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싹 첫 이벤트 공지

      * 잎싹표 첫 이벤트를  공지합니다. 

      

 

  어제 송년독서모임에 갔다가  사정이 생겨 넘 늦게 오는 바람에... 

 이벤트 공지가 계획보다 약간 늦어져 죄송함다.  

위의 따끈한 차 한잔 드시며 이해해 주시구요.

그럼 지금부터 잎싹의 첫 이벤트 공지 들어갑니다. 

여러분의 여러소중하신 의견을 참고한 결과.... 

저의 첫 이벤트는 (두구 두구 두구.....) 

 

1.  지금까지 제가 쓴 리뷰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리뷰나 제 서재가 좋은 이유, 제 서재를 즐겨찾는 이유... 등 저에 대한 호감이나 친밀도를 과시해주시는 그런 문구를 댓글로 달아주신 분 가운데 가장 맘에 드는 한 분 

2. 지금 현재 총 방문자 숫자가 24945 명인데,  정확히 25000명이 되는 순간을 캡쳐해서 자신의 서재에 올리시고, 먼댓글로 표시해주시면 되는 겁니다.  

 







  

 

너무 쉽죠 잉~~   

첫번째 당첨자는 12월의 마지막 날에 발표하겠으며, 캡쳐하신 분 한 분과 함께 두 분에게 상품을 드리겠습니다. 상품은  올해가 가기전에 가장 읽고 싶은 책 한 권씩... 너무 약소했나요? 

암튼 기왕 응원해주시기로 하셨으니, 많이 참여해주세욤 (아님 저 좌절보드로 흑 흑~~ㅠㅠ)  

그럼 댓글 주루루 기대하겠습니다. (2009. 12. 29. 오전에. 잎싹)  

 

* 참, 저의 이벤트에는 항상 숨어있는 보너스가 있답니다. 제 이벤트를 스크랩해서  널리알려주시거나, 기타 등등  마음가는대로 덤으로 주는 선물이 있을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고, 참여해주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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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잎싹 2009-12-30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이벤트 스크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재에 찾아주셔서 영광이었고요.^^
 
말 도둑놀이
퍼 페터슨 지음, 손화수 옮김 / 가쎄(GASSE)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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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성장 소설로 보기에는 '삶이 지나치게 잔혹'하다. 

성장 소설에는 아이가 자라는 시간과 주변 시간이 서로 교통하면서 영향력을 행하는 과정이 드러나는데, 이 소설에서 재미를 주는 원동력은 역시 '성장'이지만, 나에게 감흥을 주는 라인은 나이든 화자가 회상하는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감상편이었기 때문에 성장 소설이란 말을 굳이 쓰긴 싫다. 

어린 시절의 친구네 집에 얽힌 상처,
그 친구네 집과 화자의 집에 얽힌 관계,
아버지와 친구 어머니의 레지스탕스 경력과 사랑,
나이든 화자의 이웃과 어린 시절 친구의 동생, 그리고 딸의 등장. 

이런 스토리 라인이 복잡하게 시점을 얽어들면서 등장하는 이 소설은 그것이 독자에게 재미를 주기도 하지만, 독해력이 조금 떨어지는 독자라면 그것이 장애물이 될 수도 있을 듯 싶다. (내가 고급한 독자란 말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나는 소설을 휘리릭 읽어치우는 스탈이기때문에 이렇게 플롯을 꼬아놓으면 한참 재미있게 읽다가, 뭥미? 하는 대목을 만나기 때문이다.) 

퍼 피터슨이란 작가는 그러나, 친절하게도 휘리릭 독자인 나에게 이런 메시지를 준다. 

