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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면 무조건 읽는다. 어쩌면 그것이 나의 독서 편력인것도 있지만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추리물에 관심을 갖게 만든 작가 중 한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얼마전 책장을 정리하다 나라별, 작가별로 따로 모았더니 대부분 일본 작가의 작품이었다. 그 중 미야베 미유키, 오쿠다 히데오, 온다 리쿠, 이사카 고타로와 더불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전작을 소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한번 작가에 꽂히면 그 작가의 모든 작품을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보니 때로는 본의 아니게 소장하기 위해 재미없는 책도 구입하게 되는 단점도 있다. 하여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 또 나왔다는 말에 - 물론 국내 번역본이 말이다. 일본에서는 90년대 초반에 나왔다고 한다 - 무조건 입수. 이번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 일까 궁금함에 몇장 읽다 결국은 회사에서 눈치보며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의 작품의 매력은 무엇보다 흡입력이 아닐까 한다. 궁금해서 다른 일을 못하게 만드는 맛. 게다가 치밀한 구성과 마지막에 주는 강한 여운. 바로 이점이 히가시노 게이고를 놓치 못하는 이유이다.
'회랑정 살인사건' 은 그의 다른 작품 '방과후'와 마찬가지로 밀실살인-즉, 제한된 장소에서 살인이 벌어지고, 그 장소에 있던 사람 중에 범인이 있다고 보고 추리하여 범인을 찾아내는 -의 범인을 찾아내는 정통 추리물이다. '방과후'가 학교에서의 살인을 다룬 작품이었다면 '회랑정살인사건'은 반년전 여관(회랑정)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기위해 그 당시의 사람들이 다시 그 곳(회랑정)에서 범인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대강의 내용은 반년전 회랑정에서 불이나 주인공의 남자친구가 불에타 죽는다. 물론 주인공도 함께 죽을뻔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되고, 주인공은 범인을 찾아 복수하기위해 죽은 것으로 가장하고 반년후 같은 장소에 나타난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그 곳(회랑정)에는 반년전 불이 나던 당시에 모였던 사람들이 다시 모이게 되었다. 주인공은 한명 한명과 대화를 하며 범인을 찾아나선다. 하지만 그날 밤 또다른 살인이 벌어진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살인이. 결국 사건은 더욱 미궁으로 빠지고 결국은 경찰까지 합세를 하게되면서 복수하기가 쉽지 않게 되는데...과연 주인공은 복수를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반년전 자신과 자신의 남자친구를 죽인사람은 누군지...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그야말로 짜임새 있는 구도의 추리물이다.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많아 - 많다기 보다 일본이름이라 한번에 기억하기가 힘들어 - 몇번이고 앞에 나온 회랑정의 여관 배치도를 들쳐봐야 했었다. 읽다보니 조금은 어색함이 - 예를들면 30대초반의 여자가 노인으로 분장하고 나오는데, 정말로 목소리등을 모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나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지문채취 같은거를 않하는지 하는 것 등 - 있지만 그다지 흠잡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읽는이로 하여금 더욱 빠져들게 만들고, 긴장하게 만든다. 게다가 마지막에 드러나는 결말까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추리소설에 관심이 있거나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가볍게 이 작품을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이 작가의 이러한 류의 작품을 보고싶다면 '방과 후'를 읽으면 될 것이다. 편안하게 부담없이 읽기에 좋았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