸리아에게 임무가 하나 떨어졌다. 어쩐지 믿음직하지 못하고 무서움에 떨면서 거짓말을 번복하는 룸메이트 가비타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가비타는 임신 4개월이며, 어쩐 일인지 영화에 출연하는 그 누구도 질문하지 않지만 애아빠는 그녀의 옆에 없다. 오틸리아는 친구 대신 호텔을 대신 잡아주고, 남자친구에게 돈을 빌려서 의사에게 비용을 지불했으며, 의사와의 접촉도 직접하고, 낙태할 때 아기도 대신 처리해 주었다. 어쩌면 남자 이상의 도움을 주었다. 비용이 모잘라서 의사랑 성관계까지 해줬으니 말이다. 상황이 어떻든지간에 원하지 않은 성관계인지라 심경이 상당히 복잡할 텐데 남자친구 집안의 생일파티 참석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그 정신없는 와중까지 아낌없이 남자친구에게 결혼약속을 받아내는 오틸리아. 그녀는 분명 아이를 낳는다면 잘 키울 것이라 생각한다. 의사는 프런트에 신분증을 두고 갔으며, 호텔 직원들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닥 달갑지 않고, 남자친구는 아이가 생길 수 있다는 가정에 별로 듬직하지도 침착하지도 않은 반응을 보이지만 말이다.

불꽃페미에 참석해서 봤다가 혼란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나왔다. 영화에서 하도 그 두 여성들이 담배를 맛깔나게 피워서 그런지 거기 있던 여자애들도 모두 담배피러 나가더라.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래서 여자애가 몸을 함부로 굴리면 안 돼'라고 하는데, 문제는 오틸리아이다. 그 와중에 의사가 얌전히 콘돔을 썼을리는 없고, 아무리 그녀가 생리를 했어도 임신 가능성이 있을텐데... 협박에 기반한 그런 강간으로 아이가 생겼다면 과연 오틸리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아님 그런 상황을 방관한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물어야 할까, 의사? 아님 가비타? 현명한 오틸리아는 곤란한 일이 생길 때는 가비타가 그녀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못을 박는다. 누구나 그런 곤경에 빠지는 상황은 온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 누구의 말을 듣고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묘한 공포감을 강조하면서 그 영화가 성교육 자료로서 완벽하다고 하지만, 나는 자신이나 혹은 다른 사람이 곤경에 처할 때의 대처법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침착하고 냉정하게 대처하면서, 하지만 자신이 무슨 감정을 느끼는지는 명확히 호소하면서... 근데 사실 이럴 바에는 아예 관계를 안 하는게 여자로서는 속이 편할지도 모르겠다 ㅋㅋㅋ 이건 영화를 보는 각자의 생각에 맡기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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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최승호 감독 / 루커스엔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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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 부분이 간첩 혐의로 붙잡힌 사람의 여동생에게 질문을 하는 검사의 목소리로 시작한다. 그의 목소리는 사무적이란 표현의 전형을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듯한데, 그 순간 사람이 낼 법한 소린가 싶을 정도로 잔잔하고 감정없는 소리였다. 그 소리가 칼이며, 누군가의 마음을 베어내고 있었다. 마치 약을 들이킨 것처럼(몇 개월 독방에 처박혀서 심문을 받았으니 그런 적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윤동주도 정체모를 주사를 맞았다고 하지 않던가.) 질문을 받는 상대방의 마음을 끝도 없는 심연으로 빠뜨리게 만들 법했다. 반면 여동생에게 '어머니가 그런 개짓을 했다고 말하다니 부끄럽지도 않느냐'라고 추궁하는 유우성의 목소리는 맑고 청명했다. 그의 목소리는 결국 정신에 안개가 낀 듯한, 신흥종교라도 신봉하는 듯한 그 검사의 목소리를 꿰뚫었다. 뭐, 어차피 유우성에게 피해를 줬다고 한들 어차피 그 검사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을 테고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을테니 상황은 바뀌지 않겠지만.
노무현과 서울 시장에 대한 모욕적인 짤방과 욕설이 나돌고 있다. 심지어는 깔끔한 척하는 진보들도 마찬가지이다. 놀라운 사실은 1997년에 간첩이 잡혔고 그 이후로 단 한 명의 간첩도 잡히지 않았다가 다시 2011년에 간첩이 잡혔다는 거다. 그렇다면 그 당시 집권했던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북한과 내통한 걸까? 그런데 놀랍게도 몇몇 진보진영들은 진보적인 대통령이 집권한 10년의 시기조차도 신자유주의의 지배가 팽배했다고 말하고 있다. 만일 그들이 정말 북한과 내통했다면 북한이 꿈꾸는 공산주의 국가를 벌써부터 세우지 않았을까? 설악산같은 데서 반동분자를 다 숙청하고 말이다. 아, 그런데 우리는 간첩을 숙청하고 있구나. 사형제도가 막히니까 종신을 선고하거나 자살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말이다. 개새끼가 죽어도 묘비를 세우는데 간첩 혐의를 받고 자살한 사람에게 묘비 하나 만들어주지 않았다가, 카메라 들이대니까 만드는 그 재주가 묘하다.

