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 - 틱낫한의 평화 이야기
틱낫한 지음, 보-딘 마이 그림, 권선아 옮김 / 그린북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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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이야기는 별것 아니다. 그렇지만 어려서부터 평화에 대한 개념을 접해야 어른이 되어서도 평화를 위한 자연스런 마음이 자리잡을 것이라면, 별것 아닌 이야기도 중요할 것이다.

쥐와 고양이가 함께 지낼 수 있다면, 인간이 싸울 일이 무엇 있겠는가?

쥐와 고양이는 강대국과 약소국이기도 하고, 백인과 흑인이기도 하다. 미국과 베트남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래. 평화, 평등 같은 것은 어른이 되어서 배워서는 안된다.

어려서부터 생활 속에서 우러나도록 가르침이 자연스러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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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희망 유재현 온더로드 6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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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유재현의 쿠바 이야기를 읽고 싶었는데, 도서관에서 손을 번쩍 드는 요놈과 '담배,설탕 그리고 혁명'을 빌렸다. 빳빳한 새책으로... 도서관에서 새책을 빌려 오면 기분이 좋다. 학교 도서관에서는 무제한 책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어제도 한뭉치를 빌려 왔다.

이 책은 쿠바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주로 실려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해 인간의 걸음으로 천.천.히. 가는 것이 쿠바의 삶이다.
그것이 유일한 '혁명' 사회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거기도 가난이 있었다. 평등한 가난.
그렇지만 그 사람들에게선 웃음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배급과 교육과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 레포트를 곁들인 것도 책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거대 깡패 제국 미국의 옆구리에 가시처럼 콱 박혀있는 나라. 그렇지만 미국에게서 승리를 얻어낸 체게바라와 피델의 나라. 아직도 해군 기지가 남아있지만, 혁명이 희망을 주는 나라, 쿠바. 이 책을 본다면 누구든 한번 가보고 싶어지리라. 체의 유골이 묻힌 그 나라로...

...제3 세계는 더 이상 환경을 파괴하는 생활 양식과 소비 관습을 이전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인간의 삶을 보다 합리적으로 만들자. 정의로운 국제경제질서를 만들자. 모든 과학 지식을 환경 오염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용하다. 외채가 아니라 생태에 진 빚을 갚자. 인류가 아니라 굶주림을 사라지게 하자...

이 멋진 말은 92년 리우 지구환경회의에서 카스트로가 한 말이다. 아, 멋진 남자다. 피델...

인류가 아니라 굶주림을 사라지게 하자...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로 미국의 옆구리에서 90년대엔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쿠바. 이제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들에 한정되었던 수출입이 끊겼을 때, 쿠바는 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 그렇지만 피델의 저런 이상이 쿠바 국민들을 살게 하는지도 모른다. 가난하지만 한국보다 교육 환경이 훨씬 좋은 나라. 의료 시스템이 훨씬 멋진 나라.

1511년 침략자에 맞서 격렬하게 저항하던 인디오 지도자 하투에이를 개종하려고 천국 이야기를 했더니,
"천국은 당신 같은 사람들이 가는 곳인가?" "그렇다." "그렇다면 난 지옥으로 가겠다."고 했단다.
침략자들은 하투에이를 산 채로 불에 태웠다.

관타나메라 과히라 관타나메라... 노래하는 정치가 호세 마르티의 "단 한 사람이라도 불행한 사람이 있다면 그 누구도 편안하게 잠을 잘 권리가 없다."는 말도 얼마나 멋진지... 마치 지장보살님 같다.

어린이들의 생일에 케이크를 배급주는 나라. 7살까지는 하루 1리터의 우유를, 14세까지는 1리터의 요구르트를 배급받는 나라. 이 아이들이 자라서 조국에 헌신할 것을 의심할 수 있을까? 한국이란 공화국은 아이들에게 해주는 것이 없다. 억압뿐. 아이들이 자라서 한국을 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한국 초등 교사 1명당 32.2명, 쿠바 12명
한국 중학교 교사 1명당 21.9명, 쿠바 10명.
학생 수가 19명 이하 학교가 2천개... 한국의 폐교들... 어느 사회가 옳은가?

