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업, 비평의 눈으로 읽다
이혁규 지음 / 우리교육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교사를 평가하겠다고 하면서... 수업을 평가하겠다는 말을 떠드는 넘들이 있다.
수업을 평가한다는 것은... 학생들처럼 '주관적' 평가를 내릴 수도 있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수업의 형식이나 내용 등을, 자신의 관점에 따라서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그것을 점수화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더군다나, 신규 교사를 뽑을 때, 실기 점수를 높인다는 것은 탁상공론 행정의 대표작으로 길이길이 교육사에 남을 만한 헛소리다.
20년이 넘도록 매주 20시간이 넘는 수업을 해온 나로서도 수업은 어렵다.
수업을 하는 일은 일상이지만, 수업 연구를 하는 일은 쌩노가다다.
일단 남에게 보여주는 수업으로서 부담을 안고 있고,
진도 중심의 평소 수업과는 다르게, 특정한 주제를 정하여 한 시간동안 수업의 진행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들도 그 날은 좀 협조를 해주기도 하지만, 수업자나 관찰자나 낯간지럽기는 마찬가지다.
각 시도교육청마다 수업연구대회라는 것이 있어서, 제법 경력이 쌓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업 연구를 하고 연수의 기회로 삼는다. 그렇지만, 그 수업들을 둘러보고 나면... 한결같이 쇼맨십으로 가득한 보여주기 수업이기 쉽다. 안타깝다.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일 것인데, 결과가 '점수'로 나오는 한국의 제도에서 '내용'보다는 '결과인 점수'에 치중된 수업이 되기 쉽다.
수업을 시작하고, 몇 가지 활동을 전개하며 그 활동 내용의 결과로 마무리를 짓는 형식에는 수업 연구자들이 만족시키기 쉽지만,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인가, 공적 인간을 기르는 공교육으로서 제자리를 잡을 것인가...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 보길 권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수업에서 시사적 계기수업까지 수업의 형식과 내용을 곰곰 따져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강요하지 않으면서 많이 느끼게 하는 수업이 좋은 수업...이 좋은 수업이라고 한 이도 있었다.
주입식 교육이 나쁘다는 말은 많지만, 입시 교육 시키지 말자는 말은 많지만, 사교육이 과도하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중요한 것을 주입하는 교육은 결코 나쁘지 않을 수 있고, 학습법을 학습시키는 요소일 수 있으며,
입시교육 아닌 교육이 또 어디 있는지, 좋은 입시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함을 지적하지 못하면서 떠들고 있고,
사교육이 결국 <공교육>의 실패에서 귀인하는 것임을, 공교육은 <공적 인간>을 기르는 일이어야 하며, <사적 영달>을 추구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욕망의 결과임을 알면서 모르는 체 하는 학자들이 교육계엔 가득하다.
치료자로서의 교사... 친절한 교사... 얼마나 필요한 교사인지.
좋은 수업 관찰자는 ... 수많은 초점이 존재함을 아는 사람. 또 하나의 초점을 선택할 경우 그 초점의 안과 밖을 동시에 조명할 수 있는 사람. 동시에 자신이 선택한 초점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이란 말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으면서도... 자신의 수업에 지나치게 배타적인 현실을 만나면... 교육 문제는 갈 길이 멀기만 하다.(32쪽)
125쪽의 '기린'은... 아프리카의 목이 길어서 키큰 동물... 기린이 아니고, 전설 속의 동물... 기린임을 고려한다면... 조금 이상한 멘트같다.
좋은 수업에 대한 고민, 좋은 수업 관찰자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