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알아야 말을 잘하지 생각을 더하면 2
강승임 글, 허지영 그림 / 책속물고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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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아이들은, 아니 지금의 어른들은

쭈욱 서울 살던 사람들이나 서울말을 들었지,

주변에서 계속 사투리를 듣고 자랐다.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워낙 텔레비전의 영향이 크고,

또 지방의 특색이 강한 사투리가 점차 쓰이지 않고,

특히나 사투리의 보고인 할매, 할배들과 함께 살지 않으면서 사투리를 오히려 모르고 자란다.

 

이 책은 초등 4학년 이상 고학년 정도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로 엮여 있다.

사투리 공부, 높임말, 말투, 나쁜 말, 관용어, 고유어 등에 대하여 잘 설명하고 있다.

 

너무 공부를 위해서 억지를 부리지도 않았고,

공부할 요소들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싶다.

 

다만 아쉬운 건, '말' 뿐만 아니라, 한글 맞춤법에 대하여서도 조금 다룰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다.

그렇지만, 뭐, '말'에 대한 책이라니 그러려니 한다.

 

요즘 편집자들이 한자에 약하다는 말을 내가 자주 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도 한자가 두 군데 틀렸다.

 

밝을 병 자가 炳(85쪽), 昞(86쪽 삽화)으로 잘못되어 있다. 어느쪽이나 밝을 병이지만...

연못 연 淵(90쪽) 이라고 적어 놓고는 시내 연 涓을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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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 류시화의 하이쿠 읽기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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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이렇게 읽었다.

 

우선, 맨 뒤의 '하이쿠의 이해 - 언어의 정원에서 읽는 열일곱 자의 시'를 읽었다.

하이쿠에 대해서 쪼큼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설명문을 먼저 읽어두는 편이 나로서는 유익했다.

 

하이쿠의 대표주자들에 대해 몇 가지 알아 두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왜냐. 하이쿠란 것이 한국에 너무 알려지지 않아서다.

 

그리고 처음부터 각편을 읽어나갔다.

어떤 시는 일본어 히라가나를 입으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의미와 음률을 음미하기도 했고,

어떤 시는 그냥~ 휘리릭 넘어가기도 했다.

어차피... 한 번만에 촘촘히 다 읽어내기란 뭐, 그렇게 읽어야만 맛이 아니기 때문.

 

자유율의 하이쿠는 제외하고~

맨 마지막 시편이 '시키'의 시였다.

마음에 꼭 들었다. 그 시를 마지막에 배치한 작가의 마음도...

 

3천편의/ 하이쿠 살펴본 후/ 감 두 개 (사안제엔노 하이쿠오케미시 가키 후타츠)

 

마치, 오랜 강의를 마치고 나서 디저트로, 서늘한 홍시 두 개를 대접받은 기분이랄까.

 

이 책의 장점은 많다.

우선 무지 많은 하이쿠를 접할 수 있어 좋고,

더군다나 이렇게 착실하게 일본어 독음을 달아 준 하이쿠 책은 이적지 본 일이 없다.

(내가 과문하여 더 좋은 책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전공자들이 읽는 일본문학이 아니라면, 일반인들이 보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책이다.

 

하이쿠를 이런 저런 말로 설명하려한 사람들도 다 나름대로 신선한 말을 하려 했다.

시는 새를 놀라게 하지 않고 새장으로 들어가는 것 과 같다.(옥타비오 파스)

 

 

 

책에 몇 장 넣은 이런 장식도 아름답다.

 

하이쿠를 읽으면 이런 맛이 난다.

 

자연을 보는 신선한 눈.

인생의 페이소스를 짙게 느끼게 하는 말들.

그리고 몇몇의 단에어서 전광석화처럼 꽂히는 감상.

 

 

모 심는 여자

 

자식 우는 쪽으로

 

모가 굽는다(잇사)

 

 

이 시는 마음에 찡~하는 도낏날이 찍혔다.

더 말이 필요없다. 그게 잘 쓴 시고, 잘 한 번역이다.

 

잇사의 시는 '낯선 땅에서 방황하다가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을 만난 듯한' 기분(20)

 

그런 심리적 소통을 얻는다면 시를 읽는 아침은 행복할 것이다.

 

하이쿠는 지적 경험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실존적 경험(49)

 

하이쿠에는 많은 설명이 덧붙지 않는다.

그저 읽는 이가 '그렇군~!' 또는 '아~' 하고 한 순간 넋을 놓는다면, 훌륭한 감상법이라 하겠다.

 

 

 몸에 스민다

죽은 아내의 빗을

안방에서 밟고(부손)

 

그저 죽은 아내의 빗을 아내의 방에서 밟았을 뿐인데,

몸서리치게 감정이 밀려든다.

그 발의 느낌만으로도...

