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아빠육아
오성근 지음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이미 중1이 된 아들이 태어났을 때, 아직 아빠가 육아 휴직을 할 순 없었다.
그래서 아내는 잘 나가던 병원(서울 아산병원) 간호사직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했다.

지금 다시 아이를 낳는다면 내가 육아 휴직을 꼭 해보고 싶다.
정말 아이와 한 순간 한 순간을 눈맞추면서 느끼던 행복감을 다시 겪고 싶지만, 이미 마음을 접은 지 너무 오래되었다.

이 아빠 대단하다.
아내를 위해 전업 주부의 자리를 지키는 용기를 냈다.

결혼하고도 '오빠', '00씨' 등으로 배우자를 부르면, 연세드신 분들은 야단을 치신다.
그렇지만, 우리도 14년 되었는데 아직 이름을 부른다. 이젠 부모님도 그러려니 하신다.
이름을 부르다 보면, 서로 독립감이 느껴진다.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들에게, 아니면 이제 아기를 낳게 될 예비 아빠, 엄마들에게 좋은 이야기책이다.

이 아빠가 별나다고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사실 집안을 돌보는 일은 만만하지 않다.

나도 아기가 백일일때부터 한 달을 집에서 육아에 전념했던 적이 있다.
종일 감기 걸린 아기 옆에서 가습기 물을 채우고, 시간 되면 젖병을 물리고, 애기가 기침하면 같이 누워서 눈물이나 찔찔 흘리고... 애기 잠든 틈을 타서 그 재미있던 '개미'를 읽다가 같이 잠이 들고... 한 시간도 안 돼서 '이~'하는 소리에 눈을 뜨고, 기저귀 냄새를 맡아 보고, 노래도 불러 주고... 목욕도 시키고, 안아 주고, 모빌 아래서 이야기도 나눠 주고...

그러다가 아기를 부모님께 맡기고 개학하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했던지...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께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에 죄송하다.

아기 하나를 기르는 일은, 한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정말 이 아빠처럼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길러야 할 일이다. 육아를 담당한 사람이 아빠든 엄마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마을에 한번 와 볼라요? - 제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
고재은 지음, 양상용 그림 / 문학동네 / 200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제주도 아이들도 표준어를 잘 구사한다. 경상도나 전라도 아이들도 국어 시간에 뉴스를 읽으라고 하면, 형님 뉴스처럼 '~~허요.'하는 말 하지 않고도 잘들 한다. 다 텔레비전이란 문명의 이기 덕이다.

그렇지만, 우리 입말에는 그 말을 구사하는 사람끼리 공유하는 한세상이 있다.

'강마을에 한번 와 보세요.'와
'강마을에 한분 와 볼라요.'의 차이는 얼마나 다르냐.

표준어를 사용해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은 미국같은 다민족 국가에서 공부하고 온 이들이 강조하는 바다.
한국처럼 분단 조국조차도 말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나라에서 표준어에 지나치게 강조점을 찍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투리의 입말을 재미있게 즐길 줄 알아야 하지 않겠나 싶다.

이제 2009년부터는 중학교 새 국어 교과서가 국정이 아닌 검인정으로 바뀐다.

아직 교육과정도 공표된 바 없고, 교과서 개발 지침서도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이런 입말은 교과서에서 읽을 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 동화에는 도시로 도시로 나가는 아이들, 그 도시의 놀이터에서 놀지 않고 학원엘 열라 다니는 아이들에게 더욱 읽혀야 할 미덕이 들어있다.

이웃 사람들의 이야기를 잊지 않던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독바우처럼 이웃을 배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잊지 말아야하는데 잊혀져가는 세시 풍속들...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살림 살이들... 그 신산했던 역사...

역사를 모르고 왜 내가 학원에서 열두시까지 뺑뺑이를 치는지 모르고, 결국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내가 <소유>한 것만 생각하다 보면, 아이들은 간혹, 아니 자주 죽고 싶어질는지도 모른다.
땅바닥에 오징어를 그리고 라면땅을 하며 비석치기를 하고 술래잡기를 하던 아이들, 말타기와 고무줄 놀이를 하다가 엄마들이 밥먹으라고 부르면 제각기 어둔 등불 켜진 집으로 내닫던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들의 잃어버린 자리를 생각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문화는 전승되는 것이고, 우리의 오늘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이다.
내가 삭막하게 만드는 경쟁의 세상은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우리 아들이 살아야할 살벌한 미래다.
이 책은 따스하고, 뭉클하다. 포근하고 새큰한 눈물 내음을 풍긴다.
먼지 냄새와 땀냄새가 아이들의 아릿한 꿈 사이로 너울거린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돌밭 호박이 아이들의 공깃돌이라도 되듯이, 세상엔 푸진 호박도 돌밭 호박도 넉넉하게 살 만큼의 곡식이 있다. 언놈은 배터져 죽고 언놈은 굶어 죽는다면 그건 싸워야 할 세상이다.

