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는 수필 - 언어능력 향상 프로젝트, 중급 중3~고3 수준 국어시간에 수필읽기 3
윤영선 외 엮음, 김주환 기획 / 우리학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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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경식, 신영복, 루쉰, 황대권, 권정생, 이오덕, 시애틀 추장의 글과
이현주, 장영희, 유홍준, 정민 선생의 글까지... 

'생각'이 담겨있는 수필들이 여기 오롯이 모여 있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자기의 '생각'을 가지는 데 큰 도움을 얻을 것 같다. 

장영희, 이지선, 이라크 소녀, 김혜자, 박완서 들의 수필을 통해서, 세상의 아픈 사람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점거 농성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가 많다.
그렇지만, 그 왈가왈부 중에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말들이 참으로 많다.
오늘 벌어진 진압 작전은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의 모습이 아니라, 짐승을 잡는 사냥꾼들의 도구들이 등장했고, 결국 짐승처럼 사냥하는 활기찬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을, 예의를 가르치지 못한 죄가 크다.
절대로 인간을, 인간이 그렇게 다뤄서는 안 되도록 가르쳐야 하는데,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이라고 외웠던 교육이란 이름의 세뇌에서는 노동자를 인간 취급할 필요 없도록 가르친 것이다. 

파업하는 노동자는 우리의 삶의 길을 저해하는 '적'일 따름인저...
생명에 대한 존엄과 신비로움을 이런 수필집을 통해 배워야 할 일이다.

93쪽. '우습지 않은'을 '웃습지'로 오타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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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를 리뷰해주세요
심리학, 남자를 노크하다
윤용인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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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머릿속에 상상했던 분야의 내용과 판이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뭐가 문제지??? 하고 되돌아 보니, 책 제목이 그랬다.
주홍 글씨로, 48포인트는 되어 보이게 심리학, 이라고 크게 적어 두었지만, 심리학이란 사회과학적 접근법과는 거리가 먼, <한국 남자의 속내 털어놓는 수다>가 주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뭐, 심리학이란 것이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주는 것이라고 친다면, 전혀 상관없는 거야 아니겠지만,
텔레비전에서 하는 복불복 게임이나, 진실 게임 같은 것도 심리적인 퀴즈와 관계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칠 수도 있으련만, 아무래도 내가 기대했던 심리학의 내용과는 완전 거리가 전설따라 삼천리도 넘었던 것이다. 

한국에서 남자로 태어난 것.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들인 만큼, 특이한 것들이 있게 마련.
남자는 죽을 때까지 세 번 울고, 부엌에 들어가서도 안 되며, 까라면 까야 되는 군대를 가야 한다.(까라면 깐다...는 남자의 거시기로 밤송이를 까라는 되도 않은 비인간적이고 인격 모독적인 명령이라도 복종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원칙이다. 물론 군대는 돈많고 지위 높은 자제분은 제외다.) 
남자라서 부끄럽거나 여리거나 순한 것은 단점이 되고, 남자라서 술마시고 오입질하는 것은 호색한이 아니라 호걸같이 여겨지는 면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한국에서 남자로 태어나 남자로 살아가는 일은 결코 여자로 사는 데 비해 만만하지 않다. 

도대체 남자들의 머릿속엔 뭐가 든 거야?
이런 <스포츠 신문>에 실릴 법한 질문에 대한 조금은 야하게, 조금은 수다스럽게 접근한 이야기들을 원하신다면... 이 책에 그득 담겼으니 반갑게 읽으시도록... 

