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입니다 - 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
김지은 지음 / 봄알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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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니, 왜 수많은 여성들이 여러 권 책을 사서 주변에 나눔을 했는지 그 마음을 너무 잘 알 것 같다. 나 또한 이 책을 여러 사람에게 읽히고 싶다. 특히 안희정, 박원순을 지지하며 정당 이념에 매몰되어 2차 가해에 급급한 이들에게. 김지은 씨에게 보통의 삶이 주어지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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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티그 을유세계문학전집 102
프랭크 노리스 지음, 김욱동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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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에밀 졸라 ‘프랭크 노리스’- 돈과 황금, 탐욕에 눈먼 인간군상의 처절한 몰락을 소름끼치도록 강렬하게 그리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진짜 잊기 어려울 듯... 프랭크 노리스가 서른둘이라는 너무 이른 나이에 죽지만 않았다면 더 많은,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참으로 아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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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07-30 1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예전에 외국어대학 출판부에서 출판했던 건데 역자 심규세 선생이 너무 오래 전 분이라 새로운 번역이 나와 반갑습니다. ㅎㅎㅎ 물론 재독을 하지는 않겠지만.
근데 돌팔이 야매 치과의사가 벌이는 파티 장면, 통거위, 삶은 송아지 대가리, 구운 자도(자두) 먹어치우는 장면이 <목로주점> 제르베즈 아줌마 집에서 거위 먹어치우는 거하고 느므 비슷하지 않아요?
프랭크 노리스가 놀라우리만치 잘 생기고 조숙한 재능을 타고 났다는 게 중평이랍니다. 이런 이가 프랑스 유학을 했으면서도 졸라를 읽어본 건 유학을 마치고 귀국을 한 다음이라네요. ㅋㅋㅋㅋㅋ 이런 것도 해설에 써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잠자냥 2020-07-30 09:40   좋아요 2 | URL
예전에 번역되어 나온 줄은 몰랐어요. ㅎㅎ 을유에서 이 책 급하게(?) 만들었는지 오탈자가 좀 보이더라고요. 프랭크 노리스, 이이가 졸라 빠 (응? 이렇게 쓰니 이상하네요 ㅋㅋㅋㅋ)라 그런지 아무래도 졸라의 영향이 작품 곳곳에서 보이더라고요.

해설은 김욱동이 썼는데 서른둘이라는 이른 나이에 죽었고, 졸라를 무척 좋아했다는 그런 정도의 이야기만 있습니다. 폴스타프 님이 더 해설 잘 썼을 거 같은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번역이 ‘김욱동+홍정아‘라는 게 영 찜찜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프랭크 노리스 얼마나 잘 생겼는지 검색해봐야겠어요.....(헐 진짜 꽃미남이네요.ㅋㅋㅋㅋㅋ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용소 - 교도관의 수기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세르게이 도블라토프 지음, 김현정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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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수용소 문학은 없었다! 수용소에 갇힌 자의 관점이 아닌 교도관의 눈으로 본 수용소 풍경. 잔혹한 범죄자들의 모습이 아닌,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그들의 삶의 기록. 도블라토프 특유의 심드렁한 유머가 빛나면서 종종 체제 비판적 시선도 날카롭다. 그리고 여전히 연민어린 그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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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합본 특별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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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꿈에 나비가 된다. 훨훨 나는 모습이 틀림없이 나비였다. 즐거운 기분으로 마음껏 하늘을 날아다니다 보니, 스스로 자기 자신이 장자인 줄 알지 못한다. 문득 꿈에서 깨어 보니 분명, 장자이다. 장자는 멍하니 생각한다. 자신이 꿈에 나비였는지, 나비가 꿈에서 장자였는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너무나도 유명한 장자의 ‘호접지몽’이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문득 나비의 꿈을 꾸고 있는 장자를 떠올리게 한다.

이 작품에서 장자라고 할 수 있는 ‘나’는 ‘세계의 끝’에도 존재하고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도 등장한다. 장자의 ‘나비’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세계의 끝’ 이야기일 것이다. ‘세계의 끝’에서 그려지는 공간은 어딘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마을로 일각수가 살며, 알 수 없는 ‘벽’으로 둘러 싸여있다. 이곳 사람들은 외부와 격리된 채 ‘마음’이 없이 살아간다. 그러나 그 때문에 안락하고 평온하게 나날을 보낸다. 그런 이들 틈에서 나는 ‘그림자’를 빼앗기고 기억도 잃은 채 살아가다가 도서관에서 꿈을 읽는 일을 하며 이 마을의 수수께끼와 함께 마을이 생겨난 이유를 풀어나가게 된다.