집을 구입하고 보니 손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그 모든 걸 한꺼번에 수리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난 하나씩 고쳐나가기로 결심했다.
그건 내게 딱 알맞은 일이기도 했다.
내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딱히 갈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좋아했다.
한 번에 듣기에 지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고 신중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얘기를 해주면 듣는 사람들은 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달랐다.
그들은 내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나에 대해서 알게 될지 모르지만 내 감정과 의견, 내 생각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어떻게 그런 일들이 내게 일어났으며 그 과정에서 내가 내린 결정들로 인해 어떻게 지금의 내 모습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서는 모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바로 내 이야기에 자신들의 감정과 의견을 대입시키고 유추하며, 자신들의 삶과는 전혀 관계없는 새로운 삶을 마치 소설처럼 만들어 내는 것이다.(
100) 

작가는 시간이 많으니 조금조금 이야기를 하면 된다. 그것과 집을 수리하는 것은 유사한 추리다.
그리고 독자들의 몫은 바로 작가의 이야기에 독자의 감정과 의견을 대입시키고 유추하며 읽는 작업이란 것이다. 그러니, 역시 작품은 독자에 의해 완성된다는 것이다. 
음, 오독이란 없다. 

"지금이 아니면 우리에게 기회는 없어!"
그리고 아버지는 빗속으로 달려 나가 벌거벗은 몸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두 팔을 벌리고 어깨로 떨어지는 빗물을 받으며 춤을 추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나도 소나기 속에 몸을 묻었다.
껑충껑충 뛰며 노래를 부르자 아버지도 나를 따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126)
 

아, 아버지의 이야기를 읽으면, 아버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아버지를 보며 자랐고, 이제 아버지가 된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아들의 머릿속에 그려질 아버지의 모습에 대해서... 

2000년에는 컴퓨터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뉴스.
그게 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어쨌든 우리는 있을지도 모르는 재앙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노르웨이 산업계는 이 문제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
나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무리의 전문가들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한 가득의 실마리조차 없으면서 그저 한 밑천 잡기에 혈안이 되어 있단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이미 한 밑천을 잡았을지도 모르는 일.(133)
 

아, Y2K 문제에 대한 이렇게 쌈박한 규명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 
권력이 움직이는 메커니즘에 대하여 이렇게 볼 수도 있는 소설. 

참, 오늘 아침에 식사를 했던가? 난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의 일이 너무나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졌다. 그 이후의 일도 마찬가지다.(224) 

문득 오랜 시간을 홀로 살아간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만의 생각 속에 잠겨 있다가 느닷없이 그 생각의 한 부분을 입밖으로 내어 놓는 것.
침묵과 대화의 경계가 생각이라는 행위로 인해 흐려지는 것.
생각 속에 거주하는 몇몇 되지 않는 사람들과 일상에 대한 끝없는 내면의 대화가 어느 순간 갑자기 불거져 나오는 것.
내면의 생각과 외면의 대화 사이의 경계가 고립된 생활로 인해 희미해 지는 것.
그리고 마침내 어느 순간 그 희미한 경계를 넘을 때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것.
이것이 미래의 내 모습이란 말인가?(225)
 

이런 대목들이 내가 이 소설을 '성장 소설'이라기 보다는 '노년에 대한 고찰'로 보는 까닭이다. 

외등을 꺼버렸다.
자리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니 어슴푸레한 새벽빛을 배경으로 그 윤곽만 조심스레 드러내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해가 뜨기엔 이른 시각이었다.
강을 향한 나뭇가지 사이에 어렴풋한 분홍빛이 마치 크레용이 남긴 자국처럼 스며들어 있었다.(265)
 

내가 고요히 살고 싶은 노년이 이런 것인데, 아, 노르웨이의 숲으로 떠나야 할꺼나.

"다친데는 없니?"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조금...... 네 영혼의 한 부분?" "아주 조금... 예, 그럴지도 몰라요."
  (303)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아버지의 다사로움은 강인함 사이로 이렇게 파고 든다. 

흐르는 물은 나의 벗이었다. 우리는 북쪽으로 향하고 강은 남쪽에서부터 시내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325) 

시간은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흐른다.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또는 교차하거나 거스르는 방향으로... 

아버지가 남긴 작은 돈, 그것마저 국경 밖으로 가져갈 수 없게되자, 어머니는 내가 성인의 양복을 사 주신다. 그 양복을 입고서 마지막 멘트를 날린다. 

"언제 아픔에 굴복할지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우리들 자신"이라고. 

