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부의 서재 - 어느 외주 교정자의 독서일기
임호부 지음 / 산과글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후와~ 님은 알라딘 서재에서 몇 년째 만난 분이다.

이번에 '임호부'란 재밌는 필명으로 책을 냈다.

나랑 동갑이어서 같은 시대를 살아온 이야기엔 공감도 가면서도,

독문과(왠지 독문~은 딱딱하고 독해보인다.) 출신이어선지,

문학적 감성이 말랑말랑 멜랑꼴리하다가도 어려운 말들이 막 튀어나오기도 한다.

 

이 책을 읽을 때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던 두 고정관념은,

'외주교정자'와 '헛헛함'이었다.

 

어쩌면, 그것들이 이 책을 떠받들고 있는 기둥들인지도 모른다.

외주교정자로서의 일은 '독서가로서의 작가'와는 같아보이지만 전혀 다른 일을 하게 할 수도 있다.

외주교정자는 '정독'보다는 '문자독'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헛헛함'은 그의 '후와' 하는 한숨 소리와 상관있는 심사같기도 하고,

스토리 텔링에 몰두하기보다는, 스토리 사이사이, 인물들 사이사이의 기류를 감지하는 촉이 발달한

작가의 숨소리가 내 마음에 닿아서 느끼게 하는 심리적 상관물 같기도 하다.

 

암튼, 내가 전혀 모르거나 관심이 없었던 책들도 많아서... 지루한 독서였던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이러이러한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쓰여진 책이라기보다는,

이러이러한 글들을 모아서 꾸린 책이어서 작가의 목소리도 뜬금없이 어눌하면서도 수다하고,

읽는 이 역시 좀 당황스런 맘을 감출 수 없다.

 

이 책에서 몇 번이나 등장하는 '나이브'하다는 말은,

작가가 '프로'의식이 없어보여,

쓸데없는 겸손 내지는 자신감 없음으로 비춰져 눈에 거슬렸다.

전문적인 분야라면 좀더 자료를 찾아야 할 것이고,

정서적으로 에두르는 분야라도 '나이브'하다는 것은,

뭔가 '치열하지 못함'의 변명인 듯 하여 눈에 자꾸 밟힌 것 같다.

 

그이의 가장 큰 '주특기'는 개념을 골똘히 생각하는 것이다.

거기서 일반적인 통념과 다른 사념을 솔솔 풀어내는데, 그런 장기를 잘 살려 쓴 글들은 정말 맛깔나다.

입장을 몇 가지로 해석하는 그런 것.

 

'도망치기'라는 제목은

마치 입장을 끊임없이 유예하려는 내 지질한 모습을 연상시킨다.(184)

 

이런 것이 작가의 '입장'이래서야...

 

눈이 올 때 생각나는 사람은 기쁨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고,

비가 올 때 생각나는 사람은 슬픔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다.

눈을 함께 맞는 사람과는 연애를 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헤어질 수도 있지만,

비를 함께 맞는 사람과는 설사 연애는 할 수 없더라도 쉽게 헤어질 수도 없다.

왜냐하면 기쁨은 때가 되면 우리를 떠나지만 슬픔은 어지간해선 우리를 놔주지 않으니까.

기쁨은 발산이고 슬픔은 수렴이다.

기쁨은 증발되지만 슬픔은 스며든다.

기쁨은 !!!이고 슬픔은.......이다.(208)

 

김소연이랑 '마음 사전'을 쓰라고 둘이 놀라고 하면,

아마 죽을 때까지도 놀 수 있을 사람이다.

 

 

 

인생을 허비한다는 표현은 함부로 쓸 게 못 된다.

우리가 어떻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아끼거나 혹은 낭비할 수가 있겠는가.

인생을 부여받을 때 얼마의 시간을 어떻게 쓰겠노라고 미리 계약서를 작성한 것도 아닌데.

가장 끔찍한 오만은 내 인생의 선로나 항로가 이미 정비되어 있음은 물론

내가 그 길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150)

 

그이 글 속에선 '겸손'과 '주저'가 뒤섞여 나온다.

