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야옹이와 찍찍이의 팝업북 - 도형 배우기> 포토 리뷰어 명단입니다

안녕하세요, 알라딘 편집팀입니다.
<야옹이와 찍찍이의 팝업북 - 도형 배우기> 서평단 모집에 많은 관심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뽑히신 분들은 '서재주인에게만 보이기' 기능을 이용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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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14시 이전까지 부탁드립니다.

그 시간까지 댓글을 남기지 않으시면, 가장 최근에 알라딘에서 주문하셨을 때의 주소로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선물 주문 제외) 주문 기록이 없거나 편의점 배송을 선택하신 경우, 최근 주문 이후 주소가 변경된 경우엔 댓글을 남기지 않으시면 책을 보내드릴 수 없으니 이 점 꼭 유의 부탁드립니다.

책은 다음 주 중에 받으실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책이 도착하지 않으면 댓글로 알려주십시오.
서평은 5월 15일까지 꼭 올려주세요!
 

하이드 님
urblue 님
글샘 님
진/우맘 님
FTA 반대 조선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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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4-09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향기로운 2007-04-09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343842    곧 도래하겠네요^^  팝업북 리뷰 기대할게요^^*

몽당연필 2007-04-09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글샘 2007-04-09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향기로운님... 아무래도 이벤트에 향기로운 님이 1등으로 긁으시는 거 아닌가요?ㅋㅋ 4등한테 상품을 주기로 했는데 말이죠... ㅎㅎㅎ

향기로운 2007-04-1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머에용..ㅠㅠ;; 전.. 저는 4등하고 싶다구요^^;;

홍수맘 2007-04-18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전면개정판) -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조지 리처 지음, 김종덕 옮김 / 시유시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맥도날드는 햄버거를 만들어 파는 회사다. 그런데 그 회사는 미국의 자본을 의미하고, 서비스 산업의 폭발적 확충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대는 서비스의 시대다.
더 맛있는 것을 더 싸게 더 대중적으로 맛볼 수 있는 서비스의 시대.
그런데, 거기서 인간적인 측면의 서비스는 제거되고, 다만 속도와 가격에서만 서비스가 강화된다.
사람의 따스한 접대를 기대할 수 없고, 품질이나 맛은 제거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패스트 푸드다.

이렇게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부분들을 지배하는 패러다임의 변화 현상>을 맥도날드화라고 이름붙였다. 적절한 표현이다.

이 책에선 주로 맥도날드화의 속성을 부정적으로 짚은 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1955년에 시작한 프랜차이즈가 1998년말에 24800개의 맥도널드 황금아치를 세웠다.
저자가 주로 짚어낸 맥도날드화의 특성은 <효율성, 계산가능성, 예측가능성, 자동화를 통한 통제>라고 읽는다.
이것들은 프랜차이즈의 후발주자였음에도 관료제, 과학적 관리, 조립 라인의 기법을 결합하여 20세기 전반에 진행된 일련의 합리화 과정의 결정탄으로 <맥도날드제이션>을 읽어낸 것이다.
사회를 읽는 탁월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맥도날드의 효율성은 운전자용 창구, 손으로 먹는 음식, 고객에게 각종 일 시키기 등 끝도 없다. 저자는 효율적이라면 뼈없는 닭이라도 사육하려 할 것이라고 비아냥거리지만, 맥도날드의 효율성은 상당부분 성공하고 있다.

계산 가능성은 질보다 양을 우선한다. 그 사회 현상은 단순히 맥도날드 매장 안을 뛰어넘어 의료, 학교, 스포츠에서도 나타난다. 질을 저하시키고 수량화에 대한 강조를 우선하다 보니 서비스의 질도 떨어지고 건강에도 나쁜 결과를 빚게 된다. 이것이 <fast food>의 본모습인 것이다.

예측 가능성에서는 영화 트루먼 쇼를 빗대어 멋진 말빨을 펼친다. TV 프로그램이 어느 방송사나 그게 그것인 것들이나 영화 등의 속편이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같은 결과를 손쉽게 얻을 것이라는 예측이 들어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냉동 식품과 방부제를 팍팍 쓰는 것은 고객의 예측을 빗나가지 않게 한다. 몸에는 치명적인 해를 끼칠지라도...

