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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 6인 6색 인터뷰 특강 ㅣ 인터뷰 특강 시리즈 6
금태섭 외 지음, 오지혜 사회 / 한겨레출판 / 2009년 7월
평점 :
남대문이 불탈 때부터...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그리곤, 말도 되지 않는 쇠고기 수입 자유화 조치에 따라 시작된 촛불 집회의 밤들은 강부자, 고소영들을 위한 세상 만들기에 저항하는 열기로 후끈거렸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용산 철거지역에서 불길이 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러나... 국민들을 주화입마에 들게 한 장본인은, 가타부타 사죄의 말이 없다.
이젠 산중턱에서 아침이슬을 들을 여유도 없고, 오로지 경찰이라곤 하지만, 명백히 실정법을 위반하고 명찰도 달지 않은 채, 그저 묵묵히 순사의 길을 걷는 파렴치한들의 힘을 입어 권력을 유지하려는 데 연연하고 있다.
새로울 것도 없는 '뉴'스를 들으며 날마다 '화'가 난다.
전임 대통령이 사망했는데, 내선일체 신문은 그 전날 자로 이름이 지어진 배너를 매달기도 하고,
분명한 사고사인데도,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자살로 몰아 간다.
용산 참사도, 노무현 사망도, 722 국회 부정투표도...
모두 <자료를 내놓지 못하겠다>고 뻗대면 그만인가...
세상이 넓어져서, 담화 談話들을 감출 길은 없는데, 오로지 모르쇠로만 일관한다.
납북된 미국 시민을 구하기 위해 미국에선 전임 대통령이 특사로 파견되건만,
하긴 전임 대통령이래야 한 분은 골로 보냈고, 한 분은 오늘 내일 하시니... 그외엔 전임이란 말도 꺼내기 더러운 놈들 뿐이니... 적자만 보고 있는 현정은 회장을 보내서 되지도 않는 협상테이블에서 날만 보내게 한다.
한겨레 특강의 올해 주제는 <화>였단다.
한겨레 특강은 해마다 책이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보는데, 요즘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적대다가 이제서야 글을 올리려는데... 몇 타 치지마자... 내 생각 밖에서 화가 몰려나와 비극적 내용들로 가득 차버린다.
올해의 연사들은 진중권, 정재승, 김어준, 안병수, 홍기빈, 금태섭의 6인이다.
진중권은 공적 분노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성적 부분과 감성적 부분에서 한국인이 지나치게 치우치는 감성적 부분에 대해서... 황우석과 디워가 감성적 부분에 치우친 것들이다. 구술문화가 더욱 지배적인 한국 문화의 특성으로 보기도 한다. 한국은 쏠림이 너무 심하다... 요즘 대학생들은 영어와 취직 셤공부밖에 안 한다. 공포감 때문이란다. 그럼 성인들은 주식도 처박았고, 펀드는 반타작났고... 아파트 값은 언젠가 다운공포증을 유발할 날만 기다리고 있고... 아이들의 미래는 안 보이고...
오지혜가 서경식 선생의 말을 들고 왔다. "교양은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라고... 한국에서 가장 부족한 것... 교양이다. 정말 교양 없이 자신이 옳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한다. 답답하지만... 문제가 금세 해결되진 않는다. 25년 전 내가 학교다닐 때 비하면,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단 것이 다행이다. 불행인 것은... 문제는 알지만, 행동에 나설 청년 세대를 길러 두지 못했다는 것.
뇌 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정재승의 화병 이야기는 슬프다.
분노는 제대로 표현했을 때는 화를 낸 상황을 잊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그 상황을 다 기억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해소하려다 문제가 생기는 데 그것이 화병.
살인자들은 '화'를 참지 못해 범죄를 저지른다. 그들의 뇌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전전두엽. 전전두엽을 발달시키는 것은 운동, 독서, 놀이인데... 한국인이 청소년들에게 못하게 하는 3종 세트 되시겠다. 경쟁력없는 암기 공부에만 아이들을 몰아 넣고는 인생을 설계하라, 꿈을 가지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화병'을 길러주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 이러니... 누가 애를 낳겠는가.
금태섭 변호사는 사형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한다.
추격자가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유영철을 죽여야 한다고 말들이 많다.
용산 참사를 묻기 위해서는 추잡한 살인마를 방송에서 우려먹으라고 보도지침을 청와대에서 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살인마들을 죽여야 한다고... 계속 날뛴다.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는 참 슬프다. 그 이야기를 조갑제가 썼다는 건 좀 웃긴다.
죽어 가면서 "하느님 저는 살인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법관, 검사들, 내가 죽어서도 꼭 복수할거야." 이런 말하는 사형수는 오판일 가능이 크지 않은가.
