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 - 2017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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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검색하노라니 '웃는 남자'라는 제목의 빅토르 위고의 책이 있었다.

위고의 '레 미제라불'처럼,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굴절되는지가

이 소설에서도 등장한다.

그런데, 황정은의 동명 단편이 <아무도 아닌>에선가 있었고,

이번엔 중편인데, 그의 다른 글들과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을 받는다.

 

내내 이어질 것이다.

더는 아름답지 않고

솔직하지도 않은, 삶이,

거기엔 망함조차 없고...

그냥 다만 적나라한 채 이어질 뿐.(94)

 

오늘도 크레인이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나 버스에서 한 명이 비명횡사를 했고,

문대통령은 위안부 협의 파기 발언을 했으며,

한나라당 떨거지들은 또 개소리를 왈왈거렸다.

공대생의 취향인 듯, 진공관 스피커 이야기와 어우러진 낙원상가 사람들 이야기와

'레벌루션'을 듣는 사람과 차벽으로 막힌 불통의 청계천 이야기는

적나라한 삶이, 젊음같지 않은 비루함이 가득했다.

 

난 김숨의 <이혼>이 가장 좋았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날, 그녀는 생각했다.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그 신은 아버지에게 가장 존귀한 사람을 보내주었다고.

그런데 아버지가 그 사람을 가장 비천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고.(144)

 

텔레비전엔 늘 짝짓기 프로그램이 성행하고,

인기인들의 열애설은 설왕설래가 된다.

그리고 결혼이 정말 행복한 일인지 다들 결혼에는 축하를 보내지만,

이혼에 대해서는 쉬쉬한다.

 

이 땅에서 비혼 여성으로 사는 일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이 짧은 단편 하나로 김숨은 참 많은 이야기를 던진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의 이야기를

연속극에서는 하지 않는다.

연속극에 등장하는 비혼 여성은,

성질이 지랄같아서 이혼했거나 바람피워 이혼당한 케이스로

대가족의 부속물로 얹혀 살고 있거나,

얼굴이 예뻐서 어떤 부족한 상황도 극복하고

재벌집 도련님이 미친듯이 쫓아다니는 스토리일 뿐이다.

 

결혼하는 것에서 아직도 환상을 가지고 있는 드라마는 봉건 시대에 머무른 것이다.

마지막회에서는 결혼식 장에서 쫑파티를 하는 것을 무슨 공식처럼 읊어대는 배후에는

결혼은 미친 짓을지도 모른다는 일반인들의 생각과

이혼은 정말 미칠 지경인 노릇이라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

 

네가 날 버리는 건

한 인간의 영혼을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므로 앞으로 네가 쓰는 시는 거짓이고, 쓰레기야.(이혼, 141)

 

이런 쓰레기 남편이랑 사는 일은 참 비루하겠다.

 

나는 이혼이라는 통과의례가

내게 불행이 아니기를 바라... 당신에게는 더더구나...(이혼, 146)

 

이혼이라는 통과의례가 불행이 아닌 사회가 되기를

그러려면 아직 먼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밝아지기를...

나는 바라고 바라는 마음으로 김숨을 읽었다.

 

이기호는 언제나 좋다.

황순원 문학상을 받은 '한정희와 나'도 참 좋았다.

'최미진은 어디로'도 좋다.

 

윤고은의 표고영과

윤성희의 이병자는 평범한 비애를 보여주는 삶들이다.

'알 수 없는 형식'이라는 오류 메시지처럼,

삶의 정형에서 벗어난 삶들에 애정을 보내는 눈길이 다스하다.

 

우연히 김언수와 편혜영에서는 개가 등장한다.

개팔자가 상팔자인 시대가 오더니,

급기야 개가 사람을 물어 뉴스가 되는 시대가 왔다.

사람이 개를 물어야 할 시대가 오고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상황을 봐라.

얼마나 투명하고... 얼마나 좆같냐.

그리고 그 좆같음이 눈에 보이잖아?

그냥 조용히 아닌 척하고 망해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나는 생각한다...(웃는 남자, 91)

 

황정은의 이런 말이,

시대를 함축하는 말이다.

 

내년 6월 선거가 몹시 기다려진다.

이미 방송에서는 경기 지사로 이재명이 2위를 3배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하고,

부산 시장도 무소속 오거돈이 자유당을 훨씬 앞서고 있다고도 한다.

 

작년의 그 좆같음이 새삼 떠오르면서,

이제 지방자치단체장이, 교육감이 무언가 하려면

시의원, 구의원이 몽니를 부리지 못하도록 선거를 똑바로 해야한다는 걸 알겠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

새해에는 선거가 있어 희망이 있다.

