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 중학수학 8-가 - 2008년용
에듀왕 편집부 엮음 / 에듀왕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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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가 되는 아들에게 1학년때는 공부하란 말을 별로 안 했는데, 이번 방학엔 책을 좀 사 줘야겠다.

여러 문제집을 살펴본 결과, 이 문제집이 내용도 알차면서 분량이 너무 많지 않다.

작년에 몇 권을 샀던 것은 분량이 너무 많아서 아이가 힘들어 했다.

방학에 이책 반 정도 풀고 2학년 올라가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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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김현근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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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나라.
그 나라에서 학생으로 사는 일은 '지옥'일 수밖에 없다.
특히 가난한 부모 아래 사는 학생들은 더 심할 것이고.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은 지났다고 한다.
부는 세대를 이어 대물림되곤 했는데, 그것은 정의가 승리하지 못한 한국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 대물림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우골탑의 신화'였다.
명문대를 나와서 고등고시를 합격하면 상위층으로 진입할 수 있었던 과거...

그러나, 갈수록 그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현근이는 실직한 아버지, 학습지 교사로 급여가 넉넉하지 못한 어머니 아래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과학영재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한 부산에선 신화와 같은 학생이다.

이 책은 당근이기도 하고 채찍이기도 하다.
당근으로서 유학을 꿈꾸는 아이들을 기르거나, 100점을 맞지 못한 아들을 뺨을 후리 갈기는 엄마를 만들게 될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서 더욱 학업에 박차를 가하여 좋은 성적을 얻는 학생도 소수 있을 수 있지만, 채찍질에 시들어버릴 아이들도 생길 수 있다.

'하면 된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해도 안 되는 일도 많고, 특히 공부라는 면은 모든 사람이 한다고 같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현근이는 스스로 천재가 아니라고 하지만, 정말 그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듯이, 그 99%를 기록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현근이와 같은 아이가 핵폭탄같은 나쁜 일 말고, 질병의 치료같은 좋은 일에 머리를 쓰도록 미국의 우수한 대학의 시설을 활용하는 일은 정말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어둡게 덮고 있는 구름은, 가난해서 꿈도 가난한 아이들이나, 가난하지 않아도 꿈이 가난한 아이들에 드리운 그늘 때문이다.
날마다 학원에 가서 이유도 없이 공부를 반복하는 수도 없는 아이들이 이용하는 승합차의 수 만큼이나, 현근이에게 못이르는 아이들이 좌절해야 하는 '벽'이 공부의 앞에는 분명히 있다는 것을 너무도 뻔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1%, 그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공부를 현근이처럼 죽자사자 하더라도 이를 수 없는 타고난 머리와 부모님의 조력이 필수적임을 생각하면 이런 책이 남기는 불편함이 위로받을 수 있으려나.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을 증오하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정말 좋은 학교란 어떤 것일까?를 깊이 고민하는 나른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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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2006-12-28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절이 공감하고 갑니다. 특히, '가난해서 꿈도 가난한 아이들이나, 가난하지 않아도 꿈이 가난한 아이들' - 이런 아이들 보면 정말 맘이 아파요..

글샘 2006-12-30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이 없어서 아무 목적이 없는 아이들... 참 가엾죠. 환경이 불쌍해요.
 
파시즘의 대중심리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3
빌헬름 라이히 지음, 황선길 옮김 / 그린비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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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사'책은 정조의 죽음(1800)가 마지막이다.

한민족의 역사 흐름은 정조가 죽으면서 '세도 정치'로 일컬어지는 혼란기와 '개화기'로 일컬어지는 근대화 실패의 시기, '식민지 시대'로 불리는 암흑기와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폐기, '이승만과 박정희'로 대표되는 독재 정치의 시기까지 그야말로 각종 불합리한 정치 기제는 한반도에서 실험되지 않은 바가 없을 정도로, <부조리 정치의 종합 선물 세트>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또 많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는 '개화기의 선각자들'과 '식민지 시대의 독립 투사들', '이승만 박사'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 참으로 존경의 염을 품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를 공부하다 보면, 한국의 '국사책'이 얼마나 반쪽의 비루한 것인지를 알게 되는데, 아직도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에 이승만의 흉상이 선 곳도 있고, 박정희의 딸은 수구꼴통을 규합하는 핵심이 되기도 한다.

황우석이 나오면 난자를 와르르 기증하고, 무식한 대통령은 국익을 위한다면서 파병을 결정한다.
월드컵이 열리면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두 시간 동안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과 얼싸안고 뜀을 뛰고 발광이 장난이 아니다.

