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내 인생 반올림 2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송영미 그림,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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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녀는 괴로워란 영화가 연말 분위기를 타고 히트하고 있다. 노래 잘 하던 뚱보의 불행하던 인생이 성형 수술로 한방에 잘나가는 인생으로 뒤바뀐 데서 오는 정체성의 혼란을 소재로 잡은 영화.

요즘 어지간한 포털 사이트를 시작하려 보면, s라인, 뱃살 없는 몸매... 등을 광고하는 배너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 비만은 어느 수준의 심각한 고민일까? 그리고 뱃살과 군살들을 어떻게 하라는 걸까?

이 책에 나오는 뚱보 벵쟈밍은 좀 심한 뚱보다. 먹는 것이라면 고소한 기름기 있는 음식을 기가 막히게 좋아한다. 그렇지만, 이 아이는 정말 음식 그 자체를 좋아한다. 음식을 만들기도 좋아하고, 장래에 멋진 레스토랑을 운영할 꿈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보건실에서 '비만 통지서'를 받고는 다이어트도 시도해 보지만...

여자친구에게 오버하는 선물을 했다가 퇴짜를 맞고는 폭식에 빠지기도 한다. 다행히 아빠가 새로 얻은 부인의 충고로 정상을 되찾고 여자친구도 생기고 자기 본 인생도 정상 궤도로 진입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청소년들이(특히 여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이면 마구 살이 찌는 시기다. 그런데 굶는 일은 정말 불행한 일이 아닐까?) 상업 필름들에 너무 노출되어 인간을 상품화하는 메카니즘에 현혹된 나머지 다이어트에 몰두하는 것은 깊이 반성을 요하는 것일 듯하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어쩌다 가 보면, 비만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 진다.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과도하게 좋아지는 것과, 인스턴트 식품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반면, 학교나 동네에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드문 현실에서 보면 비만인이 지구를 지배하기까지는 2222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미국에서는 골프치는 사람들(가진 자들)은 늘씬하게 몸매 관리가 되는데, 야구 응원하는 사람들(못 가진 자들)은 뚱보가 많다는 연구도 나온 적이 있다. 한국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한다. 살로 가는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지는 현실에 반비례하여 겨울이 별로 춥지 않고, 추운 겨울에 나가 놀지도 않고 따뜻한 아파트에서 겨울잠을 자기만 하니 살이 찔 수밖에...

벵자밍이 슬퍼하지만 않고, 건강한 삶을 살게 되면서 스스로 밥숟가락을 적절할 때에 놓게 되었다는 결말이 정말 맘에 들었다. 그렇다. 건강을 위해 살을 찌우지 않는 것이 좋지만, 좀 쪄도 필요할 때 용기를 내서 빼면 되는 것이다.

내 제자 한 녀석이 몇 개월만에 20킬로 가까이 빼고 나타난 적이 있다. 여자 친구 때문에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역시 사랑과 몸매 관리는 긴밀한 함수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와 아내가 결혼하고 허리를 잃어버린 것을 봐도 그런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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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12-2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씁쓸한 초컬릿이 뚱뚱한 여학생의 정체성 찾기였는데 이건 남학생의 이야기네요. 둘다 결론은 비슷한 것 같은데 흥미가 당기네요.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기에 좋은 책일것 같아요. 물론 제가 먼저 읽어보고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프레이야 2006-12-27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미나게 읽었지요. 제 작은 딸도 무게가 좀 나가는 편이라 늘 신경이 쓰입니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도 잃지 않아야할텐데 싶어서요.
나와 아내가 결혼하고 허리를 잃어버린, 이라는 대목에서 저 웃다갑니다.^^

글샘 2006-12-2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아이들이 재밌어 할 책 맞습니다. 세상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이들 책도 많아졌고...
배혜경님... 네, 허리를 잃어버린 사람들더러, 삶이 허,무하다고 하지요. 우리 아들도 맨날 보건실에서 쪽지 들고 옵니다. 관리 대상 학생이라고요. 제가 보기엔 이쁘기만 한데요. ㅋ 그 할머니 맘이 이해가 됩디다.
 