남자 머리엔 온통 여자만 들었든지, 술 마실 계획으로 가득하든지, 사업을 성공시켜 세상을 주름잡고 다닐 계획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책을 읽는 일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자나 술보다 혼자서 여행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것을 즐기는 남자들도 있고, 혼자서 독립영화관엘 찾아가 밤늦게 영화를 감상하는 남자들도 많다. 돈보다 소중한 것들을 찾는 일은 돈이 가장 소중하다고 여기기보다 훨씬 쉬운 일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엮겠다고 한 모양인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스포츠 신문보다는 한겨레 신문의 뻣뻣함이 차라리 적성에 맞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너무도 빳빳한 종이와 묵직한 책의 무게에... 이 책을 만드느라 희생된 나무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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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를 리뷰해주세요.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 고미숙의 유쾌한 임꺽정 읽기
고미숙 지음 / 사계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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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은 사계절 출판사에게 각별한 책일 것이다.
조선일보에 연재와 중단을 반복하던 이 작품을 1985년 9권으로 출간했지만, 대머리 독재 정권의 탄압으로 활판마저 압수당하는 등의 수난을 겪었던 것으로 들은 적이 있다.
1991년 다시 10권으로 간행하였는데, 이 책을 텍스트로 삼았다. 

벽초 홍명희는 고향이 충북 괴산이다.
그래서 괴산에서는 '벽초 홍명희 문학제' 같은 의미있는 행사를 열려 하였으나,
이념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산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것이 이 나라의 한계다. 

고미숙의 임꺽정 읽기는 우선 재미있다. 

전혀 잰체하지 않는 문체로 임꺽정에 깃들인 벽초의 혼을 날줄과 씨줄을 풀어내는 느낌으로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는 맛은 꽤나 쏠쏠하다. 

벽초의 임꺽정은 한 마디로 <은근한 멋>이 가득한 책이다.
그 책에 담긴 은근한 정서를 한 번 읽고 흠뻑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도 한 이십 년 전에 한 번 읽었을 뿐인데, 장길산 같은 책과는 또다른 감칠맛이 가득한 책이었다고 기억이 남아있다. 

은근한...의 속에는 <화끈한>, <적나라한>, <고상한> 의 반의적 의미가 담겨있다.
아주 은근한 것이다.
순수한 우리말을 잘 살려 쓰는 것도 정말 구수하고, 모시 적삼 속에 살풋 비친 아낙의 살빛처럼 야하지 않은 속에서도 사내들 속마음을 아릿하게 구워삶는 사랑이야기도 일품이다. 

<공부>로 <인생역전>을 모토로 삼은 고미숙이 경제, 공부, 우정, 사랑과 성, 여성, 사상, 조직의 측면에서 특별한 기준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의 글쓰기가 그야말로 요즘 자동차계에서 유행인 <하이브리드 식>이다.
임꺽정이란 텍스트를 <다종 다양한 잡종>의 집합체로 읽은 뒤,
그것들을 다시 헤쳐모여! 시킨 것이다.
어떻게 분류하여 정리하든 간에 벽초의 이야기는 "씹어본 자맛이 아는 맛"이다. 

내 기억을 나도 믿을 수 없지만,
대하소설의 별점을 매긴다면...
이병주의 지리산이 별 다섯
최명희의 혼불이 별 여섯
조정래의 한강이 별 여섯 반
박경리의 토지가 별 일곱
조정래의 아리랑이 별 여덟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별 아홉
황석영의 장길산이 별 아홉
홍명희의 임꺽정이 별 열 개 줘도 안 아깝다. 

고미숙의 하이브리드식 독서 일지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백수들의 공동체를 <케포이필리아>란 정체불명의 용어를 써가면서 맘껏 칭찬하고 있다.
공부를 통해 백수의 부끄러움을 떨쳐버리고 자유인이 되고픈 그의 소망이 이땅의 인문학적 어둠 속에서 환한 불빛이 되길 빈다.
하이브리드란, '한 쪽의 멸종'을 전제로 한 '한 쪽의 융성'을 거부하는,
요즘의 실용적 학문에 의한 인문학의 <포괄적 타살>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삶의 한 방식이기 때문에 그의 발버둥들이 갈수록 결이 가다듬어 지는 듯 하여 마음이 든든하다. 

운명은 길섶마다 행운을 숨겨 두었다고 니체가 말했다듯이,
그의 하이브리드식 독서를 따라 읽는 행운이 길섶마다 <인삼뿌리처럼> 숨어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유행하는 광고처럼 Wow에서 Ohlle!!!로 진보하도록... 

