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책 - 사춘기 소년이 어른이 되기까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불온서적들
이재익.김훈종.이승훈 지음 / 시공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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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보는 사람들이 하는 말,

삼국지를 세 번 읽어야 세상을 안다...는 등의 말을 잘 한다.

 

사람들 참 책 안 본다.

지식을 파는 고딩 교사들이 동료지만,

그들이 교양 도서를 보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그런데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책을 많이 읽는다.

책읽기를 즐겨하고,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다.

도서부 오디션을 보면 5명 모집에 60명이 온다.

신입생이 150명인데 비하면 무지 많은 셈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불온하다. ㅋ

빨간 책~이라 함은,

포르노 잡지에서부터 시작하여 불온 서적(금서)를 칭하는 말이렷다.

뭐, 옛날 성경은 옆뽈따구가 빨갛기도 했지만...

 

이재익, 김훈종, 이승훈 세 사람의 책 수다다.

말 그대로 온갖 책이 다 등장하는데, 제법 읽을 만 하다.

방송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읽고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재산이다.

 

적을수록 버릴수록 느릴수록 행복이 온다.(142)

독일 심리학자 바스 카스트의 <선택의 조건>

 

소유의 행복은 지속되지 못한다.

소유는 자본의 세상에서 인간을 행복하게 하지만,

더 큰 소유를 꿈꿀 수 있을 때만 인간을 만족시킨다.

결국 끝없이 불만족의 관성만 키울 따름인 세상이다.

 

사르트르와 보부와르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우리 두 사람은 한 사람이나 다름없다고 말할 때

나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

두 개인 사이의 조화란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172)

 

계약결혼으로 50년을 살았던 인물들.

그들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인간관계와 사랑을 표현한다.

그렇다.

진리는 이것이다.

왕자를 만난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순 구라인 것이다.

 

아직 <69>를 읽지 않은 사람이 참 부럽다.

무라카미 류는 1969년이 자기 인생에서 세 번째로 즐거웠던 해라고...(199)

 

궁금해진다. 갑자기.

그 책을 읽지 않은 내가 부럽다니...

이런 충동질이 없다. ㅋ

 

진순신의 <중국의 역사>는 단순한 역사책이 아니다.

중국의 역사를 통해 '텍스트를 해것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과서다.(241)

 

이런 책도 읽고 싶다.

여기 보면 수 양제의 한자가 煬帝인데,

그 '양'이라는 시호가 당나라 때 지어진 것이라 한다.

<양>은 여자를 좋아하고 예를 멀리 한다. 예를 떠나 민중을 멀리 한다.

하늘을 거역하고, 백성을 학대한다...는 의미라 한다.

아~ 의자왕을 여성도착증으로 만든 역사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다.

 

눈물을 마시는 새가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고 하더군,

피를 마시는 새는 가장 오래 살지.

누구도 내놓고 싶지 않은 귀중한 것을 마시니.

하지만 그 피비린내 때문에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아.(이영도, 눈물을 마시는 새, 302)

 

이 책을 읽을 염은 안 나지만,

참 아름다운 비유다.

 

피를 마시는 새...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는 사람이 한 분 생각난다.

그리고, 눈물을 마시던 새... 5월 23일만 되면 아련히 생각나는 그분도 생각 난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펼쳤다가 즐겁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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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앞에서 주역을 읽다 - 삶의 역풍도 나를 돕게 만드는 고전의 지혜
이상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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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고통은 뜬금없이 시작해서 늘 변하는 데 있고,

또한 인생의 묘미 역시 그렇게 정해진 것 없이 변화해가는 데 있다.

그래서 인생은 흥미롭지만 불안한 것.

 

인생은 잠시 내 육신을 빌려타고 사는 것인데,

속도가 느리다고 불평이고,

위기가 닥쳤다고 불평하며 살게 된다.

그 안과 밖을 명명백백히 말할 수는 없으리라.

이 책의 표지인 <백지 위임장>을 그린 르네 마그리트처럼,

자신이 아는 것과 보이는 것이 '진실'인지는 불명확함을 긍정할 수밖에 없다.