이런 것들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특이한 기제인데, 이런 것들을 파시즘의 대중심리로 설명한 빌헬름 라이히란 젊은이에게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이 책은 지루한 부분도 많고, 라이히를 잘 모르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이 조합되어 있어 읽는 데 두어 달이 걸린 책이다. 사진이 재미있어서 한참을 보게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을 파시즘이 판을 치는 그 1930년대에 출판한 것은 그가 천재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파쇼 국가들의 특수한 현상이나 히틀러, 무솔리니의 정신병적 행동이 아닌, <대중의 비합리적 성격 구조의 표현>으로서의 파시즘을 설명하는 그는 다분히 과학자적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론을 장황하게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그의 말들에 고개가 끄덕여 지는 부분도 많지만, 공상적 이론을 펼치는 그를 보면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 아닐까 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인류 현대사의 두 천재인 프로이트와 마르크스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두 사람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성정치'란 개념을 만들기도 한다.

성적 억압과 가부장적 구조화된 사회경제적 억압이 대중의 비합리적 성격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이 그 요지다.

한국 사회야 말로 성적으로 강하게 억압된 사회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성경험이 있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사창가에서 군대가기 전에 총각딱지를 뗀다. 서른이 넘고 마흔이 넘은 처녀들도 숱하게 많은 것이 한국 사회다. 그렇지만, 돈을 주고 여자를 사기에 한국처럼 편리한 국가는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밤거리에는 유리창 안에 전시된 아름다운 여인들과, 보도방에서 제공하는 중고 아줌마들의 도우미들은 돈만 주면 '꿈의 궁전' 모텔로 입성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가부장적 구조도 아직 파괴되려면 한참 멀었다. 아직도 추석과 설 명절엔 시댁에 가서 찌짐을 뒤집어야 하고, 친정이 멀면 못 가는 경우도 생긴다. <시>자만 봐도 욕이 나오는 희한한 풍토병인 '화병'도 공인된 국가.

이런 억압적 국가이다 보니 <비합리적 대중>이 넘쳐나는 것은 당연할는지도 모른다.

'민족과 국가'라는 신비화된 권위에 기반하여 '우리'와 '너'를 구분하고, 우리가 아닌 모든 것들을 적으로 규정하는 획일적인 공격성을 가진 나라에 사는 일은 참 피곤하고 괴롭기도 하다.

한국에서 '적'을 만들기는 아주 쉽다.

박정희 욕하면 세상에 적이 수두룩 하다.
노무현 칭찬하면 요즘엔 적이 더 많아지려나.(난 노무현이 좋다. 아무 것도 못하는 대통령이 한국엔 정말 많이많이 나와야 한다. 한 50년은 무능한 대통령이 권좌를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발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이명박은 유능하다. 그는 다시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탄압하고, 수치적 발전을 꾀할 것이다. 그렇지만 교육과 복지에 들어가는 돈은 확연하게 줄어들 것이다. 복지담당 공무원들은 앞으로 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노무현보다 더 무명의 무지렁이들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김근태도 정동영도 너무 잘 났다. 유시민도 안 된다. 정말 멍청한 대통령이 자리를 잡아도 되는 나라에 살면 좋겠다. 결정적인 것은 박정희나 전두환을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던 신문들이 대통령을 욕해서 그가 폄하되고 있기도 하다.)
월드컵 때, 그 공을 파키스탄 어린이들이 몇백원 만들고 꿰맨다는 이야기 꺼내면 적이 쉽게 생긴다.
학교에서도 '전교조' 교사라면 백안시하고, 특히 인터넷에서 전교조 교사라고 말하면 적은 빽빽한 리플을 달아 준다.

이주 노동자들은 그 피부색으로 이미 한국에서 충분히 고통받고 있다.
시골에 다니다 보면 '베트남 처녀와 결혼' 하라며 몇백 만원만 있으면 처녀를 부를 수 있다는 프래카드가 수두룩하게 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혼혈화되는 현실에서 <순수, 순결한 혈통>을 중시하는 파시스트적 인종 이론이 한국에서 판치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으로 이 책을 읽었다. 나치의 두려움을 미국의 인종주의자들도 갖고 있었다는데, 한국은 그런 것도 수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한 사진에서 <나는 발정난 암퇘지라서 유태인과 정을 통했다> <나는 독일 여자를 침실로 끌어들인 유태인이다>는 팻말을 목에 걸고 길거리에 서있던 두 남녀를 보았다. 이것이 인간들의 생각일까? 정말 인간은 만물의 영장일까?하는 좌절감이 들기도 했다.

