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디자인 산책>을 리뷰해주세요.
핀란드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1
안애경 지음 / 나무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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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디자인이야 내가 상세히 아는 분야는 아니지만,
핀란드의 디자인을 읽으면서... 공공분야의 디자인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을 위한 환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에서 이런 디자인 정신이 꽃피기를 기다리는 것이야 백년하청일지 몰라도,
핀란드에서라도 이런 정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인간이란 종이 조금이라도 사랑스럽게 보이려면... 이런 디자인들이 널리 퍼져야 할 것이다. 

시립극장 앞마당에서 산책을 즐기면서 바라본 얼음덩이 같은 조명은, 차가운 북유럽의 나라의 이미지를 있는 그대로 투영해준다. 아름답다. 

무엇보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 디자인에 감탄했다.
어느 아파트, 학교엘 가나 똑같은 색상과 똑같은 놀이기구가 붙박이로 둘러선 한국의 학교 건축가들 머릿속엔... 군대 연병장밖에 든 게 없어 보이는데,
다양한 색상, 다양한 형태, 다양한 굴곡 안에는 '안전'이 돋보인다.
다치지 않을까 걱정스레 위험한 부분을 찾는 내 눈이 어리석다. 그들이 부럽다. 

183쪽에 놓인 겸손한 십자가...
십자가를 굳이 찾지 않으면 십자가가 보이지 않는다.
가증스럽게 벌겋게 시내 야경을 물들이는 조선의 십자가에 비하면 너무도 평화롭다. 

일요일 교회 옆에는 주정차 단속도 안하겠다는 안하무인 국가가 하나 있는데...
참 비교하기 부끄럽다.
단일 건물 안에 교회가 많기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조선 천지 어디에 저런 겸손한 하느님 한 분 계실지...  

남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는 일은 씁쓸하고 힘겹다.
나와 비슷한 남이 아니라 훨씬 앞서다는 남과 나를 비교하는 일은...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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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비평의 눈으로 읽다
이혁규 지음 / 우리교육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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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교사를 평가하겠다고 하면서... 수업을 평가하겠다는 말을 떠드는 넘들이 있다.
수업을 평가한다는 것은... 학생들처럼 '주관적' 평가를 내릴 수도 있고,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수업의 형식이나 내용 등을, 자신의 관점에 따라서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그것을 점수화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더군다나, 신규 교사를 뽑을 때, 실기 점수를 높인다는 것은 탁상공론 행정의 대표작으로 길이길이 교육사에 남을 만한 헛소리다. 

20년이 넘도록 매주 20시간이 넘는 수업을 해온 나로서도 수업은 어렵다.
수업을 하는 일은 일상이지만, 수업 연구를 하는 일은 쌩노가다다.
일단 남에게 보여주는 수업으로서 부담을 안고 있고,
진도 중심의 평소 수업과는 다르게, 특정한 주제를 정하여 한 시간동안 수업의 진행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들도 그 날은 좀 협조를 해주기도 하지만, 수업자나 관찰자나 낯간지럽기는 마찬가지다. 

각 시도교육청마다 수업연구대회라는 것이 있어서, 제법 경력이 쌓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업 연구를 하고 연수의 기회로 삼는다. 그렇지만, 그 수업들을 둘러보고 나면... 한결같이 쇼맨십으로 가득한 보여주기 수업이기 쉽다. 안타깝다.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일 것인데, 결과가 '점수'로 나오는 한국의 제도에서 '내용'보다는 '결과인 점수'에 치중된 수업이 되기 쉽다.
수업을 시작하고, 몇 가지 활동을 전개하며 그 활동 내용의 결과로 마무리를 짓는 형식에는 수업 연구자들이 만족시키기 쉽지만,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인가, 공적 인간을 기르는 공교육으로서 제자리를 잡을 것인가...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 보길 권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수업에서 시사적 계기수업까지 수업의 형식과 내용을 곰곰 따져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강요하지 않으면서 많이 느끼게 하는 수업이 좋은 수업...이 좋은 수업이라고 한 이도 있었다. 

주입식 교육이 나쁘다는 말은 많지만, 입시 교육 시키지 말자는 말은 많지만, 사교육이 과도하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중요한 것을 주입하는 교육은 결코 나쁘지 않을 수 있고, 학습법을 학습시키는 요소일 수 있으며,
입시교육 아닌 교육이 또 어디 있는지, 좋은 입시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함을 지적하지 못하면서 떠들고 있고,
사교육이 결국 <공교육>의 실패에서 귀인하는 것임을, 공교육은 <공적 인간>을 기르는 일이어야 하며, <사적 영달>을 추구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욕망의 결과임을 알면서 모르는 체 하는 학자들이 교육계엔 가득하다. 

치료자로서의 교사... 친절한 교사... 얼마나 필요한 교사인지.
좋은 수업 관찰자는 ... 수많은 초점이 존재함을 아는 사람. 또 하나의 초점을 선택할 경우 그 초점의 안과 밖을 동시에 조명할 수 있는 사람. 동시에 자신이 선택한 초점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이란 말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으면서도... 자신의 수업에 지나치게 배타적인 현실을 만나면... 교육 문제는 갈 길이 멀기만 하다.(32쪽) 

125쪽의 '기린'은... 아프리카의 목이 길어서 키큰 동물... 기린이 아니고, 전설 속의 동물... 기린임을 고려한다면... 조금 이상한 멘트같다. 