 

나도 주역을 몇 권 읽어 봤지만,

이 책을 처음 읽었더라면 좋을 뻔 했다.

어떤 책은 괘를 풀이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고,

어떤 책은 이해하지 못하도록 설명이 널을 뛰기도 했다.

64괘를 주르륵 설명하는 책은,

마치 전화번호부를 가~ 씨부터 읽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

전화번호부가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치킨집을 따로 묶어 놓고,

음식업들 안에 치킨집들을 또 주머니에 묶어 요목화 해야할 것이다.

 

이 책의 2권이 나와서 64괘를 설명해준다면 얼마나 좋으랴~ 싶을 정도로 설명이 마음에 든다.

주역은 단순히 점치는 책이 아니다.

 

주역이 전복적 사유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이런 뜻밖의 프레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73)

 

만화 '미생'이 인기를 끌었던 점은,

바둑의 용어라는 프레임으로 인생을 관조한 것도 한몫 했다.

 

인간은 지금까지 익숙했던 길로부터 과감하게 자발적으로 벗어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존재다.

인지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익숙한 방식으로

빨리 결론은 내리는 것을 편하게 여기도록 진화해왔다고 지적한다.

그러지 않으면 인간의 뇌는 불안한 상태에 빠진다.

창의적 사고를 결코 편하게 여기지 않는다.

창의적 인간이 극소수인 까닭은 여기에 있다.

주역은 우리가 골몰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프레임으로 보도록 유도한다.

이것이 주역의 매력이다.(78)

 

전혀 엉뚱한 프레임을 제시함으로써

문제를 뒤흔들어놓고 바라보게 해주는 것이 주역점의 가장 큰 미덕.(83)

 

인간의 삶에서 변화만큼 불안한 것이 없다.

사람들은 '빌게이츠, 주커버그, 스티브잡스'를 훌륭하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들이 훌륭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성공해서 훌륭한 것처럼 대접받는 것이다.

주식을 하는 이는 많지만, 대부분 처박는데 누군가는 대박이 난다.

그들은 훌륭한 것처럼 대접받는다. 하지만, 그들을 따라하면 망한다.

 

그 불안에 대응하는 프레임으로 '주역'을 들이미는데,

공자라도 그 매혹에 빠지지 않았을 리 없다.

 

주역의 조언이 도움이 되는 것은 그 프레임을 해석하면서

자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자신은 이미 운명에 끌려 다니는 존재에서

자기 운명을 스스로 끌고 다니고자 하는 사람으로 변(95)하는 데 있다고 한다.

 

새로운 프레임을 앞에 두고

운명이 결정되어 있다고 보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마음가짐을 먹도록 하는 책이라는 해석은 신선하다.

주역은 제왕의 학문이다.

 

우리는 왕과 같은 수준의 책임의식과 주체성을 가지고 점을 쳐야 한다.

운명을 대하는 태도가 왕과 같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운명을 이겨낼 수 있겠는가.(315)

 

말로만 '민주'를 외칠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의 주인임을 깨달으라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주역은 좋은 얘기만을 들려주지는 않는다.

당신은 이런 덕을 갖추었는가.

당신은 이런 문제를 파악할 지혜를 갖췄는가.

당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용기와 역량을 갖췄는가.

주역은 아마도 당신에게 매번 이런 성가신 질문을 던질 것이다.(314)

 

남의 인생에 배놔라 감놔라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역 따위나 사주명리 따위를 공부하는 것을 하찮게 여길지 모른다.

그렇지만 잘 새겨 들으면, 여느 자기계발서가 마약처럼 단기적인 진통 효과를 주는 데 반하여

지속적으로 삶의 나침반 역할을 할 수도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주역이 요구하는 덕을 잘 갖추고,

지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때에 맞게 적절히 변화의 물결을 탈 수 있으면

점을 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덕과 지혜와 변화에 대해 자기를 부정할 정도로 무한한 경의를 표하는 것.

이것이 주역을 만든 사람들의 세계관.(294)

 

주역을 점서로 치기도 한다.

그 점치는 방법도 이 책에 나와 있다.

55개의 산가지로 하거나, 동전을 두 번 던져 효를 얻는 방식도 등장한다.