 

귀엽고 예쁜 시도 있다.

 

가는 봄을

거울에다 원망하는

한 사람(세이비, 319)

 

남자는 죽음을, 여자는 늙음을 두려워한다는데 ㅋ~ 재미있는 시다.

 

거미로 태어나

거미줄 치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교시)

 

하이쿠에는 아픈 사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절절하다.

김훈의 '밥벌이의 지겨움'처럼, 거미의 삶에 투영된 인생이 처절하다.

 

해설 부분에 와카도 많이 등장한다.

사랑의 감정을 잘 살린 노래가 맘에 남았다.

 

색깔도 없던

마음을 그대의 색으로

물들인 후로

그 색이 바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어라(기노 쓰라유키, 595)

 

바쇼는 역시 하이쿠의 아버지다.

그는 <모습을 앞에 두고 마음은 뒤에 둔다>고 했는데, 하이쿠를 한 마디로 잘 표현했다.

바쇼가 고행자이고 구도자적인 시인이라면,

부손은 예술가이자 탐미주의자로 원근감과 공간 배치에 능했고,

잇사는 인간주의자였다. 안에서 흐른 눈물이 웃음으로 나온다.

 

이슬의 세상은

이슬의 세상이지만

그렇지마는(637)

 

쯔유노 요와/ 쯔유노 요나가라/ 사리나가라

 

이런 종속절의 뒤편에서는 "그렇지만... 이 이슬의 세계를 더욱 완전한 삶을 창조하기 위한 질료로 받아들이자."는

말이 나와야 할 듯하다고 스페인의 철학자 오르테가가 썼다.

 

하이쿠는 닫힌 듯 보이는 열린 문(블라이스, 707)

 

시라는 장르는 원래 화자의 마음을 추측하여

유사한 상황을 유추하며 읽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이쿠처럼 불친절하게 툭, 내던지는 시는 드물다.

어쩌면 선가의 선문답처럼 그저 내지르는 말 같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선문답에 논리적 해석을 덧붙이면 이미 사족이 되고 말듯,

하이쿠도 설명이 덧붙는다면 올바른 감상이 아닐 터.

 

시를 읽을 때 당신은 그 시를 새롭게 창조하는 시인 자신(멕시코 시인 호세 에밀리오 파체코, 729)

 

류시화의 설명이 과하지 않도록 많이 애쓴 부분이 보인다.

설명하려 들면 들수록 오해를 부를지도 모를 것들이 숱하게 많기 때문이다.

언어 유희를 누릴 수 있는 부분들은 골라서 설명을 잘 해 두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독자라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다루가키노/ 시부키 무카시오/ 와스루루나

 

삭은 감이여

떫었던 옛날을

잊지 말게나(나쓰메 소세키)

 

이런 시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바쇼의 대표작, 개구리 하이쿠는 아예 외워야 하겠다.

 

후루이케야 카와즈 토비고무 미즈노 오토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금세라도 '첨벙' 내지는 '퐁당' 소리가 들릴 듯하다.

 

고요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의 울음

 

시즈카사야 이와니 시미이루 세미노 코에(바쇼)

 

바쇼를 일컬어 하이쿠의 아버지라 부르는 이유를 조금 알 듯도 싶다.

그의 대표작들을 입에 넣어 오물오물 읊조리다 보면,

하나의 오랜 풍경이 떠오르고,

거기서는 정적인 공간과

동적인 시간 속 소리들이

우리 마음의 거문고 줄을 둥~ 하고 오랜 여운을 남기며 울린다.

 

류시화 시인이 일본어 전공자도 아닐 진대,

이렇게 좋은 책을 만들었을 때는, 참 많은 사람들의 공이 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친김에 <바쇼의 하이쿠 기행 1,2,3>을 읽어봐야겠다.

 

아무튼, 멋진 책으로 하이쿠의 세계를 소개해준 시인과 출판사에 감사할 따름이다.

더운 여름날,

고요한 그늘에서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읽기엔

딱, 인 책이다.

 

 

수정할 곳...

200쪽. '오쿠노 호소미치'를 '오코노 호소미치'로 잘못 썼다. ㅋㅋ 오코노미야키를 떠올린 모양이다. 배고프면 누구나 그렇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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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송곳처럼 뾰족해서,

집단 안에서 공존하기 힘든 사람이 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이라고 해서,

조직에서 따돌림을 당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조직 안에서

둥글둥글하게

윗사람 눈치도 잘 보고, 아랫사람에게 적절한 충고도 던져 가면서,

승진의 기회를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는 얼굴 좋아보이는 사람도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 조직의 쓴맛을 보지 못해서

아직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 안에서 존재하고 있어서,

노조가 필요한 이유를 모른다거나,

노조가 무섭다는 사람들이거나,

 

아니, 노동조합이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의 하나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땅에서는 노동자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람'의 하나가 아닌 것처럼 마구 부려지는 세상이 무섭고,

두렵고, 싫은 사람들을 위하여,

최규석이 만화를 그리고 있다.

