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Kingdom 70
하라 야스히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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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시도가 주목받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고전 전쟁물을 고수하여 킹덤만의 작품과 세계관을 보여준 점에 대해서는 칭찬할 만하다. 카리스마 넘치고 속내를 알 수 없는 환기와 솔직한 기백을 가진 신의 대립, 진나라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던 이안의 비극 등을 팽팽하게 잘 다루어냈다. 액션씬에서 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게 여전히 지적되었지만, 다행히 작화 붕괴는 없었다. 액션씬이 격해질 때 보통 사정없이 작화붕괴되지만 그 희생에도 불구하고 희대 작품이 탄생하는 걸 보면 이게 잘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어차피 민간인은 진나라가 쳐들어오든 조나라가 쳐들어오든 마찬가지라는 할머니의 말을 씹어먹고 자신은 비신대라니까 괜찮다는 신의 대사를 그대로 쓴 건 문제가 있어보인다. 이전 리뷰에서도 지적한 적이 있지만, 이 작품은 진같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강한 대국을 꿈꾸는 일본의 정신을 그대로 물려받고 있는 작품이다. 비록 신이 약탈 등 범죄적인 행위를 민간인에게 일삼는 환기 부대에게 저항을 한다고 하나, 비신대는 어디까지나 공략전에 참가한 부대로 조군의 총대장인 환기의 방침에 저항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작품은 장송의 프리렌과 같은 분기에 나와 처참하게 밀리게 되었다. 물론 1~2기에서 여러모로 처참한 실패를 겪은 후 간신히 지금까지 기어올라온 킹덤이나, 이제는 원작의 근본적인 한계와 정면으로 맞닥뜨린 셈이기 때문에 6기가 나오지 않고 끝날 거라는 의견이 많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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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언럭 20 - 움직일 수 있었어
토즈카 요시후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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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좋냐는 질문, 결정했어요. 전 계속 변하지 못해서 괴로운 나머지 죽으려고 했는데(...) 오늘 당신이랑 같이 이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정말 즐거웠으니, 변화시켜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변한다는 게 참 좋은 거란 생각이 들어요."




저 때 공식커플되는데 안 나오고 끝남 2기 내주시는 거죠???

1. 후코는 초능력자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맨살을 만진 사람에게 불운이 닥치는 능력이라서 남에게 폐 안 끼치려고 히키코모리 오타쿠가 되었다가 불사 앤디를 만나죠. 죽고 싶은 앤디는 계속 후코에게 플러팅해서 섹스하면 죽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하게 됩니다.

근데 여기서 의문인 게 하나 있습니다. 후코가 첫 키스할 때 거대한 불운이 오죠. 그 후로는 그런 불운은 안 옵니다.

그럼 첫 섹스를 하고 나서 불운이 올 때 안 죽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 후엔 절대 안 죽겠죠 ㅋㅋㅋ. 그 다음을 생각하지 않은 앤디였습니다. 근데 쓰고나니 후코도 앞일 생각 안 하네요. 지가 먼저 좋아죽으면서 평생 안 좋아하긴 개뿔 ㅋ

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지네들끼리의 세상 속에서 행복에 겨워해서 자살 이야기가 무산될 거 같긴 한데(대체 어디가 언럭이란 건지).

이는 파스칼 키냐르의 섹스와 공포가 생각나는 대목이었습니다. 이 블로그에도 리뷰가 있습니다. 로마 귀족의 성적 타락에 관한 에세이인데요, 책 중 이런 구절이 있죠. 작가는 아무래도 이 책을 읽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이걸 직장에 들고가서 대놓고 휴게실에서 읽은 나도 참..

2. 이 작품의 초능력은 전부 다 Un으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목도 언데드 언럭이죠.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게 할수도 있지만, 무언가가 욕망하는 것과 반대로 행동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셴 시앙이 후코가 앤디를 좋아하는 걸 눈치챈 것이죠. 후코는 앤디가 자신의 몸을 허락없이 만지는(...)데도 가까이하려 하고 그로 인해 그 상황에선 가장 닿고 싶지 않은 셴에게 닿게 되니까요.