미국민중사 1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세븐>이란 영화가 있다.
단테의 신곡과 초서의 캔터베리 서사시를 근거로 하여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한 일곱 가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차례로 살해한다.
일곱 가지 범죄는 탐식, 탐욕, 나태, 음란, 교만, 시기, 그리고 분노다.
그런데 그 수법이 너무나 치밀하고 잔혹하며 계획적이다. 마지막 부분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구역질이 치밀어 오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영화 ‘세븐’을 보고 있는 것같은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어메리컨 대륙의 발견부터 시작된 살상과 우악한 착취 구조는 인디언이란 편견어린 이름으로 불린 ‘어메리컨 원주민들’부터 시작해서, 흑인 노예들, 그리고 노동자들과 식민지의 국민들에게까지 확대되는 것을 확인하게 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표준적인 역사책을 읽다 보면 그 나라 인구의 절반은 잊어버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189)는 하워드 진의 관점에 적극 동감이다.
한국의 국수주의를 외치는 우익 꼴통들이 늘 하는 소리가 <국사>를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교과서가 얼마나 <우익을 위한 지배자의 관점에서 작성된 것>인지 그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우리끼리만 은밀하게 하는 얘길세만, 나는 거의 어떤 전쟁이든 환영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네. 이 나라에는 전쟁이 필요하기 때문이네.”라고 한 친구에게 편지를 보냈다.(507) 이것이 미국의 본질을 극명하게 말해준다.

탄압과 착취의 구조를 영속하기 위한 끝없는 전쟁만이 <미 제국주의>의 핏줄을 타고 흐르는 혈액 속의 유전자의 원형인 것이다.

미국의 죄악 1-2. Gluttony(탐식)과 Greed(탐욕)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에게 혁명은 어떤 의미였을까? 인디언들은 독립선언서의 고상할 표현에서 무시당했으며, 자신들이 지금껏 살아온 아메리카 영토를 통치하게 될 자를 선택할 수도, 유럽 백인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수세기에 걸쳐 추구해왔던 행복을 찾을 수도 없게 된 채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이제 영국을 몰아냄으로써 아메리카인들은 인디언을 그들의 땅에서 몰아내고 이에 저항할 경우 죽여버리는 무자비한 과정에 착수할 수 있었다.(161)

국무성의 목록을 보면 1798-1895년 사이에 다른 나라의 문제에 103차례나 개입했음(509)을 알 수 있다. 미 제국주의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국가들은 아르헨티나, 니카라과, 일본과 류큐 열도, 중국, 하와이, 스페인과 멕시코 등이다.

큰아버지(백인)는 홍인종 자식들을 사랑했고, 이렇게 말했다. “내 발에 밟히지 않도록 조금 멀리 떨어져라.” 형제들이여! 나는 큰아버지로부터 아주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러나 큰아버지의 말은 항상 시작과 끝이 똑같다. -- “조금 떨어져라. 너무 가까이에 있어.”(243)

우리는 남부 개척지의 얼마 되지 않는 초라한 땅에 인디언 부족들을 밀어 넣었습니다. 이 땅이 한때 끝없는 숲 속에서 살았던 그들에게 남겨진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만족을 모르는 우리의 탐욕은 말거머리처럼 “달라! 달라!”라고 외칩니다... 여러분... 정의에 대한 의무감이 피부색에 따라 달라지는 겁니까?(248)

이런 상원의원도 있었구나. 그 이름 시어도어 프릴링히전. 정복으로 차지한 땅은 하나도 없다... 다행히도.(멕시코를 1500달러에 산 후... 299)

미국의 죄악 3. Sloth(나태)

미국의 독립 선언서에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명제를 넣었다는데, <정부의 정치적 권리에 관해서는 언급하고 있으나 현존하는 재산상의 불평등에서 눈을 감았다. 도대체 부에 있어서 명백한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진정으로 평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었을까?>하고 저자는 반문한다.(141)

건국의 아버지들은 당시 지배세력간의 균형을 제외하고는 관심이 없었다. 노예, 무산자, 인디언, 여성들의 권리엔...(186)

미국의 죄악 4. Envy(시기)

백인들이 도망쳐 인디언족에 가담하거나 전투에서 사로잡혀 인디언들 틈에서 살곤 ?는데, 이런 경우에 백인들은 떠날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인디언 문화에서 머무르는 쪽을 택했다. 똑같은 선택권을 줄 경우 인디언들은 대부분 백인과 함께 살려고 하지 않았다.(108)

전쟁은 장군에게는 명예를, 사병에게는 죽음을, 상인에게는 부를, 빈민에게는 실업을 가져다 줬다.(118)

노예가 없는 백인들이 흑인에 대한 동정심에서라기보다는 부유한 농장주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가난에 대한 분노에서 노예들의 불복종과 반란을 부추길 것이라고 의심... 때로는 백인들이 노예의 반란 음모에 연루되기도 했으며,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두려움이 다시 피어올랐다.

