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비유하기 연습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건 쌩기초 기술이에요.
정의하기, 메모하기, 인용하기, 비유하기 같은 글쓰기 쌩기초 기술을 바탕으로 오늘은 한 단계 높은 글쓰기 기술인 광고 문구 만드는 연습을 해 보겠습니다.

초등학교 때 표어짓기 숙제를 해 본 적 있을 겁니다.
"1분 먼저 가려다가 10년 먼저 간다."

자 우리모두 초딩이 되어, 표어 하나 만들어 보는 겁니다.

어려울 것 같지요?  그래서 쉬운 것 먼저 합니다.
방송 매체나 종이 매체를 통해 많은 광고 문구를 보셨을 텐데요.  
우선 남들이 만들어 놓은 좋은 광고 문구를 찾아보십시오.
그리고 그 문구를 약간 비틀어 보는 겁니다.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패러디입니다. 그럼 조금 쉽죠.
모방을 잘해야 창작도 잘 합니다.

지난 시간에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인 '카테고리', 즉 범주에 관해 배웠습니다.
광고 문구 만들 때도 이 원칙이 가장 중요해요.

스포츠토토 홈페이지에 가 보면 좋은 예들이 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볼까요?
 
오심도 게임의 일부, 오해도 인생의 일부

여기서 범주는 뭐죠? 오심과 오해가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는 개념, 즉 '잘못된 판단, 실수' 같은 거죠. 그러면 오해가 들어갈 자리에 '오탈자'가 들어가도 돼요. 그럼 '인생의 일부'를 '책의 일부'로 고치면 되죠.

아이를 혼낼 때는 엄마는 직구로! 아빠는 커브로!

예, 심하게 혼내는 사람이 있으면 달래는 사람도 있어야 하죠.
여기'아빠'가 들어갈 자리에 '선생님'이 들어가면 안 되겠죠?
범주가 다르니까요.
그렇지만 형이나 언니가 들어가는 건 괜찮습니다. 
'형은 너클볼로...'

고의사구로 살려 보내는 건 어떨까요.

그럼 실습을 해 보도록 하죠. 오늘 과제는 자신이 보거나 들었던 광고 문안 중 감동적이었거나 재밌었던 것을 하나 골라서 직장인 성공시대 광고 문구로 바꾸어 보십시오.

제가 예를 하나 들게요.

“불확실한 미래의 확실한 선택, 직장인 성공시대!”

이건 원래 어느 생명보험 광고 문구입니다.

좋은 문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범주를 지킨다는 거죠.
훌륭한 광고문안은 모두 범주를 잘 지킵니다.
범주를 잘 지키면 글에 힘이 실려요. 설득력이 갖춰진단 말이죠.
앞문구와 뒷문구의 적절한 대구를 활용하되 서로 비슷한 범주에서 비교하세요.

당구장 가면 벽에 뭐라고 써 있죠?
300 이하 맛세이 금지?  
예, 그 옆에 이런 문구도 붙어 있습니다.

“승자는 세면대로 패자는 계산대로.”

이게 범주를 잘 지킨 문구입니다. 승자와 패자, 세면대와 계산대. 캬~ 깔끔합니다.
당구장 아줌마의 센스 작렬!

범주를 활용한 글쓰기는 대구를 잘 활용합니다.
요즘 TV에 자주 나오는 광고문구 하나 소개할게요.

내가 아홉 살이 되던 해부터
나는 그의 손을 잡지 않고 걸었다
그는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몰랐고
나는 그가 궁금하지 않았다
나는 과연 당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던 걸까

아버지는 애정 표현 방법을 몰랐고,
아들은 아버지의 애정을 몰랐죠. 가슴이 짠하지 않습니까.

아, 여기서 범주는 사랑, 구체적으로 말하면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군요. 다른 예를 좀 더 들어 볼게요.  

또 다시 스포츠토토 광고문구입니다.