마지막, 정확한 통제는 인간을 로봇같은, 최소한의 지능을 가진 숙련공이 될 것을 요구한다. 유니폼의 색상, 인테리어가 같은 것은 사람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오래 머무르지 못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제의 기법이라고 한다. 불편한 의자와 불안한 음악, 옆 사람의 대화가 다 들리는 구조는 통제의 일환이었다. 요즘 대학생들의 새내기 기합주기도 맥도날드화된 통제의 일환이 아닐까?

가 보지 않아도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거기서 거기다.
방이 세 개 정도 있을 것이고, 거실에 화장실과 부엌이 붙은 형태. 베란다는 안방 옆에 있고, 안방에 부부욕실 하나 정도. 우리 위아랫집은 우리집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구조에서 살아갈 것이 당연하지.

FTA라는 것이 결국 우리것을 지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자유 무역으로 인해 더 싸게 더 많은 물건들이 들어오겠지만, 건강에 치명적이거나 방부제, 농약으로 칠갑한 상품들을 규제할 방도는 더이상 없어 보인다.

내가 근무하는 지역의 교육청은 늘상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의 평가에서 1위의 자리를 차지한다. 그 비결이 바로 맥도날드화다.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교육. 그러면 1등한다. 한국 사회의 맹점을 이 책은 잘 짚어주는 것 같다. 결국 한국 사회는 미국 사회의 축소판에 불과한 것일까? 수업도 질보다 양을 우선시하는 시대가 온다. 각종 대회를 마일리지로 관리하겠단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따스한 시선을 교환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질은 환상으로 취급하겠다고하니 복장 터질 노릇 아닐까.

뒷부분에 가서는 맥도날드의 효율성의 비효율적임을 짚기도 한다.
빨리 가는 것이 늦게 가는 것의 역설과도 같다. 빨리 가려고 자동차를 탔는데, 그래서 교통 체증이 생기고 결국 늦더라는 이야기. 맥도날드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보다 더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종업원들의 웃음은 거짓 친근감에 불과하며, 질의 아름다움을 상실하게 되고, 영양가는 없고 칼로리만 높은 사회. 환경 오염과 비인간화에 가속이 붙는 사회.

맥도날드화는 스스로 증식, 확대되는 현상이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 적용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이 산부인과에서 태어나는 시대가 되었고, 엄마나 할머니의 보살핌 대신 산후조리원의 업무적인 규격화된 돌보기로 자란 아이들의 감성이 과연 어떨는지. 죽으면 같은 관에 들어가, 일사천리의 장례 절차를 밟으면 그만이다. 제왕절개는 출산 시간까지 예측 가능하게 하여 산부인과 의사가 퇴근하는 일을 가능하게 해 준다. 등산하기 싫으면 산악도로를 내고, 리프트나 케이블카를 만들면 된다.

문화 제국주의의 대행자로서의 맥도날드화는 전쟁까지도 속성으로 정감없이 해치우는 일을 아무 거리낌없이 저지른다. 어느 무식한 넘이 인터넷에 불쌍한 영국 여성 병사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진을 보니 한숨이 포옥 나온다. 이라크의 수백만 민중의 죽음에는 아랑곳없던 인종들이...

우리의 심장혈관을 막는 맥도날드화가 인류를 지배하고 있다. 이런 위협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 책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의 작업은 남은 사람들의 몫으로 돌리고 있지만...

