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서평단 활동 종료 설문 안내

•  서평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남미의 역사는 한반도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남미의 역사를 읽는 일은 우리의 과거를 반추하는 일이었고, 

우리의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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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도서의 문장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구절  

  뭔가 사나르는 것으로 결핍을 메우려는 여성들에게 작가는 삐삐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 머리... 삐삐...
네가 뭘 할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거짓말하거나 게으름을 피울 수는 없어. 나는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사람이야. 너도 발견하는 사람이 되면 여유 시간이 없을걸...(104)
이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이 많은 글을 쓴 건 아닌가 한다. 

http://blog.aladin.co.kr/trackback/silkroad/2790871 


•  서평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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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을 리뷰해주세요.
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헌법의 풍경의 작가 김두식이 이번엔 법조계의 구조를 분석했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글은 읽는 맛도 남다르고,
그러려니 했던 구조를 실제로 읽게 되는 충격도 크다. 

요즘 신영철이란 대법관이 전화질과 메일질로 사법부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유린한 사건을 두고 말들이 많다. 조만간 신영철이 5년의 대법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이야말로 법조계의 관행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 중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판,검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상징한다.
아니, 판검사로 결정나지도 않은 사법연수원생부터 사실상 법 위에 군림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요즘에야 뭐, 사법연수원생이 남아도는 현상이 벌어져 그럴 일은 드물겠지만 말이다. 

앞으로는 로스쿨 생도라면 또 상당한 권력자로 군림할 가능성도 크다. 

내가 문과를 지망한 것은 순전히 법과대학을 지망하려는 생각에서였다.
공부에 대한 취향은 좀 게으르면서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적성에 맞는 걸로 봐서 이과 공부가 더 어울리기도 할 텐데... 고1때까지만 해도 고시를 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고1때부터 헌법 전문 前文을 외우기도 하고, 법조문을 외우기도 했다.
그러다, 고2 중순 경부터 막연하게 <법관이 누릴 수 있는 것>보다 <법관이 받게 될 스트레스>를 더 고민했던 것 같다. 법조계가 적성에 맞지 않을거란 생각을 하면서부터 경영학은 체질이 아니고... 그러다 보니, 사범대를 고2때부터 염두에 두고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이과를 선택했더라면... 지금 뭣이 되었을는지 또 모를 일이다. 

고시생.
그 이름은 현실적으로 백수로 드러난다.
매일 트레이닝복으로 하루를 살아내고, 종일 방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한다.
나랑 친하던 나를 '운동권'으로 부르던 고시생 형은 나와 잠시 대화를 나누던 것이 하루 휴식의 전부였다. 그 형은 내 책꽂이에서 '광장'을 빌려다 보곤 했다. 비둘기 배를 닮았다는 은혜 이야기를 나눈 것 같기도 하다.
그 형은 이미 예전에 고시를 패스하여 서울 어딘가에서 법조인으로 살고 있다. 
행정처에서 일한다고 얼핏 들은 것 같은데... 이번 사법파동과 연관이 있는 거나 아닌지 모르겠다.
최소한의 양심은 가졌을 사람이라 믿고 싶지만... 

전직 판검사에 대한 변호사 제도도 문제가 되고,
법률에 대하여 국민들을 너무 무지하게 만드는 것도 문제가 된다.
강철중의 공공의 적에서 나왔던 검사의 멋진 폼은 단지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약한자에게 더욱 강한 법.
강한자에겐 부드러운 법.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법의 모습이다.
법조인들의 삶의 고뇌를 읽기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기를 권하는 대상... 법조인 가족이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 

이 책과 한핏줄 도서... 역시 같은 저자의 <헌법의 풍경> 정도... 법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어서... 