그것이 그의 글의 묘미로도 작용하고, 심심하다고 느껴지는 한계로도 비쳐진다.

 

그의 글을 읽노라면, 나랑 비슷한 구석도 많은 사람 같다.

그랑 술을 마시면, 술병만 줄줄 늘어서고, 회만 급속도로 줄어들고,

묵묵한 시간이 술잔 사이로 가득할 것이다.

아마, 그러고도 지루하지 않게 취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호,흡'이 '흡, 흡'하고 숨이 컥, 막히는 '흡기 吸氣'가 아니라,

'후와~'하고 내쉬는 '호기 呼氣'라서 다행이다.

 

이렇게 우연히 써두었던 글들을 모아서 낸 책이라,

참 좋은 그의 글들이 아쉬운 측면이 많다.

 

이제 외주교정자란 직업을 좀 벗어두려는 계획이라면,

조용히 앉아서 글을 쓸 시간과 공간을 누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작정하고 글을 쓰면 더 진도가 안 나갈는지도 모르지만,

남의 글에서 눈을 떼고, 자신의 마음을 살며시 열어 일관된 글들이 주르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한다.

 

그래서 그때는,

임호부란 필명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이름 석 자를 드러내 주기 바란다. ^^

 

(후와 님, 이 얄궂은 글에 제 응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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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디의 아이들 - 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캐서린 부 지음, 강수정 옮김 / 반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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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참 짜증난다

선거도 믿지 못하고, (4.19로 이승만을 밀어냈지만 배운 게 없다. 그자식을 국립묘지에 심어놔서다.)

정치는 그야말로 식민지+미국의 내정간섭+독재시대의 관료주의+정경유착으로 퇴폐적이고,

사회는 많이 깨끗해졌다고는 하지만,

각개전투로 살아야하는 총체적 부패의 나라다.

 

그런데, 터키 소설 같은 거 읽어보면, 이야~ 한국은 정말 질서정연한 나라다.

유럽에 여행가서 소매치기 조심 이야기 들으면... 한국의 치안은 사랑스럽다.

무엇이든... 이렇게 상대적인 모양이다.

 

그치만, 너희를 잘 살게 해주겠노라던 공주마마가,

왕자리를 꿰차고선, 쏘리~ 돈이 없어서 너희를 잘 살게 해줄 수 없넹~ 이런 건 씨발, 빠큐~다.

 

이 책은 인도의 뭄바이란 도시의 주변부 안나와디 지역의 삶에 대한 관찰기이다.

읽노라면,

인도의 자랑스런 '빈민 구제 활동'은 줄줄 새는 바가지라는 걸 깨닫게 되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고,

아직도 인도에 넘쳐나는 신분 의식, 여성 비하의 치떨리는 삶과,

어린 아이들에 대한 인권 같은 의식의 부재로 인한 삶의 고난이 가득하다.

세상이 무섭다.

그리고, 말이란 게 무섭다.

 

류시화 책을 읽고, 인도 참 멋지겠다~

강석경 책을 읽고, 인도 참 좋겠다~

법정 스님 책을 읽고, 인도 가보고 싶다~

근데 이 책을 읽고, 어휴~ 인도 안 가길 잘 했다.  이렇게 된다.

 

제목은 영 아니다. 이 책엔 안나와디는 나와도, 아이들은 '안 나와' ㅋ

원제는 Behind the beautiful forevers ; Life, death, and hope in a Mumbai Undercity

뭄바이 하류의 삶, 죽음, 그리고 희망... 아름다운 영원함의 이면... 보고서다.

 

인도를 '아름다운 정신적 구루들의 나라'라고 부른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바깥에서 바라본 일부분이다.

류시화를 믿고 인도를 훌쩍 방문해 보고 싶다고 하거나,

한비야를 믿고 불쑥 아랍 국가들을 돌아 보고 싶다고 하는 일은 무모한 일이다.

 

암튼, 이 책은 뭄바이란 인도의 대도시의 하류층들이 겪는 비참한 생활상을 객관적으로 그리기 위해

땀흘린 한 사람의 노력이 오롯이 담겨있다.