괴물과 싸우는 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도 곁들였는데,
한국의 서양사상사를 다룬 '윤리와 사상' 교과서엔 '니체'가 없다. ㅠㅜ
이 땅의 괴물은 밑도끝도 없이 곳곳에서 등장하여서... 도무지 그 본체를 찾는 일이 예삿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2008년 미친개들의 미친듯하던 물대포 앞에서 '온수'를 외치던 발랄함으로,
괴물이 되지 않으면서 이렇게 다양한 사상적 궤적을 더듬어 공부하는 일도 중요한 발걸음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래와 같이 미치게 하는 소식을 들으면, 괴물의 존재가 곳곳에 숨어 서식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어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벽초 홍명희 관련행사 잇따라 무산 뉴스>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chungcheong/view.html?cateid=100007&newsid=20090725060403952&p=newsis 

 써비쓰~~

사계절 출판사의 <벽초 홍명희  독서 감상문 대회 감상>

http://www.sakyejul.co.kr/event/hong/hong_4.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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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오주석 지음 / 월간미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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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명박 죽으면 떡돌린다... 이런 이야기가 요즘 나돈다... 고 백분 토론에서 어떤 시청자가 말했다.
근데, 욕먹는 넘은 절대 안 죽는다. 당분간 떡 먹긴 힘들겠다. 내 돈 내고 사먹을 밖에... 

그런데, 오주석 선생처럼 아까운 이는 왜 데려 가는 건지...
하늘나라에도 큐레이터 한 분쯤 두고
멋진 그림이나 경치를 설명듣고 싶어하는 분이 계신 건지... 

그이의 그림 속에 노닐다, 단원 김홍도,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2, 한국의 미 특강을 모조리 찾아 읽은 나로서는 이 책에 나온 글들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아니, 이 글들은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거라는데, 앞의 책들에 나온 이야기들을 신문에 싣기 좋을 분량으로 간추렸을 뿐이다. 

그림에 대한 설명이라든지, 그림보는 법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한국의 미 특강과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같은 데서 훨씬 더 잘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오주석 선생님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이다.
신문에서 스물 한 번 연재했던 분량이라서 정말 간결한 설명으로 되어있다. 

다 읽은 글이지만, 이 책을 산 것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 좋은 책이란 그런 것이다.
좋은 글이란, 읽은 글을 다시 읽어도, 또 좋은 것이다.
좋은 사람이란 만나고 또 만나도 못만나 그립고 아쉬운 것과 마찬가지다. 

제주도 여행을 갈까? 돈도 시간도 넉넉지 않은데... 하다가, 여행은 고민되면 무조건 가라는 말이 떠올라, 시간을 굳이 내서 가기로 했다. 올렛길을 한번 걸어보고 싶었던 것인데, 무리하진 말고 쉬엄쉬엄 걷고 싶다.
물건을 살 때 고민이 되면 사지 말고, 여행이 고민되면 무조건 출발하란 말은... 좋은 말 같다.
이 책을 살 땐, 유고집이 다 그렇듯 별 내용이 없을 수도 있단 생각도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오주석 선생님의 간결하고 단아한 말투를 나긋나긋하게 듣는 일은, 투박한 남성의 목소리가 아닌, 마치 혜원의 미인도의 주인공이 곱상하게 들려주는 목소리임을 익히 잘 알기에 일단 사고 본 것이다. 

반신욕을 하면서 땀을 줄줄 흘리며... 오주석 선생님이 남긴 아름다운 언어들의 조합을 느리게 느리게 읽었는데도, 책은 훌쩍훌쩍 넘어가 버리고 말아, 책갈피에 바람이 부는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그림들 사이로 걸어들어가는 길은, 금강산의 바람이나 동해의 바닷바람, 그리고 한국이라면 눈 돌리면 어디에나 있을 산과 물과 하늘, 그 빈 공간의 헛헛함과 홀가분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는 여행길과 마찬가지였다. 

유고간행위원회의 강우방 선생이 서문을 썼는데...
어느 날, 논어의 한 구절을 주워들고는, 그저 김홍도의 이름을 얻었을 그 구절이 너무 감격스러워, 오주석 선생에게 너무도 전화가 하고픈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찡~ 했다.
무엇인가 발견하고는 기쁜 나머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픈 때가 있다.
이제 누구에게 한단말인가. 새삼 그를 그리워한다...
는 강선생의 말이, 바로 내 맘이었다. 