인구 1만명당 의사수 : 미국 87.78명, 쿠바 68.07명, 칠레 4.1명... 한국은?

승리할 때까지, 모든 거리에 혁명을... 외치는 쿠바에게 행복 있으라!!!

근데, 값을 보니 14,900원... 헐, 졸라 비싸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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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땅으로부터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외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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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이란 말을 처음 들은 것이 언제였던가... 지구를 하나의 세계로 생각하고, 지구촌이란 말이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세계화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그간 꽉꽉 닫혀있단 세계를 향한 문을 활짝 열었다. 오지의 섬나라인 한국은 비행기 이외의 수단으로 해외에 나갈 길은 없다. 적어도 유럽이나 미국으로는...

3년 전인가, 한국에서 '합창 올림픽'이 열린 적이 있었다. 그 전에는 오스트리아에선가 열렸는데, 한국에서 열릴 때, 참가국 수가 현저하게 떨어진 일이 있었다. 참가자들이 항공료를 지불하기 힘들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교통의 열세때문에 한국은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유치할 때 엄청난 뒷돈을 퍼부었을 것은 다 드러난 비밀이 아닐까?

이 구석의 나라에서도 슈퍼마켓에 가보면, 필리핀 오렌지, 칠레산 포도에서부터 온갖 나라의 제품들이 가득하다. 1000원 코너에 가보면 중국, 베트남 물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런 현상을 영어로  round-up이라고 한단다. 가축을 몰아 모으기라는 뜻인데, 이 책의 제목은 from the ground-up으로 붙였다.  바닥으로부터, 근본으로부터의 의미를 가진 말로, '산업적 농업의 집산'을 벗어나서 땅바닥에서 생산하는 근본적 농업을 생각하자는 생태적 문제를 생각하는 책.

아름다운 나라로 착각했던 미국, 그 미국은 온 세계를 향하여 '유전자 조작'되거나, 대량 생산된 농축산물을 팔아치우려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한다. 한국처럼 종속된 나라의 경우에는 그 수입을 막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을 바보로 알고 한미 FTA는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둥, 말도 안되는 공해광고를 내뿜는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광고가 공익 광고라면, 이런 경우는 명백한 공해 광고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산업적 농업의 특징, 전문화, 집중화로부터 새로운 종자의 기업 집중, 그로인한 생물체의 경쟁력 약화, 건강에 미칠지도 모르는 영향들, 정말 많이 들어가는 화석 연료의 비용, 가족 농업의 몰락과 제3 세계의 가난 증대, 잘 사는 나라를 위한 WTO와 무역 장벽 허물기... 등의 걱정스런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뒷쪽의 100쪽 정도는 새로운 농업,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장에 할애하고 있는데, 생태계를 생각하는 농업, 반개발의 의지와 <지역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방식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막연하지만 살 길은 이것 뿐이다. Think locally, act locally... 이젠 Globally는 거부해야할 때가 아닐까?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한 기준이 세워지지 않은 채 유통되는 각종 농축산물, 유전자가 넘나드는 동물의 세계와 식물의 세계에서 어떤 돌연변이가 일어날는지... 무서운 일을 무섭지 않은 체 하고 사는 것은 삶이 아니지 않을까? 우리가 건강식품이라고 먹는 채소들 속에 들어있는 유전자에서 치명적인 동물 유전자가 우리 세포들을 파고들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무서운 일들을 미국이 하고 있다. 가축도 개량된 가축들은 병에 잘 걸리고 오래 살지 못한다. 인류의 생명이 길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병에 걸린 장수는 그야말로 인간의 조건을 말살시키는 일밖에 더 되겠는가.