 

사회의 문제가 '개인화' 되어버린 현실을 잘 그리고 있다.

 

부패로 아주 많은 기회가 약탈되는 나라에서

부패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진 몇 안 되는 순수한 기회였다.(67)

 

하람 카 파이샤.

 

더러운 돈이라는 뜻이다.

이런 저런 부정부패의 고리마다, 그 더러운 돈을 찾는다.

휴~ 자본주의는 가장 하류 인생들을 갉아먹는 무서운 벌레다.

몸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 뇌를 파먹는다.

 

병원에 환자식도 약도 없다.

 

뒤로 빼돌려 팔아먹느라 창고가 텅텅비었다는 건 비공식적 진실이었다.(169)

 

하류 인생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분신을 하든, 폭행을 저지르든...

중요한 것, "비극을 통해 챙길 수 있는 돈"만이 그들의 영혼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

 

화상환자 파티마가 감염으로 죽자,

병원에서는 차트를 고친다.

 

입원할 때 전신 35%였던 화상이

죽고나자 95%, 어떻게 손써볼 여지가 없었던 치명적인 상태로 변한다.

 

경찰서에 잡혀간 아이들을 <법의학적 소견>을 위해 진찰한다.

18세 이상이면 교도소로 가야하니깐.

 

2000루피를 내면 압둘은 17이고, 내지 않으면 20살. (206)

 

이게 인도란다. 헐~

 

빈민촌과 화려한 호텔이 나란히 붙은 지역에서

메탈슬러그 같은 폭동이 왜 일어나지 않을까?

 

이것이 저자인 캐서린 부의 의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으로 뛰어든 것이다.

 

세계화 시대

비정규 임시직이 양산되는 이 무한 경쟁의 시대에도

희망은 헛된 꿈이 아니다.

극빈층의 수는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무능한 정부는 개인의 전망 혼란을 강화하고,

부정부패의 배를 불릴 때가 더 많다.(368)

 

그렇구나.

무능한 정부여서 그렇구나...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니까... 무능한 국민이어서 그렇구나...

 

읽기 전이나

답답한 마음은 변함 없지만,

이런 문제를 골똘히 탐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일말의 희망이다.

 

----------------- 고칠 부분이 눈에 띈 곳...

 

36. 트럭으로 공수해온... 공수는 항공기로 수송하는 거다.

216. 높은 자살율... '률'은 모음과 ㄴ 뒤에서 '율'로 소리난다. '내재율, 배율, 비율'이거나, '운율, 환율'처럼...

                           ㄹ 뒤에서는 '률'로 나야한다. 자살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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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9-27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원제가 훨신 낫게 보입니다.
 
미생 9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종국, 완결 미생 9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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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바둑을 배우지 못했다.

아버지가 바둑을 두지 못하셨고, 무엇보다 그런 잡기를 할 시간이 없는 노동자의 삶을 사셨다.

 

이 책을 보면서,

처음엔 '스토리'의 힘에 이끌려 만화를 읽었다.

그런데, 점점 몰입이 되면서,

스토리의 힘과 평행하게 달리는 '바둑 이야기'에 매료되는 중이다.

 

바둑은 결국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사는 길은, 적을 죽이는 길과 같다.

흑백 논리 이외의 논리는 바둑에 통하지 않는다.

바둑에서 상생이란 '법'은 없다.

 

아생 즉 살타이다.

왜 하나만 살고 하나는 죽는가?

밥그릇이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밥그릇을 나눌 수는 없나?

바둑판에서는 나눌 수 없다.

무승부라도 '반집승'으로 결판을 내도록 규칙을 정해둔 곳이 바둑판이다.

 

계가를 해야할 정도로 치사 빤스인 판도 있고,

불계승일 정도로 대마가 맥없이 사로잡히는 수도 있다.

 

같을 일을 반복 되풀이하는 것처럼 보이는 '패'의 경우에도,

그것을 통해서 수를 버는 사람도 있고, 상대의 패에 휘말려 망치는 사람도 있다.