국회의원 선거가 2020년 4월이라는 일은 슬프지만,

내년 6월의 기초선거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역시 제법 커질 것이다.

 

'레 미제라불'의 시대가 '웃는 남자'들의 시대로 옮아가면 좋겠다.

오늘 뉴스에 <개성공단>도 <위안부 합의>도 등장했다.

그야말로 미저러블했던 시대였다.

미저러블한 사람들의 시대였다.

대통령이 <균형>의 상도 수상했다 한다.

촛불 시민이 <민주주의> 상도 받았다.

 

MBC가 정상화되고 있다. KBS도 곧 될 것이다.

개띠해 밝은 해에는 '무술년' 뜻 그대로,

황금빛 희망이 가득한 해가 되면 좋겠다.

'무'와 '기'는 중앙으로 황금빛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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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요정
김호준 지음 / 양철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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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학은 참 풍성하다.

어린이들은 그래서 읽을 거리도 많고, 제법 독서 교육도 받는다.

중학생이 되는 순간, 왠지 '중딩이 읽어야 할 소설/수필/시/고전' 등

수능에 등장하는 낯선 시대와 낯선 주제들이 학생들의 뇌를 두렵게 한다.

 

청소년 문학은 필요하기도 하고, 그 수준이 애매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지구상의 200여 국가 중에서도

단연 지옥같은 경쟁일변도의 '비교육' 상황에 놓인 아이들 입장에선

이런 숨구멍이 있어야 한다.

숨구멍이 없으면, 이 소설 주인공 수능이처럼 자살을 되뇌며 '잔다.'

 

아이들은 수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 이유는 수천만 가지다.

수업이 재미있는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지능이 높은 아이들 뿐이다.

아무리 수업 개선을 외쳐봐도,

경쟁 일변도의 교실에서 아이들의 고개는 처박힐 뿐.

 

이 소설의 첫장면에 등장하는 것처럼

완벽을 기하는 여선생님 스타일의 타이트한 수업 역시 아이들에겐 무용지물이다.

고2가 되면 수학 선생님은 자습 지도도 힘들고, 영어 선생님은 몇 명만 두고 수업하게 마련.

그렇다고 국어 선생님이라고 재미있는 수업이 가능한 게 아니다.

수능형 문제 풀이는 어떤 문학 작품도 호랑이 풀뜯는 맛으로 변질시키기 때문이고,

특히 비문학 지문은 뭐, 국어라고 보기 힘든 종합적 독서 문제다.

 

'디그'라는 것은 배구 용어다.

배구 경기에서 상대 팀의 스파이크(spike)나 백어택(back attack)을 받아내는 리시브를 말한다. 공의 방향이나 착지 지점을 예측하는 능력과 몸의 유연성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수비 동작이다.[네이버 사전]

 

사전을 찾아보면 각종 경기에서 열라 '파는' 동작을 디그로 표현한다.

배구에서는 강한 속도로 날아오는 공의 속력을 죽이면서 세터에게 패스하는 기술을 말하는 것이다.

 

삶에서 그런 강한 공격에 그대로 강하게 맞받아치면 실패하게 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양아치 소년들에게 봉수 선생은 배구를 권한다.

청소년 소설답게 아이들은 배구에 재미를 붙이고 인생을 배운다. 현실과는 다르게...

 

삶은 시도때도 없이 스파이크가 날아와.

너와 나는 어린 나이에 스파이크가 뭔지도 모르고 맞고 말았잖아.

난 이제 어디서 스파이크가 날아와도 상관없어.

강하면 달래고 죽어가면 살릴 거야.(182)

 

어려서 연주암에 버려져서 연주인 여자아이의 도움말이다.

그게 디그다.

강하게 맞서지 않고, 고무처럼 충격을 흡수하면서 공을 살리는 디그 요정이 되자는 이야기.

 

수능이, 연주를 중심으로

서울법대나온 통닭집 사장님과,

배구 지도하는 별종 봉수 선생님,

그리고 수능이 아버지라는 김성기오 선수...

 

당근처럼 단단해져버리는 신체를 가진 발기찬 청소년들에게

웃음과 함께 뭔가 삶을 낭비해버리지만은 말자는 도움말을 전해주는 청소년 소설이다.

 

아이들 삶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재미있으면서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 같은 소설.

작가가 교사여서 조금 도식적인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연주와 아버지 이야기나, 수능이의 동생과 연주 아버지의 스토리는 제법 잘 짜여 재미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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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교전 1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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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잔인하다.

8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1권에서는 스토리가 재미있는데, 2권에서는 그저 추적씬과 살해장면만 반복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타기리의 순발력과 해결이 좀더 얽혀있었더라면 더 재미있었을 거란 아쉬움...