요즘 과일이나 채소들은 옛날처럼 맛이 없다고 한다. 유통에 적절한 크기의 상품만을 재배하기 때문에 맛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 그 유통에서 생기는 마진이 80% 이상이 된다고 하니, 정말 농민들이 도시로 도시로 밀려와 빈민이 되는 것이 제3세계의 현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처럼 모퉁이에 돌아앉은 땅에서 수만 킬로미터를 날아온 유전자 변형 식품들을 먹고 산다는 일을 생각하니 참 처량하다. 그렇지만 이미 몰락할대로 몰락한 농촌을 일으켜 세우는 일에는 늦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든다. 지역적으로 움직이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책이 93년에 나온 것이니 이미 더 많은 상품들이 조직적으로 세계 곳곳으로 조달되고 있을 것이다. 라다크 프로젝트 팀의 연구라는데, 읽기 쉽고, 요약이 잘 되어 있는 체계적인 글쓰기가 돋보이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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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7-02-08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미래>의저자네요.^^ 옛 말에.. '100리 바깥에서 난 음식은 먹지 마라 '는 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로컬푸드 운동을 함축하고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지난 주에 의령에 친환경 농사하시는 분을 뵙고 왔습니다.귀농20년 차이신데 그동안,그리고 지금도 무척 외롭다고 합니다.친환경에 대한 주변 농민들의 따가운 시선때문이지요.최근에 그 마을에 젊은 친구 2명이 들어왔다고 그분은 신나했습니다.자기의 경험을 전할 수 있어서 라고 합니다.또 그동안 좀 심심했는데 그 친구들이 들어와서 이야기할게 많아지고 힘이 된다고 하셨습니다.사람이 사람에게 힘이 되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달팽이 2007-02-08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멀리 온 것이 싸다는 말은 보이지 않는 비용이 있다는 말이겠지요.
잘 읽었습니다.
정작 잘 돌아야 하는 돈은 많은 놈들이 꽉 틀어지고 풀지를 않아서 문제이고
제 땅에서 먹어야 할 것은 지구를 돌고 돌아 온갖 항생제, 화학물질, 유전자 조작으로 오염되니...거 참...

바람돌이 2007-02-0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길이 뻔히 보이는데도 죽을길로 죽어라고 가는것이 global이죠?
자본의 이익이 모든 마인드의 중심이 되는한 우리는 계속 죽을길로 가야한다는게 늘 안타깝네요.

글샘 2007-02-09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직도 번개의 힘이 느껴지는군요. ^^ 이 책을 보면서 좌절했는데, 오늘 쿠바를 읽으면서 인간은 힘이 있는데... 하는 아쉬움을 많이 느낍니다. 과연 바른 길, 되돌아 가는 길로 갈 수 있을까요? 옳은 길로... 드팀전님 말씀이 참 인상적이네요. 사람이 사람에게 힘이 되는 것. 결국 망치는 것도 사람이지만, 유일한 희망을 걸 건 사람밖에 없겠지요. 덜 망쳐야 한다고, 거꾸로 가도 사람생각 하고 가자고 할 수 있는 건 사람밖에... 모두가 돌을 던진다 하더라고 말입니다. 지율스님처럼...
 

이념과 생사의 갈림길


우리나라, 우리 민족에게 이념이란 어떤 의의가 있는 것인가? 이념이 무엇이기에 한 인간의 생사와 한 가족의 생애가 그토록 영향을 받게 되는가? 소위 ‘인혁당재건위사건’으로 사형된 이들에 대한 재심선고를 들으면서 저절로 발생되는 의문이다.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대한 모독

그 사건의 내용, 성격에 대하여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32년이 지난 후 재심에서야 비로소 무죄가 선고되었으므로, 우리의 법치주의 및 사법제도에 대한 반성과 아울러 인권적인 차원에서 국가의 불법행위에 의한 생명과 행복의 상실에 깊은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유신헌법 당시의 사법부는 삼권분립체제하의 사법‘부(府)'가 아니라, 영도적 대통령의 막하에 있는 일개 부서로서의 사법‘부(部)’였다. 박정희 대통령 개인은 3부 위에 우뚝 솟았고, 국민 위에 군림하였다.

