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박치기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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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박치기다 - 재일 한국인 영화 제작자 이봉우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책!
이봉우 지음, 임경화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2,3년 전에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박치기'를 상영하는 것을 보았다.
그 전에 해콩샘이 박치기를 본 감격을 말씀하시는 걸 보고 언젠가 보고 말리라하고 있던 터였다.
영화 박치기는 재일한국인들의 이야기였다.
재일교포란 말이 정확하지 않은 것은... 일본에 사는 일본인이지만, 원래는 한국인이었던 사람을 뜻하는 말인데, 재일한국인, 또는 조선인들은 일본에 살지만 일본인이 아니고, 한국인이지만 한국인 대접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보니 일본인 관광객 죽은 곳에 일국의 '총리'라는 것이 가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좀 의아한 장면이었다.
관광객이 불타 죽는 일이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자국민을 자국의 경찰이 진압하다가 불태워 죽이고도 멀쩡한 정권이,
왜 관광객의 죽음 앞에 총리를 불러다 무릎 꿇리는 것인지...
도대체 이 정권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궁금케 하는 사진이었다.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싫었다.
파리에서 공부할 때, 같은 반이 된 안씨 성의 한국인은 내가 자기소개를 하며 악수를 청하자 다음 날 반을 바꾸어 버렸다.
아버지가 제주도에서 도망친 계기가 된 1948년의 4.3 사건때는 도민을 7만명이나 학살했다.
나는 처참한 광주 사태를 빚어낸 한국 사회가 몹시 싫었다.
반 미국 식민지이며 일본 흉내만 내는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면 이민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나라,
베트남에 파병한 나라, 군사 독재 정권을 이어온 나라...
내 머릿속에 있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들이 싫었던 것이다.
그러나, <서편제>같은 영화를 만든 그들은 참으로 멋진 사람들이다.(72)
그들이 만드는 한국 영화는 문제를 꿰뚫어보고 표현력이 풍부하며 영혼을 뒤흔드는 마력이 있다.
박치기의 제작자 이봉우는 한국을 이렇게 추억한다.
그에게 한국 영화란 한국이란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재료였던 셈이다.
한국 영화의 힘.
그것이 '문제를 꿰뚫어 보는 영혼을 뒤흔드는 마력'이란 말로 정의되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 진다.
올 여름, 한국 영화만 몇 편 보았다.
요즘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별로 재미가 없다.
한국 영화의 짠한 정서를 그런 영화들에선 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쭙잖은 '국가'의 형식을 갖춘 나라.
그 나라의 '국민'이면서, 일본이란 식민지 본국에 살고있는 '재일'들의 삶은 참으로 고단한 그것이었을 것이다.
이지메의 대상이었을 것이고,
사회에서 낙인찍힌 부적응의 대명사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을 따스하게 안아주지 못하고, 도리어 그들에게 '간첩'이란 올가미를 뒤집어 씌운 것이 바로 그들의 '조국'이었다. 징허고 징한 것, 국가.
이 책에선 박치기와 박치기 럽앤피스를 만들게 된 경위와 작가가 한국 영화들을 섭렵하고 일본에서 개봉하게 된 뒷이야기들이 씁쓸한 페이소스를 뿌리며 가득 넘쳐나고 있다.
빅파일에서 다운받아둔 '박치기 럽앤피스'를 언제나 볼 시간이 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