10번 중 무려 7번을 실패한 당신,
당신이 바로 성공한 3할 타자!

여기서 범주는? 야구.

나쁜 습관을 하나씩만 줄여도
당신은 버디 인생!

여기서 범주는? 골프.

방향이 잘못되면 담장을 넘겨도 파울!

범주는? 야구, 야구 중에서도 타자.

먼저 취업한 동기를 부러워말라.
선발투수가 꼭 승리투수는 아니다.

범주는? 야구, 야구 중에서도 투수.

이 광고문구 쓰시는 분 누군지 한 번 만나 뵙고 싶어요.

범주를 지켜 쓰고 나면, 이제 범주를 좁혀 보세요.
그래야 글의 힘이 더 세집니다.

평소에 광고만 잘 살펴봐도 글쓰기의 원리를 공부할 수 있습니다.
저도 글쓰기 책을 썼지만 이런 글쓰기 교재 읽지 않아도 됩니다.
출퇴근 길이나 TV에서 좋은 문구를 보면 메모해 두고,
흉내내 보고 새롭게 한 번 만들어 보는 과정이 진짜 글쓰기 연습입니다.

또 다른 비법이 있습니다.
모순을 활용하세요.
이것도 범주 활용 글쓰기의 일종이에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말 되게 만드는 비법이죠.
인생은 모순으로 가득차 있어요.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죠.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다.

이런 말 많이 하잖아요. 모순이지만 무슨 뜻인지 잘 전달되죠.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쓸수록 버는 카드.

눈으로 마시는 맥주.

잠시 지난 주 내용을 잠깐 복습해 보죠. 한 줄로 비유하는 연습을 했는데요, 청취자들이 올린 글 몇 편을 뽑아 왔어요.  

8958 번호 쓰시는 분.
영어공부는 구슬꿰기예요. 하나씩 꿰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목걸이가 완성되거든요!

=> 잘 쓰셨습니다. 이제 기본을 하셨으니 한 단계 높은 곳으로 가려면 구슬꿰기보다 더 신선한 비유가 없는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구슬꿰기 자리에 레고 블록이나 십자수가 들어가면 더 나을 겁니다. 연애가 들어가도 되겠죠.

0007 번호 쓰시는 분.
종철님은 냉수마찰이다. 점심먹고 졸음이 쏟아지는데 잠이 확 달아나니까

=> 잘 쓰셨어요. 어법이 약간 부자연스러운데요. 점심식사 후 쏟아지는 졸음을 확 달아나게 하니까. 이렇게 쓰는 게 낫겠죠.

2666 번호 쓰시는 분.
사람들과의 인연은 전봇대다. 선이 얼기설기 엮어 있으니까

=> 신선한 비유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한 줄로 자기소개하기 연습을 하겠습니다.
자기소개서 첫 줄 쓰는 방법입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자기소개서 훑어보는 시간은 평균 1분도 채 안 된다고 합니다.
한 줄로 자기소개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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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2-14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readmefile.net/blog/76
 

오늘은 한 줄로 비유하는 연습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비유가 무엇인지 살펴 봅시다.

비유란 어떤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비슷한 개념을 지닌 다른 말로 표현하는 겁니다. 그동안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비유하는 연습을 해 보았습니다.

예전에 어느 중학생이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인생은 피자다...
자신이 싫어하는 토핑이든 좋아하는 토핑이든 골라내지 말고 그대로 먹어야 진짜 인생을 즐기는 거라고 했죠.
직장인 성공시대를 정의하면서 청취자들께서 등대요, 나침반이요, GPS라고 비유해 주셨죠. 

한 줄로 비유하는 데에도 특별한 기술 같은 게 있을까요?
예, 자기가 처한 현실과 관련을 깊이 맺을수록 좋은 비유를 할 수 있습니다.
머릿속으로만 아는 게 아니라 몸이 알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몸에 익은 것을 옮겨 적는 것, 그게 진짜 글입니다.
현재 자신이 몰두하는 일에 관해 쓰고, 그걸 활용해 비유하세요.