소위 ‘인혁당재건위사건’은 무엇이 그 실체인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게 되었다. 그 당시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의 정권안보의식은, 적어도 반유신체제운동이라면 전국적으로 거대하게 조직되어야 하고, 그 조작의 배후에는 북한의 지령을 받는 간첩이 침투하고 있어야 했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실체와 상관없이 조직도표와 배후관계가 그려지고, 그중 일부분은 극형에 처하였던 것이다. 그와 같은 정권위주의 극악한 행동들은 몇 년도 못가서 모두 허사가 되고 말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억울하고 비참하게 죽어갔는가에 대하여는 오랜 투쟁 끝에 그 실상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우리 제헌헌법이 ‘민주주의 제(諸)제도(制度)를 수립’할 것을 선언하였고, 역설적이게도 유신헌법부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공고히 또는 확고히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라고 할 수 있으려면, 사상과 이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여야 하는데, 유신헌법이 유신체제 자체를 비판하는 것을 엄금하면서 굳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명시하려고 하였던 것은,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대한 모독이었다. 사회주의체제하에 있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최일선국가(最一線國家)라는 의미를 강조한 것에 불과하였다. 인혁당으로 지칭되는 이들은 혁신계열에 속하고, 평화통일을 주창하였다고 한다. 그들이 추구하던 평화통일이 북한이 주도하는 적화통일을 의미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있다. 설혹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들의 행적을 가지고 그토록 무자비하게 사형을 집행할 일은 아니었다. 남한에서도 평화통일을 말하지만, 내심으로는 북진통일 또는 흡수통일 이외의 방식을 전혀 용납하지 않으면서 평화통일을 말하기도 한다. 평화통일을 하나의 이념으로 볼진대, 그 안에 ‘진심’이 담기지도 않고 ‘현실적인 방법론’이 미비한 경우에는 위장적이거나 공허하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인권을 지나치게 유린한 나머지 그들의 이념과 행동에 대한 성찰은 부족하게 되었다.

사상과 이념 때문에 사형에 처하는 일 다시 없어야

오늘날 우리에게 이념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념으로 인하여 생사화복(生死禍福)의 갈림길에 서야 하는 것은 아직도 우리의 현실인 듯하다. 그렇다면 각자가 신봉하고 있는 이념의 내용을 되돌아보고, 더욱 철저하고 분명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이념은 무엇이며, 이 나라의 통합과 발전,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는지 밝히기 위하여, 인격적이고 역사적인 모든 관점에서, 과학적이고 경험적인 접근을 게을리하여서는 안되겠다.

사상과 이념의 문제로, 독선적인 태도로써 서로 시의(猜疑)하거나 반목(反目)하고, 내부에서 먼저 분열하여 멸망하는 일이 없도록 모두가 크게 분발하여야 할 때이다. 사상 또는 이념은 기본적이거나 중점적인 사고일 뿐, 결코 모든 것을 설명하거나 포괄하지 못한다. 그 영역에서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있을 수 없다. 상호 존중하면서 시대에 따라 최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운용되어야 한다. 사상, 이념의 문제로 사형에 처하여지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예방되어야 하고, 어떤 이념 또는 사상이 국민의 여론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하여 그 자체를 처벌하려고 조급해 하여서도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의 생활과 의식의 기초는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지속적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 박연철
· 변호사
· 법무법인 정평 대표변호사
· 정법회 및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회원
·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 위원
· 전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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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이 전하는 마음의 평안 정(靜)
틱낫한 지음, 허문명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2001년 9월 11일, 지구가 깜짝 놀랐다. 그 테러는 아직도 누가 일으킨 것인지 알지 못하지만, 미국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오사마 빈 라덴의 범행으로 일축했다. 그리고는 결과를 알 수 없는 전쟁을 일으켜 피폐한 아프가니스탄으로 쳐들어가서 람보처럼 마구 총질을 해댔다.

