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어린이표 - 웅진 푸른교실 1 웅진 푸른교실 1
황선미 글, 권사우 그림 / 웅진주니어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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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른이, 특히나 교사가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 하지 마! 가 아닐까 싶다.
그런 걸 지도라고 한다.
아이 입장에서 본다면... 금지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얼까... 

교육과정에서 '명시된' 것과 '잠재된' 것이 있다.
그런데... 명시된 교육과정을 열심히 가르친다고 학생이 훌륭해지진 않는다.
분위기에 따라 잠재적으로 아이들은 교사를 평가하고 저항하기도 하는 것이다. 

어제 전주에선가는 학생들이 '시국 선언'을 하겠다고 하고, 학교측에서 강하게 저지한 모양이다.
결국 부모에게 협박까지 가하여... 시국 선언장에선 아이들이 그 별것 아닌 글 읽으면서 울고...
완전 89년 전교조 생길 때 분위기로 돌아간 느낌이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온갖 제약과 금지가 아이들 마음에 새기는 상처를 작가 황선미는 예리하게 읽어 낸다.
아이의 작은 실수들을 다사롭게 감싸줄 수도 있을 일을 '나쁜 어린이 표'로 노란 딱지를 붙여버리는 일... 조심스럽고 조심스럽다. 

그나마... 좋은 선생님은...
건우가 노란 스티커를 모두 화장실에 버리고(아~ 그러면, 변기 막히는데... ㅠㅜ 이런 생각이 먼저 드는 나는 뭥미?)
건우가 적어둔 나쁜 선생님표의 <옐로 카드>를 긍정한다.
자신의 옐로 카드가 아이들 마음에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었음을 건우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이 책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읽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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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6-19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선미 작가 예리해요. 아이들 마음을 참 잘 표현하지요.
이곳엔 그린 마일리지라고 해서 아이들이 지각하거나, 싸울때 등 마일리지 점수를 차감하는 제도가 있는데 오늘 민원 들어왔네요. 문득 이 책 생각했었습니다.

글샘 2009-06-20 11:34   좋아요 0 | URL
황선미 작가의 글은 따스하면서도 핵심에 금세 가 닿는 시원스럼이 느껴지더군요. 좋은 작가입니다. ^^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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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을 읽고 싶진 않았지만, 부산시교육청에서 책 한 권을 선정해서 읽는 운동을 벌이는 대상 도서로 잡혔기 때문에...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소재 역시 청승맞은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는 이야기였다. 

국어 교과서를 가르치다 보면, 최악의 커리큘럼들을 만나게 된다.
관동별곡도 그렇고, 염상섭의 '삼대'도 그렇지만, 내가 제일 곤란한 것은 '이청준의 눈길'이다.
엄마로도 어머니로도 부르지 않는 '할머니'와 아들과의 껄끄러운 이야기를 고1 교과서에 실어둔 이야기를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어머니를 '노인'으로 부르는 낯선 소설이 고1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 것인지...
반토막난 문학계에 남한에서 주워섬길 소설 작가가 아무리 적다손 치더라도 이청준과 박완서에 대한 지나친 애정은... 글쎄다. 특히 이청준의 눈길에 가서는... 

국어 교육의 목표를... 민족의 사상을 체화하는 것까지 잡아 두고는... 그 소설이 부모자식간의 정마저도 멀어지게 하는 현대화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 치고는... 참 막막한 소설이라 나는 가르치는 자로서 도무지 맘에 내키지가 않는 것이었다. 

이 소설을 읽는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최대한 감정을 멀리 하고 소설로 읽으려 했다.
그렇지만, 감정이란 것이 어디 제 맘대로 멀리서 멀뚱멀뚱 있는 것이던가.
자꾸 소설 속의 이야기가 현실과 얽히려 도발을 해 대곤 했다. 

나는 이 소설이 과연 현대의 가족을 얼마나 잘 붙안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긴, 이 소설은 시작만 멀뚱거리는 현대의 가족이지, 기실 그 속내는 그 가족의 과거지사를 뱉어내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청준의 '눈길'이 어머니를 '노인'으로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은 처음부터 '너의 엄마'로 낯선 시점을 들이댄다. 

주인공 시점으로 '우리 엄마가 사라졌어요.'하는 다급함도 전달되지 않고,
관찰자 시점으로 '한 할머니가 실종되었다'는 객관성도 담보하지 않는,
그저 니네 엄마가 사라졌는데... 너는 니 살 길 다 챙기고 있냐? 이런 지청구를 던지려는 시점인 듯 소설의 서술 방식은 끝내 독자를 편안하게 놔주지 않는다.
큰 딸과, 큰 아들 형철이와, 평생 낯선 서방을 그렇게 낯설게 만난 다음,
이제서야 자기 이야기를 풀어 헤치는 엄마. 