 

아직 살지 못한 바둑은 자칫 금세 죽는 바둑이 될 수도 있다.

삶 역시 그렇게 엄중하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뜻이 향하는 것, 지향.

 

처음부터 지금의 나는 아니었을 것이다.

어떤 것을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게되는 근거는 지향에 있다.

 

무엇인가가 되고 싶고

갖고 싶어 그것을 향하게 되고,

그러다 당장의 자신을 배반하는 선택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지향하는 바를 위해 이렇게 저렇게 포기를 해도

지향하는대로 살기란 매우 어렵고,

지향하는 바를 성취했다 하더라도

회한과 깊은 고독에 빠진다.

 

지향은 곧 길이고

그 길을 걸을 뿐인 누군가는 길의 끝에서 '거울'을 마주하게 된다.

 

그 거울에서 소박하게 만족한 미소를 띤 누군가가 서 있을 수도,

괴물이 되어있는 자신을 만날 수도 있다.(미생 8, 216)

 

아직 살아있다고,

승리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사람은,

계속 불안감에 휩싸여 자신의 지향점이 어디에 놓인 것인지,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다시 정주행하면서,

바둑 이야기를 곱씹으며 읽고 싶다.

마지막 9권이 나온다고 한다. 많이 아쉽다.

 

그렇지만, 아직 바둑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미생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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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9-2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생이기 때문에 슬프고, 미생이기 때문에 희망스럽죠. 제목이 참 절묘하더라구요....

글샘 2013-09-27 13:12   좋아요 0 | URL
그래요.
오과장, 그 빨간눈에 천막머리
참 사랑스럽고 사람스럽죠. ^^
두고두고 생각날 거 같습니다.
 
첫 번째 질문 - 결과를 만드는 사람들의 공통적 습관 WHY
류랑도 지음 / 8.0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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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은 바야흐로,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게 아니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을 상용화하는 일은 요원해보였으나,

이제 그런 예측을 했던 것을 다 잊을 정도로 세상은 빨리 바뀐다.

 

내 치즈를 훔쳐간 넘은 누구냐? 이런 책이 십 년 전에 인기였다.

치즈를 훔쳐간 도둑넘은... 바로 시간이고, 변화였다.

가만히 있으면 치즈는 녹거나 곰팡이가 슬거나 말라비틀어진다.

바야흐로 변화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궁즉변, 변즉통~이라고 궁하면 변해야 소통할 수 있다고 한다.

인간 관계도 변해야 하고,

삶을 사는 방식도 변해야 하며,

근무 조건도 변해야 하고,

공부 방식도, 독서 방법도, 자신을 계발하는 법도 다 변해야 한다.

 

그럴 때, 제일 앞에 적어둬야 하는 '첫번째 질문'은? 바로 Why? 란다.

여느 계발서들이 이렇게 저렇게 너를 바꾸면 삶이 바뀔 거다.하고 조언을 하지만,

정작, 왜 그렇게 바뀌어서 무엇이 나아질 것인지, 본질적인 질문을 가르치진 않는데,

이 책에서는 본질적인 질문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가르친다.

 

정작 나는 혈압이 높아 운동이 필요하고, 체중 조절이 필요하고, 음주 조절이 필요한데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귀찮아서... 또 지금 당장 운동 안한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진 않으니까... 그렇다.

그런데, 왜 운동해야 하는지? 만약에~~~ 운동하지 않아서 심혈관계 질환의 중증인 증상을 맞으면???

어휴, 끔찍하다.

운동 해야겠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아이들 상담할 때에도 쓸모가 있겠다.

 

우리가 추측만 하고 제대로 검증을 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경우 실패해도 배우는 게 없다.

추측은 반드시 검증을 통해 확신할 수 있어야 배울 수 있단다.

 

When you are ASSUME, you make an ASS out of U and ME.

추측이란, 상대와 나를 바보로 만드는 것. ㅋ~ 재밌는 말이다.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는 Why를 위하여, 3C를 제안한다.

cut, continue, confirm.

업무를 분절하고, 계속 질문하고, 확인하는 과정.