틱낫한 스님께서 미국을 방문하기도 하고, 세계 여러 곳에서 연설한 글을 모아본 책이다.

인류가 잃은 것, 그래서 가장 먼저 얻어야 할 것이 바로 <靜>이란 것이다.
고요하게 침잠할 줄 아는 것. 수행자의 자세로 무엇이든 천천히 할 줄 아는 것.
밥먹을 때는 밥먹는 데만, 차를 마실 때는 차마시는 데만 몰입할 것. 그것이 '정'이다.

인간이 가장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 '화'라고 한다. 이놈은 동글동글 미끈미끈해서 잘 잡히지도 않는데, 처치하려고 걷어차면 점점 커진다고 한다. 이놈을 다스리려면 차분하게 앉아서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손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정말 한번 화에 휩싸이게 되면, 온몸의 피가 역류하면서 용서나 평안이란 말은 사전에서 사라져 버린다. 생각해보면, 별로 화낼 일도 아니었구만...

인터뷰에서, 테러범은 정말 나쁜 놈들이 아니었나요?하고 묻지만, 결국 틱낫한 스님은 그들에 대한 연민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자신이 미국의 베트남에 폭격을 무자비하게 가한 것을 연민을 가지고 바라보았듯이 말이다. 미국인들은 일본인들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일본인들이 2차대전때 동아시아 전체를 얼마나 유린했는데, 스스로 피해자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미국인들도 마치 테러에 대한 피해자인 양 굴고 있다. 그래서 화를 증폭시켜 온갖 악행을 일삼으면서 경제적 실리를 얻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자국 내에서 9.11 테러 자작극설이 나돌 지경이겠는가. 누구도 미국을 상대로 그런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자작극이어야 가능하다는 말도 일리가 있을 정도지만, 미국인들을 스스로 반성할 줄 모름을 스님을 꾸짖지 않으신다. 그들에게도 무한한 연민을 보내시는 것이다. 연민을 가르치는 이는 연민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내면이 평화롭지 않으면 이어져 나오는 행동도 옳지 않다는 믿음을 가지신 스님. 자국 동포들이 미국의 네이팜탄에 숯덩이로 화해가는데도 그것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평화로워지기까지는 얼마나 오랜 시간과 눈물로 넘긴 고비들이 많았으랴...

모든 것들은 연관되어 있음을, 인도와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분쟁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 분쟁도, 미국과 이라크의 석유 전쟁도, 모두 인류의 평화와 연관되어 있음을 수행을 통해 깨우쳐야 한다고 한다. 테러리스트들이 잘못이 크지만, 의사는 환자의 병을 없애는 사람이지, 환자를 없애서는 안된다는 말씀은 곱씹어볼 만 한 비유라 생각한다.

미국은 남들보다 훨씬 돈과 무기가 많지만 마음의 안정을 얻지 못한 나라이기에 세계에서 가장 불안에 떠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도 새로운 시각이다. 미국의 제국주의를 하루 아침에 폭삭 망하라고 저주를 퍼부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테러를 일으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세계가 함께 공영의 길을 찾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남의 이야기를 듣는 훈련. 이는 곧 관세음보살이 되는 길이란다. 천수천안의 관음보살님... 천개의 손으로 타인의 고통을 어루만지시고, 천개의 눈으로 고통을 들으시는 분. 전화, 팩스, 이메일, 메신저, 휴대폰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통신 수단을 가지고 있지만, 인류는 과연 얼마나 상호 소통하고 있는지... 진심으로 마음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인지... 통신 수단이 많다는 것이 곧 그만큼 단절의 공간과 시간이 많다는 반증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하는 스님의 글들은 한 순간도 '나'를 잊고 살아서는 안된다는 말씀과 하나로 닿아 있다.

무지와 오해는 악의 뿌리다. 한 순간이라도 삶의 순간을 경청하고 연민을 갖는 삶을 사는 것이 삶을 이해하는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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