기억에 남는 구절... 친절한 영철씨의... 메일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으면 제가 잘못 전달한 것으로 해주십시오... 참 징헌 넘이다.(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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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가라는 가장 깊고 오랜 질문에 관하여 - 인생의 참주인을 찾는 깨달음의 길
사쿙 미팜 지음, 안희경 옮김 / 판미동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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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런 종교적 언술에, 뭥미?하는 눈길을 보낸 영화가 '밀양'이 아닐까 한다.
아이를 죽인 살인마가 회개하고 천국가려는 치사한 꼬락서니를 보고는 눈이 뒤집힌 엄마가 들려준 음악,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그러나, 또한 이런 책들을 읽노라면 옳고, 또 옳다. 

'나'와 세상의 많은 집합체들을 결합하고 혼동하는 순간, 집착과 두려움과 오만함이 생겨난다.
그 누구도 '나'를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를 버린 순간' 나는 '보석'이 되고, 부처가 된다.
그 일은 불가능하다. 영원한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마음을 살피고, 숨결을 살피는 '훈련'이 필요한 노릇이다. 

내가 교사가 되고 나서 학생들을 장악하지 못함을 부끄러워할 때, 스스로 학생들을 바라보는 마음을 만든 적이 있었다. 아이들을 보고 웃자는 일이었다.
아이들을 보고 웃고 나서, 친절한 나를 가식적으로 만들고 나서, 나는 학생들을 장악하려는 마음을 버리게 되었다. 아이들이 저절로 유순해 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물렁한 학생부장이다.
일부 교사들은 학생부장이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주지 않는다고 투덜대기도 한다.
일하기 힘들다고 하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물렁하고 친절하려 한다. (간혹 성질도 부리지만, 내가 봐도 안 무섭다.)
지도교사는 강하게 대하고, 학생부장은 좀 물렁하게 대하는 게 아이들 다루는 원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이룰 수 있기를...(145)
내가 학생들을 바라보는 눈은 늘 이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아이들의 현재는 답답함을 뛰쳐나가려는 미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아이들을 질타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무엇이나 이룰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아비의 마음이고, 선생의 마음이고, 인간의 넓은 마음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도 흔들린다.
그러면, 지나가리라...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은 위기를 지나고 있다.(170)
누구나 풀잎처럼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은 위기다. 그걸 인정하면 마음은 편안해진다.  

분노가 느껴지는 곳은 어디인가?
분노는 무슨 색깔인가?
분노는 어떤 모양인가?
흔들리는 자신의 분노를 바라보는 일. 그것이 종교의 고귀함이다.
우리가 보석이고 태양임을 놓치지 않고 느끼는 일. 

마라톤과 골프 경기중인 선수들은 움직임이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보이지만,
실제로 그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빠르게 달리며 더욱 정교하게 공을 날리고 있다.
그들이 그토록 느긋해 보이는 것은,
불필요한 동작을 다 제거해 버렸기 때문이다.(71)
마음의 다스림은 곧 불필요한 순간들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맗은 좋다만... ㅎㅎ 어디 삶이 그런가.
늘 흔들리고,
분노하고,
그것도 사소한 일로 분노하게 마련이고,
나는 어떤 씨앗을 기르고 있는가, 어떤 의도를 가졌는가를 생각할 여유를 잃게 마련이다. 

복을 쌓는 일, 덕을 쌓는 일,
이런 옳고 좋은 카르마를 쌓는 일은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데서 시작한다.
늘 다른 사람들을 친절하게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빌고,
자신의 행복과 화를 바라보는 일...
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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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벅 창비청소년문학 12
배유안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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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건강하다. 어른들의 세상보다 훨씬...
그러나, 아이들은 불안하고 불쌍하다.
오리무중인 미래를 향하여 고개를 숙이고 풀을 뜯다가, 한 마리의 스프링벅이 뛰어 오르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도 없이 밀리고 밀려서 앞으로 달리게 된다.
도저히 멈춰지지 않는 스프링벅의 질주에는 책임질 자도, 아무런 이유도 없다.
오로지 맹목적 질주의 먼지만 가득할 뿐. 

이 소설의 플롯은 몇 줄기의 가닥들이 날실과 씨실이 되어 직조하는 구성을 갖는데,
형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
연극반 활동 이야기, 그리고 연극반 연극 속의 이야기,
친구들과 작은 사랑 이야기들... 

