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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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핏 책제목과 겉껍데기를 보면 무슨 동화책으로 착각할 만도 하다. 나중에 살펴본결과 출판사에서 정말 책 하나는 내용에 맞게 잘 뽑아줬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지만. 설마하니 소설을 패러디해서 또다른 소설을 패러디하는 발상을 낼 줄은.
 프롤로그부터 시니컬하면서도 함부로 사람을 웃을 수 없게 만들 수 있는 비장한(?) 감각이 발현되며,
 그 최면때문인지는 몰라도 읽는 사람들의 눈을 떼어내지 못하게 만든다.
 (나뿐만이 아니라 내 남자친구에 의해서도 그 사실은 증명되었다.)
 딱히 소설을 패러디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었던 일상의 가난들이 총출동되는 순간이랄까.
 말 그대로 그 시절을 겪어본, 혹은 그 시절을 들어온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판타지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쁜소설과 국기계양대가 가장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그저 가볍게 ㅋㅋㅋ하고 웃어넘길수도 있는, 그러면서도 진지한 의미를 돌이켜보는 소설들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분의 소설들과 에세이를 한 번 쭉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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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도요 지음 / 이둔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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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로 오랜만에 읽는 퀴어소설이자 BL소설이었다. 따라서 참으로 감회가 새로웠달까... 비록 우리나라 시골에서 벌어지는 친척간의 연애이기 때문에 현실성은 급 떨어지고 판타지에 가까운 수준이다만, 명이의 8년정도에 걸친 끈질긴 노력을 보면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그리고 8년간 외면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미련과 비슷한 사랑을 떨쳐버리지 못한 주인공에게도. 참, BL소설이고 자시고간에 로맨스물을 처음 읽어보는군ㄱ- 아무튼 로맨스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우리나라 시골의 생생한 재현때문에 별로 웃을거리가 없는 이 소설에 따뜻함과 훈훈함을 가져다 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인물들의 치밀한 심리전과 배경의 구성에 있어서는 에이플러스를 주고 싶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업소설들이 그렇듯 급엔딩이 내려지는 점에 대해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달까...ㄱ- 아무튼 BL소설에 있어서는 상당히 고품격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하추간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PS. 후에 검색해 본 바로는 이 분이 그 유명한 전설의 '공교육의 추억'을 쓰신 분이란다. 랄까 애들장난같은 고백에서의 씬에 비하면 수위가 너무 비교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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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마시는 새 3 - 유혈의 지배자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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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고나서도 한동안 이 책에 나오는 우화와 정치가 무슨 관련이 있는가...에 대해선 한동안 고심했었다. 왕보다는 신에 더 가까운 이야기였고, 정치보다는 종교에 더 가까운 이야기였다. "대장군님도 제국이잖아요"라는 정우의 이야기에 잠깐 넘어갈 뻔했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종교와 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이 정해준 운명과 인간이 원하는 운명의 대결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니 정치가보다는 종교인들이 발끈하면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실패한 악인과 훌륭한 악인에 대한 참고서는 될 수 있으려나? 여기서 실패한 악인은 스카리 빌파, 성공한 악인은 원시제라고 난 생각한다. 이유는 8권 외전에 전부 나와있지만, 그는 인간도 아닌 자를 악한 인간, 아니 악한 신으로 세우는데 완벽히 성공했다. 물론 그 악한 신이 스스로 폭주만 안했다면 그랬을 거라는 이야기이다. 눈물을 마시는 새와는 달리 좀 더 스케일이 광범위했고, 좀 더 인간적인 이야기였다. 캐릭터들의 특성도 전보다 매우 선명해진 느낌이었다. 자세히 읽어보면 나가들이 군령자를 잡아들이게 치천제가 내버려둔 이유, 그리고 모든 일의 원인이 치천제에게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이전권보다 좀 더 명확히 알게 될 것이다. 이것도 스포일러이려나;;;;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백호왕과 치천제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이 책을 읽어볼 것. 

P.S 그보다 우리 륜과 아스화리탈은 여전히 안 깨어나는거냐, 응? 그런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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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록흔 3
한수영 지음 / 현대문화센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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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가 읽을만큼 인기있는 책이었다고 해서 읽어봤지만, 과연 남자분들이 이걸 읽고 좋아했는지는-_-;;;;;
 너무 픽션인 요소가 많을 뿐더러, 지리멸렬한 권선징악요소에 게다가 뭐냐 그 엄청나게 당연한 해피엔딩은;
 남주나 여주 둘 중 하나가 죽는 이야기인 줄 잘못 알고보다가 그대로 파닥파닥 낚였던 순간.
 게다가 가륜자식은 왜 저리 잘나디 잘난 천하무적이더냐..... 확실히 연록흔이 남자같은 성미를 되돌릴만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전개되다보니 그냥 겉만 꼿꼿한 수동적 여자로만보여 상당히 기분나빴다. 뭐 내용 이면을 따져보면 그리했다만, 가히 문장실력만은 발군이다. 결국 난 유명하다는 무협멜로소설에서 문장실력만 잔뜩 구경한건가, 왠지 허무하기까지 한 순간이랄까. 어쩌면 요즘에는 살짝 멜로물이 질렸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이런 소설이라면 좋아라고 보았었는데 말이지, 이젠 자신이 천하무적이라는 남자들만 보아도 구역질이 난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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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 하 - 초현실주의소설
안정효 지음 / 정민미디어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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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러니컬하게도, 나는 이 소설을 성신교정에서 읽었다.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을 양성하는 학교에서 이런 책을 당당하게 서고에 넣었다는 사실이 컬쳐쇼크에 가까운 충격을 주었달까. 음... 이 책은 뭘 말해도 스포일러가 되거나 혹은 절대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애매모호한 책이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현대사회와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적나라한 조소, 나아가 인간에 대한 허무주의 의식이 배어있는 소설이랄까. (그러나 결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책장을 한참 펴들고 멍하니 있다가 "에에?"하는 바보같은 소리를 내버릴 것 같았다.) 인간을 지구상에서 없애버리는 방법이 이렇게 쉬울 줄은 몰랐는데 중편까지 읽으면서 점점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트릭스보다 훨씬 솔직해서 등골이 오싹해기까지 하다. 아무튼 오랜만에 정말 제대로 된 한국 소설을 읽은 것 같다. 이거 다시 양장으로 재출판할 수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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