물론 한국에는 이주 노동자를 돕는 사람들도 많고, 그들을 평등하게 대우하는 이들도 많으며, 베트남 처녀와 알콩달콩 잘 사는 농촌 총각들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현대 한국 사회의 구조는 아이는 여성을 구속하는 구조에 불과함을 극명하게 깨닫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미래의 해방된 사회에서는 자유로운 개인이 연합체를 만들어 노동 민주주의의 천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라이히의 공상적인 생각은 참 아름다운 것이었다. 이 장으로 그의 이 책은 동화가 된다.

자주적 공동 생간과 공동소비, 사회적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성격 구조의 대중을 형성하고, 어떠한 정치나 사실에 어긋나는 불합리한 선동도 거부한다는 그의 글은 어쩌면 잭 런던이 강철 군화에서 그리던 <형제 인류애 시대>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요즘 자주 꿈을 꾼다. 억압이 없는 세상, 순수함을 따지지 않는 세상. 아름다움은 모든 것에 들어 있을 수 있는 세상... 어쩌면 이 책은 사회 과학 서적 코너 보다는, 존 레논의 <이매진>과 함께 공상 과학 미래 소설 코너에 있는 것이 더 어울릴는지도 모르겠다.

소유도 없고, 국가도 없고, 종교도 없는... 나를 꿈꾸는 사람이라 여길는지 몰라도... 너희도 우리와 함께 할 거라고...

Imagine

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Nothing to kill or die for
And no religion too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Imagine no possessions
I wonder if you can
No need for greed or hunger
A brotherhood of man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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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통신 2006 - 3호                           부산공업고등학교 2학년 금속과 2반


한 해를 돌아보는 일은, 새해를 맞는 일


벌써 한 해가 다 갔다.

올해는 너희들과 만나 즐거웠던 기억으로 가득하구나.

서른 세 명으로 2학년을 시작했는데, 윤호는 필리핀으로 어학 연수를 떠났고, 경민이는 전학을 가서 서른 한 명이 겨울 방학을 맞는다.

엊그제 너희에게서 1년간 학급운영 평가를 받아 보았다.

그랬더니 다행스럽게도 너희는 우리반에서 보낸 일년을 즐겁게 추억하고 있더구나. 고맙게 생각한다. 수학 여행과 체육 대회 등을 통해서 우리반 아이들은 참 든든하단 생각을 많이 했다.

금속과 샘들에게서 혼이 좀 나기도 했겠지만, 알아서 교실 청소를 깨끗하게 잘 한 것도 너희들의 훌륭한 점이었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어려웠던 일들도 재미난 추억으로 떠오른다. 축제 구경하는 데 6명밖에 없다고 야단을 맞던 일, 지각했다고 엉덩이 한 대씩 맞고  팔짝거리며 뛰던 일 등.

어른들은 늘 너희를 ‘중간적 존재’로 다루곤 하지. 다 큰 놈이…하고 야단치다가, 또 머리 피도 안 마른 어린 녀석이…하고 야단치기도 하고.

올해 우리반엔 어른 흉내를 내다가 혼난 아이들이 제법 많았다. 흡연으로 학생부 지도를 받은 학생들도 많았고, 내가 알기로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는 친구들도 몇 되는 걸로 안다.

나는 어른이 해서 나쁜 일은 아이들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른들이 하는 것은 아이라고 해서 못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담배가 그렇지. 어른들이 피우면서 아이들에게 못 피우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란다. 정말 나쁜 것이라면 담배를 만들어 팔지 말아야지. 그렇지만 그게 장사가 되니깐 만들어 팔곤 하지.

너희들도 어른이 되겠지만, 자기 생각만으로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하면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 법이란다. 스스로 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지. 담배를 피웠던 친구들도 겨울 방학을 이용해서 끊는 경험을 해보기 바란다. 담배를 끊는 법은 아주 쉽다. 안 피우면 된다. 피우는 환경에 가지 않아야 되지.

이제 너희에게 두 달의 겨울 방학이 마주서 있다. 2월도 며칠 안 되니 거의 두 달이라 보면 될 거야. 두 달 동안 무얼 할 것인지 잘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게 오늘 편지의 주제다.

우선, 생각을 좀 해 보기 바란다.

이제 내년이면 졸업반이고, 학생 생활도 마지막인데 진학을 할 건지, 취업을 할 건지, 어떤 자격증을 더 따야 하는지, 대학을 어디로 갈 건지… 계획을 세워 책상 앞에나 지갑 안에 적어 두면 좋겠다. 그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그리고 나면 일기를 쓰든 인터넷 안의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든 해서 너희의 발전하는 모습을 스스로 꿈꿔보기 바란다.