중요한 것은 정성을 다해 얻게 된 풀이를 골똘히 생각하여,

삶의 막힌 곳을 뚫을 힘을 얻게 되는 프레임으로써 주역이 기능한다면,

이 책은 삶의 지혜의 보고가 아닐 수 없다.

 

정조 : 자연 법칙과 인간의 주관 능동성 사이에 어느 쪽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가?

신복 : 세상에 태평성대만 오랫동안 계속되는 경우가 없는 까닭은

   하늘의 운행이 번갈아 바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바뀔 때에 사람의 힘이 하늘을 이기기에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찌 하늘의 운행만을 핑계로 삼아 변화와 지킴의 방도에 대한 고민을 게을리 하겠습니까.(260-261)

 

아~ 이런 임금과 신하라니.

가뭄에 소방차를 동원하여 물뿌리기 쇼를 벌인 사진을 뿌린 권력자와 비교하자면

그 격에 차이가 나도 많이 난다.

 

하늘이라고 좋거나 땅이라고 낮은 것만은 아니다.

 

<건괘>에서는 앞서나가는 강인한 리더십을 읽을 수 있고,

<곤괘>에서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함께 배려하는 협력적 리더십을 읽을 수 있다.(232)

황색 치마를 두르라는 것은

지위나 자리를 목표로 삼는 대신, 동료의 지지를 얻고, 동지를 만들고, 사람을 얻으라는 뜻이다.

그게 되레 당신에게 크게 길하다고 <곤괘>는 말한다.(237)

 

이 책을 읽노라면 <되레>라는 말을 무진장 만나게 된다.

주역의 역할이 그런 것이다.

좋은 것이 되레 나쁜 것이 되고,

흉한 것이 되레 마음을 가다듬게 하니 말이다.

그런 역설적 진리를 설파하기 위한 지혜의 상징어법이 주역의 논법이다.

그러니 읽고 또 읽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공자가 위편삼절하던 주역의 의미는,

곱씹어 제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만약 당신이 지옥을 통과하고 있다면 계속 걸어라.

구덩이에서 빠저나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통과하는 것이다.(165)

 

이 책은 주역의 원리를 쉽게 풀어주는 역할도 하고,

변효를 찾고, 지괘를 푸는 법도 알려준다.

 

약한 사람은 행운을 믿는다.

강한 사람은 원인과 결과를 믿는다.(139)

 

운명이란

정해진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내 모습을 잘 관찰하면서,

지나온 과거의 원인행위와

나의 현재가 만들어갈 미래라는 궤적의 행로가

내 인생이라는 결과를 만든다.

 

주역은 불안한 인생의 운명에게

지혜의 목소리가 아닌

지혜를 차오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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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콜린 2015-06-23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EBS에서 성태용의 주역강의재미있게 들었었는데, 이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 ^ 잘 읽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이 더 우습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우국, 연회는 끝나고' 233쪽. 김후란 옮김. 주우세계문학전집. 1983년 발행)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 (신경숙)

 

 

 

나중에 발표한... ㅠㅜ

알지 못하는데 저렇게 여실하게 표현한다면, 신경숙은 천재인감?

 

아마도..,. 이문열의 <세계 명작 산책 2권>을 읽은 건 아닐까?

 

 

 

 

<신경숙 작가의 입장>

“오래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


<창비 문학출판부의 입장>

언론과 독자분들께 <전설>과 <우국> 두 작품을 다 읽고 판단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두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짤막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미시마 유키오는 일본 내 극우 성향의 민족주의자고, 1970년 쿠데타를 주장하는 연설을 한 뒤 45세의 나이로 할복자살한 작가이다. 1960년에 발표한 <우국(憂國)>은 작가의 말년의 삶을 예견한 단편이라고 봐도 무관한데, 작품의 주인공은 천황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남성주의에 빠진 극우민족주의자이다.
시대적 배경은 1936년 천황 직접 통치를 주장하며 쿠데타(2월 26일)를 일으킨 세력이 3일 천하로 실패한 날이다. 쿠데타의 대의에는 동조했으나 신혼인 점을 고려한 친구들이 배제하는 바람에 거사에 참여하지 못한 주인공(신지 중위)이 할복을 결심하고, ‘천황 군대 만세’라는 유서를 남긴 뒤 자살하는 세세한 과정(창자가 쏟아져나온 뒤에도 죽지 않자 스스로 단도로 목을 찔러 죽어가는 과정의 묘사)을 아내(레이코)로 하여금 눈앞에서 지켜보게 한 다음, 레이코 역시 그의 신념이 당연하다는 듯 뒤따라 단도로 목을 찔러 자결한다는 결말로 끝이 난다. 성애묘사가 두드러지는 남성주의적인 판타지로 볼 수도 있는 단편이다.