근데 아무리 샤프트가 제작했다고 해도 그렇지 애니메이션 정말 너무 설명 안 해주네요 ㅋㅋ 원작 만화책 읽는 게 필요할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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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DJ―The Starting of Photon Maiden― 2 (KCデラックス) (コミック)
ブシロ-ド / 講談社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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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DJ 2기에 속하는 작품이다. 굳이 이 글에다가 풀어서 소개하는 이유는 이 리뷰가 500자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며 뭔가 굉장히 실망이 커서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애니메이션에서 보통 2기가 재미없는 건 1기에서 보여줬던 소재의 참신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기에서는 무난하게 스토리의 안정성을 추구하거나, 혹은 1기에서 진행했던 내용에 더 나아가 급반전을 주어서 3기의 완결로 마무리를 짓는 게 좋다. 보통 D4DJ는 음악물에 속하므로 드라마틱한 반전보다는 전자를 택하는 게 안정적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오버를 넘어서 과한 면이 있었다. 예를 들어 주인공 팀 중 한 멤버가 영어 외에 한자를 못 읽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도 사회 비판을 하려던 게 아닌가 싶은데, 문제는 주인공들이 전부 여성이라는 점이다. 여성의 백치미를 돋보이게 만드는 여느 일본 작품들과 다를 바가 없었고, 도리어 화를 돋구게 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 어디가 그렇게 개그같은지 알 수 없는데, 아무튼 어떻게든 웃겨보려고 계속 시청자들의 도움을 청하는 듯한 제스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니네가 우리를 웃기는데 왜 우리가 도와줘야돼..

또한 마을을 홍보하려 손짓고양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설정은 좋았지만, 이미 다른 작품들에서 이전에 시도했던 기획이라면 좀 더 잘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좀비 아이돌(이것도 좀 베낀 티가 나던데.)이 등장하는 좀비 랜드 사가는 사가라는 도시를 지정하여 그 특색을 매우 자세히 묘사한다. 아예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작품으로 그려놓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마을을 홍보하기 위한 DJ 팀들의 시도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3기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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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 했던 사정 8 (일반판)
고래 지음, 밀차 원작 / 디앤씨웹툰비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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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덕후였던 현대의 어느 백수생은 원하는 대학교에 붙지 못하여 좌절하고 있었다. 자살하려 올라간 빌딩에서 합격 문자를 본 그녀. 기뻐하는 사이 누군가 밀치는 바람에 빌딩에서 떨어져 죽은 그녀는 어느 소설의 엑스트라 레리아나 맥밀런으로 환생한다. 그 소설도 파악하고 있는 레리아나는 소설 속 자신이 왜 죽었는지 알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구혼자에게 암살당한 것이다. 그를 떨쳐내기 위해 그녀는 소설 속 내용, 즉 자신이 속한 세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알고 있다며 남주 노아를 설득하여 그를 약혼자로 삼고 구혼자를 쫓아낸다. 살아남았다고 안도하는 사이, 더 강력한 반전이 레리아나 및 노아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이게 줄거리로 설명하면 감이 안 잡히는데, 레리아나가 총도 잘 쏘고, 전생에선 워낙 백수인채로 공부도 오래하고 책벌레로 살았던지라 다른 귀부인들과 달리 총명해서 그 때문에 노아가 그녀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되는 내용이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이나 혹은 원작 웹소설을 읽어봐야 하는데, 문제는 이 작품이 거의 1인칭 시점인데 여자 주인공이 학구열에 불타는 그런 스타일이라서 작품 내용 자체도 굉장히 도덕적이라는 것이다. 페미니즘이 포함되어 있는 일상은 뭐 나무랄만한 데가 없는데 전형적인 여장남자가 여주 편에 서서 라이벌을 괴롭히는 장면은 도무지;; 뭐 그게 일본하고 잘 맞는 면일지도 모르겠는데, 교훈적인 내용을 싫어한다면 부담스러워 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추리가 작품에 긴장감을 가져다주며, 무엇보다 반전이 훌륭하다. 로맨스 이전에 스릴러로서 감상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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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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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몬스터와 인간이 영역을 나누어서 지낸다. 갑자기 인간에게 흉폭해진 몬스터를 인간이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남주 유우도 그 중 하나이다. 그의 아버지는 몬스터의 마음을 치유하는 유술사로, 자식에게 유리병을 선물하고 여행을 떠난 이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유리병에서는 소녀가 나오고, 그녀의 격려를 받아 유우는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으러 여행을 떠난다.

근데 사실 대부분의 내용이 아버지를 찾는다기 보다는 여행해서 사람 만나는 그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에피소드들도 게임 내용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에(애니메이션은 보통 12화 분량에 맞춰놓아야 하기 때문에 내용을 축소하거나 자르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렇게 큰 의미는 없다. 일상물로 보아도 될 듯하다.

근데 놀라운 건 애니메이션 작화인지 일러스트인지 헷갈릴 정도로 수려한 영상이다. 게임작화보다도 더 나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청 바란다. 특히 토토라고 하는 통통한 토끼같은 몬스터가 방방 뛰어다니며 유우를 따라다니는데, 그 실한 이미지가 한 번 보면 눈에서 계속 아른거린다.

또한 게임 원작 애니는 위에서 말한대로 게임이 원작이라 그에 비교하면 분량이 적어지고, 끝까지 마무리를 하지 못한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칭찬할 만한 점은 판타지의 메리트라 할 수 있는 세계관을 담으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몬스터뿐만 아니라 조그맣고 귀여운 요정이 등장하기도 한다. 판타지 중 귀여운 요소는 전부 모아놓은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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