미국의 죄악 5. Lust(정욕)

이 책에서 개인적인 정욕을 채우기 위한 보고는 드물다. 아무래도 역사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남성>들의 역사관이 두드러지므로, 여성들의 피해는 기록되지 않았을 뿐이지, 고난의 역사는 함께했을 것이다.

미국의 죄악 6. Pride(교만)

하나님의 개입은... 내가 보기에는 우리 전쟁의 성공과 일치하는 것 같다. 인류에게 만연한 모든 악덕으로부터 700만 영혼을 구제하는 일이 표면상의 목적이라느 사실이 분명해진다... 전쟁은 지고한 현명함을 지닌 관장자에 의해 인류의 향상과 행복이라는 위대한 목적을 성취하는 대행자의 역할을...(277)

흑인 참정권이라는 검둥이 아이는 너무 추해서 그렇게 중요한 날에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손님이 찾아오면 불구의 자식을 보이지 않는 구석에 처박아두는 것처럼 흑인 역시 감춰졌다.(334)

남북전쟁에서 인구 3천만 명의 나라에서 양쪽 합쳐 62만 3천이 죽고 47만의 부상을 입어 모두 100만 이상의 사상자가 나왔으니 이것은 엄청난 살육이었다.(412)...

한국 전쟁에서는 같은 인구 3천만 명의 나라에서 300만명이 죽었으니(다친 사람은 빼고) 가공할 노릇이 아닐까. 19세기가 저물 무렵, 필리핀을 스페인에게서 빼앗는 태도는 제국주의자로서의 미국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필리핀인들 손에 넘겨줄 수 없다. 그들은 자치를 감당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곧 무질서한 무정부상태가 되어 스페인 지배때보다도 상황이 악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필리핀을 전부 우리가 차지해 필리핀인들을 교육시키고, 그들의 정신을 앙양하고, 개화시키고, 기독교로 개정시키며,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저들을 위해서도 목숨을 바치셨으니, 하나님의 은총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같은 인간인 저들을 돕기”로 기도하고 잠자리에 든다.(532)

참으로 교만스럽기 그지없는 인종이 아닌가. 이 때, 필리핀을 먹는 대가로 일본에게 조선을 이양하는 가스라-태프트 조약이 맺어지게 되니, 참으로 미국의 태동은 세계 평화에 암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시대는 솔직함을 요구합니다. 필리핀은 영원히 우리 것... 필리핀 바로 너머에 중국이라는 무한한 시장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우리 민족의 사명, 세계를 문명화한다는 사명을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태평양은 우리의 바다입니다. ... 우리가 잉여생산물의 소비자를 찾아 어디로 가야 하겠습니까? 중국은 우리의 당연한 고객입니다.(533)

이 때부터 그들의 제국주의는 ‘경제적 침탈’의 목적임을 분명히 한다.

미국의 죄악 7. Wrath(분노)

 ... 불을 피해 집밖으로 뛰쳐나온 사람들은 칼로 난도질 당했다. 몇 명은 도끼질에 온몸이 갈갈이 찢어졌고 또 몇 명은 칼에 정통으로 찔렸으며, 재빨리 해치웠기 때문에 도망친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불길 속에서 인디언들이 튀겨지고 피가 냇물을 이뤄 불이 꺼지는 광경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으며 코를 찌르는 냄새 또한 오싹하게 만드는 것이었다...인디언들은 피쿼트 전쟁에서 세 가지 교훈을 이끌어냈다. (1) 영국인들은 가장 엄숙하게 한 서약이라도 그에 따른 의무가 이익에 배치될 때면 언제나 깨버린다. (2) 영국인들의 전쟁 방식에는 양심의 가책이나 자비라고는 전혀 없다. (3) 인디언의 무기는 유럽인들이 대량으로 제조한 무기에 비하면 거의 아무런 쓸모가 없다. (42)

좋아질 가능성이 없으면 죽여 버려야만 한다. (237)

물론 역시 우리 국민들 사이에도 모든 호전적인 정서의 압력을 어느 정도 인식해야 했는데, 그런 것은 인기 있는 정부가 갖는 본성...(282)