신경숙 작가의 소설집 <<감자 먹는 사람들>>에 수록된 단편 <전설>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뛰어난 작품으로, 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의 작가가 쓴 거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직핍한 현장감과 묘사가 뛰어나고 인간의 근원적인 사랑과 전쟁 중에서의 인간 존재의 의미, 인연과 관계의 유전 등을 솜씨있게 다룬다.

사실 두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하기가 아주 어렵다. 유사한 점이라곤 신혼부부가 등장한다는 정도이다. 또한 선남선녀의 결혼과 신혼 때 벌어질 수 있는, 성애에 눈뜨는 장면 묘사는 일상적인 소재인데다가 작품 전체를 좌우할 독창적인 묘사도 아니다.(문장 자체나 앞뒤 맥락을 고려해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신경숙 작가의 음악과 결부된 묘사가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인용 장면들은 두 작품 공히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따라서 해당 장면의 몇몇 문장에서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표절 운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표절시비에서 다투게 되는 ‘포괄적 비문헌적 유사성’이나 ‘부분적 문헌적 유사성’을 가지고 따지더라고 표절로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다.

 

 

창비... 실망이다.

창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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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5-06-1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친구 레포트를 베끼게 되면 저렇게 짐짓 있어 보이게 사족을 붙이곤 했었는데.

옛날 생각이 약간 나누먼요.


글샘 2015-06-17 17:12   좋아요 2 | URL
그렇죠. 그래서 베낀 애가 더 학점이 잘 나온다는... ㅋㅋ

북극곰 2015-06-1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작가협회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한 말도 아주 가관이던데요? 해외에서 알려진 우리나라 작가가 고은과 신경숙 정도 밖에 없으니 그 귀함을 배려해줘야한다나 뭐래나~~?!

글샘 2015-06-18 08:06   좋아요 0 | URL
참, 시쳇말로... 지랄도 풍년이네요...
 
지승호, 더 인터뷰 - 인터뷰의 재발견
지승호 지음 / 비아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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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의 인터뷰집은 특별한 기획 같았는데, 이번 책은

강준만, 이상호와는 언론 이야기를 하고,

강풀과 박순찬은 만화 이야기이며,

오지은과 한희정은 가수 이야기다.

김난도는 뭐, 이야기다.

 

가장 먼저 이상호 기자와의 인터뷰를 읽었다.

뭔가 찜찜했다.

그랬다. <다이빙 벨>을 보아야 했다.

2천원에 다운받아 밤늦도록 보았다.

다시 가슴은 1년 전 그 시린 바다로 되돌아갔다.

 

이상호의 고발뉴스.

고발은 사회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하는 거이라고 한다.(288)

 

세월호 사태에 직면하여 모든 뉴스들이 청와대발 조작된 내용을 기레기처럼 베끼고 있을 때,

이상호 기자는 혼자서 아픈 몸을 이끌고 유가족과 함께 했다.

제 돈 몇 억 들여서 장비를 싣고 온 이종인 알파잠수 대표의 눈물...

그 투박한 바다 사나이의 눈물은 분노가 아닌, 애정의 정수로 흐르는 눈물이었다.

 

과거에 아이들 학교 보내기 위해서 송아지를 팔면

어미 소가 그렇게 울었대요.

몇 날 며칠을 운다고 해요.

그런데 아무도 그 어미 소가 재수 없이 운다고 얘기 안 한대요.