노르웨이어를 전혀 모르지만, 그의 문학을 만나게 된 일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퍼 페터슨의 글을 또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되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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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쪽에서 '제발'이란 말을 '플리즈~'로 바꾸어 주었으면 한다.
독일어의 Bitte!를 제발로 번역하는 건 좀 우습다.
Stop, please! 를 정지, 제발...로 해석하는 건 좀 아닌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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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서평단 활동 안내

석 달에 한 번씩 평가단을 뽑는다.
네 번 모두 인문 평가단에 포함되어서 책을 읽고 리뷰를 올리곤 했는데,
이번 평가단에서는 모두 22권을 뿌렸는데 두 권은 못 받았다.
다른 일이 있어서 서평을 미루었더니, 나처럼 게으른 자들에겐 안 준 두 권이다. (피와 천둥의 시대, 왜 인간인가... 하필이면 읽고 싶은 두 권을...)

20권을 받았는데 이제까지 올린 리뷰가 12편이다. 아직 8권은 안 올린 셈인데... 거의 다 시작은 해 두었기때문에 1주일이면 다 읽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선뜻 손이 가지도 않는 서평단 도서를 먼저 읽지는 않는 게 또 내 고지식한 독서법이다. 지금은 사샤 스타니시치에 빠져서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를 읽고 있다. 
아, 전에 읽다 만 슈테판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도 마저 읽어야 하는데...

이번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좋았던 책들을 꼽아 본다.

1.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마지막으로 배달된 김경집의 <책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책들에 대한 소개인데, 정말 맛깔나는 글솜씨로 책을 읽겠다는 욕망에 휘발유를 마구 끼얹는 책이었다.
인문학적 독서를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참고로 해도 충분히 좋을 책이다.
앞으로 마구마구 선물을 하고 싶은 그런 책. 
이런 책이 걸려들지 않는다면... 서평단을 할 가치는 없다.

2.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한국의 책쟁이들
인생은 박치기다
깐깐한 독서본능
고종석의 여자들
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 

3.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영혼의 속도가 삶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의 삶은 피폐해진다.
책은 삶의 속도를 늦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속도를 처지지 않게 하는 보석이다.
속도와 풍경을 함께 누리는 그런 삶을 가져다주는 책탐은 그래서 행복하다.(책탐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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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를 금하노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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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과 결혼한 한국 여성의 재기발랄한 독일 생활 이야기다. 

두 사람은 자유, 환경, 기부 등에 대해서 알콩달콩 맞부딪히는 삶을 산다. 

아들과 딸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자라난다.  

일견 부럽고, 한편 왜 저렇게 살아야 해? 하는 안쓰러움도 묻어난다.
그들이 우리를 보면,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난 아들 녀석에게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를 늘어 놓았다.
느긋한 녀석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이제 고2 올라가는데, 성적표에는 5등급을 좍 깔아 두고는, 뭘 믿고 까부는지 도통 긴장감이 없다. 마냥 착하기만 해서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 가겠느냐는 둥 아이에게 온갖 잔소리를 늘어 놓지만, 뭐, 좀 공부 안하는 거 말고는 딱히 속썩이는 것이 없으니 배부른 소릴 수도 있겠다.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는 일은 갈수록 고역이다.
그 고역에 나도 일조하는 셈인데... 교사로서 부모로서 참 못할 노릇이다.  

존재의 기쁨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125)
여름 방학에 노는 것은 학생의 권리(126)
교육의 제 1원칙, 강요하지 말 것(141)

아이에게 잔소리 좀 덜해야지 하는 생각은 매일 하면서도, 그렇게 하기 어렵다. ㅠㅜ

유럽의 생활인들 이야기는 그래서 부러운 점이 많다. 
독일인들이라고 그들처럼 느긋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저자는 넉넉하지 않지만 넉넉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친구들을 환대한다. 

독일에서 바다 생선까지 먹는 것은 변태!라는 특이한 이론을 펼치는 남편.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핫백(뜨거운 물주머니)을 사용하는 살뜰한 아내.
그렇지만 기부를 위해서는 일심동체가 되는 특이한 사람들.
"45유로(7만원쯤)의 돈이면 가난한 대륙에서 한 아이의 인생이 결정되는 일을 수도 있다."
아, 훌륭하다.  

