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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시장 문제에 관하여 ㅣ 레닌 전집 1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지음, 최재훈 옮김 / 아고라 / 2018년 3월
평점 :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10년도 전이다.
이 글들을 읽노라면,
러시아의 농민들의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도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10년 뒤면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그로부터 4년 후, 러시아 혁명이 성공하리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이지만,
농민의 삶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그들의 경제적 토대를 분석한 것은 러시아의 사회 변혁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애정이 반영된다.
작은 규모의 농장은
보다 큰 규모의 농장보다 1.5-2배의 노동력 유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51)
농장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이런 고찰은,
필연적으로 임노동자로 전락하는 농민을 상정한다.
최하위 농민들이 어쩔 수 없이
노동력을 내다팔 수밖에 없는 데 비해,
최상위 집단 구성원들은 노동력을 구매해야 한다.
이런 것을 새로운 경제적 양상으로 명백히 분류하지 않고 있지만,
부농들의 기계도입, 경작 확대보다 더
주목해 볼 가치가 있다.(59)
스물 세 살의 견해란다.
굉장한 통찰력이다.
마르크스의 경제적 관점에 바탕한 분석을 읽으면서도,
러시아의 현실에서 더 주목해야할 지점을 제대로 읽는 것 같다.
하긴 한국의 1987 체제에서도 지하조직의 주도자들은 20대 젊은이들이었으니...
부유함의 정도가 아닌
그들 농업의 사회적 경제적 성격에 따라 농민을 나누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다.(103)
부유한 자들이 어떤 곳에 투자를 하는가보다
가난한 자들이 어떻게 전락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현대 경제학에서도 비주류로 취급받기 쉬운 관점이지만
공부라는 것이 현대와는 비교되 되지않을 만큼 편협하던 19세기에
이런 관점을 가지는 것 자체가 훌륭하다.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는 읽어낼 수 없었지만,
여러 가지 수치들 속에서
사회의 변화를 냉철하게 읽어내는 레닌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결과적으로 소나 말 중 어느 것도 보유하고 있지 못한 농민 수의 증가와 더불어
자신의 토지를 더이상 경작하지 않는 농민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굶주림을 피해
남성들이 일부 공업에 종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가족 중 다른 구성원들도 외부에서 일자리를 찾아야만 한다.(175)
이런 원론적인 책을 찾거나 읽는 사람이 드문 세상이겠으나,
이런 책을 꾸준히 내는 출판사가 있어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