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말라 고갈되었을것이라 여겼던 눈물과 감동이 되살아 나게 만들어 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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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의 수수께끼 밀리언셀러 클럽 81
나가사카 슈케이 외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적색의 수수께끼'를 받아들고 한참이 지난 이제야 읽게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사실 '적색의 수수께끼'를 받고 바로 '청색의 수수께끼'를 구입했을 정도로 이 책에 무한 신뢰를 보냈다. 바로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라는 것 때문에 말이다.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5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적색의 수수께끼'. 어느 작품 하나 버릴 것이 없다.

다섯 작품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역시 '13계단'으로 유명한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에게, 이게 모야 페이지가 얼마 안되잖아'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러나 좋은 작품은 분량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역시 다카노 가즈아키의 매력에 빠져들수 밖에 없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5층짜리 건물에서 어찌도 이렇게 긴박함과 긴장감과 공포, 그리고 재미를 모두 담아 넣을 수가 있을까? 대단하고 대단하다. 이중인격 살인자. 9명의 시민을 무참히 살해하고 공사중인 한 학교의 5층건물에 피해 들어온다. 마침 이 곳에는 바닥에 왁스칠을 하던 아르바이트가 일을 하고 있었다. 둘만의 숨박꼭질이 이어진다. 몰입도가 대단하다. 마지막에 벌어지는 장면. 예측가능하면서도 작가의 역량을 단번에 느낄 수가 있다. 5작품중 단연 최고.

두번째 작품. 신포 유이치의 구로베의 큰곰. 산악을 주제로 한 인간의 내면과 희생이라는 주제로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진 작품이다. 마치 한겨울 나홀로 매서운 눈바람이 부는 산에 떨어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마지막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시간의 흐름은 가슴 따뜻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작가가 산악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면묘사와 상황설명등이 마치 책이 아닌 영상물이나 실제상황을 보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이 기대가 된다.

또하나 가볍고도 재미있으면서 다소 슬픈 결말의 작품인 첫번째 나가사카 슈케이의 '밀실을 만들어 드립니다'는 살인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늘 한 카페에 모여 즐기는 사람들과 어느날 찾아든 14살의 여자아이. 이 작품은 밀실살인이라는 주제로 그 해결책을 함께 풀어나가게 만드는 묘함이 있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마음이 아파옴을 느꼈다.

그외의 두작품 가와다 야이치로와 신노 다케시의 두작품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역시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이라서인지 일단 실패할 염려가 없을뿐더러 여러작가의 작품을 비교해가며 읽을 수 있는 재미가 더해졌다. 장르도 다양하고 주인공들도 다양해 지루함은 찾을 수가 없었다. 전체 4권중 적, 청 두 권은 이미 나왔다. 나머지 두 권도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램과 아직 읽지 않은 청색의 수수께끼가 남아있음이 기분좋을 따름이다. 과연 청색의 수수께끼는 나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지 사뭇 기대가 된다. 최근 읽은 작품 중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들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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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 제41회 일본 문예상 수상작
야마자키 나오코라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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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간결한 필치, 전혀 불륜스럽지 않은 내용. 나이를 사랑으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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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쿠 살인사건
다카하시 가츠히코 지음, 안소현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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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에는 읽기가 녹녹치 않았다. 처음들어보는 인물들과 일본의 역사와 미술사에 문외한인 나에게는 말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빠른전개의 흥미로움에 그 속도를 쫒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역시 20세기 걸작답고,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고도 충분히 남을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의 출발은 과거 단 10개월동안 홀연히 나타나 140여점을 남기도 사라진 도슈사이 샤라쿠가 누구인가를 밝히는 과정에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이 다른 작품보다 우수하고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작가의 방대한 지식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의 구성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방대한 정보와 해박한 지식을 활용하여 샤라쿠라는 화가가 과연 누구인지를 밝혀내면서, 이를 절묘하게 미스터리 살인사건으로 승화 시키는 완벽함을 연출하고 있다.

아직도 샤라쿠의 정체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우키요에-일종의 생화, 풍경, 풍물을 그린 풍속화- 가 무엇이며 당시의 화가들의 연대보를 알수 있고 소설인지 실화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흥미에 빠지게 된다. 또한 물고 물리는 일본 미술계의 비리와 이를 둘러싼 고미술, 수집가, 교수, 제자 등 고미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경쟁과 이를 이용하여 이득을 챙기려는 파렴치한 자들도 만나게 된다.