좋은 수업에 대한 고민, 좋은 수업 관찰자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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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여성이 세상을 바꾸다 3
최세희.전성원.손동수 지음 / 낮은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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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레따 빠라 : 암흑기 칠레에 희망의 노래를 선사한 가수 
다이앤 아버스 : 남들이 눈을 돌리는 곳에 눈길을 준 사진사
유잔 팔시 : 검은색의 편견을 깬 영화 감독
케테 콜비츠 : 전쟁 반대, 아이들을 죽이지 마라!!!고 한 판화가 

케테 콜비츠는 책으로 만나서 알던 이지만, 나머지는 처음 들은 이들이다. 

세상에서 남들이 하지 않는 일, 남들이 주류에 빠질 때 비주류에 조명하는 일,
이런 일을 잘해내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런 곳에 몰두하는 이들이 있게 마련이고, 거기서 눈물나는 성공을 거둘 수도 있는 일이다. 

이 책의 장점은 읽기 쉽다는 것이다.
그닥 크지 않은 책에 네 명이 담겨 있으니 한 명이 차지하는 분량도 많지 않거니와,
꼭 필요한 지도, 사진, 그리고 역사적 사건과 배경 등에 필요한 지식들을 박스처리한 것은 이 책의 성공 포인트라고 하겠다. 

그래서 한국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활동 연대와 시대적 배경, 세계사적 흐름과 조응하는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게하는 친절한 책이다. 

역사란 '폭력적인 영웅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란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을 때, 이런 책을 권할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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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네껜 아이들 푸른도서관 33
문영숙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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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깽... 김영하의 검은꽃에서 한번 다루었던 소재였다. 

일본 넘들이 조선인들을 멕시코 애니깽 농장으로 팔아먹었던 사기사건.
돈과 자유를 바라고 각기 다른 꿈을 가진 이들이 엘도라도를 꿈꾸며 건너간 태평양 너머 멕시코에선, 태양과 날카로운 에네껜 잎사귀들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애니깽, 또는 에네켄은 섬유질로 굵은 밧줄을 꼬는 재료가 되는 식물이란다.
선박 등에서 쓰는 밧줄을 만드는 질긴 섬유질. 그걸 채취하기가 얼마나 힘들까말이다. 

어제는 경술국치일이었다. 내년이면 이제 100년이 되는 경술국치일.
그러나,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는다면... 국치는 돌아올 것이다. 

제대로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고, 국수주의만 주입하려 들다가는,
결국 역사의 덫에 걸려 역사를 잃고 말 것이다. 

되풀이되는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 

지금, 한국 땅에서 몸부림치며 삶을 이어가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과 백년 전 하와이에서, 멕시코에서 죽지못해 살아남은 그들의 삶 사이의 간극은 얼마나 넓은지... 돌아볼 일이다. 

110쪽. '무'가 표준어가 된 지 이미 20년이 넘었는데, '무우'가 아직 나옴은 아쉽다. 
277쪽. '기민'에 한자어를 병기했는데, 饑民은 굶주린 백성이란 뜻이다. 디아스포라는 굶주림보다는 棄民, 즉 버려진 백성, 국가가 버린 백성쪽이 가깝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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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8-3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교정이네요.
편집자가 두려워하면서도 좋아할 독자이신듯해요

글샘 2009-08-31 13:16   좋아요 0 | URL
악, 편집자가 아니라 바로 작가께서 ^^ ㅋㅋ
글쎄요. 좋아할까요?

문영숙의글방 2009-08-3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에네껜 아이들의 저자 문영숙입니다. 님의 리뷰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 짚어주셔서 정말 고맙네요. 한자 부분 제가 착각했군요. 지적해주신 내용 재판에 참고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글샘 2009-08-31 13:17   좋아요 0 | URL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께서 알라딘에 둥지를 틀고 이렇게 놀러와 주시니 영광입니다. ^^
 
바다 쓰레기의 비밀 - 바다 쓰레기에서 배우는 과학과 환경 지식 보물창고 1
로리 그리핀 번스 지음, 정현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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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표층수는 돌고 돈다.
일단 지구가 오른쪽으로 도니깐, 적도쪽의 바닷물은 왼쪽으로 흐른다.
그게 적도 해류다. 그 해류는 다시 남북으로 환류를 이루는데,
아시아에 부딪히면 쿠로시오 해류, 북태평양 해류,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 해류를 만들고,
호주에 부딪히면 동오스트레일리아해류, 남극 환류를 따라 페루 해류까지 가고,
대서양에선 멕시코해류, 북대서양해류, 카나리아해류가,
남대서양에선 브라질해류와 벵겔라해류가,
인도양에선 아굴라스 해류와 남극환류가 둥근 환류를 이룬다.
물론 이것은 표층수의 문제만 이야기했을 때 그렇다. 

이런 바닷물의 흐름에 숨어있는 과학을 특이하게도 태평양에서 조난을 당한 배에서 흘러나온 장난감, 신발 등에 착안하에 프로그램을 만듦으로써 해류의 흐름을 연구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무서운 것은 그 조난당한 배들에 한국 선박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건데, 한국에서 만든 것들이 바다를 건너는 와중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많이 파손되고 전복되는 모양이다. 

쓰레기를 통한 해류의 연구와 함께, 뒷부분에선 바다그물의 무서운 재앙이 등장한다.
그물에 걸려 구출했지만 죽은 거북 이야기는 슬프다. 바다사자도 눈을 감고 있다.
큰 그물들을 마구 폐기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의 환경을 살리는 사람들도 있음을 알려주는 유익하고도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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