독일에서 살면서 역사적인 고찰은 필수적인다.
많은 독일인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가 나치와 직결된다는 사실은 아직도 독일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비극이다.(189)
하긴, 옳고 그름을 떠나, 추억을 속이 수는 없을 터. 

사죄하지 않는 일본을 답답해하며 그가 내세우는 방안.
일본의 지성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일.
1. 보상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자.(이건 한국 정부가 제일 싫어하는 일인데... 일반인들도 그 할머니들의 수요 집회에 무관심하다.)
2. 역사자료를 꼼꼼하게 수집, 정리, 보존해야 한다. (이것도 절망스런 항목이다.)
3. 합법적인 투쟁 방법을 늘린다.
아, 그이의 이런 글들을 보면서, 같은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왜 이렇게 이물스럽고, 정치적으로 해결의 기미는커녕,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는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는지 통탄스럽기만 하다. 

무지개색이 빨주노초파남보..임을 모르는 사람들과 사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아, 한국의 명쾌한 사고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란... 신선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가 박사 과정을 위해 체류 연장 신청을 하자, 독일 공무원이 한 말은 충격적이다.
"한국 같은 후진국에는 박사가 필요 없습니다."
이 다부진 여성은 결혼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 싱거운 결말...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는 가족,
자유롭게 부모와 자식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가족.
늙어가면서도 삐걱거리는 가족의 삶이 소중함을 이야기로 풀어가는 가족. 

우리 아빠는여, 꼴프연습장 가셨구요.
우리 엄마는여, 헬쓰클럽 가셨구요.
저는여, 이제 영어 공부하러 갈거예요...하는 싸가지없는 한국의 아파트 광고가 주장하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의 대표적 '콩가루 집안'이라면, 진정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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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9-12-29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의 아들이랑 우리 딸이 동갑이네요.
우리 아이도 고2 올라가고, 5등급을 깔아두고 산답니다.^^
건강하고 밝은 것만도 감사하자고 하면서도, 마냥 태평인 아일 그냥 두고 보는 것은 대단한 인내심을 요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성적이 안오르는 걸 보면, 공부한다고 들어앉아서 문자질이나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벌써 휴대폰 정지를 두번이나 해서, 한 해에 두번 이상을 할 수도 없다더군요.
건강하고 마음 착한 것,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겠어요.
 
밤나무정의 기판이 푸른도서관 34
강정님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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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설을 뭐라고 이름붙여야 할까?
최명희의 혼불처럼 한 시대의 문화를 오롯이 담고 있는 소설.
3대의 이야기이면서 자식을 기르는 부모의 이야기는 현대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강정님은 환갑이 넘어 동화를 발표한 이로, 이 소설은 70이 넘은 나이에 써낸 글이다.
그이의 나이를 생각하면, 정말 온몸으로 글을 썼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의 주인공 기판이는 참으로 역동적인 인물이다.
소심함의 극치를 달려 왕따였던 기판이가, 됫병에 머리를 얻어맞고난 이후 갑자기 터프해진다.
좀 바보같이 변했지만, 터프가이 기판이는 판철이가 되어 판을 치고 다니다 결국 골로 간다. 

기판이를 이렇게 기른 것은 그 어머니의 영향이 큰데,
기판이를 둘러싼 환경이 최악이었다.
기판이 누님의 다사로움이 기판이의 외로움에 용기를 주고, 기판이의 결기를 쓰다듬어 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만,
제 새끼라면 고슴도치도 함함하다고,
탈 줄도 모르는 스케이트를 빌려다 신기고, 무조건 기판이를 감싸안는 빗나간 모정이 아이를 깡패로, 바보로 만들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것이다. 

세상을 오래 산 이들이 남겨 주어야 할 문화 전승이 있다. 비록 그 문화는 이미 사라져버린 것이긴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기록으로 남겨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강정님의 소설이 탁월한 재미로 읽히진 않지만, 그 소설이 담아내고 있는 세계는 우리가 이미 잃어버린, 그렇지만 우리가 되찾고 싶은 <오래된 미래>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건필을 기대하게 하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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