꿈을 꾸고 있는 주체인 ‘장자’에 비유할 수 있는 세계는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이야기일 것이다. ‘세계의 끝’에 비하면 이쪽이 한결 현실적이다. 물론 이쪽도 일상의 흔한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사뭇 놀라운 일들이 펼쳐진다. 암호를 취급하는 ‘계산사’로서 살아가는 ‘나’는 인간의 잠재의식을 이용한 수치 변환술을 다루는 존재이다. 어느 날 ‘나’는 늙은 박사로부터 모종의 임무를 의뢰받는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박사로부터 받은 선물을 열어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의 두개골이 들어있다. 나는 이 두개골을 조사하러 도서관을 찾고 마침내 두개골의 정체가 일각수의 것임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그는 기이한 일에 휘말려 낯선 남자들에게 습격을 당하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더욱이 사라진 박사를 찾기 위해 모험을 하던 중 박사로부터 ‘나’의 세계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날벼락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것은 과연 꿈일까? 아니면 현실일까.

오래 전에 읽었을 때 나는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기묘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즐겼다. 현실을 벗어난 설정, 그래서 이게 과연 말이 될까 싶으면서도 묘하게 말이 되는 이야기들. 그런데 이제 다시 읽으니, 오히려 상상 속, 아니 무의식의 세계로 느껴지기만 했던 ‘세계의 끝’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한결 현실처럼 다가온다. 벽으로 둘러 싸였고,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들. 그래서 도리어 편안한 그들. 그런 틈바구니에서 그림자마저 잃어버린 남자의 이야기는 그저 ‘나’의 무의식이 아니라, 그가 바라던 이상적인 세계, 어쩌면 그래서 떠나고 싶지 않은 세계로 다가오기도 한다. 일상에 지쳤을 때 사람들이 곧잘 그런 상태를 꿈꾸듯이 말이다. 그 평온하고 아름답지만 쓸쓸한, 그래서 조용한 ‘세계의 끝’에 비해 일상이 뒤흔들리고 쫓는 자와 쫓기는 자, 기이하고 신비로운 만남과 안타까운 작별이 공존하는 ‘하드보일드’한 세계는 왠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 직접 머물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하드보일드한 세계의 ‘나’는 그곳에서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는 순간 안타까워한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박사가 아무리 그에게 “지금 있는 이 세계가 끝나는 게 아니에요. 세계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끝납니다.”(525쪽)라거나 “자네의 존재는 끝나지 않아요. 다만 다른 세계로 들어가 버릴 뿐이야.”(530쪽) 말한다 하더라도, 그가 ‘발을 오른쪽으로 내미느냐 왼쪽으로 내미느냐에 따라 세계가 달라’(549쪽)지더라도, 그는 결국 지금 이 현실, 맥주를 마시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가끔은 마음에 드는 여자와 섹스를 하며 사는 이 세계의 삶이 끝나는 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게다가 그 자신이 다시 한 번 인생을 시작한다 해도, 역시 지금처럼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계속 잃어 가는 인생이-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666쪽)

인식 하나만으로도 세계는 변한다. 늙은 박사의 말처럼 이 세계는 무한한 가능성 중 하나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하드보일드한 세계의 ‘나’가 그 세계의 끝을 안타까워하듯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순간에는 똑같은 마음을 지닐 것이다. 마음을 잃어버린 채 평온하게 살아가는 무의식, ‘불완전한 부분을 불완전한 존재에 떠넘기고 웃물만 홀짝거리면서’ 살아가는 그 ‘세계의 끝’의 삶보다는 상처 입고 고통을 겪더라도 하드보일드한 세계에서 맥주를 홀짝이며 살아가고 싶은 게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닐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버리고, 또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버리고 갖가지 아름다운 감정과 뛰어난 자질과 꿈이 소멸되고 제한되었다 해도, 나는 나 자신이 아닌 무엇이 될 수 없다.’는 깨달음. ‘정말 그런 걸 절망이라고’(667쪽) 말할 수 있을까? 나비가 되어 한껏 유쾌하게 날아다녔던 장자도 깨어난 뒤 그것이 꿈인 줄 알았기에 즐거운 기분으로 인식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오가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가 ‘너의 인생은 제로야’ 소리칠지라도 육체를 지닌 존재로 사는 것의 고통과 기쁨, 그리고 그 소멸의 슬픔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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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위로 - 산책길 동식물에게서 찾은 자연의 항우울제
에마 미첼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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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온갖 나무와 새, 꽃과 식물이 나의 친구가 되어준다. ‘살아간다는 게 찐득거리는 진흙탕을 건너는 것처럼 느껴질’ 때 이 책은 자연을 거닐며 위로받고 행복해지는 법을 살며시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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