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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을 희망의 이름으로 기억하리라 - KTX 여승무원 문집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엮음 / 갈무리 / 2006년 7월
평점 :
땅 위의 스튜어디스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철도공사에 입사했을 때, 그들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빛을 본 청춘들이었다.
학교에서도 노동법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고, 그때만해도 파견, 계약직, 비정규직의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던 2004년이었기때문에 그들은 열심히 즐겁게 일만 했다.
갈수록 노동조건도 나빠지더니, 급기야...
귀하는 2006.3.7(화)일자로 인사규정 제28조에 의거 직위해제 되었음을 통보함.
하는 싸가지없는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세상에... 문자로 사람을 자르다니...
비정규직을 자르고 싶어 자르는 일은 위법은 아니다.
그렇지만, 입사할 때 동고동락하면 나중에 꼭 철도공사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시켜주겠다고 했다면, 구두계약이라 할지라도 계약 파기가 아닐까?
사람들은 민청학련 사건으로 죽을 고비까지 넘긴 이철이란 넘이 열우당의 낙하산으로 그 사장으로 있는 지경에 더 아연실색이었다. 사람은 믿을 게 못 된다. 그치만, 세상에서 가장 믿을 것도 사람인데...
이런 저런 이유로 남파 간첩으로 분류되어 사상범으로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신 장기수 어른들을 보면... 유명하고, 배웠다는 것들보다 배운 것 없지만 순정한 사람들의 사상이 훨씬 아름답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대한 진정성을 생각해 볼 일이다.
찾아보니 이철은 서울대학교 출신이었다. 젠장~
이제 정규적으로 비정규직의 비애는 정식화되었다.
주5일제 근무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절반도 되지 않는 정규직 사원들의 몫이고,
비정규직 사원들은 그나마 잘리지 않으려고 날마다 허덕인다.
법의 틈바구니를 헤집고 들어서는 파견 등의 고용 행위는 사람을 사물화한다. 슬프다.
사진의 프레임 안에선 늘씬한 차량과 세련된 승객들의 미소가 화사하지만,
그 프레임의 조금 밖에서 서성대는 여승무원들의 눈물이 그대로 살아있는 문집이다.
그러나... 이런 슬픈 눈물의 삶과 주먹질의 삶은 이제 일상화 될 것이다.
독재국가 일국의 문제였다고 생각했을 때, 오히려 마음 편했던 것 같다.
세계 속의 문제로 자리매김되는 비정규직 문제는 만우절만큼이나 개통2주년을 황당해하는 사람들을 끝없이 불편하게 한다.
소련에서 실패해버린 관료사회주의의 꿈이 다시 피어날 날은 언제런가...
백무산의 시가 마음을 훑는다.
그대들을 희망의 이름으로 기억하리라
- 비정규 노동자, ktx 여승무원 파업에 부치다
일제 치하 1929년 함경도 원산
도시 전부를 마비시킨 조선 노동자의
목숨 건 총파업을 기억하라!
장기 파업으로 초조해진 일본인 화물주들
일본에서 노동자들 급거 공수하였는데, 현해탄 건너
부산항에서 기차를 타고 원산역에 내린 일본노동자들
조선에 일꾼 모자라 아우성이라더니
정작 도시는 쥐 죽은 고요
부두에 내린 일본노동자들 조선노동자에게 물었다.
- 당신들은 왜 잃을 않는거요?
- 우리는 파업 중이요.
- ... 우리는 모르고 왔소
대화는 그 뿐,
한 일본 노동자가 동료들을 향해 돌아섰다.
- 우리가 이곳에서 일을 하면 저들은 더 굶어야 하고
파업은 물거품이 되오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고 있지만 노동자는 하나요.
그 길로, 그들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자기 주머니 털어 차표를 끊어....(하략)
아, 정말 인간만이 사과 하나 반으로 쪼개 나눠 먹을 줄 아는 존재 아닌가?
위대한 노동자의 단결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