한 이야기가 끝나는 문단에서 다음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입말의 묘미를 아는 고재은 선생님. 더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많이 낳아 주시길 기원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팽이 2006-12-10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갈치와 부산의 전근대적인 삶의 모습과 민중의 애환을 찍은 최민식 선생님도 이젠
우리 나라에서 더 찍을 거리가 없어서 제 3세계로 눈을 돌립니다.
우리가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자꾸만 좁아지고 적어져서
언젠가는 우리 마음 속의 기억으로서만 남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치 사랑이 왔다가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듯...
그렇게 가슴이 아리는 이유가
우리들의 가슴 속 누구에게나 있는 '그것' 때문이겠죠.

글샘 2006-12-1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의 현재는 너무 이상하죠. '그 무엇'이 없이...
 
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인터뷰 특강 시리즈 2
한겨레출판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상력.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원초적 지점엔 이놈이 있을 것 같다.
호모 이매지네투스...라고나 할까.

동물도 상상할 수 있을까? 인간이 달에 가기를 상상하고, 제 자리에 앉아 천리 밖을 보기를 상상했으며, 신분과 어울리지 않는 사랑을 상상했듯이... 동물들은 힘없는 수놈은 포기하고 말지 않던가.

그 상상력의 자리에 문학과 철학과 기술이 모두 자리하게 되었고, 인간의 특성의 하나가 된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고있는 나라, 사회는 상상력을 말살하는 시간과 공간을 거쳐왔다.
말로는 반도였지만, 실제로는 분단으로 인해 섬나라였으며, 빨갱이로 몰리지 않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최대한 죽이며 쉬쉬하고 살아왔다.

상상력이 허여되는 집단은 권력과 금력을 가진 자들 뿐이었다. 그들이 상상하면 누구나 간첩이 되기도 하고, 누구나 죽일 놈4이 되기도 했으며, 어떤 짓이든 '나쁜 짓'이 될 수도 있었고, '금지곡'이 될 수도 있었다.

그 후유증으로 장발이 아직도 학교에서는 처벌 대상이고, 미니스커트도 학교에선 입을 수 없다. 70년대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 당했던 세대가 상상력 말살 세대가 되어버려 새싹들의 상상력도 자르려 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교양, 상상력, 거짓말 중 상상력을 가장 나중에 읽게 되었는데 세 권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그중 한비야와 한홍구의 글이 제일 재미있었다. 입담도 보통이 아니지만 많이 움직이는 사람은 늘 많은 이야깃거리를 몰고 다니게 마련이다.

한비야의 부탁 :
1. 세계를 보자.
2. 꿈을 위해 노력하자.
3. 힘 있는 쪽 말고 힘 없는 쪽에 힘을 보태자. 일리가 있는 부탁들이다.

한홍구의 "에비"가 상상력을 짓밟았던 시대 이야기는 요즘 내가 많이 읽고 있는 무서운 시대들을 짓밟았던 가치였다.

홍세화 씨의 강연은 올해 3번 들었는데 이 책의 이야기는 비슷한 것이었다. 교육의 문제, 자기 처지를 배반하는 의식을 지배하는 헤게모니의 문제. 그래서 자아 실현의 끈을 놓지 말고 자기 성찰을 늘 모색하자는 제언.

늘 날카로운 박노자의 이야기는 늘 불편하다. 중국, 일본에 대해 저항할 때, 일본을, 일본의 모든 사람을 동질 집단이라고 착오하는 것이 <민족주의>의 병적 징후라는 이야기는 새삼 생각할 바를 던진다. 미국에 반대할 것이 아니라 부시와 그 전쟁광들을 미워할 일이고, 일본의 우익과, 중국의 지배계급을 미워해야 할 일이란 것.

한겨레 21이란 컨텐츠를 만든 오귀환씨. 그는 가장 참신한 상상력의 <보고>다. 이 책에서 가장 덜 유명한 사람이지만, 사실은 이 사람이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 같다.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 지혜롭고 영리할 필요가 있다. 닫힌 사고를 열고 지지 않는 싸움을 할 필요가 있고, 그 내용을 늘 새로운 것으로 채워야 한다. 한국의 모든 운동가들이 깊이 숙고해야할 지점이 아닐까?

노무현이 왜 바보가 되었나? 전교조가 왜 신뢰를 잃었나? 386세대가 왜 허수아비가 되었나?
모두 지는 싸움을 해왔기 때문이고, 그 컨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따지자면, 장기수들도 마찬가지고 지난 민주화 투쟁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지만, 이제는 운동권이 정말 진지하게 반성을 할 때다. 조급해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이윤기의 신화이야기는 역시 세상을 추상화한 느낌이 든다.

나의 상상력의 한계를 깨나가는 좋은 시발점이 된 책.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06-12-10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담아둡니다.^^

글샘 2006-12-10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각에 안 주무시고 뭐하세요? ㅋㅋ
 
삼색 공감 - 사람, 관계, 세상에 관한 단상들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정혜신의 글을 읽으면 뭐랄까, 국물 맛이 푹 우러난 뜨끈한 콩나물 국을 '어, 시원하다'하면서 쭉 들이키고 나서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힌 채 정말 속이 시원해 지는 그런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어디 쓴 칼럼들을 모은 글 같은데, 사람, 관계, 세상에 대한 생각들이란 파트로 나누어 두었다.