아, 이 책을 읽는 동안 맡은 살 타는 냄새와 피비린내는 지구의 공기를 모두 오염시키고도 남을 만큼 지독한 것이었다. 세포들이 그 냄새를 기억한다면 분노해야할 때도 분명히 기억하리라. 지배자의 입장에서 쓰는 역사와 민중의 시각으로 본 역사는 분명히 다르다. 그래서 왕조 중심의 역사관으로 쓰인 우리 <국사>책이 한계가 너무도 빤한 것이다. 이 책은 민중의 시각으로 미 제국주의의 팽창하는 모습을, 그 피비린내 진동하고 시신 태우는 냄새로 가득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악업을 분명하고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작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미국의 지배자들이 벌이는 죄악들 속에서도 건강하게 피어났던 민중 의식과 견결한 투쟁들을 높이 사고 있다.

19세기 후반, 셀 수 없이 많은 투쟁에서 놀라운 점은 파업 노동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쟁취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토록 커다란 역경을 뚫고 감히 저항했으며 패배하지 않았다는 사실.(460)이었음을 기록하는 것. 이런 것이 역사의 할 일이다. 승리하지 못했더라도, 승리를 향해 감히 저항하였음을 기특하게 여기고 기리는 것이 역사의 할 일인 것이다.

노동자들의 건강한 의식은 “우리가 아무리 먹을 빵이 필요하더라도, 사나이로서 우리 동료 노동자들의 입에 들어갈 빵을 빼앗아 먹을 수는 없는 노릇”임을 깨닫고 단결한다.(461) 사회주의 국가를 표명했던 소련 등의 국가들의 몰락으로, 이런 건강한 삶을 한달음에 부정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면서 보수 반동화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역사를 쓰고 읽는 일은 삶의 등대를 밝히는 일과 연관지어볼 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미국 민중사를 통해서 느끼게 된다. 건강한 의식을 일깨우는 역사라야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을 건강한 한국인들과 미국인들, 세계인들이 널리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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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12-26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성이 좋은 리뷰네요.^^ 올해 다가가기전에 보려했는데...200여 페이지를 남겨놓고 답보상태..넘 바쁘군요.레이건의 시대로 가고 있는데..올해가 5일 남았는데 부지런히 보면 다 볼 수 있을 듯 하기도 하구.

파란여우 2006-12-26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하기에 좋은 책이죠. 리뷰도 공책 줄칸처럼 정리하셨군요^^
근데, 1권 2권 나눌 생각을 하시다니 놀랍습니다.
음, 역시나 샘님은 다르셔~~^^

글샘 2006-12-2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전엔 날카로운 지적도 해 주시더니... 요즘은 너무 친해진 거 아닌가요? 저도 2권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여우님... 정말 공부하는 거 같애요. 두 권을 한번에 리뷰 쓸 능력이 도저히 안 돼서요. 암튼, 미국은 무서운 나라예요.

드팀전 2006-12-2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나요.(* *)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알라딘이 내집단의 '인정주의'로 치닫고(?)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던게 아마 파란 여우님이었을 거에요.^^ 글샘님의 진정성은 진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페이퍼에 쓰신 평가서를 보다가 뭔가 프로젝트가 떠오를 듯 ..가능할까 ? 이게 될까? 뭐 이런 저런 생각이 마구 마구드네요.조만간 만나 뵐 일이 생기길 바랍니다.^^

글샘 2006-12-2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프로젝트, 이제 겁이 납니다. 학교엔 프로젝트 보다는 조용한 물결같은 교육이 필요해요. 조만간... 뵐 수 있음 좋겠네요.
 

올해들어 올린 리뷰가 400개가 되었다.
하루 한 권 이상을 읽게 된 것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
2학기에 3학년들이 실습을 나가지 않고 독서를 해서 나도 덩달아 많이 읽기도 했다.
아무튼 내년까지는 많이 읽어야 한다.
아이들이 읽기에 적합한 글들을 많이 발굴해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 책이나 소년 소설 등도 많이 읽어야 한다.
문제는 학생들 수준에 맞는 설명이나 논설이 드물다는 데 있다.
암튼 한 해는 더 열심히 읽고, 중고생용 글을 부지런히 발굴해 보자.