죽음의 근원을 따지는 가장 깊고 오랜 질문에 관한 묵직한 주제부터,
청소년기의 아리따운 사랑 이야기까지 아이들에게 애정을 가진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죽은 시인의 사회(클럽)을 패러디한 한국 청소년 소설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 하다고 하겠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그리고 있는 아이들의 삶과 교사들
실제 학교 현장에서의 아이들과 교사들...
이들의 간극이 또한 얼마나 큰지를 곰곰 생각한다. 

골프를 배울 때는 운동신경이 발달한 사람보다 둔한 사람이 조급증을 내지 않아서 더 좋은 자세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은 빨리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싶어서 안달을 하다가 결국 온몸이 균형잡힌 자세로 스윙하는 감각을 익히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는 거다. 

어른들이 조급하게 아이들에게 들이미는 패스트푸드가 아이들에겐 얼마만큼 독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어른들은 돌이켜 보아야 한다. 

아, 나는 작가가,
아이들의 아픔을 매일매일 견디지 못하고 아이들의 땀냄새 곁에서 떠나버린 것이 아닌지... 못내 마음이 쓰인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일은 그래서 매일매일, 시간마다 마음이 쓰이고 가슴이 아리다.
화를 내 봤댔자, 화를 내야할 대상은 아직 자라다 만 중닭일 따름인 것을... 
가르친다고 행사하는 짓들이 기실 그르치는 것이나 아닌지... 살다 보니 이런 고민도 덜 하게 된다.

아이들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의심하고 잘못을 추궁하거나, 아이들에게 믿음을 주었다가 실망하고 다시 좌절하던 끝에 학교를 떠나버린 선생님들을 나는 알고 있다. 물론 모두 여선생님들이다. 남편이 벌이가 괜찮은... 그리고 퇴직하고 연금을 받는...  (나도 그러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내의 벌이가 괜찮고... 퇴직하고 연금을 받는다면... ㅠㅜ)

아이들을 따사롭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쓴 책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스프링벅처럼 대가리 처박고 달려가는 아이들을 걱정스런 눈으로 보는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거기다 대고 더 빨리 달리지 않는다고 채찍질하는 어른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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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182s 2009-05-20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교사라는 직업과 자신의 identity 가 상호작용하는 그런환경이 부럽네요,,직업이 펀드매니저인 사람이나 대기업 직원인 사람이 직업적 감수성을 고민해봐야 그 끝은 오너 돈벌어다주는 거겠죠,,예전에 교사라는직업은 삼디업종이라고 강하게 생각했던 사람이지만 체질에도 맞지않는 직종의 회사원을 하면서 다시한번 직업이라는거에 대해 심사숙고하게되네요.

글샘 2009-05-21 11:29   좋아요 0 | URL
고딩때 시험 점수로 돈벌이와 사회적 지위가 엄청나게 고정되는 한국적 상황에서 교사직의 지위는 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교사는 노는 시간이 많다는 통념과는 전혀 다르게 교사는 정말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강도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일을 위한 일, 돈을 위한 일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일도 할 수 있는 축복받은 직장인 것도 사실입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간혹은 교사라서 행복하기도 하죠. ㅎㅎ
 
젊은 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조너선 코졸 지음, 김명신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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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코졸은 초임 교사 프란체스카에게 <교육>에 관한 화두를 여러 모로 설명한다.
초임 교사.
그들은 의욕으로 가득하지만, 온갖 모순이 가득한 교실에서 '홀로' 좌절하기 쉽다.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미국의 학교는 한국의 학교에 비하자면 훨씬 더 극과 극으로 분리되어 있을 것이다.
아이비 리그를 지향하는 값비싼 사립학교도 있는가 하면, 가난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유색인으로 가득한 학교도 있을 것이다. 