 

스티븐 제이 굴드의 말,

이미 잘 안다고 생각해서 면밀히 검토하거나 의문을 던지지 않은 영역에서

오류가 가장 많이 생겨난다.

 

왜 그런지,

또 왜 안하면 안 되는지?

그리고 만약에 ~~라면...

이런 사고가 필요하다고 한다.

 

링컨의 말,

나에게 나무 벨 시간이 10시간 주어진다면, 8시간을 도끼를 가는 데 쓰겠다.

 

그만큼 근본적인 첫번째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To Be 이미지를 그려야 한다.

will be 이미지가 아닌, Must Be 이미지를...

 

운동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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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5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5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테레사 2013-09-26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이 권해 주신 누드글쓰기를 읽었으나 별 감흥이 없었어요 ㅠㅠ.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그냥 경험담이라고...생각되던데...그래 중고 서점에 팔아먹으려고요...하지만 여전히 제 인생에 대해 알고 싶고, 변화시키고 실은 쥐꼬리만한 의지가 있답니다...

글샘 2013-09-27 13:11   좋아요 0 | URL
인생사용설명서와 연관지어...
자신의 사주에 있는 것들과 부족한 것들을 생각해 보는 책이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배우는 거지,
그 책에서 얻을 게 있는 건 아니지요. ㅋ~

어차피 인생은 각자 따로~니까 말입니다.

2013-09-27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27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든 순간의 인문학
한귀은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십여 명이 모이는 어떤 모임에서 딱 한 번 한귀은 선생을 본 적이 있다.

그나 나나 그 모임의 핵심 멤버는 아니고, 그저 숟가락 얹는 수준이어서 말 한 마디 나눌 일도 없었지만,

조여정처럼 생긴 예쁘고 참한 얼굴인데, 싱그런 젊음이 아니라 찌든 삶의 짠함이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이 책을 읽노라니, 그의 짠한 마음이 그득 묻어난다.

그 날들을 이렇게 읽고, 보고 쓰면서 살아 왔으리라.

이렇게 인문학이 그의 힘든 날들을 겨우 지탱하는 줄기가 되어 주었으리라... 생각하니 더 짠해진다.

 

그의 사고는 '사랑, 행복, 고독, 상처, 그리고 노년'을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중간에는 재밌는 소설 이야기, 영화 이야기, 음악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풍요롭다.

이야기는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폭 빠지게 매력적이지도 않다.

 

존 레넌의 'Grow old with me' 가사를 인용하는데,

Grow old along with me,

The best is yet to be.

나와 함께 늙어 가자.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나이가 들면 노화되고 퇴화되고

침식되고 약화될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는 상당히 용감하다.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니... 힘을 준다.

 

그래선가 그의 최근 책은 <가장 좋은 사랑은 아직 오지 않았다>이다.

- 인문고전에서 사랑의 기술을 배워라

 

사노라면,

황인숙 시에서처럼 '어쩌겠니'라든지,

박찬욱 감독처럼 '안됨 말고'라는 말이 힘이 될 날이 분명히 있다.

그렇게 삶은 만만하지 않다.

 

진리란 타인과의 진정한 마주침에서 만들어지는 것.(알랭 바디우, 111)

 

그의 사랑 이야기는 이론적이고, 사변적이고, 장황하면서, 쓰라린 맛이다.

부채표 활명수처럼 톡 쏘면서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맛이라기보다는,

정체 불명의 건강 식품처럼 콕 찝어 몇 단어로 말할 수 없는 오묘하게 불쾌한 맛이랄까...

 

어쩌면, 아직도 그가 '타인과의 진정한 마주침'을 간구하고 있는 존재임을 그렇게 드러낸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욕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그 '무엇' 안에 있다고 여겨지는

'무엇 이상의 어떤 것'에 대한 욕망이다.(자크 라캉, 112)

 

타인과의 진정한 마주침을 욕망하는 자에게,

만남은 피곤하다.

'진정한 마주침' 안에는 '만남' 이상의 어떤 것이 있을 것이라고 간절히 바라는 상태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을 그닥 신뢰하지 않는 듯 하다.