이인문의 송계한담도 설명 중, 141쪽엔 고송유수관도인에 館을 썼고, 145쪽엔 觀을 썼다.
내 생각엔, 오랜 소나무와 흐르는 물 사이 도인을 보다...는 후자가 맞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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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 당신들의 대한민국 세 번째 이야기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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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인보다 한국의 역사를 더 잘 알고,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속속들이 파헤치며,
한국의 속살을 더 잘 말하는 박노자의 대한민국 이야기. 

그의 1,2편에 비하자면, 이번의 세번째 이야기도 별다를 것 없지만,
한치 앞을 바라보지 못하도록 만드는 이명박 정부의 행보를 볼작시면, 너무도 해괴하고 너무도 천박하고 너무도 물가에 내놓은 애같아서,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은 시점에서,
앞을 보려고 상향등도 올려 보고, 망원경도 대 보고, 이런저런 각도에서 전방을 주시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하는 노력이 눈물겹다. 

별이 빛나는 창공(蒼空)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地圖)를 읽을 수 있던 시대(時代)는 얼마나 행복(幸福)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루카치, 소설의 이론) 

한때 사회주의 리얼리즘 이론이 힘을 얻을 때, 루카치의 책들을 읽는 일은 골머리를 싸안는 일이면서도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어딘가 있을 도달점을 향하여, 지도를 뒤적이고, 나침반을 들여다 보며, 이정표나 등대를 발견하기라도 하려는 듯 세상을 바라보던 시대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때는 정말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암흑이었다. 

이제, 민주주의가 철저하게 짓밟힌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조금이라도 맛볼까 하던 찰나에, 그만 꿈에서 깨어버린 심정이 된 대한민국.
벼랑에 튀어나온 가지에 근근히 매달려 있는데, 위에선 호랑이가 어흥거리고... 손 놓으면 천길 낭떠러지... 팔에선 힘이 점점 빠지는데... 눈앞에 매달린 벌집에서 한 방울 꿀물이 똑 떨어져 입술을 적시니... 죽을 줄도 모르고 꿀물 빠는 데 정신을 놓아버린 형국인지... 

네비게이션에 몸을 맡기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가기만 하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세상살이라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세상일은 머릿속 지도와도 같아서 분명히 이쪽길로 가면 이런 도로가 나와야 하는데,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길이 나오고, 그래서 돌고 돌다 보면 다시 제자리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러다 보면 다시 감이 잡혀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기도 한 그런 것이다. 

박노자가 애써 찾는 그 길은, 우리 사회를 자꾸 왼쪽으로 더 가라고 한다.
세상은 시속 220킬로미터까지 매겨진 눈금을 넘어, 속도계 바늘을 지탱하는 스프링이 끊어질 정도로 빨리 우회전하고 있는데, 힘겹기만 한 손으로 좌회전 깜빡이를 넣으라는 그의 주문은... 글쎄, 이제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떨어지고, 노인화가 빨리 진행되며,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가장 행복하지 않은 나라... 전쟁중도 아닌데...
아이들이 <안티 엄마> 카페를 만들어서 엄마를 저주하는 나라...
엄마들은 방학이지만 아이들을 학원으로 조리돌리듯 돌리는... 현실.  

공동체가 양육, 교육, 의료를 책임져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아닌, 다수 임금 노동자의 이익이 우선되는 나라, 이런 것을 지향하는 이들이 세력화 되어야 한다. 이것이 이 책의 주제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그들에게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사회가 아니다.
88만원 세대는 그것을 알고 있다. 박노자는 여기에 희망을 걸어 본다. 글쎄다... 
97년 이전의 호경기때나 유사 개혁주의자(노무현 등)의 시대보다 지금이 오히려 기회의 시기가 아닐까? 그는 이렇게 기대한다. 어두울수록 빛에 대한 열망은 크기 때문이다.