파란 슬리퍼와 발등의 상처는 지속적으로 판타지 소설처럼 시공간의 융합을 지어 내기도 한다.
에필로그를 염두에 둔 듯한, 세상에서 제일 작은 나라에 가서 장미 묵주를 사는 대목은 너무 소설 읽는 것 같다.
장미 묵주를 사는 대신에... 그저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걸어가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걸... 

소재도, 작가도 몹시 불편한 소설이어서 미루고 미루던 책을 휘딱 읽고는 큰 감동도 없지만...
<느낌표> 종류의 책들을 지어내고 팔아 먹는 공지영, 황석영과 함께 재주를 인정하긴 한다.
뭐, 대형 서점에서도 신경숙 코너가 잡힐 정도니 말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독후감들을 지어 낼까? 생각하면 나는 몹시 슬프다.
간혹, 엄마를 잊은 아이, 진즉에 잃은 아이들이 또 슬픈 이야기를 풀어낼까봐 나는 두렵기도 하다.
아니, 지나치게 다부져서 정이 가지 않는 엄마들이 현대의 엄마상이 아닐까 해서,
신경숙에게 그런 부탁을 하고 싶다.
다음 번엔 이런 옛날 엄마 말고...
애들 죽으라고 괴롭히는, 애들 공부 말고는 아무 것도 관심이 없는,
현대판 엄마를 부탁한다고... 그 엄마들의 마음 속에 한번 들어가 보라고...

산에 두릅이 좀 났길래 좀 캐왔는디 두릅전 부쳐볼까? 자실라요?(156)
두릅을 캐오는 건가?
어느 해 유월에 너와 함께 장례 행렬을 따라 시청앞에... 가지 않았냐?(219)
이한열 장례식이 유월에 있었던가?
이런 구절들이 그의 진심을 낯설게 한다. 

플라톤의 '이데아'에 대비되는 '시뮬라크르'는 진실하지 않은 가짜의 부정적 의미가 담겨있다.
그렇지만, 들뢰즈가 재창조한 시뮬라크르는 진품이 아니지만,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소설이 의미를 갖는 부분도 이런 것일 게다.
어차피 진품은 아니지만, 진한 인생의 의미가 걸쭉하게 담겨있을 때...
그럴 때,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감동이 우러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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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개정판)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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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는 말이 있다.
한 존재는 그 존재가 속한 집단의 진화 과정을 그대로 따른다는 이야기다.
인류의 발생부터 성장, 노쇠화, 소멸까지의 과정은 인간 한 개체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와 비견될 수도 있겠다.
같은 양상이 부분에서 전체까지 반복된다는 과학의 프랙탈 이론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이 소설은 우선 엄.청. 재미있다.
564페이지의 소설을 손에서 떼기 힘들 정도로 붙잡고 있게 된다. 잠자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장편 소설이지만, 이야기들의 궤적이 다시 만나고 다시 얽힌다.
슬픈 이야기지만, 아름답다. 

물론 아프가니스탄의 남자들 이야기이므로, 여성에 대한 부분은 극히 적다.
같은 작가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 천 개의 찬란한 태양...과는 좀 다른 이야기다.
관타나모 다이어리를 읽으면서 아프간 이야기를 읽고 싶었던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도서관에 가서 눈에 마주친 연을 쫓는 아이를 뒤쫓아서 함께 아프고 함께 울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여,
혹시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니야? 하는 대목에서 큰일이 일어나면 눈물이 핑 돌려 한다. 

출생의 비밀이 재미난 이야기 구성 요소 중 하나지만(이쁜 여자의 죽음과 계급 차이의 극복과 함께) 계급을 뛰어넘은 우정과, 우정이 이루어내는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면서도 짠한 마음을 카타르시스로 풀어 준다. 

학교에서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서 한 열흘 정신을 못차리고 난독증마저 생기려던 시점에서 만난 고마운 책이다.  

삶은 계속된다...
그 계속은 연속성과 함께, 반복성도 함축하고 있다.
순간적 경험들의 연속성과 반복성은, 삶의 총체 안에서도 계통 발생을 반복하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책장이 넘어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소설읽는 맛을 아는 이들이라면... 꼭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번역에 대해선 내가 뭐라고 할 계제가 아니지만...
병원에서 쓰는 용어를 좀 의사나 간호사에게 물어 봤더라면 싶다.
ICU를 집중치료실로 번역했는데, 통상 '중환자실'로 쓰고,
IV는 그냥 영어로 적었는데 '정맥 주사'로 쓴다.
간호국도 그냥 '스테이션'으로 부르는 게 일반적인 용어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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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소설]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The Kite Runner - Khaled Hosseini)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0-10-01 13:37 
    아프가니스탄. 뉴스에서 위험투성이라고 떠들어 대던 나라. 연을 쫓는 아이의 배경이 되는 나라입니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그저 위험한 곳이라고 들었지만, 연을 쫓는 아이로 인해 마음속의 아프가니스탄과의 거리가 좀 가까워 졌죠. 파슈툰족과 하라자족. 소설을 읽는 중에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서 어떻게 생긴 사람들인가 찾아보기도 했어요. 책이 꽤 두꺼운 편이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이라 금세 읽어버렸습니다. 가족. 친구. 사랑. 주인공이 인생을 살..
 