 

아이를 칭찬하는 일은 그만큼 쉽지 않다.

아이가 한 행동의 약 5%는 칭찬받을 만하다.(118)

 

어휴, 사범대에서 가르친다는 이가. 이렇게 아이에 대하여 비관적으로 생각한다면... 우짜겠노...ㅠㅜ

내 관점은 다르다.

아이를 칭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다만, 아이가 한 행동의 약 5% 정도는 늘 야단맞을 행동이어서,

어른들의 눈에는 칭찬받을 95%의 적응행동보다, 눈에 도드라지는 5%의 부적응행동이 크게 보여 혼낼 때가 많아 보인다.

 

잠들어 있는 내 아이의 얼굴을 보며 이렇게 혼잣말을 한다.

이 타자야, 이 알 수 없는 존재야.

내일도 너로 인해 내가 미치겠구나.

그러면서 웃는다.

이 타자때문에 내일도 사는 게 재밌을 거고, 흐뭇할 거고,

이 타자에게서 나는 묘하고도 달달한 냄새 때문에 마음이 훈훈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166)

 

그래. 그는 95% 정도는 아이가 이쁜 걸 알고 있다. 다행이다.

내 아이만 그런 건 아니다. 아이들의 5% 잘못을 지적질하는 것이 교사의 본분은 아니다.

95%의 발전을 위해서 5%의 잘못을 바루어 나가는 것이 교사의 본질이다.

 

결국 인간은 자아에 의해 굴절된 세계를 경험할 뿐이다.(니체, 184)

 

그의 이 책이 재미있고, 유용하기도 하지만, 한계가 드러나는 부분이 이런 것이다.

그는 국립대 교수로서 살아온 모범생이라는 것.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 역시 상당히 우수한 성적을 거둔 모범생들이었다는 것.

 

성취와 과정을 다 잡아야 하므로 나는 뭔가를 '취미'로 배우지 못한다.

그것은 '성공'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나는 음반을 모으고 그것을 열심히 듣는데,

그것 또한 내가 하는 어떤 일,

예를 들면 글쓰기 같은 것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198)

 

언제나 너무 착한 여자로 치부되었던 여자들이여.

좀 늦었지만 이제는 '늙은 애'가 될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늙은 애'가 되어 '애늙은이'였던 자신을 많이 토닥여주길 바란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길 바란다.(206)

 

이런 작가가 나는 안쓰럽고 짠하다.

그가 애늙은이였던 시절을 거쳐, 아직도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늙은 애'든 '어린 애'든

'애'는 '최선'을 다해 무엇을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철부지'라는 말도 그렇다.

 

그저 자기 맘에 내키면 하는 사람을 '애'라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을 '자유인'이라 부른다면,

'낙타'처럼 뚜벅뚜벅 맡을 일을 성싱히 하는 사람보다,

'사자'처럼 용맹스럽게 자기 일을 성취하는 사람보다,

'어린이'처럼 바닷가 모래밭에서 조개 껍데기와 모래성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높이친 니체의 말을

머리로 이해하는 사람은 '애'가 아니다.

니체의 저 말은, 몸이 무람없이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늙은 애'는 훈련이 필요하고, 철학이 필요한 경지일 것이다.

 

 

건강함이란 상처받을 수 있는 능력.(레비나스, 224)

 

애늙은이들은 달리다가 넘어져 상처입는 일이 드물다.

늘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생활해서,

조용하고, 어른스러우며, 조심스럽게 산다.

그래서 다들 '참 어른스럽다.'며 칭찬한다.

 

그러나, 그는 '건강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상처가 생겨야 딱지가 앉고 저항이 생기는 법이다.

상처를 비껴가기만 해서는 딱지도, 저항도 요원한 일이다.

 

그가 사람들에게 인문학을 권하는 이유는, <건강하게 상처받기>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건강하게 상처받기>를,

<긁어 부스럼>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빌어 준다.

 

이건 그에게만 주는 비원이 아니라, 나에게 주는 용기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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