기부는 수능이 아니라 검정고시다... 김장훈 씨가 했던 비유 기억하실 겁니다.
김장훈 씨 비유가 왜 좋은 비유일까요?
자기가 겪은 삶에서 우러난 비유이기 때문입니다. 머리로 하는 비유가 아니라 몸이 하는 비유가 바로 이런 겁니다.
인생은 골프다.
제가 이렇게 쓴다면 악플이 달리거나 무플.. 둘 중 하나겠죠.
그렇지만 타이거 우즈가 그렇게 쓴다면 얘기가 달라질 겁니다.

현실을 활용하라! 그런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라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있잖아요.
라디오로 글쓰기 공부를 하는 것은 어떤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책으로 미술 공부하는 것과 같아요.
단초만 제공할 뿐입니다. 듣는 것으로 만족하면 안 됩니다.
써 봐야 합니다.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반디게시판에, 이메일에...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글쓰기 도구를 적극 활용해야 글쓰기 실력이 늡니다.

그럼 비유하기 실습을 해 보도록 하죠.

지난 시간에 청취자께서 ‘일지매는 박카스다.’ 이렇게 올려주셨지요?
제가 첨삭을 해드린다고 했는데요, 요약이라기보다는 비유하기에 적절한 사례였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어떤 취미나 인물을 다른 대상에 비유해 보십시오.
인라인스케이트, 포커, 스타크래프트....
김연아, 이효리, 오종철... 

우리가 이미 배운 정의 형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한 문장으로 비유해 보십시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탱고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프랭크가 어느 여인에게 다가갑니다.
“기다리시기 지루하면 제가 탱고를 가르쳐 드릴게요.”
“스탭이 엉킬까봐 두려워요.”
“스탭이 엉키는 것, 그게 바로 탱고입니다. 인생과 마찬가지죠.”

적절하게 비유하는 것, 참 중요합니다.
비유는 원래 개념을 정확히 파악했다는 징표입니다.
직설적 표현보다 한 단계 높은 의사소통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축구 아스널 팀의 감독 아르센 웽거에게 기자가 물었어요.
“외국인 선수들을 지나치게 많이 영입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웽거 감독이 대답했죠.
“저는 선수들의 여권을 보지 않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잘 와닿죠?
“전 무조건 실력대로 뽑아요.” .... 그렇게 말하는 것보다 얼마나 근사합니까.

비유를 잘해야 글을 잘 씁니다.
비유를 잘 구사한다는 것은 인생을 근사하게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가수 김창완 씨, 이제는 연기자로 더 유명하시죠.
수필집을 내셨는데 서문에 비유적 표현이 많이 나오더군요.

"나는 게으른 어부다. 한데 요즘엔 그 짓도 싫증이 났나 보다. 그늘에 앉아 그물코를 손질하고 있다. 그물을 손질하며 꿈꾼다. 커다란 물고기. 꼭 그 물고기를 잡고 싶어서가 아니다. 다만 내가 그물을 손질하는 동안에는 커다란 물고기가 내 앞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 같다. 이 수필집은 내가 놓쳐 버린 물고기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또 다른 비유하기 비법, 즉 원칙이 있습니다.
이번 시간부터 제가 새로운 용어 하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카테고리라는 용어입니다. 다른 말로 범주라고 하지요.
제가 ‘한 줄로 정의하기’ 시간에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A는 B가 아니라 C다. 이렇게 정의할 때 B와 C는 비슷한 개념에 포함된 것이어야 한다고 했었죠. 그 비슷한 개념이 바로 범주입니다.
이 한 가지 원칙만 지키면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그럼 잠시 지난 주 내용을 잠깐 복습해 보죠. 한 줄로 요약하는 연습을 했지요?