그 어떤 이유에서든... 사형은 얻는 것도 많지만, 만에 하나 소중한 이의 목숨을 잃게될 수도 있기에... 폐지되는 것이, 집행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범죄자들, 특히 죄질이 더러운 갑부들과 친일파들, 이넘들의 범죄는 툭하면 사면하는 제도도 이왕이면 고쳤으면 좋겠고, 군법으로 사형 죄목 일곱 개 받고도 여덟번째 목숨을 살고 있는 문어 대가리 같은 새끼는 좀 죽어 줬으면 좋겠다.
홍기빈의 경제학은 <경제학 원론>이 아니다. <경제학적 비유>로 가득하다.
건강은 수승화강, 곧 차가운 물은 위로 올라가고, 뜨거운 불기운은 아래로 내려야 살듯이,
돈은 불의 기운이라, 아래로 아래로 내려와야 산다는 것이다.
가진자들의 불호령은 이렇다. TINA... There is no Alternative. 대안이 없다...고...
쌍용에서 노동자들을 개패듯이 패면서... 티나... 크래커...
북녘 동포들에게 줄 쌀은 없고, 전쟁 준비는 있다. 티나... 크래커...
4대강 하지말자고? 티나... 미디어법이 왜 문제냐고? 티나...
티나게 더러운 것들은 가진자들의 배짱으로 밀어붙인다.
국민들의 반대는 경찰이 앞에서 줘패고, 검찰이 뒤에서 벌금 때린다.
언론의 이름을 단 쓰레기 신문들은 거짓을 일삼고, 방송도 이미 비판적 언로는 거의 막힌 상태다.
대형 마트들에 익숙해져 버린 국민들에게 "생협운동"은 좀 생뚱맞다. 유기농도 쉽지 않은 노릇이다. 이미 돈의 논리에 물들어 버린 아이들의 입맛에, 주부들의 살림 습관에... 생협운동으로 다가가는 것은, 민노당이 들이대는 통일 이야기 만큼이나 썰렁하다. 어렵다.
안병수가 들려주는 아- 질산 나트륨 이야기와 각종 색소 이야기는 차라리 재앙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안병수가 미워진다. 그의 話들은 온통 禍 덩어리다.
우리가 먹어대는 것들이 모두 화학 약품 덩어리고... 아이들을 죽이는 것들이다.
정말 무서운 것은 광우병 쇠고기보다 아이가 들고 있는 과자 조각들이다.
그러나... 여기서 또 생협이 등장한다. 유기농과 비정제 식품을 먹자고 말한다.
돈, 돈, 돈... 돈 앞에선 목숨도 파리 목숨이다.
그 먹거리들의 돈줄을 잡은 미국은 이미 온갖 유전자 조작 식품의 왕국이 되어버렸고, 한국처럼 아무 생각없이 농업을 포기하는 나라에선 이미 <곡식의 씨앗>을 폐기해 버리고 전량 수입한 지 오래 되었다.
식량이 무기가 되는 시대는 이미 <과거>다.
김어준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그 구라의 포스야 말할 거 없다.
그렇지만, 씁쓸하게 늘 싸움에서 저만치 떨어져 있는 그의 딴지거는 수준의 일보는... 일보도 전진한 거 같지 않다.
속시원하게 들이박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사실, 매번 투쟁만 할 순 없는 거지만... 사랑도 하고, 여행도 하고, 이별도 하고... 하는 것이 인생이지만, 총체적 <화병 국가>로 전락하고 있는 이 나라의 꼬락서니를 날마다 확인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날마다 조금씩 아름답게 가꾸고 있는 산책로...가 사실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2/4분기의 GDP를 올리기 위해 예산을 왕창 퍼붓고 있는 거란 사실을 떠올리는 스스로가 사랑스럽지 않고 자랑스럽지 않다.
이 정부를 상대로 그냥 화를 내면 주화입마... 내상을 입어 안 된단다. 굉장히 안정적인 바이탈 사인을 유지하면서 차분하고 화사하게 엿먹여야 한다는데... 말은 맞지만... 아직 그렇게 가는 길을 그도 찾지 못한 모양이다.
한겨레 21에서 매년 주최하는 강연회의 수준이야 이미 입증이 된 바이지만,
그 강연회의 내용들이 발전적이지 못하고, 작년의 배신과 올해의 화...로 점차 퇴행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지만, 한국인에게 정말 부족한 '상상력', '교양', '버려야할 거짓말'과 '자존심'... 이런 것들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
날마다 화병에 잠못이루는 이들에게, 시원한 죽비소리 한 바가지 소개한다.
197쪽. 어휴, 말이 되요?... '돼요?'로 바꿔야 하고, 어의가 없었는데... '어이' 상실로 바꿔야 옳다.
267쪽. 고상근 대원이 아니고, 고상돈 대원이 맞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