책을 읽는 것도 너희 미래를 생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둘째, 인터넷 폐인이 되지는 말기 바란다.

한국이 IT 강국이란 말도 있지만, 인터넷 환경이 한국처럼 편리한 나라도 세상에 없단다. 그것은 좋은 점도 있을 수 있지만, 나쁜 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해. 자기 손으로 뭔가 써 보고 그려 보고 하는 것이 공부인데, 그걸 모두 인터넷으로 해결하려 하니 공부가 덜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게임의 폐해가 크다고 생각해.

한 게임을 시작하면 레벨을 높이기 위해서 얼마나 부질없는 시간을 투자하는지… 다들 해 봐서 알지 않니? 가끔 돈이 들기도 하고 말이야.

인터넷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시간을 정해 두고 하기 바란다.

셋째, 계획을 짜서 움직이면 좋겠다.

방학이 되면 되는대로 뒹굴기 쉽다. 학원을 다니는 사람은 열심히 다니고, 안 다니던 사람이라도 영어든 컴퓨터든 배워 보기 바란다.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들도 절대로 위험한 일은 하지 말기 바라고. 오토바이 타더라도 살살 달리고(나와 남을 죽일 수있는 무기잖아.), 힘들게 번 돈 낭비하지도 말아야 될 거고.

이제 어른이 되면 이런 잔소리 하는 사람들이 없을 거야. 내년까지만 아침 조회하고, 종례하고, 야단치고 매도 맞을 수 있는 특권이 있는 거지.

선생님의 숙제.

1. 방학 때, 꼭 사과나 배를 다섯 개 이상 깎아 보기 바란다. 손놀림은 기술의 기본!

2. 누군가 나를 cctv로 보고 있다면 제일 두려운 일이 뭘까? 생각해 보자.

3. 어디든 누워서 5분 이상 하늘 바라보기.(낮이든 밤이든 상관 없다.)

4. 1주일간 달이 어디서 떠서 어디로 지는지 관찰해 보기.

5. 우리학교 샘들 중 1분 이상, 감사문자 보내기.(연말에 보내면 더 좋겠지? 참고, 송00샘 016-555-5111, 허0샘 011-9304-3621, 신00샘 011-566-6456, 장00샘 011-554-2773, 더 알고 싶은 사람은 개인적으로 문의 바람. 담임샘한텐 내년에 보낼 것. 016-9668-9750)

2월에 숙제검사 한다. 숙제를 잘 한 사람에게는 특~★~한 상품을 준비하겠다.

1번은 사과 껍질 길게 깎기 대회를 할 것이고,

2,3,4번은 발표를 하든지 적어 내든지 할 것이고,

5번은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나에게 이야기하는 샘이 계시다면 그 학생에게 상품을 주면 되겠지.


모두 새해를 멋지게 맞는 어린이들이 되길 바란다.


겨울 방학을 맞아 담임샘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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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12-2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 위트가 있는 담임통신문이네요...제가 문자를 보내드릴까요? ^^

프레이야 2006-12-27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멋져요. 이런 담임과 함께 한 아이들이 부럽네요. 숙제가 쉽지 않은 걸요.^^

글샘 2006-12-27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저 문자는 학생용이랍니다. ㅎㅎㅎ
배혜경님... 숙제가 쉬워서야 되겠습니까? 애들이 뭐라도 하고 살았음 좋겠어요.

심상이최고야 2006-12-2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주일간 달이 어디서 떠서 어디로 지는지 관찰하기'가 땡깁니다! 감사의 문자 보내기 숙제도 좋습니다.

글샘 2006-12-30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상님... 애기는 잘 자라고 있죠? 머시매들은 감사 문자 이런 거 절대 안 보내잖아요. 그래서 숙제를 내 줘 봤죠. ^^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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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국 중학교 국어 교과서의 단점은 초등 국어 교과서와의 괴리에 있다.
초등학생이 읽을 소년소설은 쌔고쌨는데, 중학생이 읽을 소설이라고 하면, 김동리, 박완서, 뭐, 이런 생각을 하는 인간들이 책을 만들어서 그럴 것이다.

이렇게 좋은 책들이 세상엔 많은데 말이다.
국어 교과서엔 우리나라 것이든 외국 것이든 다양하게 고민할 거리들을 실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교과서 개발 지침서엔 이런저런 칼들로 가득하다. 다 잘라내고 나면 남는 건, 다시 박완서와 이청준일까?

이 소설은 제목이 아주 발칙하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의 존재는 살아있음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죽었습니다.'의 과거 시제를 쓰는 존재는 <귀신>이든지.