우리가 학위 논문을 쓰고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마음대로 요약해 보자고 했죠. 책이든 드라마든 예능 프로그램이든 보고 나서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면 그 책이나 프로그램을 보는 수준이 높아집니다.

요약하는 연습을 많이 해 보면 좋은 글과 좋지 않은 글을 분별하는 안목이 생깁니다. 좋은 글이나 영화는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 어려워요. 그런 작품을 돈 주고 사 보아야 하는 겁니다. 한 문장이면 될 것을 구구절절 길게 늘여 쓴 찌질한 자기계발서는 돈 주고 사 보기 아깝잖아요.

비유 사례 몇 가지만 더 보죠. 

<형사>, <M> 같은 영화를 연출한 이명세 감독에게 리포터가 물었어요. 영화감독은 어떤 사람입니까? 이명세 감독이 대답합니다. 

"영화감독은 양어장 주인과 비슷해요. 고기들을 풀어놓죠. 그러면 어떤 사람은 그물을 가져와서 고기를 잡을 것이고,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강태공 같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어떻게 고기를 잡든 그건 관객의 몫이죠."

<<우리말 바로쓰기>>의 저자 고 이오덕 선생에게 누가 이렇게 물었어요.
“틀린 말이라 하더라도 모두가 쓴다면 표준어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오덕 선생이 이렇게 답하지요.
“세상 사람 모두 도덕질을 한다고 해서 나도 도덕질을 해야지...이래서 되는가? 글쓰는 사람은 이런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

'클래식(classic)'이란 말이 있죠? 고전을 의미하는데요.
비유적 표현에서 비롯한 말이에요.
이 말은 라틴어 '클라시쿠스(classicus)'에서 유래했는데 '함대(艦隊)'라는 뜻이었어요.
나라가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국가를 위해 군함을 기부하는 부호를 뜻하는 말로, 국가에 도움을 주는 사람을 가리켰어요. 그래서 인생의 위기에 당면했을 때, 정신적인 힘을 주는 책이나 작품을 가리켜 '클래식'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한 줄로 광고카피 만드는 연습을 하겠습니다.
초등학교 때 표어짓기 숙제를 해 본 적 있을 겁니다.
자 우리모두 초딩이 되어, 표어를 만들어 보는 겁니다.
스포츠토토 홈페이지에 가 보면 좋은 예들이 있습니다.

예)
오심도 게임의 일부, 오해도 인생의 일부

아이를 혼낼 때는 엄마는 직구로! 아빠는 커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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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나일까 -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5
최유정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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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주, 시우, 은찬이...
아직도 건주란 이름을 들으면 마음이 짠하고,
시우란 이름을 들으면 가슴이 찡하고,
은찬이란 이름을 들으면, 씨바 하고 욕이 나려 한다.
어린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들의 세계의 축소판이다.
누가 아이들을 순진하다고 했던가. 멍청한 소리다.
학교는... 힘센 자가 지배하는 또하나의 공간일 뿐이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그 힘에는 공부라든지, 부모의 배경같은 것이 덧대질 따름이지. 

건주는 삼박자를 갖춘 찌질이다.
아빠는 술주정꾼이고(한국사회의 술, 이건 참 문제다. 특히 남자들에게... 딜레마다.) 엄마는 찍소리 못하고 맞고 살고,
건주는 얻어맞고 다니는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푼다. 아니다. 풀리지 않아서 폭력을 행사할 뿐이다.
찌질이에겐 당연히 친구가 없다. 

이런 건주에게 다가온 시우는 어린 시절 나를 꼭 닮았다.
용기도 없고 친구도 없고, 혼자만의 공간을 갖길 좋아했던 꼬마. (근데 내겐 혼자만의 공간이란 없었다. ㅠㅜ)
외로운 시우에게 은찬이란 오지랖은 매력적인 유혹이었으리라.
아무리 싸가지가 없는 놈이라도, 외로움보다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리라. 