몰래 와서 여물을 쑤어 주고 몰래 와서 쓰다듬어 주고 간다는 거예요.

자식 잃은 어미소한테도 그렇게 하는데,

자식 잃은 유가족들이 진실을 알려달라고 울부짖는데도

우리 사회는 여물을 챙겨주기보다는 돌을 던지고 있거든요.

이것은 정말 우리 사회가 우리 몸값이 소 값만도 못한 거죠.(314)

 

세월호는 자본이 살해한 사건이다.

그래서 인간 사는 세상을 위해 세월호의 진실 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싸가지 없는 진보>의 강준만과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김난도.

인터뷰에서도 대비된다.

 

책을 읽고서 코멘터리 해야된다는 것이 나의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 사람은 안 읽었어, 하고 느껴지면,

책에서 다 설명햇는데 왜 이러실까,

읽었는데도 그랬다면, 악의적인 것이고요.

뭔가 확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18)

 

강준만은 비판에 대해서 겸허하고 변화를 깨닫는데 반해, 김난도는 변명과 남탓으로 일관한다.

 

서울대 교수님이시니 다른 나라 말씀을 하시는군요,

하는 피드백은 댓글로 많이 붙는데,

그걸 보면 제목밖에는 읽은 것이 없구나. 그게 느껴져요. 이런 비판은 오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143)

 

교육제도에 대하여도 참 단편적이다.

 

교육제도야 바꾸기 어렵고 바꿔봐야 부작용만 나지만,

이 나라 어머니들이 생각을 바꾸면 상당히 많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157)

 

참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다.

이 나라 어머니들이 왜 그렇게 자식 교육에 올인하는지를 고민해본 일이 없는 모양이다.

국가는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 현실, 아니 갈수록 1:99의 벼랑으로 몰리는 현실에 반응한 것이 지금의 지형도다.

교육제도를 바꾸기 어려운 게 아니다. 부작용은 <사립대>에서 시작된다.

기업 문화의 사립대를 전격적으로 손봐야 하고, 국가의 기조가 비정규직 양산이라면,

어머니들은 생각을  <제 자식 살리기>에 몰두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은 진영에 속하는 선생님은 아닌 것 같아요.

지나치게 정치적인 발언을 하거나 실제 정치를 하는 것도 좋은 선생님은 아닌 것 같아요.(172)

 

이런 사람이 멘토라니, 그건 아니다.

이 편향된 시대에,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1:99로 싸우는 현장에서,

나는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적 선생님이야~ 하는 말은

곧 권력자들의 앞잡이라는 웅변이나 마찬가지다.

 

교황님, 중립을 지키시죠~ 했더니,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순 없다~! 하지 않았는가.

 

그에 비하면 '장도리'의 박순찬은 명확하다.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것도 저는 정치적 편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어떤 정치 세력의 읟에 따라가기 때문에

그것도 정치적 편향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되는 것이 당연한데,

그것을 근본적으로 방해하는 세력들이 분명 있습니다.

소수 세력들의 이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다른 이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그런 세력들이 있지 않습니까.(191)

 

중립은 없다.

중립을 가장한 무관심과 무식이 독재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이다.

 

바꿔봅시다, 엎어봅시다.

그건 이제 끝난 거 같아요.

다만 애초의 취지에 충실하게

잔잔하게 화려하게 중심에 있지는 않더라도 삶의 곁가지로 가는 그런 의미로서의 작업,(72)

 

강준만의 '인물과 사상'이 보여주는 비전이다.

과연 끝났을까?

새누리당 제2중대일 뿐인 등신같은 야당밖에 없다고, 과연 바꿀 수 없을까?

광복 70년이 지나 아직도 친일 청산에 손도 못대고 있는 현실에서, 미래는 더 암담하기만 한 걸까?

 

강풀은 그림을 그리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림에서 밀린다고 하면 남은 게 뭐가 있나 생각하니 이야기더라고요.

노력해도 잘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노력해서 잘 될 수 있는 것은 놓치지 말아야 하잖아요.(85)

 

정치 현실 역시 이래야 하는 것 아닐까?