한 국민은 그 국민의 자질에 맞는 사회 체제와 정부를 갖게 돼 있다.(23)
이 이상의 진리가 없다는데, 그러게, 루이 16세는 상징적인 처형이었다면 전두환이는 사형 죄목이 7개나 붙었었는데 아직도 여덟 번째 목숨으로 징그럽게 살아 있다. 그런 것이 이 국민의 자질이다.
백화점이 무너지고 다리가 끊어져도 감수하고 사는 나라. 

지금 평택은 전쟁중이다. 쌍용자동차가 상하이로 넘어가 버렸는데, 노동자들은 어쨌든 같이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노동자 탓을 하고 있으면서 경찰이 대치하고 있지만, 국가라는 리바이어던이 잡아먹는 것은 국민이다.
극장에서 대운하 유사품 사대강 대한 늬우스를 틀어댄다더만, 텔레비전에서 미디어법에 대해 홍보한단다. 아직 불법인 거 판결도 안 났고, 불법임이 100% 명확한 현실에서 말이다.
노동자들은 헬기와 선무방송의 소음으로 잠도 못자고, 물도 끊어졌으며, 최루액 등으로 사실상 갇힌 상태에서 고문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용산처럼 성급한 욕심이 부른 참사가 아니라, 이건 사람을 말려죽이려 작정한 셈이다.
이정희, 강기갑 의원이 물을 들고 갔다가 물대포를 맞는다.
국회의원도 국민과 꼭같이 취급하니, 고마울 따름이다. 헐~  

한국의 혁명에 가장 큰 역할을 해야할 자들이 노동자들이다.
그렇지만, 노동조합은 이미 괴물처럼 변해버려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배부른 이익집단처럼 되어버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또는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을 노조에서 감싸안지 못하는 현실에서...
노동계급의 조직화, 급진화... 꿀을 빨아먹는 꿈에 젖어 목숨이 위태로움도 모르는 거 아닐까? 

이 책에서 <탈남자>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가난으로 인한 탈북자가 아닌, 병역 기피, 먹고 살기 위한 저임금 피고용자의 탈남자들이 수십만이 될 것이고, 오늘도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 갔다가 힘들다고 시체로 발견된 유학생들이 뉴스에 났는데... 되도 않은 유학의 이름 등으로 탈남한을 감행한 사람들이 얼마도 많은가. 과연, 이것이 나라인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오로지 제 배 불리기 급급하여, 어려운 아이들 많은 경기도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자고 하니, 그 몇백억이 아까워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도의원들이라니... 허본좌께서 마이클 잭슨 사망하기 3일 전에 만나셨다더니... 제발 다음 번엔 집권하시어, 지방자치제 없애 주시면 좋겠다. 의원은 무슨 빌어먹을... 개똥같은 새끼들이다. 

아이를 여유있게 섬기며 아이에 대한 사랑을 최대한 실천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 지기 전에는 무산계급 여성으로서 아이 갖기를 거부하는 일은 당연한 권리(206)라고 일본의 유명한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야마가와 기쿠에가 말했다는데, 한국은 이제서야 '호주제'가 폐지된 봉건국가임에랴...
아이들을 섬기기는 커녕, 죽음의 학교로 몰아 넣고는... 사교육 없는 학교, 젠장,
아이들은 집에 빨리 가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는데, 학교에 남아서 계속 공부하란다.
경기도도 애들 밥값은 없지만, 과외비는 지원해 준다. 니미~ 

<국가>라는 괴물. 거기 존경스런~이란 모순형용사를 붙이기 더럽지만,
황우석에게 가시는 걸음걸음 아름따다 가는 길에 뿌리던 징그런 애국심처럼,
친일파들이 만들어 놓은 <국사>책을 충실히 가르쳐야 한다고 세뇌당한 국민이,
반공주의자들이 만든 <도덕>책을 없애선 안된다고 아직도 부르짖는다.
그들은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기 때문일까?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이족이 우리의 삶의 길임을... 잊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 절절한 목소리로, ... 새역사를 창조하자!!! 거기 아직 삘이 꽂혀 있는 건가? 
국가 뿐 아니라, '국토'라는 유사 신앙도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독도 같은 문제로 열받는 일보다 일본 민중과 연대하는 등의 과학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그의 의견은 전적으로 옳지만, 서울대에는 일본학과가 없을 정도의 나라임이니... 요원하기만 하구나.