 
 
<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를 리뷰해주세요.
뉴욕에서 온 남자, 도쿄에서 온 여자
권진.이화정 지음 / 씨네21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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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이상하다.
뉴욕에서 온 남자와 도쿄에서 온 여자도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 이야기도 좋은데... 

우리 나라, 한국인들은 너무 좁은 터에서 살다 보니...
스스로를 과대 포장해서 알게 되거나, 평가 절하하여 생각하는 분야도 많은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피곤한 한국인의 성격.
그렇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매력적인 성격일 수도 있음을 여러 사람의 시선은 보여 준다. 

한국적인 전통 가옥이나 낡은 상점들의 모습이 외국인의 눈으로 보면 다사로워 보일지도 모르고.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들이,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치길 맹세하던 나라.
그래서 올림픽을 자랑스러워하고,
얼마나 내세울 게 없으면... 감기 걸리기 쉬운 환경, 사계절이 뚜렷함을 장점으로까지 오버해서 가르치던 나라. 

이제, '우리'의 눈을 뛰어 넘어 '서로'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함을 생각해 볼 좋은 책이 된다. 

서울의 어지러운 골목길이 사라짐을 아쉬워하여 차라리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뒷골목이 그리운 이에게, 실제 거기 사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한국인에 대한 비판을 이렇게 다양한 시선에서, 다사로운 감정을 담아, 비판을 넘은 성찰에까지 다다르게 하는 일은 박노자 류의 박학다식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솔직한 표현들을 자꾸 접하는 것에서 더 지름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100만이 넘는 이주 노동자들에 대하여서는 제국주의적 횡포를 부리는 한국.
백인들에 대하여서는 비굴할 정도의 모습을 비추는 한국인.
국가에서 의도적으로 세계에 대하여, 역사에 대하여, 정치에 대하여 무지하게 만드는 이유도 있지만, 이 좁은 땅에서 인구밀도 수위의 인구가 살다 보니... 독특한 정서가 아울러질 수밖에 없었던 역사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세계에서 가장 아이들이 살기 힘든 나라가 되어버렸지만,
그래서 가장 아이들을 적게 낳는 나라가 되었고, 자살률이 1위를 기록하는 나라가 되었지만...
아직 괜찮은 사람들이 괜찮은 생각들을 하며 살고 있음을 굳이 확인하게 하는 책.
아이들을 좀 더 낳고, 좀 덜 죽어 나가게 만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들에 관심을 가져야 할는지도 생각하게 만드는 책. 

면담한 사람들이 문화적인 업무에 관련된 이들이어서 깊이있는 이야기가 못된 것들은 좀 아쉽지만, 그것이 이 책의 단점만은 아닐 성 싶다.
가벼운 이야기들이 또한 가벼운 조언을 던져줄 수 있으니... 

나는 정년퇴직하기 전에 외국에서 한 2,3년 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계획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다른 사람들과 사는 재미를 꼭 누리고 일을 접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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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인문학 - 인문주의와 민주적 비판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 6
에드워드 W. 사이드 지음, 김정하 옮김 / 마티 / 2008년 6월
구판절판


인문주의는 철회나 배제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지요.
인문주의의 목적은 해방과 계몽에 쏟은 인간 노동과 에너지의 산물들,
더 중요하게는 집합적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인간의 오독이나 오해 등을 비판적 검토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43쪽

교정되거나 개선되거나 전복될 수 없는 오해는 없었습니다.
다시금 반추해 그 고통과 업적을 마주했을 때 온정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역사도 없었습니다.
반대로 폭로하고 해명하고 비판할 수 없는 수치스럽고 비밀스런 불의나 잔인한 공동체적 형벌, 명백한 제국의 지배 계획과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43쪽

이 모든 것은 인문학 교육의 중심에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계급과 인종들에게 영구적인 퇴보라는 유죄 판결을 내리며, 어떤 이들은 자유 시장의 논리에 따라 무시와 가난, 질병, 퇴보에 적합하고, 어떤 이들은 새로운 엘리트로의 진입을 가능케 해주는 되뇌 집단 기획과 정책들의 혜택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가장 질 나쁜 다위주의를 증명해주는 이른바 신보수주의 철학이 동의하지 않더라도...-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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