한 젊은이에 의해 모든 일이 진행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손에 땀을 배게하는 긴장감은 작가의 역량이 과연 어디까지 일까 궁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사실 처음에는 일본 고화가들의 이야기나 작품의 이야기고 생소함에 지루하긴 하지만 끝까지 책을 덮지 못하게 만드는 묘한 맛이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가의 다른 국내 번역책인 붉은기억을 구해보려고 했지만 절판이 되어 찾을 수가 없었다. 또한 샤라쿠 살인사건은 3부작의 첫작품이라고 하는데 나머지 두작품도 빨리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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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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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랜드마크(Land Mark) - 어떤 지역을 식별하는 데 목표물로서 적당한 사물()로, 주위의 경관 중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기 쉬운 것

랜드마크의 사전적의미이다. 요시다 슈이치가 이번에는 색다른 주제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사람들은 모두 두드러지기를 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타인에게 존재가치조차 느낄 수 없게 만드는 사회의 단면을 이 작품에서 풀어내고 있다. 어느날 도시에 35층의 초고층 빌딩을 착공했다. 이 건물을 설계한 사람은 잘 나가는 설계사 이누카이. 그 이면에 또 다른 사내가 있다. 바로 하야토라고 하는 35층 랜드마크가 될 빌딩 건설현장에서 철근을 나르는 키 180여센티미터의 평범한 남자. - 꼭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늘 정조대를 차고 다니니 말이다.

이야기는 10개의 장으로 되어있는데 그 구성이 특이하다. 카운트 다운을 세는 것 처럼 No. 10, No.9, No.8.......No.1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마다는 주인공 두명의 일상이 교차하듯 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서로 안면식도 없이 단지 랜드마크가 될 건물을 매개체로 한 사람은 설계를, 또 한사람은 철근을 나르는 어찌보면 관계가 있을 듯고 하지만  전혀 상관이 없다. 건물이 높이 올라갈수록 그들의 이야기는 고독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늘 회사일로 집에는 가끔들어가는 설계사 이누카이. 그는 같은 직장의 어린 여직원과 그렇고 그런 사이이다. 아내는 늘 집에서 남편이 오기를 기다리다가 결국은 지쳐 친정으로 가버리고 만다. 벽에는 각종 동물의 표피를 붙어놓고 말이다. 오랫만에 들어온 남편은 이러한 벽에 걸려있는 동물의 가죽을 보면서 아내에게 전화를 하게된다.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또다른 주인공인 하야토는 재미삼아 중국집에서 일하는 아가씨와 심심할때 만나곤 한다. 그에게 있어 별다른 취미라면 정조대를 차고 다니는 것. 그러면서 우연히 정조대의 열쇠를 그 랜드마크가 될 건물의 각 층마다 시멘트속에 묻어버리는 의식을 행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자신이 만나는 여자에게 달려가 무조건 결혼하자고 말해버린다.

두 주인공 외에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A, B, C 씨. 그들도 역시 하루하루가 그저 그렇고 그렇다. 그러다 마지막에 A라는 사람이 한참 건설되고 있는 건물에서 자살을 하고 만다. 아무 이유도 없이. - 아니 이유는 있을터인데 독자에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요시다 슈이치의 이번작품 랜드마크는 읽다보면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스멀스멀 빠져나가 듯 이야기의 핵심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분명 알 듯도 한데 어느새 아무 생각이 들지를 않는다. 그러다 카운트다운이 다가올 수록 '아, 왜 작가가 이렇게 구성을 해놓았는지를 알겠구나'로 변하게 된다. 요시다 슈이치는 현 사회에서의 소통의 부재를 두명의 주인공의 일상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엮어내고 있다. 무엇을 하여도 신경도 쓰지않고, 별것도 아닌 그저 대화로 충분히 풀수 있음에도 어느새 만성이 되어 상대와 소통을 거부하는 양상은 바로 현- 당시 일본의 -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요시다 슈이치는 절묘하게 건물을 중심으로 소통부재에서 오는 부작용을 잘 꿰어내고 있다. 그의 다른 작품들보다는 다소 어두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역시 요시다 슈이치 답게 쉽고 간결하게 풀어내고 있다. 자신이 처한 현실은 다른 어떤 사람들의 현실과는 전혀 무관하다. 그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예를들면 인부가 현장에서 목을 매달았는데 그 건물을 설계한 설계사는 그 이야기를 듣고 전혀 상관없는 일을 떠올린다. 예전에 산 DVD를 아직 보지 못했다는 생각을 말이다.

이야기속에는 다소 엉뚱하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속속 등장하지만 이 작품을 읽다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구나라고 동화됨을 느낄 수 있다. 역시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은 인물의 묘사라던지 상황의 묘사에 있어 꽤 공감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래서 더욱 좋은 듯 싶다.

"...인간이란 존재는, 어쩌면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생물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어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살 수 있나 해서 결국 필사적으로 이런저런 일들을 하는게 아닌가....." (p.166)

상대에게 'Good morning!' 하고 인사를 했는데, 상대가 'Good evening!'하고 받는다. 그래서 그제야 '아, 그런가. 벌써 밤이구나!'하고 깨닫는 것과 비슷하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답 같기도 하고, 정말로 심각한 문제 같기도 했다.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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