초임 교사라 해도 부유한 지역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근무한다면, 수업 활동에 충실히 따르는 학생들과 학교에 비교적 협조적이고 교사의 활동을 이해해주는 학부모들을 만나기 쉬워서 그저 수업 지도에만 신경을 쓰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가난한 지역의 아이들처럼 거칠고 분노조절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경우, 교사는 처음부터 좌절의 늪에서 허우적대기 십상이다. 

우리 학교에도 올해 신규 교사 두 명이 왔는데, 일반계 고교의 남학생들과 신경전 벌이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올핸 담임도 아니어서 홀가분한데도 교과 수업의 부담만도 장난이 아니란다.
거기다 내년부터 담임이라도 맡게 되면... 휴~ 뭐,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리라. 

학급 아이들에게 이야기의 한 구절을 읽어줄 때 일순간 스치는 교사의 눈빛과 목소리의 억양도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거의 모든 수업의 커리큘럼은 수업 계획안이나 특정한 책에 적힌 내용이 아니라 교사의 눈빛이나 여러 다른 방식으로 전달되는 의심 또는 묵종 같은 교사의 생각이나 태도입니다... 간접적인 방식으로 주어진 사실에 대한 교사의 비판적 지성이나 유보적 태도, 또는 이런 태도나 능력의 부재가 드러나는 것이지요...(98)... 보이지 않는 교육... 아이들이 직감적으로 느끼는 교사의 모습이다. 

교사 연수란 대부분 지루한 것도 비슷한 모양이다.
전문성 고양을 위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대부분의 지역과 전국적 회합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직접 이해하는 교사가 강연자로 나오는 경우는 좀처럼 없습니다.(106) 

유년기는 국가 경제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건강한 국가에선 그 반대지요.
현재 우리 앞에 놓인 이 중요한 투쟁은 어린이 교육의 방법과 경향뿐 아니라 목표에도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는 교사로서 경제 위주의 덧없는 사회 풍조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교단에 서기 전에 어느 편에 설 것인지 미리 마음을 정해야 합니다.(122)
아, 마음을 정하면, 바로 자를 칼날을 갈아대는 이들과... 공존이 가능한 것인지... 

유치원과정에서 시험이 치러집니다... 교장은 이 시험의 목적을 아이들로 하여금 앞으로 치를 시험에 준비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 이 아이들은 시험지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야 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게 다반사... 수많은 아이들은 아직 크레용이나 연필 쥐는 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이런 시험에 공포감을 느낍니다. ...(126) 

순종적이고 따분하고 생기없는 듯 보이는 사람은 절대 채용하지 않습니다. 성인에게 지루해 보인다면 학급의 아이들에게도 지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열정적이고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면, 아이들과 언어를 사랑하고 좋은 책과 시 읽기를 좋아하고 자기가 감동받은 것들에 대해 신나게 말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분별있어 보이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견실함을 믿을 수 있겠지요.(129) 저는 이런 사람을 발견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환영합니다! 당신의 열정과 재미있는 성격, 아름다움을 향한 사랑, 당신이 받은 좋은 교육의 학문적 혜택을 갖고 당신의 재능을 가장 필요로 하는 학교로 오십시오." 

아, 시험, 시험... 아이들에게 붙이는 더러운 계급딱지, 시험... 이 책에서도 시험의 추악한 속모습이 드러난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아이들 생활과 직접 연관된 것은 거의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아이나 학교, 학급에 <성공> 또는 <실패>의 딱지를 붙이는 데 이용되지요.(137)
이런 시험을 반대한다면, 역시, 퇴출인가. 
교사는 이런 미친 짓에 반대할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최소한 교사는 아이들에게 고부담 시험은 기껏해야 어쩔 수 없이 참여해야 하는 고약한 게임일 뿐이며, 학생들의 지성과 인격, 그리고 잠재력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시험 성적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만들어낸 성적표의 숫자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줘야 합니다.(143)
아, 성적 공장... 여긴 한국의 학교가 아닌지... 