은찬이는 말 그대로 왕싸가지다.
비겁하지만 부모의 배경으로 친구들을 몰고 다니는 비열한.
어린아이일수록 이런 특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순진하니깐. 

이쁘지만 냉담한 담임선생은 은찬이의 거짓말과 은찬이 엄마의 큰소리를 곧이곧대로 믿는다.
그렇지만 그 학교에는 빈칸이 하나 있었다. 바로 상담 선생님.
이 상담 선생님은 건주의 마음을 읽어 주고, 다가가 주고, 달래 주고, 알아 주고, 이해해 주고, 결국 친구가 된다.
같이 물길을 만들고, 그림도 그린다.
건주와 시우는 다시 친구가 되고,
은찬이는 쪽박을 차는 해피엔딩이다. 전형적인 희극이다. 주인공이 고생하다 행복한 결말을 맺는...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에게 읽힌다면 참 좋아할 책이다. 특히 외로워하는 남학생에게...
완득이처럼 터프한 말도 잘 하지만, 아이다운 순수함을 가진 건주를 아이들은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난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한 가지가 내 마음을 긁어대는 걸 계속 느꼈다.
그건, 담임 교사였다.
적당히 유세떨면서 아이의 배경이 되어주는 부모가 쥐어주는 설탕물이 좋았는지, 담임 교사는 은찬이에게 유난히 관대하다.
어른들이라면 당연히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는 일들을...
그런데... 실제 학교엔 이런 일이 많다는 것. ㅠㅜ
그리고, 실제 학교엔 이런 상담 선생님이 없다는 것...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 편에서 어떤 잘못을 했더라도 네가 옳다고 해줄 선생님이 학교엔 없다는 것. 상담 선생님도 하나의 직업일 뿐임을... 그들도 아이들을 귀찮아함을 아이들은 금세 알게 된다는 것... 

아, 소설 속에선 늘 꿈을 꿀 수밖에 없는 건지... 현실이 너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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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2-1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도서 몰아서 읽고계시군요, 글샘님.^^

글샘 2009-02-12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아 읽는게 아니구요... 푸른책들의 서평단에 당첨이 되어서리... 요즘 바빠서, 아이들 책읽기도 힘드네요. ^^

순오기 2009-02-15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 첫번째 리뷰인가요?
최유정 작가는 광주사람이죠. 재작년에 이금이샘 광주 강연왔을 때 최유정 작가도 만나 사진 찍은거 내 서재에 있는데... 한 미모 하더라고요.^^
 
얘, 내 옆에 앉아!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36
연필시 동인 엮음, 권현진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동, 시
어린 시절 읽을거리라곤 교과서밖에 없던 시절엔 책을 읽으면서 노는 법도 여러 가지였다.
아무 책이나 펼쳐 두고는 '다'자가 나오는 곳까지 읽기를 하기도 하고,
소리내서 읽다가 틀리면 다른 사람이 읽기도 하고 ... 그러고 놀았다.
그게 다 문자가 부족해서 놀이로 쳤던 모양이다.
요즘 아이들도 그러고 놀려나... 

초등학교 시절에 동시를 배우고, 그것도 몇 편 배우지도 않고 잊어버렸던 것 같다.
30년 전 그 시절엔, 동시보다는 충효를 가르치는 시조(시조는 엄밀히 말하면 정형시가 아니다. 시조는 시조창이라고 해서, 즉흥적으로 지어 부른 노래들의 가사다. 느릿느릿 부르는 시조의 가사는 그때그때 지어 부르기때문에 시문 시 詩를 쓰지 않고, 때 시 時를 쓴다. 종장의 첫구 석자는 매우 어렵게 부르고 음 조절하기가 어려워 석 자로 보통 고정시킨다. 다른 곳은 두 자에서 여섯 자 정도로 여유가 있는데, 이런 것을 정형시라고 우기는 일은 좀 쑥스럽다.)를 배웠던 기억만 난다. 