내년엔 500권을 너끈하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00년 1
01년 9
02년 34
03년 161
04년 119
05년 374
06년 400

             합계              1,09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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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2-2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세요... 전 소박하게 매년 100권 이상만.

비로그인 2006-12-26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국어샘이셔요? 저도 전교조소속미술샘이여요. 반가움 표현~ㅎㅎ 정말 많이 읽으시네요. 저도 님목록 따라 교육부터 여러가지 길찾아야겠어요. 애들 책읽히기 어렵죠~ 저도 미술감상 제대로 하려면 애들에게 책읽히고 싶은데..제대로 된 책도 잘 모르고 결정적으로 애들이 안읽죠.. 왜 좋은 건 거의 다 따분해하는지..! 한번 무료해하는 저희반 애(중1)에게 책따세목록 프린트해 줬더니 자극적인 소재에만 관심보이고 자기는 환타지가 좋다고 하더군요. 어렵지만 좋은책 발굴 부지런히 해야될것 같아요. 저도 하고 싶어요^^

글샘 2006-12-2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100권도 소박한 게 아닐걸요... 작년하고 올해는 책읽는 재미에 폭 빠져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한 1년은 더 암생각 없이 책이나 읽고 살고 싶어요.
라라님... 전교조 소속 미술샘도 있나요? ㅋㅋ 미술샘들은 글자나 이야기보담은 총체적으로 확-- 오는 걸 더 좋아하던데요. 환타지만 읽는 아이들의 독서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반가워요^^

marine 2007-01-0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대단하세요 존경스럽습니다 한창 많이 읽을 때 300권 정도 읽었는데 올해는 반타작 밖에 못 했네요 2007년에는 더 많이 읽으시고 리뷰도 많이 올려 주세요~~

글샘 2007-01-01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 스럽지도 않습니다. ㅋㅋ 2006년 410권 토탈 1108권으로 마감했습니다.
이제 2007년에도 부지런히 읽어야죠. 블루마린님도 열심히 읽으세요~~
 
바람의 목례 애지시선 7
김수열 지음 / 애지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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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인 김수열의 시를 읽다 보면,
거긴 아직도 아물지 못한, 아니, 한 번도 이야기 되어보지 못한 4.3이 펄뜨덕거리면서 살아있다.

4.3을 뺀 제주도는 섬이 아니다. 삼다도라 여자가 많은 이유를 누구라 물어 보던가.
정뜨르 비행장 활주로 아래서 아우성치는 뼈들의 소리가 그의 귀엔 아직도 들린다.
사진 넉 장으로 남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과, 비명횡사한 죽음을 들려주는 제주도 방언이,
마치 알아듣지 못하는 그만큼의 거리감이 뭍 사람들과 섬 사람들 사이에 가로놓여 있음을 역설하듯이.

그렇다고 그의 의식이 4.3의 60년 전에만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연변에서 온 처네의 허벅지를 보면서, 진열장에 앉아 뜨개질을 하는 여자를 보면서, 가래떡을 건네주던 정선역의 그 할마시와 그가 후원하는 트르옹을 통해서 없이 사는 사람들, 그렇지만 결코 없이 여겨서는 안 되는 사람들 이야기를 그는 잊지 않고 시로 쓰고 있다.

그렇지만, 이 따스하고 때론 귓불을 화끈하게 달아 오르게 하는 죽비소리같은 시들 사이에서,
차라리 시를 던져 버리고 싶던 순간들을 눈물로 그리기도 한다.

오른쪽 손목 아래가 없는 우리반 이윤이의 손을 덥석 잡고 뭉툭한 손목에 스스럼없이 입맞춤하기 전에는, 나는 선생이 아니다.고 할 때만 해도 그는 애정 가득한 시인의 눈이었지만, 김선일의 죽음 앞에서 더 많은 젊음을 이라크 땅으로 조공하려는 '조국' 앞에, 그는 <시여, 차라리 죽어 버려라!>하고 좌절하며 비통해 한다.

낡은 것들 가버린 자리에 새로운 것들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아, 전혀 보이지 않을 때 편두통은 온다...고 해서 전망 부재를 안타까워하지만, 정말로 낡은 것들이 지배하고 있으면서, 앞으로도 낡은 것들은 점차 칼날의 예각을 세워 덤벼들려는 세상임을 직시할 때, 아득한 섬나라 제주에서도 그는 편두통을 느낀다.