민주당 같은 썩은 집단은 과감히 버리고,

열심히 하고 있는 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세력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국민의 희망이 불타오를 수는 없을까?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는 이정희에게 앙심을 품고 정당을 해산하는 현실에서,

대안없는 선거를 반복하며 나락으로 추락하고 말아야 하는 것일까?

노력해서 잘될 수 있는 것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강풀의 아버지가 목사님이신데,

무당에 귀신을 그려서 죄송하다 했더니 이렇게 말하셨다.

"너의 상상력도 하느님께서 주신 거야. 뭐 어때."

훌륭한 분이시다.

 

홍대 마녀라는 오지은의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한 마디.

 

마법처럼 모든 것이 흘러가지 않아요.

마법은 사실 착각과 사기일 수 있어요.

정말 깊은 데까지,

똑같이 깊은 지점에 가려면 정말 사전 준비를 많이 해야 되는 것 같아요.(263)

 

음악만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일이든,

마법처럼 흘러갈 때, 착각하면 안 된다.

사전 준비를 하고 깊이 파지 않으면, 잡을 수 있는 것도 놓치게 된다.

 

한국은 그래서 지금 후회막급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 아닌가...

 

지승호는 열심히 준비해서 인터뷰하기로 유명한 인터뷰어다.

같은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지승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인터뷰다.

그의 최고의 명작은 <나는 꼼수다>가 아니겠는가?

 

유시민이, 노회찬이, 심상정이, 박원순이, 이재명이, 그리고 많은 진보 교육감들이 품었던 꿈을,

지승호가 인터뷰하여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다면,

그의 그림자같은 작업 역시

아무 음도 내지 않지만 마에스트로가 되는 지휘자 역할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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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5-06-17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57) 인용하신 김난도 글을 보니 이 나라의 `어머니`로서 욱~~!하는데요? 무슨 박근혜같은 말씀이신지....

글샘 2015-06-17 23:05   좋아요 0 | URL
박그네가튼 ㅋ 그게 심한 욕도 되는군요. 김난도는 관심 없는데 자꾸 보여서 본의아니게 까게되네요.
 
역사 ⓔ 3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3
EBS 역사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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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의 지식채널은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김진혁 피디는 '광우병' 사태때 '17년 후'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결국 친일파를 기획한 프로그램을 만들다 ebs를 나오고 만다.

 

5분 안에 풍부한 화면과 자료를 녹여

최대한 언어는 줄이고,

이미지적 전달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으로,

역사 채널 역시 그런 기법을 배운 책이다.

 

정성껏 기도를 올리고 있지만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외방의 각 마을과

인접한 여러 고을로 번지고 있습니다.(168)

 

호열자(콜레라)에 대한 평안 감사의 장계다.

작금의 사태가 떠올라 인간의 나약함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역사 속에서 배우지 못하는 자들은 미래를 잘 살기 힘들다.

 

역사 속 사람들을 만나노라면,

그 시대나 지금이나 삶이란 것의 본질은 같다.

시시한 속에서 웃고 즐기며 애환을 넘기는 것이다.

 

어느 날

당시 인기 소설이던

임경업전을 읽어주던 전기수

소설 속 장군이

살해되는 대목에 이르자

청중 중 하나가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입에 거품을 물고서는 담배 써는 칼로

책읽던 사람을 찔러 죽였다.

 

전기수의 책읽기 비법.

1. 읊조리듯 노래하듯 읽어라.

2. 가슴으로 외워라.

3. 눈길, 표정, 자세를 청중에게 맞춰라.

4. 이야기가 고조되는 부분에서 잠시 멈춰라.(331)

 

이런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어 좋다.

풍부한 읽을 거리들도 가득하다.

관심있는 분야로 확산적 독서를 하기 좋은 책.

 

 

 

 

 

고칠 곳...

241. 월급쟁이 헛바람 내는 토산(한국만의) 크리스마스 이브... 여기서 토산 土産은... 일본어 '오미야게'다. 선물이란 뜻이다. 한국적이란 말과는 관계없다.

 

371. 야뇌 백동수... 전설적인 무사... '굶주린 야수'라는 뜻의 '야뇌 也餒'라고 적혀 있는데, '野餒'가 맞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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