 

사람은 모두 마음속에 지옥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억지로 고통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 이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고통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도망치지는 못합니다.

아무리 매일이 고통스럽고 무섭고 절망적이라 해도 계속 살아가야 합니다.(1권, 439)

 

하스미세이지라는 '악한'을 잘 만들었는데,

대량 학살은 좀 심했다.

 

미즈오치 사토코같은 카운슬러와의 대화같은 내용은 교훈적이고 재미있으며,

기요타의 아버지를 살해하는 스토리, 네코야마의 해부 등

전문적인 내용과 스릴러가 미묘하게 연합되는 스토리는 재미있다.

교사와 학생의 연애나 동성연애까지도 소설이니 그러려니 하고 볼만 하다.

 

'살인귀'를 뜻하는 '모리타트'라는 음악을 찾아 들어보았다.

뭔가 삐에로가 이상한 짓을 하고 음흉하게 사라지는 느낌을 받게하는 음악이다.

 

일본어에서는 きょうてん(敎典)이라는 말이 '규범, 전범'이라는 말로 쓰이는 모양이지만,

번역할 때는 '전형'이나 '전범'으로 썼으면... 한다.

우리말에서 '교전'이란 交戰이란 전투의 뜻으로 먼저 떠오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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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2-22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2017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글샘 2017-12-24 22:24   좋아요 1 | URL
아 올해도 발표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먼 부엉이
사데크 헤다야트 지음, 배수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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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라는 나라는 축구를 잘하는 정도,

아이들이 예쁘게 생긴 나라, 이슬람 국가... 뭐 아는 바가 없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한국도 그런 나라가 아닐까?

해외여행도 금지되었던 90년대 초반까지의 대한민국은,

자국 내에서 고문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평생 감옥에 넣어서 빼지 않는...

27년 감옥생활한 만델라가 와서 보고는 깜놀한 장기수가 많은 나라였다.

 

조국 찬가를 부르짖고, 아, 대한민국을 부르지만, 가장 폐쇄적인 나라였던 곳.

숨어서 철학 책을 읽고, 마르크스를 보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

기형도의 책이나 이런 책이 낯설지만은 않다.

 

삶에는 마치 나병처럼 고독 속에서 서서히 영혼을 잠식하는 상처가 있다.

하지만 그 고통은 다른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

타인들은 결코 그런 고통을 믿지 못하고

정신 나간 이야기로 치부할 뿐이다.

만약 누군가 그 고통에 대해서 묘사하거나 언급이라도 하게 되면,

사람들은 남들의 내도를 따라서

혹은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의심 섞인 경멸의 웃음을 지으며 무시해버리려고 한다.

아직 인간은 그런 고통을 치유할 만한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이라면 술을 마시고 망각해버리는 것.

그러나 이런 방법은 오래가지 못한다.

고통은 잦아드는 것이 아니라 잠시 후 더욱 격렬한 형태로 되돌아오고 만다.(7-8)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기형도, 빈 집)

 

보잘것 없는 나라의 보잘것 없는 언어로 쓴

보잘것 없는 시인의 시는 암울하다.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사실은 현실과는 관련이 없는

착각과 망상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10)

 

마치 꿈속의 몽상을 따라가는 듯한 이야기들은 뜬금없이 시작되고 연결된다.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뒤집어쓴 채 살고있는 것이 확실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면은 당연히 더러워지고 주름이 생기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인간은 계속해서 그것을 쓰고 다닌다.

그들은 낭비가 싫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도 어느 일정 나이에 이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깨닫는다.

최후의 마스크가 소멸하고 남은 자리에 드러나는 것이 그들의 진정한 얼굴이다.(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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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드립니다 - 더 이상 꿈꾸지 않는 이 땅의 청춘들을 위한 포토 에세이
문재인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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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하는 사람에게 드리는 충고...

애정을 담은 진지한 충고를 하십시오.

딱 거기까지만 하시고 그 다음은 그 사람에게 맡기십시오.(211)

 

대통령이 되고 나서 그분의 행보는 확고했다.

앞서 나가지 않고 뚜벅뚜벅 걷고 있다.

민감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소주 한잔 합니다.

탈상이어서 한잔, 벌써 3년이어서 한잔,

지금도 친노라는 말이 풍기는 적의 때문에 한잔,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두고 낯선 세상 들어가는 두려움에 한잔,

저에게  거는 기대의 무거움에 한잔,

그런 일들을 먼저 겪으며 외로웠을 그를 생각하며 한잔.(253)

 

학습효과는 크다. 고맙고 고맙다.

아직도 외로울 것이다.

법원이 적이고, 언론이 적이다.

국민의 기대와 달리 날이 선 야당의 헛소리는 온통 적이다.

