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합본 특별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는 이 책. 예전에는 ‘원더랜드’ 이야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세계의 끝’ 이야기가 훨씬 와닿는다. 장자의 호접지몽이 생각나는 이야기. 하루키를 읽으니 역시 맥주가 심하게 당기는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로디아의 비밀 비룡소 걸작선 2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엽고 사랑스럽고 흥미진진하고 그래서 조카에게도 주고 싶지 않은 책(응?). 정말이다. 내가 소장하고 두고 두고 읽으려고 샀다. 나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살아보고 싶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0-07-2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옮긴이 이름이 햇살과나무꾼이네.....

다락방 2020-07-22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읽다가 조카 가출한다 그러면 어쩌지 싶어서 못주고 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다시 읽고 주는 걸로... [에밀과 탐정들]은 제가 주기 전에 자기가 읽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엄청 재밌다는 거예요. 아아, 내가 너무 아이를 보는 시선이 납작하구나, 반성하자...하면서 클로디아의 비밀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7-22 11:14   좋아요 0 | URL
아 이 사람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린이책 못 읽는 이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린이를 믿어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밀과 탐정들>도 읽어봐야겠어욥.
 
인간의 피안
하오징팡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큰 병을 앓는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많은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아주 영험한 병원이 있다. 그곳에 입원한 사람들은 그 어떤 심각한 병을 앓다가 입원했더라도 치료 끝에 완벽하게 건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런 병원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많은 돈을 마련해서라도 자신의 가족이나 사랑하는 이를 그 병원에 입원시킬 것이다.

그런데 이 병원에는 좀 특이한 조건이 있다. 환자가 입원한 후로는 누구도 환자를 면회할 수 없다. 전적으로 병원에 모든 치료를 위임하고 보호자는 그저 환자가 다 나아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환자가 100% 완치되어 돌아온다는 보장만 있다면 면회를 가지 않고도 그저 묵묵히 기다릴 수 있을까? 병원의 실력을 믿고 기다린다고는 하지만, 그 사이 혹시라도 사랑하는 이가 병을 앓다가 허망하게 아무도 만나지 못한 채 죽고 만다면 어떨까? 《인간의 피안》 속 <영생 병원>에는 그런 병원이 등장한다. 병원 이름은 ‘묘수 병원’으로 최첨단 의료시설을 갖추고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놀라운 치료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암으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이 ‘묘수 병원’에 입원시킨 나, ‘첸루이’또한 면회 금지라는 규정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렇지만 마음속 한편에서는 싸움이 일어난다. 완치될 때까지 면회 금지라니, 만일 엄마가 다 낫지 않는다면? 그래서 혹시라도 홀로 쓸쓸히 죽어가고 있다면? 어머니의 상태가 어떤지 알 수도 없고 답답하기 짝이 없던 참에 그는 규정을 어기고 병원에 잠입을 시도한다. 면회 금지를 철칙으로 내세우고 있기에 병원에 몰래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데, 첸루이는 그야말로 ‘묘수’를 얻어 병원에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마침내 어머니의 병실에 들어간 그는 크게 절망하고 만다. 어머니의 상태는 내일이 마지막이라고 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을 만큼 매우 심각해 보인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아픈 어머니를 소홀하게 대했던 그는 지나간 날들을 후회하고 그날부터 밤마다 몰래 병원에 들어와 어머니를 간호한다. 그러나 상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결국 어머니의 임종을 의논하고자 아버지 집을 찾아가는 그. 집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선 첸루이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엄마가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생활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게 어찌 된 일일까? 첸루이는 자기 눈을 의심하지만, 아버지 옆의 엄마는 진짜 엄마, 그러니까 병실에서 다 죽어가는 엄마와 완전히 똑같다. 단지, 그저 건강하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 다를 뿐이다.

여기까지만 읽고도 독자는 대충 예상할 수 있다.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지만 ‘면회가 금지된 병원’이라는 참으로 기이한 병원. 그 병원에서는 아마도 환자와 똑같은 복제인간, 그러나 환자와 달리 건강한 존재를 만들어 완치되었다고 집으로 돌려보내고, 아픈 환자는 입원 상태 그대로 내버려 두거나, 그러다 죽고 나면 가족 몰래 처리하는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된다. 첸루이 또한 지난밤에도 병원에서 아픈 엄마를 돌보다 나왔기에, 이 건강한 엄마의 존재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병원에 무언가 큰 비밀이 있다고 느낀 첸루이는 비밀을 파헤치는 작업에 들어간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는 거대한 진실을 맞닥뜨리는데 그 진실 앞에서 더 큰 갈등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면 어떨까? 나의 가족이나 사랑하는 이가 다 죽어가는 병으로 입원한다. 그런데 어느 날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 사람. 가족은 다시 행복을 되찾는다. 어쩐지 가짜인 것 같은데, 그건 그냥 나의 의심일 뿐, 그는 아프기 이전, 병원에 입원했던 그 사람과 똑같다. 함께한 추억, 기억, 나의 사소한 습관 취향까지 완벽하게 다 알고 있고 무엇 하나 달라진 게 없다. 예전보다 덜 감정적이어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하는 일이 거의 드물어졌다. 그렇지만 그것도 그가 몹시 아프다가 병이 나은 뒤 새 삶을 살게 되어 조금 변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이 ‘가짜’임이 틀림없을 사람과 예전과 똑같은 생활을 하는 것은 괜찮을까?