직업 학교...(한국의 실업계... 아, 실업자가 더러운 말이라 전문계로 상표를 바꿈. ㅋㅋ)
이런 학교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때로  평등하고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더라도(적어도 그 학교의 이름이나 홍보 팸플릿에서) 솔직히 말해 이들 학교 대부분은 대학에 못 갈 것 같거나 우리 사회에 문화적 공헌을 못 할 것으로 보이는 아이들에게 그들의 경제적 계급과 인종에 적당한 '좀더 현실적인 목표'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181)
아, 난 이렇게 정확한 묘사를 보지 못했다.
교육청 홈피에 가면 <꿈의 도전, 전문계 고교..>이런 배너가 있다. 꿈은... 무슨... 똥이다. 

선생님의 아이들이 하는 사소한 거짓말은 비록 그로 인해 학급의 누군가가 잠깐 눈물바람을 할 때도 있지만, 도심의 수많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마음 깊숙이 상처를 내고, 고의에서든 실수에서든 장차 그들이 활약하게 될 세계를 이해할 능력을 말살하고 그들의 미래를 찌그러뜨리는 그런 몹쓸 거짓말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습니다.(185)
아, 정말 조선일보의 거짓말보다 나쁜 말을 하는 아이들은 교실에 하나도 없다. 

뉴욕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제가 참관하던 학생들이 저더러 함께 구내 식당에 내려가 점심을 먹자고 하더군요. 제가 이런 제안에 응할 때면 교장들은 깜짝... "이런, 안돼요! 교장실에 맛있는 점심을 주문해 놓았어요." 그래도 학생 하나가 "제발요!"하자, 교장은 제가 학생들과 지하의 구내 식당으로 가는 것을 마지못해 허락했지요...(189) 겉다르고 속다른 교육, 퉷! 

신뢰할만한 판단력을 지닌 매리언 라이트 에델만(흑인 여성 변호사)는 최근에 나타난 역행을 전환하여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나라에 또 한번의 시민적 격변이 필요하다고... 선출된 지도자들이 윤리적 혐오감을 일으키는 일에 항거할 도덕적 굳건함이 없다면 나라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정열적인 운동가들이 대규모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한다. 수많은 교사들과 그 외의 아이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너무나 방어적 태도에 머물러 있는 반면 보수주의자들의 세력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드높아져 거의 모든 신념을 거리낌없이 무시할 때면 우리는 의기소침해져 거국적 운동을 상상하기 어렵게 된다.(204)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경험없는 교사거나 거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직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교사가 아이들 교육에 전념할 때 재빨리 알아차립니다.(217)
아이들과 부모들은 교사의 진심을 알게 마련이다. 

이슈들은 거대하지만, 아이들의 일상은 자잘한 일들로 가득... 열정과 낙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개인적이고 소소한 일상에 스며있는 다정함 덕분...(228)
그래. 교직의 유일한 낙이 이런 것이다. 자잘하고 소소한 다정함...
그러나, 거대한 이슈들만 생각한다면... 휴~~ 정말 어렵다. 

특히 갓 교직에 들어선 선생님들은... 이 사실을 꼭 알아야 해요.
처음부터 뛰어난 교사는 없다는 것을...
누구나 나약하고 실수투성이임을 느낄 때가 있었음을...
이런 불안의 시기를 누구나 겪게 된다는 것을...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아요.
이 사실을 알아야, 일이 잘못되었을 때 너무 자책하는 대신,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한 행동을 잠시 다시 생각해본 뒤에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260) 

아, 이 마지막 구절을 내가 만나는 젊은 교사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한국에서 나온 책은 아니지만, 교실의 상황은 거기서 거기일 것이다.
자라는 아이들의 삶은 다르지만 또 비슷하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권하는 일도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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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5-18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 선물할데가 있어서 필요했는데.... ㅎㅎ 감사합니다.

글샘 2009-05-20 16:16   좋아요 1 | URL
교사는... 정말 맨바닥에서 시작하잖아요.
신규일수록 멘토가 옆에서 도와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하는 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