그래, 이런 것이 역사의 발전이다.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02922&weekday=tue

 

<최규석, 웹툰, 송곳>

 

 

엉뚱한 전투에서 가치없이 죽기는 싫다.

그러나... 전투에서는 모두 가치없이 죽게 되어있고,

죽는 일에 가치란 없다.

 

 

나 하나를 지키기 위해서 사는 일...

비루하지만, 다들 그렇게 산다.

 

 

 

나 역시 어른인 쳑...

하나마나한

시시한 통찰을 덧칠하며 살고 있다.

 

 노동조합은

 

선한 약자를 악한 강자로부터 지키는 것이 아니라

시시한 약자를 위해 시시한 강자와 싸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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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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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 화백이 이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그리고 있다.

아이들 이백 여명이 희생되었는데,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들려주신 이야기를 가슴에 새기고,

제가 살아있는 한 기억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기억해주세요. 기억해주세요.(310)

 

이 책의 모티프가 그러하다.

사카쓰키 시즈토는 신문과 잡지 등에서 온갖 사망 사건을 뒤져서

그 자리에 가서 사건의 이야기를 듣고, 애도를 올린다.

 

에로물이나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로 선정적 기사를 쓰는 쓰레기 기자 마키노.

에로그로 마키노라고 할 정도로 저질 기자인데,

사건을 보는 눈은 날카롭다.

 

시즈토(靜人)와는 달리 마키노는 사건을 입체적으로 구성하는데,

독자는 그를 통해서,

세간에 알려진 '사실'과 실제 그 사건이 어떠했는지의 '진실'은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임을 알게 된다.

 

같은 사실도 입장이 다르면 달리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다른 견해 속에 곧잘 이것으로 애도해야겠다고 생각되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더군요.(577)

 

얼마 전, 지오피에서 총기로 5명의 동료를 살해한 임 병장의 이야기는 가슴아프다.

그 젊은이가 군대를 가지 않았더라면, 그런 살인자가 될 필요는 없었을지 모른다.

비록 그가 비사회적인 인격을 가진 사람이었더라도,

군대같은 치명적인 폐쇄 집단이 아니었다면, 어떻게든 피해나갔을 수도 있다.

 

이야기를 고인에 대한 예우에 초점을 둘 것인지,

범인에 대한 진상 조사에 초점을 둘 것인지에 따라,

진실의 포커스는 전혀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할 수도 있다.

관객이 앉아있는 객석을 움직이면,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도 사라지게 할 수 있듯,

진실과 사실의 거리는 멀다.

 

돌아가신 남자분 말입니다.

누구에게 사랑받았을까요?

누구를 사랑했을까요?

어떤 일로 누군가 그분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었을까요?(51)

 

시즈토는 이런 것을 묻고 다닌다.

그리고 애도를 표하면서 망자의 사랑과 감사에 대하여 애도의 말을 한다.

 

그렇다.

진심에서 우러난 애도라는 것은,

죽음에 대하여 그가 얼마나 사랑받고 존경받는 존재였던가를 되새기는 것이다.

세월호에 대하여 망언을 내뿜는 짐승같은 '가진 것들'이 비루해 보이는 것은,

그들의 태도에서 전혀 죽음에 대한 애도 같은 것의 가치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즈토의 어머니 준코는 말기암으로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

시즈토는 연락도 없이 애도 여행을 계속하지만, 준코는 죽음을 명랑하게 준비한다.

 

나는 감정을, 되도록 죽이며 살아온, 사람입니다.(553)

그래요... 나는 자살하는 대신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게 된 건지도 모른다고...(555)

 

감정을 죽이며 살아온 시즈토.

그의 기이한 행동을 바라보는 감정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게다.

하지만, 생명의 죽음에 대한 그의 관념에서 배울 점도 있다.

 

그는 사람을 애도하고 있어요...

죽는 순간, 그저 숫자가, 유령이 되어버리고...

가까운 사람을 제외하면 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는지 잊어버리는데...

이 남자는 죽은 자가 지나온 삶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습니다.

그 인물이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소박하게나마 기리고 있습니다.(566)

 

"네게서... 태어나고 싶어..."(585)

"낳아도 좋아요... 나... 내가 당신을 낳아도 좋아요."

만약 태어나 준다면 모든 것을 다 바쳐 당신을 키우겠어요."(593)

 

인간은 누구나 현실의 생에서 불완전한 만남에 불만을 가지고 살고 있다.

사쿠야와 유키요처럼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못한 사람들이라도,

다음 생에서, 나를 길러줄 엄마로 만나는 인연을 바랄 만큼,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지루한 소설이지만,

부분부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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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명, 어느 날
스티븐 에모트 지음, 박영록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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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위한 책이다.