첸루이의 경우 가짜 어머니, 그러니까 복제한 어머니를 가짜라고 밀어내려고 하면서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게 마음처럼 쉽사리 되지 않는다. 아버지는 지금 다시 살아서 돌아온 어머니와 행복하다. 첸루이만 입을 다물면 가족의 행복은 영원할 것 같다. 물론 언젠가 아버지도 아프게 되면 그 ‘묘수 병원’에 갈지도 모르지만, 그때까지 아버지는 어머니를 잃었다는 고통에, 아픔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그 행복을 깨뜨릴 권리가 과연 첸루이에게 있을까? 심지어 첸루이조차도 이 어머니와의 새로운 일상이 익숙해진다. 단지 저 병실에 있을 진짜 어머니의 존재가 자꾸만 마음을 뒤흔든다. 나만 입을 다문다면, 가족 모두가, 주변 사람 모두가 완치되어 돌아온 그 사랑하는 이를 환영하고 다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럴 때 대부분의 인간은 그 누군가의 행복을 깨뜨리면서까지 ‘그는 가짜, 그는 복제인간’이라고 섣불리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누군가를 영원히 잃어버리는 고통보다 차라리 그를 복제한 또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는 게, 더 마음 편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더 행복할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그토록 나약하다.

《인간의 피안》에는 이렇게 나약한 인간의 대체물로 완벽한 존재로서의 분신이나, 복제인간, AI 등이 등장한다. <당신은 어디에 있지>에서는 너무나 바쁜 나머지 분신을 만들어 연인에게 자기 대신 보내는 인물이 등장한다. 분신은 다정하게 연인을 위로하지만 연인의 마음은 공허하기만 하다. 너무나 다정한 존재인데도, 연인은 왜 즐겁지 않을까? 뜻밖에도 연인은 말한다. “저건 화를 낼 줄 모른다는 거야! 내가 저걸 욕해도 저건 화를 낼 줄 모른다고!” 다정함과 친절함만 있으면 사랑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짜증도, 화도 낼 줄 모르는 분신과는 내밀한 감정 교류가 일지 않는 것이다. <사랑의 문제>의 완벽한 인공지능 로봇인 ‘천다’는 가족의 감정을 코르티솔과 세로토닌 치수까지 헤아리면서 분석하지만 인간이 고통을 즐기는, 아니 고통에 기꺼이 몸을 던지려고 하는 그 심리는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다.

이렇듯《인간의 피안》속 실제 인간은 분신이나 복제인간, AI 등에 비해 아주 많은 성격적 결함을 지닌 존재로 그려진다. 일단 그들은 화를 내고 짜증도 내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등등 감정 조절에 실패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고통 속에 침잠해 있다가 급기야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까지 한다. 그런데 이런 감정 조절 실패는 이 책에서 그려지는 세계에서는 사회생활에 부적격한 것으로 판단되어, 대학 입시나 입사 테스트에서 감점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감정 조절 테스트에 합격하기 위해 <사랑의 문제>의 ‘차오무’는 안간힘을 쓰지만 오히려 그것이 깊은 우울증을 불러온다. 이런 차오무에게 호르몬 수치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내리는 인공지능 ‘천다’의 약 처방은 과연 답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차오무 아버지의 ‘미안하다’는 진심어린 한마디가 과학적인 처방보다도 더 큰 힘이 되지 않았는가. 그러기에 《인간의 피안》은 갈수록 ‘눈빛으로 소통하고, 눈물을 흘리며, 몸으로 포옹하고, 실패로 고통스러워하는 것 등을 등한시하게’(418쪽) 만들고 있는 이 디지털시대에 결함투성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그 결함 많은 인간성임을 역설적으로 전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케이 2020-07-2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엄마라면 언젠간 가짜 엄마가 복제품인 걸 눈치챌 것 같아요. 그래도 저라면... 복제된 엄마를 넌 가짜야! 라고 쫓아내진 못할 것 같네요. 거짓인 줄 알면서도 건강한 엄마를 본 것만으로 꿈만 같겠지요. 물론 병원에 누워 있는 내 진짜 엄마도 외면하지 못하겠지만요. 제 사정 때문인지 <영생 병원> 이라는 단편은 꼭 읽어보고 싶네요.

잠자냥 2020-07-21 12:06   좋아요 1 | URL
<영생 병원>은 읽으면서 안 그래도 케이 님 생각도 좀 나고 그랬습니다. 저라면 진실을 모른 채 그냥 완치되어 돌아온 사람을 (가짜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려니 생각하고 살아가고 싶을 거 같아요. 반면 제가 아파서 영생 병원을 다녀온 후, 가짜인 제가 제 가족이나 제 주변 사람곁으로 돌아오면 사람들은 금방 눈치 챌 거 같기도 해요. 본래의 저는 짜증도 많고 신경질적인 인간인데, 가짜인 저는 짜증이 너무 줄어들어서? ㅎㅎㅎㅎㅎ
 
식사에 대한 생각 - 세계는 점점 더 부유해지는데 우리의 식탁은 왜 갈수록 가난해지는가
비 윌슨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음식은 넘쳐나는데 정작 허기진 오늘날 식문화를 파헤쳐 ‘자신만의 달콤하고 푸른 잔디’를 찾아내는 법까지 명민하게 제시한다. 단순히 식문화 뿐만이 아니라 풍요 속의 빈곤인 현대인의 삶도 돌아보게 되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피안
하오징팡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신, 복제인간, AI 등 인간과 똑같은 존재를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영혼? 신체? 감정? 자유의지? 흥미로운 이야기와 묵직한 질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