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들의 시간
줄리아노 다 엠폴리 지음, 이세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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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나 빈 살만 같은 보르자형 인간들이 (마찬가지로 보르자형 인간이면서) 테크 정복자들에게 자국의 영토를 실험실로 내주면서 지구는 ‘멋진 신세계’가 아닌 디스토피아로 질주 중이다. 현대 세계 정치 및 AI가 지배하는(할) 미래의 암울한 초상을 직시하기 위해 지금 꼭 읽어봐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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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4-06 09: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세계는 일정한 보호책을 전제로 했다. 그 세계에는 특정 기관들의 독립성에 대한 존중, 인권, 소수 집단의 권리, 국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포식자들의 시대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이 새로운 세계에서는 진행 중인 모든 과정이 끝까지, 극단적인 결과를 볼 때까지 가고야 말 것이다. 그중 어떤 과정도 어떤 방식으로든 억제되거나 통제되지 않을 것이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기pedal to the metal’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예전에는 규칙 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있었으나 이제 그 창은 닫혀 버렸다. 인공 지능과 융합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한 탓에, 혹은 국제 질서가 정글로 변해 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힘, 금융, 암호 화폐의 논리에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기가 어렵다.

보르자형 인간들은 형식이 아니라 근본에 집중한다. 그들은 범죄율, 이민자, 생활 물가 같은 진정한 민중의 문제들을 해결하겠노라 약속한다. 반면 그들의 맞상대인 자유주의자, 진보 세력, 선량한 민주당파는 어떻게 나오는가? 규제, 민주주의의 위기, 소수 집단 보호 같은 얘기만 하고 있다…….

건수하 2026-04-06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르자형 인간.. 체사레 보르자예요...? 그러고보니 작가 이름이 이탈리아 사람 같네요 :)

잠자냥 2026-04-06 14:31   좋아요 1 | URL
네~ 그 보르자입니다. 마키아벨리로부터 권력의 나쁜 속성만 보여준
 
시네마토그라프에 대한 노트
로베르 브레송 지음, 이윤영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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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송 영화 보러 가기 전 재독(오래전 동문선 버전으로 읽었을 때보다 잘 읽히고 와닿는 까닭은 번역 탓? 또는 내 이해의 탓?). 이번에 읽으니, 브레송의 이 노트들은 비단 영화만이 아니라 글쓰기, 예술, 삶의 태도 전반에 관한 내용으로 읽어도 무방할 듯 싶다. 이를테면 이런 메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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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4-03 09: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참된 것은 모방할 수 없다. 거짓된 것은 변형할 수 없다.

나쁜 평판에 아랑곳하지 마라. 네가 감당할 수 없는 지나치게 좋은 평판을 두려워하라.

연출가 또는 감독. 누군가를 감독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감독하는 일이 중요하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수단들의 수가 많아지면, 이들을 잘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줄어든다.

“악마는 입으로 뛰어 들어갔다.” 악마가 입으로 뛰어 들어가게 하지 말 것. “모든 유부남은 추하다.” 추한 유부남을 무더기로 보여주지 말 것. <-이건 솔직히 빵터졌다. ㅋㅋㅋㅋㅋㅋ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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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김애란의 인물들은 방이 아닌 집에서 산다. 그럼에도 여전한 계급의식과 가난/구질문학. ‘벽지와 장판, 싱크대, 이불 등’에서도 계급의 표지를 캐치하고 ‘내장의 관상’ 운운하는 등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다만 그 징글징글한 묘사에 한국 사회의 민낯이 너무 생생하게 다가와 숨 막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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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4-02 14: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브리핑에서 잠자냥 님이 이 책 읽으셨다는 걸 보고 오오, 김애란을? 하고 왔더니, 역시나 별 셋이군요. ㅎㅎ