꽃나무란 합성어보다도 더 아름다운 꽃나무 앞에서, 그 꽃나무보다도 더 아름다운 젊은 아이들 앞에서, 마냥 웃고만 싶은 것이 선생일진대, 감옥에 가고, 가난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모습 앞에서 아무 것도 가르칠 수 없는 그는 또다시 선생이기를 부정한다.

산다는 일은 이렇게 고개 숙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목례가 되었든, 반성이 되었든, 아니면 회한의 고개 숙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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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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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배울 때, 강사가 테입을 틀어 주고 받아쓰기를 하는데 '갸-루'하는 발음을 듣곤, 도대체 모르겠다고 했더니, 외래어라고 했다. 나중에 보니 gaaru는 girl의 일본식 발음이었던 것이다. 이 책의 원 제목이 <가-루>다. 일본어에서 <가-루>는 여학생이나 이런 의미가 아니라, 여성이란 의미가 강하다. 고딩인데 좀 노는 애들을 <고-갸-류>라고 하고.

<걸>은 다섯 편의 단편이 모인 소설집이다. 주제는 당연히 여성의 문제다.

그런데, 이 소설집이 '왓다'인 이유는, 어쩜 이렇게도 섬세한 소설을 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얼마 전, 아내가 결혼했다...는 소설을 읽었는데, 아내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작가의 목소리가 정말 남성스럽고 마초다워서 한참 리뷰에서 씹었던 기억이 나는데, 히데오는 이 사람이 <사우스 바운드>의 걸걸한 이치로씨를 그린 그 사람 맞아?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띠동갑>은 제일 새초롬한 소설이다. 띠동갑 남자 사원이 들어왔더니 회사가 온통 난리도 아니다. 지도사원이 된 띠동갑 여자 상사는 매사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 있다는 이야긴데, 이야기는 별 것도 아니지만, 순간순간 톡톡튀는 대화와 상황 전개들이 정말 젊고 싱싱한 선남선녀들이 상큼한 향수와 분내음을 흩뿌리면서 까르르 웃는 커피향 가득한 공간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멋진 인트로 역할을 하고 있다.

<히로>는 정말 멋진 남편을 둔 직장 여성의 이야기다. 여성이 워낙 능력이 좋지만 그 신랑 히로는 더 멋진 남자다. 파벌을 따지고 여성을 비하하는 일본 직장의 풍토를 정말 통쾌하게 압도하는 멋진 걸, 세이코에게 이마이와 기하라 부장이 '둘이 나란히 머리 숙여 사과'하는 장면은 오쿠다의 팬이 된 걸 감사하게 만들 지경이다. 직장다니는 여성이여,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당장 사서 읽기 바란다.(그렇지만, 역시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이란 평범하기 보다는 자극적으로 능력이 있어서 책을 읽고 쉽사리 초라해 지는 이라면 읽지 않는 편이 나을는지도...)

<걸>은 나이든 직장 여성들의 애환을 경. 쾌. 한 목소리로 드라마 게임처럼 펼쳐 보여 준다. 그 빛깔을 농염한 물랭 루즈이기도 하고, 톡톡 튀는 분홍 립스틱이기도 하다.
여자는 즐거워야지. 하고 혼자 속삭이는 이 글은 정말 여자의 글이 아닐까?

<아파트>는 집과 여성의 관계를 섬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이다. 서울에 비해 더욱 까다로운 주거 환경을 가진 도쿄의 전문직 여성의 집고르기 에피소드.

<워킹맘>은 제일 멋진 작품이라고, 그래서 빨간 하트무늬 스티커를 다섯 개 붙여 주고 싶은 작품이다. 올해 서른 여섯 히라이 다카코의 철봉 오르기와 공 던지기는 다카코의 피곤한 삶을 활기 넘치게 그리고 있다.

장난기로 넘치는 이라부의 <공중 그네> 이후로,
세상을 굵은 눈썹 아래 형형한 눈초리로 진지하게 읽어 내는 <사우스 바운드>에 이어,
여성보다 여성스런 글발로 직장 여성들의 삶을 경쾌하게 이끌어내는 <걸>까지 그의 팬클럽에라도 들어야 할 판이다.

<그렇지만, 많은 책들이 하드 커버로 되면서 책값이 천 원 정도 올라버린 일들은, 나무에게 미안하고 독자들에게 바가지 씌우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한다.

나는 하드 커버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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