 

돈을 만지고,

권력을 잡은 자들은 말한다.

인류의 미래가 파멸의 골짜기로 달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만치,

인류는 어리석지 않다고...

 

그러나, 그들의 말은 어디까지나 멋진 수사일 따름이다.

'토론의 달인'이란 프로그램을 보면,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얼마나 토론과 상대의 설득에 능한가를 자세히 분석한다.

그렇지만, 그 프로그램에서 빼먹은 것이 있다.

오바마의 대부분의 언술들은, 미국 대중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것들이지,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심에서 우러나는 철학적 언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데는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는 오랜 동안, 두려움에 시달릴 지도 모른다.

 

앞으로 우리 식량의 미래를 위협할 두 가지 위기가 분명히 닥쳐올 것이다.

첫 번째 위기는 인산염.

우리는 식량 생산할 때 거의 전적으로 인산염 비료에 의존한다.

그런데 인산염 보존량이 유한하여 이번 세기 안에 고갈될 것이다.

고갈 여부가 아닌 고갈 시기의 문제인 것.

인산염이 바닥나게 되면, 전 세계 인류가 다 먹을 만큼의 식량 생산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두번째 위기는 농산물 수확을 망치는 새로운 곰팡이 병원균의 출현.

(이는 가축에게도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

이제까지는 트라이졸이라는 화학 물질만으로도 모든 주요 곰팡이 병원균이 병을 일으키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았지만,

병원균들의 진화로 트라이졸이 효과가 없게 될 경우,

우리는 대규모 기근에 시달리게 될 위험이 있다.(135)

 

물 역시 문제다.

이명박 정부에서 쌓은 댐이 지금 온 강물을 다 썪게 만들고 있다.

그 댐을 폭파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하는데,

저런 것을 구속하지 않고 뭐하나 모르겠다.

 

새로운 전 지구적 유행병의 발생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문제는 시기일 뿐이라는 견해가 역학자들 사이에서 점점 더 세를 얻고 있다.(141)

 

기후이민자가

물 부족, 식량 부족과 함께 이동하여,

부족한 자원을 차지하려 무력 충돌을 겪게 될 것이다.(152)

 

일견 생각하면, 지나친 불안감 조성이라고, 과도한 걱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특히나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은 이런 근거없는 불안증이야말로,

비학문적이라고 할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나비효과가 세상을 뒤집을 수 있음을 이제 보지 않았는가.

원자폭탄의 피해자이면서도 원자로를 건설했던 일본이 뜨거운 맛을 본 것이 불과 3년 되었다.

 

인류가 맞부딪히게 될 미래의 악몽을 해결하는 두 가지 선택.

1. 혁신적 기술 개발

2. 인류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둘 다 불가능해보인다는 것이 저자의 비관적 통찰이다.

 

어떠한 혁신적 기술의 개발에도

오염 물질을 매우 많이 배출하는 작업과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고려했을 대,

당장은 이성적 비관론자가 되는 게 분별력 있는 선택.(170)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하면,

 

각국 정부는 이렇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여론과 과학적 불확실성을 구실로 정당화하고 있다.(179)

 

그렇다.

우리 동네에도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공자가 '이름을 바로 붙이'라고 했다.

'고리'라고 하면, 완전 시골 깡촌일 듯 싶지만,

사실은 '부산 원전'이다.

여기서 나온 전기가 '밀양'을 거쳐, 서울로 간다.

 

밀양에서 경찰들을 동원하여 억압한 돈이면,

이미 지중 매설이나 우회의 대안을 실시하고도 남았다고 한다.

정부라는 '괴물'은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한 '협상 기구'가 아니다.

그것이 개인이 싸워야 하는 이유다.

 

<외부효과>가 비용으로 계산되어야 한다.

'공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경제성 타산만 계산기를 두드리면,

그 외부에 있는 환경, 후손의 생태계 문제는 결국 파괴쪽으로 가닥을 잡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주는 것은 그러므로... 별로 없다.

그렇지만, 위기가 심각함을 깨닫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다.

 

비루한 정부를 가졌음에,

더 좌절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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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7-03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껏 돈과 권력이 있는 자들의 주장이 맞았던 이유는 전지구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전지구적으로 변화하면서 (에너지, 자원, 사회 제도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고 이미 전지구적인 상황에서는 ...

실질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예상되는 결과는 파국이겠죠.

transient-guest 2014-07-08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술혁신보다는 역시 paradigm shift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개인차원으로는 가능하지만 사회차원에서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에는 이미 이런 저런 모임들이 곳곳에 흩어져서 문명의 붕괴를 대비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급진적인 우파 무기수집광부터 히피즘을 계승한 것 같은 사람들까지 천차만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