대학 교수로서, 한국의 부끄러운 연구 풍토.
하긴, 가수 인순이 조차도 '어른에 대한 후배로서의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쌩한 잡설을 흥분해서 늘어 놓았다더니만,
지식 노동자 치곤 참으로 더럽고 치사한 대학 강사 노릇에 대한 한숨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외국에서 박사 받으면 외국에서 버텨 보라고 충고한다.
국내 대학, 착취 공장의 봉건적 사적 예속과 조폭 수준의 막가파 대우, 신자유주의식 순치 및 착취는 연구를 불가능하게 한다고...
하긴, 교수들은 남자가 더 많은데, 그들이야 그 더러운 군대 문화에 그대로 젖어 있으니...  

중화권이 핵심적인 외부적 타자가 되고 있다.
앞으로 1,20년을 내다본다면 조선처럼 다시 중화권의 변경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북한과의 적대관계 청산의 가능성도 그는 점쳐보고 있다.
중국과 협력, 경쟁하면서 민주주의 질식, 권위주의 복구가 점쳐질 수 있다. 이것을 분쇄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란다.
체제에 저항할 중간 그룹, 또는 노동자 그룹의 미래는 쉽게 점치기 어렵지만 박노자는 기대를 놓치지 않고 있다. 

타자의 눈으로 본 내부.
<한국 교회>라는 삐뚤어진 실루엣이 지배하는 현실과
핏줄을 강조하던 시대의 결과로 백만 이주민과 말로만 <다문화>를 이루는 상황과,
전 정부에서 말로만 시작했던 평화주의자의 집총거부를 대체복무제로 검토하자던 의견이 완전 묵살된 현재...
이런 어두운 그림자들만 지금, 여기서 가득해 보이지만,
결국 미래는, 지금 여기서 숨쉬는 사람들의 한 걸음이, 한 목소리가 작용해서 
어떤 모습일는지는 모르지만, 그 미래는... 안갯속에서 <성큼> 걸어나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답답할 때면, 지도를 펼 일이다.
그래서 저 멀리 있다는 목적지를 향하여, 컴퍼스로 측정도 해볼 일이고,
나침반 바늘이 미세하게 계속 떨면서 북쪽을 가리키듯,
떨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믿고 갈 일이다. 



http://photo.naver.com/view/2009070709471124918?page=1&view=today&sort=recent&param=200907_2&postType=photo

85쪽. 꽤나 유사한... 이라고 해야 할 것을 '꾀나'라고 썼다. 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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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182s 2009-07-30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정적이신듯하네요,,시국이 그러니 . 그나저나 평택이 걱정이네요..강의원 물대포 도 그렇고..모두 각개격파 당하는게 당연한듯 되었어요,노조,특히 정규직 노조에 대한 탄압이 많을수록 노동자의 급진성이 발달할까요? 근데 그 탄압이란게 완만하면서도 신속히 이루어지는지라 본인들도 잘모를꺼에요,,이래나 저래나 정규직 노조들은 비정규직한테 공격당하고 기득권들한테 공격당하고..사실 정규직 노조원들이 체제안주적인 면이 많은것도 사실이고요,욕을하자면 오로지 생각하는거라고는 부동산,주식,내자식최고교육주의,레져활동, 등등입니다.
물론 비정규직도 시간나는대로 그런거에 빠지기는 하지만..역사의 회오리속에 누가더 반동적일 것인가? 라는 문제도 재밌겠네요..쉬는날에 <--<--왼쪽으로 들고 도서관에서 읽어보았는데요,노자님글은 정말 재밌게 쓴다는..혁명의 순간에 있을 피비린내?에대해 설명하는거보면 분명 사회주의자 계열 맞기는한데...

글샘 2009-07-30 09:22   좋아요 0 | URL
박노자 글은 쉽고 재미있습니다만... 그의 책을 모두 읽노라면, 자꾸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한홍구 선생님 글처럼 주제별로 꼭지가 명확히 묶인 책을 만들어 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