그 위선자들에게 맞서는 방법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침착하게 큰소리를 내지 않고 사실을 캐내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나저나 유우성을 그렇게 감옥으로 보내고 여동생의 인생을 파탄낸 그 남자의 아내가 매우 가관이다. 국정원에서 일하는 게 아닐까 의심되는 사람을 총 두 명 본 적이 있는데 그 사람들과 가까이 지냈으면 나도 저렇게 미친년마냥 변했을까? 소름이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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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호스
마이클 모퍼고 지음, 김민석 옮김 / 풀빛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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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제는 전쟁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자신을 처음 거둬준 소년을 만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했던 말과 그 말을 되찾기 위해 군대에도 지원했던 소년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 말은 꼭 주인을 찾아가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소년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다. 단지 충직함이 단점일 뿐이다. 소년에게는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는 전직 군인으로 친구를 구하려다가 다리를 절게 되어 퇴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대에 나가기 전에 형제에게 좋은 땅덩어리를 모두 내주어 척박한 땅밖에 남지 않았던 노인은 재산을 술로 탕진하기에 바쁘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한다고 다독이며 고분고분 순종한다. 아들도 또한 그렇다. 어쨌던 아버지는 술을 끊지 않았다. 말을 병사에게 팔았다. 설령 말이 다시 돌아왔다고 해도 언제 팔려나갈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들은 결국 또 말의 입장보다 아버지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다. 아버지가 살아있는 한 말이다. 차라리 에밀리와 잼을 파는 할아버지에게 팔리는 게 훨씬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난 이 영화의 결말에 상당한 불만이 있다. 사람보다 말이 더 연기를 잘해서 그 불만이 더해진 걸수도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를 보면, 이상하게도 전쟁과 관련없는 작품은 거의 인기가 없다. 아이의 섬세한 시각으로 그려진 아이로봇이 이상하리만큼 욕을 뒤집어쓴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전쟁과 관련된 영화는 아무리 고전적이어도 평타는 친다. 그는 전쟁과 관련된 영화에 항상 미국 특유의 개척 정신을 교훈으로 하여 소스처럼 첨가해 넣는 경향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이로봇 영화가 더 좋았지만, 마음먹고 돈 내서 보는 바깥 영화관이 아니라 안방에서 티비틀고 무료로 졸지 않고 보기엔 워 호스가 더 재미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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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스타트렉 비욘드 SE (2disc)
저스틴 린 감독, 사이먼 페그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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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너드 니모이를 추모하며
안톤에게

워낙 장르가 오래된 SF 작품이다보니 관련자 중에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스타트렉 영화를 제작하는 사이 원조 스타트렉 작품에서 스팍을 연기했던 레너드 니모이가 사망했다. 거기다가 젊은 배우 안톤 옐친의 사망은 안타까움을 한층 더한다. 영화를 보기 전엔 그의 사망소식을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편은 그의 연기가 유독 빛을 더하는 순간이었다. 서울에서 생일기념으로 무언가를 할 생각이었었는데 취소되어 영화를 본 게 새삼스럽지만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능한 한 모든 생명을 살리며 특히 크루들을 버리지 않는다는 캡틴의 정신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스타트렉의 숙제는 인간 백인이 캡틴이라는 사실이다. 백인, 특히 미국은 모든 인종들을 설득하여 하나로 모으겠다는 마음을 항상 품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적군은 외계인이거나 흑인이며 투쟁하려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투쟁하려는 정신은 어디에서 배웠을까? 자신에게 투쟁을 가르쳐놓고 우주 망망대해에 버린 인간의 아카데미에 흑인은 분노하고 있는데, 백인은 세상이 항시 변한다고 그에게 가르치고 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동시에 흑인이 분노할 만한 직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렇게 캡틴조차 완벽하지 않기에 그를 뒷받침할 크루들이 있고, 그들 개개인의 정신을 존중해야 배는 문제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은 요즘 시대에 유행하는 록 음악인데 여기 인물들은 미래 인물이다보니 클래식 음악으로 취급받고 있다. 하긴 마크로스 스토리는 지금 시대에서 봐도 참 옛날옛적 이야기이긴 한데 그래도 스타트렉 비욘드에선 어느 정도 개연성은 있으니... 비스티 보이즈의 사보타주 꼭 들어보십쇼.

세월호 사건 이후로 배 이야기 나오면 왠지 애틋해진다. 그런데 여기 선장은 적군으로 의심되는 외계인까지 포함하여 다 탈출시킨 뒤 마지막으로 자신이 탈출한다. 그것도 두 번 씩이나. 그게 날 눈물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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