정혜신을 읽다 보면, 표지 날개에 드리운 어여쁜 사람의 얼굴 위로 강한 <페르소나>가 중첩된다. 그 페르소나의 색깔은 <남자>라는 색깔이다. 그 자신이 정신과 의사니 이 글을 읽는다면 뭐라고 할는지 모르고, 또 이 글을 읽을 확률은 1/100도 안 되겠지만(전에 이랬다가 저자가 글을 읽고 뭐라고 댓글 단 적이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내 맘대로 느낀 느낌이 그렇다는 거다. 물론 남자의 시선과 여자의 시선의 달라야 한다는 것은 편견일 수 있지만, 크게 구분하면 그렇다는 거다. 내가 남자면서 뒤집어쓰는 페르소나는 <여자>이듯이.

그의 표현들은 적나라하고, 시원시원해서 공감이 가는 측면이 많다.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영역에서 볼 때,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사이코패스>와 다를 바 없다.
사이코패스란 정신병질자란 의미로 반사회적 성격의 소유자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 심지어 가족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제심, 양심, 도덕성 등 통제기제가 미약해 순간적인 충동으로 반도덕, 반사회적 행위를 저지른다.
정말 그렇지 않은가? 나는 국보법 관련 발언 중 이렇게 시원한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국보법 폐지 반대에 올인하는 듯한 놈들의 행동을 정치적 관점이 아닌 <콤플렉스에서 기인한 강박적 행동>의 일정으로 본다. 툭하면 그들은 <국가의 정체성> 운운하지만, 홍세화 님 말대로 한국의 정체성은 반공국가가 아니라 <민주 공화국>이다. 임금만 없으면 되는 나라가 아니라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나라란 뜻이다.

그는 지역 감정을 '감정'의 차이가 아닌 '망상'이라고 규정한다. '망상'은 잘못된 신념으로 평소의 인품이나 교육 정도와도 전혀 관계없이 나타나며 어떠한 논리적 설득에도 망상을 포기하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지역감정 문제가 바로 그런 체계화된 망상이란 것이다. 지역 감정이 아니라 사고 장애를 일컫는 <지역 망상>이란다.

'진도간첩단 행방불명자가족사건'에서 <아무런 증거도 없는 것을 가지고 채고향까지는 너무나 가하지 않읍니까. 넓으신 마음으로 못난 소인을 한번 살려 주세요. 판사님 형법에 의한 벌만 주싶시요. 판사님... 1984년 11월 15일 피고인 김정인...> 이런 소장을 올렸으나 이금해 김정인은 47세의 나이에 사형을 당한다. 이미 죽은 그에게 명예 회복은 불가능하지만, 이런 아픔을 가진 사람이 이땅에 수백만에 달하지 않겠는가... 정말 공감하며 읽게 된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는 <마술적 사고>란 개념을 들이댄다. 마술적 사고란 자신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 직면한 인간이 이러한 알 수 없는 힘을 달래기 위해 동원하는 원시적 사고를 일컫는 정신과 용어다. 예를 들면 병에 걸려 죽어가는 엄마를 둔 아이가 '내가 하루에 책을 백 페이지 읽으면 엄마가 죽지 않을 거야'하고 생각하듯.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을 것같은 극단의 불안이 마술적 사고를 불러온다. '우리가 이라크 파병을 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거야.' 이런 마술적 사고...

파병에 관해서 또 이런 예를 든다. <오빠 믿지?>하는 장면. 열차도 끊어진 외딴 마을에서 오빠는 말한다. '오빠 믿지?' 망설이던 여자가 새끼손가락까지 내밀며 오빠의 다짐을 받아내지만, 그날 밤은 날 샜다. 이렇게 말해야 한단다. '오빠, 나를 꼭 지켜줘야 해요...' 가 아니라, <아주 지랄을 하세요.>라고. 미국한테 해 줘야 할 말이다. 나를 지켜줘야 해요... 가 아닌, 아주 지랄을 하세요! 하고 말이다. 공감의 수준을 넘어 통쾌한 구석이 있다.

정혜신의 글들은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용어들을 낯설지 않게 해 준다. 그러면서 그 분석의 틀들을 적절하게 들이대서 한국 사회와 거기서 설치는 남성들을 '공감'가게 해부한다. '사람 대 사람' 이 그랬고, '남자 대 남자'가 그랬다.

이런 책들이 갖는 한계가 있다. 그 시점에서 읽지 않으면 시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미 파병도 벌써 했고, 탄핵도 우습게 됐고, 노무현도 우스운 대통령이 되어버렸지만, 그 시점에서 바라본 한국 사회의 틀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므로 그의 글을 읽는 일은 유쾌하면서도 교훈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