어른이 되어서, 그리고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서
이오덕 선생님의 생활글쓰기를 한편으로 실천하는 사람으로서,
아이들의 글에서 우러나는 힘을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어른들이 쓰는 동시에서 힘을 느끼는 일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렇지만, 동화를 쓰는 이유는 삶의 단면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도 하는 것이라면,
동시를 쓴 이유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살다 보면, 유난히 내 눈에만 도드라져 보이는 '사상 事象'들이 있다.
왜 나한테만 저 물건은, 저 현상은, 저 일은 이토록 독특한 측면으로 다가올까... 하는...
마치 실연당한 사람이 연인이 타던 버스 번호만 봐도 눈물이 주루룩 흐르는 것 같은,
그래서 그 버스 노선 다니는 길을 아예 벗어나도, 같이 갔던 극장, 같이 하던 모든 사상들이 자아내는 슬픔이
모든 유행가 가사가 가슴을 후벼파는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이 책에 나온 연필시 동인들의 시들도 그렇다.
어른인 내 눈으론 어른의 생각이 드러나 보이지만,
아이들의 눈으론 어쩔지 모르겠다. 

'푸른책들'이란 출판사의 서평단에 응모를 했더니 덜컥 붙어서... 요즘 서평단 합격운이 좋은 편이다. ^^ 처음 받은 책이다.
아이가 커버려서 이런 동시 읽어줄 나인 지났지만,
오랜만에 읽어보는 동시는 봄비처럼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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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모터사이클 카르페디엠 10
벤 마이켈슨 지음, 박정화 옮김 / 양철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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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야망같은 건 별로 없었던 사람이었다.
다른 애들이 뭘 마구 하고 싶어할 때에도 난, 그냥 책이 좋았을 뿐이고... 책 좋아하면 가난하다는 말이 대충 맞는 세상에서, 별로 돈과 상관없는, 그치만 나라가 어느 정도 사는 덕에 먹고 살 만큼은 버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 조쉬는 1박 2일의 달인이다.
야생을 사랑하고, 야생에 적응하기 정말 잘 하는 아이다.
나뿐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어른이라면, 아이를 이렇게 기르고 싶은 욕망을 분명이 발견할 것이다.
그렇지만... 욕망은 역시 욕망을 부를 뿐이라...
아이에게 영어수학 잘하기를 원하게 되고,
이제 고등학교 입학할 아이에게서 방학을 빼앗게 된다. 
한국이란 특별한 상황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는 조쉬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 노릇이다. 

알콜중독자 아버지
그는 조쉬의 형이 죽은 이후로 삶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그러나, 또 조쉬는 조쉬대로 아버지때문에 괴로움을 많이 겪게 된다.
미국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면인데...
이 책에서 경찰관들이 상당히 친절하고 대민봉사 정신이 투철한 인간들로 등장한다.
난 그 부분만 빼곤 이 책이 맘에 쏙 들었다. 

성깔있는 오티스도 좋고, 징징거리지만 엄마도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텔레비전의 거짓말 야생체험 1박2일을 보고 시시덕거리기보다는,
조쉬의 모험담을 읽으면서,
삶에 대한 통찰과 환경 파괴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양철북 출판사의 서평단 모집에 응모해서 받은 책임을 밝힌다. 고마운 마음을 갖고 읽었다.
책읽기 별로 안 좋아하는 아들 녀석이 재미있다고 읽어서 좋은 기억이 남는다.
<구덩이>와 비슷한 터프함이 등장한다. 구덩이처럼 소설적으로 복잡한 구성을 갖지 않으면서도, 나름의 멘토가 될 법하다.
중학생 정도라면 부담없이 권해줄 만 한 책. 

일종의 보이스카웃 소설 비슷한데,
어려운 집안의 아이임이 두드러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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