잠자냥 2026-04-02 15:16   좋아요 1 | URL
김애란은 드문 드문 읽습니다요.... 초기작부터 지금까지 보니까 주인공들이 20대에서(<침이 고인다/<달려라 아비>) 30대(<바깥은 여름>), 40대(<안녕이라 그랬어>)로 늙어가면서 사는 공간이 방(원룸)에서 전셋집으로 변화하기는 하네요(김애란이 50~60대 되면 주인공들이 드뎌 자기 집을 가지려나요? ㅋㅋㅋㅋ). 노량진 고시촌 등 서울만 전전하는 게 아니라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고... 근데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 구질구질함! 으아....... 암튼 전 요즘 한국문학 읽다 보면 내가 너무 외면하고 싶은 한국인들 민낯 진짜 적나라하게 보여서 고통스럽..... ㅋㅋㅋㅋㅋ 여기서도 주인공들이 대부분 아파트아파트아파트.......... 내 집 내 집 이러고 있어요. 인스타 염탐하면서 누가/누가 더 잘사나 이러고 있고. 에휴... 김기태 읽어볼까 하다가 다락방 님이 별 셋 준 거 보고 그냥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다락방 2026-04-02 15:17   좋아요 1 | URL
다른 분들의 평도 참고해보심이.... 좋을듯 합니다. 저는 아시다시피, 에, 좀.. 예, 그렇습니다. 흠흠.
 
클래식의 발견 - 지휘자가 들려주는 청취의 기술
존 마우체리 지음, 장호연 옮김 / 에포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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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어떻게 듣는가, 그리고 당신이 무엇을 듣기를, 발견하게 되기를 바라는가에 관한 진솔하고도 해박한 고백. 지휘자가 이토록 글을 잘 쓸 수 있다니! 음악도 글쓰기도 지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기도. 고전음악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믿음에 내 마음마저 훈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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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4-0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전음악은 공동체, 자연, 인간의 열망과 승리, 약점, 그리고 혼돈에 형식을 부여하려는 욕망을 기념한다. 이런 식으로 거슬러가다 보면 결국 인간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고전음악은 장벽이 아니라 다리다. 고전음악은 어떤 한 국가나 인종의 표현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근원적인 종교에 가깝다.

고전음악은 우리 문명을 떠받치는 기둥이다. 체스는 쿨하지 않다. 타지마할도, 시스티나 성당도, 대헌장도 마찬가지다. 고전음악은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현상이 아니다. 고전음악은 순간의 것이 아니다. 모든 순간의 것이다. - 존 마우체리, <클래식의 발견>

2026-04-01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6-04-01 17:38   좋아요 0 | URL
쇼팽 피협 1번 들으시면서 더 드십쇼! ㅋㅋㅋㅋ (제가 지금 퇴근길에 듣고 있습죠) 아르헤리치/아바도 조합입니다. 😝

잠자냥 2026-04-01 17:38   좋아요 0 | URL
참 민음사에서 최근 나온 <잃어버린 환상> 읽으신 적 있어요? 괜찮나요…?

2026-04-01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6-04-01 17:4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이상한 시스템이네요. 이젠 보이시죠? 알고 보니 술취해서 안 보인 거 아니에요? ㅋㅋㅋㅋ🤣

Falstaff 2026-04-01 17:46   좋아요 2 | URL
<잃어버린 환상>은 제가 여태 읽은 발자크 소설 가운데 가히 첫째, 아니면 첫째 조금 아래이면서 결코 둘째 자리에 앉히기 싫은 책입니다.
저는 설대 출판부에서 나온 책을 읽었는데 뭐 더 말 할 필요 없습지비요. 머뭇거리지 마세요. 다만 아시다시피 조심할 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발자크 표 세밀 묘사. ㅋㅋㅋㅋ 머뭇거리지 마세요. 이른바 강추!

잠자냥 2026-04-01 18:00   좋아요 2 | URL
네 그걸 한번 극복해보고 싶었습니다! 왠지 끌려서요. 감사합니다. 땡투로 ㅋㅋㅋ 소주잔에 꽃잎 하나 띄워드리겠습니다.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흩어진 것들 - 바르샤바 게토의 아카이브로 떠난 여행
조르주 디디-위베르만 지음, 여문주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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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승자만의 기록이라면 얼마나 끔찍할까? 수천 개의 흩어진 작은 목소리들이 담긴 하찮은 종이들- 이 씨앗을 수집해 게토에서 스러져간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히 되살린 린겐블룸도, 그것을 글로 전하는 디디-위베르만의 시선도 그저 존경스럽다. 이 씨앗이 뿌리내려 인류가 깨달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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