 

가장 큰 적은

나만을 고집하는 나 자신 아닐까요?(255)

 

자신을 벼리지 않으면,

자신을 내려놓지 않으면,

<문재인정식>이 중국 메뉴의 인기몰이를 하기 힘들다.

힘겹게 한걸음씩 나가고 있는 모습이 듬직하다.

 

민노총이나 전교조에서는 당장 합법화를 외치지만,

나는 국민 정서라는 탈을 쓴 언론의 칼날과 맞선 깊이가 느껴져 오히려 좋다.

에둘로 인권위원회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좋다.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257)

 

이런 철학이 정치가에겐 필요하다.

홍준표의 악담도, 안철수의 꽥꽥 소리도 안을 수 있어야지, 내쳐버리면 정치가 아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삽니다.

그것들 중 대부분은 꼭 보고 듣지 않아도 되는 것들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들어서

오히려 꼭 보고 들어야 할 것들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49)

 

텔레비전 다큐에서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분이

"신이 나를 못든는 사람으로 태어나게 한 것은 내면의 소리를 더 잘 들으라는 뜻이고,

못 보는 사람으로 태어나게 한 것은 온전히 나 자신만 바라보라는 뜻"이라는 말을 본 소감이다.

텔레비전에서 많은 인생을 만날 수 있는데,

사람은 너무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만난다.

 

돈밖에 모르는 자들이 만든 병원에서 아이들이 여럿 죽었다.

돈의 신을 섬기는 자들이 변형시킨 의학전문대학원 시스템, 병동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여 생긴 인재다.

생과 사가 오가는 소아 중환자실에 주말 당직 의사가 얼마나 실력자였을는지...

 

돈의 신을 섬기는 국가를 가진 백성은 헌신짝보다 못하게 변한다.

그걸 눈뜨고 보아야 하는 슬픔을 날마다 담는다.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라.

어려울 때 원칙을 지키는 일이 어렵습니다.

'어려울수록'과 '원칙', 모두 중요합니다.(79)

 

비트코인이 광풍이다.

어려워서 생기는 일이다.

 

스스로 자신이 없는 사람일수록

큰사람의 옆자리를 욕심냅니다.

자리로 자신을 과시하려 듭니다.

누군가의 옆자리에 서려 하지말고,

누군가를 내 옆자리에 서고 싶게 만드십시오.(89)

 

사법연수원에서 차석을 해서도 판검사 임용에 떨어져 변호사가 된 그.

그 인연으로 노무현이라는 큰 산을 만나게 된다.

 

고마움을 저축하십시오.

친절을 베풀고 당장 대가를 바라지 마십시오.

그 사람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내게 받은 이상의 친절을 베풀 것입니다.(91)

 

법정 스님의 책에서 <친절>을 만나 반가웠다.

내가 늘 가슴에 품고 살았던 한마디였으니...

상선약수란 그런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친절에 대가를 바라지 말라는 말.

 

행복은 자신의 인생에 감사하는 것이고,

불행은 남의 인생을 흉내내는 것.(113)

 

이 책은 2012년 부정선거 전에 만든 책이다.

참 힘든 시기였을 것이다.

쥐는 부정선거로 닭을 당선시켰다.

아직도 쥐는 멀쩡한 것이, 더러운 세상이다.

그러나, 오늘 죽어가는 이에게 그 더러움은 아무것도 아니다.

 

남의 인생에 너무 관심가지면 불행해진다.

오늘 나의 일정에 감사할 일이다.

 

아침잠을 포기하고 영어학원에 다녔는데,

주말도 잊은 채 열심히 일했는데,

자투리 시간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는데,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성공은 다른 세상 얘기 같다고요?

괜찮습니다.

당신은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성장했을 것입니다.

이제 곧 성장이 성공으로 바뀔 것입니다.

정말 위험한 것은 성장 없이 찾아온 성공입니다.(137)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어제 목숨을 놓아버린 젊은이에게 들려줬으면 하는 말이다.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빈틈없는 계획이 섰다면

여행을 떠나지 마라.

여행은 틈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165)

 

나는 자유여행을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하는 것이 가까울 것이다.

자유여행을 위해 애쓰는 것이 싫다.

패키지 여행을 따라다니면서

쇼핑할 정도로만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

내가 운전을 하면서 온 신경을 길찾기에 소모하는 일은 두렵다.

틈을 즐기면서

버스를 타고 졸다가 놀다가

그런 여행이 좋다.

 

나는 선거에서 심상정을 찍었더랬다.

가족들도 모두 그러자고 꾀었다.

그건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그렇지만 답답이 고구마였다 생각했던 대통령이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감사하다.

이 책을 읽노라니,

힘겹게 한걸음씩 나가고 있는 행보라는 진심이 보여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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