그렇다. 이 소설의 주인공 재준이는 혼자서 귀신 놀이를 즐긴다. 일명 시체 놀이. 죽은 영혼의 놀이.
일기를 쓸 때도 자기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느낀 감정들을 쓴다. 훨씬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간혹 관 속에 들어가는 행사를 하는 단체도 있다. 미리 유언장을 쓰고 관 안에 누워 남들이 곡하는 소리를 들어 보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되면 다 하는 세상이라지만 좀 꼴같잖은 이벤트이긴 한데, 그래도 거기서 많은 반성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경혜는 시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 같아 보인다.
그의 소설은 생활이 생동감있게 팔뜨닥거리는 문체라기 보다는, 오래오래 고민한 것들을 슬몃슬몃 주저하며 내놓는 듯 하다. 그래서 이 소설이 중학생의 생활을 소재로 한 것 치곤 좀 무겁게 보일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주변에서도 죽음은 얼마든지 일어난다. 특히 오토바이 사고로 목숨을 잃는 아이들은 많다.
내 5촌 조카도 하나 그렇고, 올해 우리 학교에서도 한 명 하늘로 갔다. (아멘)

유미의 담임이 귀걸이를 했다고 유미에게 술집 여자... 운운하는 것은 현실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모범생 교사들이 아이들을 얕잡아보는 드물지 않다.

어른이 해서 나쁜 짓이 아니라면 아이가 해서도 나쁜 짓은 아니다. 아이가 해서 나쁜 짓이라면 그건 어른이 해도 나쁜 짓이다. 이런 기준으로 아이들을 혼내는 것이 옳을 듯 하다. 아직 어려서 자기가 한 일에 책임질 능력이 없으니 학교에서는 과잉보호를 하는 것일 뿐이란 지은이의 생각은 옳고 또 옳다.

재준이는 시체놀이를 즐기는데, 아이들이 신기하게 여기자 이런 말을 남긴다. "이걸 잘 하냐 못 하냐는 오로지 그걸 즐기느냐, 버티느냐의 차이야. 즐기면 얼마든지 오래 가지만 버티면 금방 끝나. 그게 요령이야." 이건 인생의 모든 면이 그렇다.

철학한다는 유미의 엄마는 학교에 대해 아주 불만이 많다.
그런데, 사실 한국의 모든 사람들은 학교에 대해 아주 불만이 많지 않을까?
그런데도 진지한 토론을 벌여 학교를 개혁할 생각을 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이 미필적 고의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학교 교육은 고양이고, 금붕어고, 뱀이고, 코끼리고 모두 모아다가 각자 잘 하는 걸 더 잘 하게 하는 게 아니라 그 모든 동물들을 똑같이 만들게 하는 교육이라고. 고양이더라 물 속에서 헤엄도 치고, 똬리도 틀고, 코로 물도 뿜으라고 요구하는 교육이라고." 그래.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게 최고다.

모든 부모는 자식들에게 다 감옥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부모를 이해해 나가는 유미는 너무 성숙한 거 아닌가?

아이들을 소재로 글을 쓰긴 했지만, 그리고 소설로 엮어 내긴 했지만, 지은이의 생각들이 오랜 생각을 모아낸 듯한 느낌이 들어 책 전체가 다소 묵직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앞으로 기대되는 작가다. 이경혜. 그의 이름을 기억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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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2-2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으며 이경혜란 이름을 기억해 두었어요. 제목부터 도발적이어서 우선 아이들의 손이 가더군요. 님이 지적한 것처럼 우리 사회, 어른들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꺼집어내어 나름대로 익혀서 청소년소설이란 형식에 담아서 낸 것 같은 부분이 적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직도 우리작가들은 그 나이또래의 주인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지 의문이에요. 너무 철이 들었거나 너무 철이 없거나... 아니, 그게 바로 그 또래 아이들의 주소인지도 모르겠네요.

글샘 2006-12-27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이 작가 좀 좋아지더라구요. 좀 무겁긴 했지만요.

석란1 2007-01-29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서 책을 살 때도 먼저 아이들이 사춘기를 보내는데 도움이될 만한 책들에 자꾸만 손이 가더군요. 이 책을 우리 아이들이 읽고 남매간에 폭주족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했습니다.

글샘 2007-01-29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심각한 토론을 했군요.^^ 그래요. 중고딩 애들이 읽을만한 책들이 별로 없죠. 세계 명작은 수준이 성인도 소화하기 어려운 것들도 많고, 근대 소설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그렇지요. 요즘은 다양한 읽을거리들이 많이 나와 아이들은 조금은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