이 두꺼운 책은 400페이지에 달하지만 별로 지루하지 않다. 많은 사례들과 비유들은 책을 재미있게 만들었다. 그 문제의식은 두텁게 우리 머리 위를 덮고 있지만... 무릇 책은 이렇게 쓸 일이다. 무겁지만 무겁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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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7-11-22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관함에 넣어놓고 있습니다.FTA를 한 단어로 말하자면 '미국화'겠지요.맥도랄드화의 문제점은 크게 두가지로 지적되는 듯 합니다.하나는 '합리성' 또 하나는 '패스트푸드의 비건강성'...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대량생산 사회 전체에 대한 비판으로 보입니다.수치가 숨기고 있는 많은 가치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합리적으로 조절되는 것이 가진 단점뿐 아니라 장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고 보입니다.사람들이 시장에 가지 않고 마트를 이용하는 이유와도 비슷합니다.시장가라고 당위론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말고 왜 마트를 가는지 실증적으로 물어본다면 합리적 관리,양질의 서비스,편의성 등이 지적될 것입니다..
패스트푸드의 반건강성은 또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물론 그것도 거짓말이긴 하지만 부모들의 귀찮음과 여가를 위해 상궤될 정도로의 영향력은 보입니다.웰빙버거..트랜스지방제거 감자튀김..해서 가격이 조금 더 올라가더군요.
'의식의 전복'아니면 방법이 없나 궁금합니다...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되긴 하겠지만'의식의 전복'이 너무 거창하고 무책임해보이며 좌파적으로는 가장 편안한 방법인 듯해서 다른 길은 없나 생각해 봅니다.무리한 도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성인용이야
김점선 지음 / 마음산책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너무너무 익숙한 화투장의 그림들을 소재로 삼아서 컴퓨터로 그림을 그렸다.
화투장 속의 그림들이 새로 탄생하는 느낌이 든다.
5짜리를 나타내는 띠에다가 무슨 말일가를 적어 넣었다.
뭔가 하자는 자기 암시 같은 거다.

그의 이름대로 점들과 선들로 죽죽 그은 그림이다.
거기다 제 이름자도 좀 어눌한 필체로 적어 넣었다.
잘날 것도 없는 제 이름 두 글자를...
그런데 그게 그렇게 어울릴 수가 없다.
나는 내 이름자를 어디다가 그렇게 당당하게 적어 보았던가.
내 몸과 함께 생겨난 그 글자들을...

김점선을 전에도 읽은 적 있지만, 이렇게 통쾌한 글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장영희의 책에 그려진 김점선의 그림은 별로 다정하지도 않았던 느낌이다.
그런데 이 책의 화투장 그림은 참 다정다감하다. 익숙해서 그런가?

제목은 성인용이지만, 내용은 그야말로 수필이다.
마음 내키는대로 마구 적어내려가는 달필이다.
마음 속에 드는 생각을 가지런하게 정리하지 않고 막 적어서 부쳐버리는 스타일이다.
조금 거칠기도 하지만, 나도 이제 그렇게 살고 싶다.
늘 껍질 투성이였던 내 모습을 확 드러내고...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그가 그토록 좋아했던 책들 이야기가 특히 좋았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내 아내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책읽는 것을 탓하진 않는다.
그걸로 됐다. 책을 못읽게 하는 허생 마누라같으면 같이 살기 힘들지만...

그가 읽은 너새네이얼 웨스트의 <메뚜기의 하루>도 읽고 싶다. 엉성한 미국을 비판했다는 그를.


에니어그램 공부도 더 하고 싶고,


황인숙의 <지붕 위의 사람들>도 좀 보고 싶어 졌고,


엉성하게 살다가 죽기 전에 홈런을 날렸다는 미셸 깽의 <처절한 정원>도 보고 싶다.

새롭게 주어지는 40년!
10년 공부해서 10년 수련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그의 말이 나는 좋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다. 나는 그런 내가 좋다.
남들은 내가 피아노 건반을 두들기는 이유가 뭔지 모른다.
사실은 나도 모른다. 피아노를 치는 일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똑같은 일을 수십 번 반복해야 겨우 한 소절을 이루니깐.
그렇지만 나는 피아노 치는 내가 좋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일 뿐이다.
더 나이들어서 못할는지도 모르니까.
한 살 이라도 젊을 때 하고 싶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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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7-04-08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랑 비슷하시네요. 울신랑도 책을 좋아하진 않아요.
그렇다고 책 읽는 절 타박하지도 않구요, 아마 그랬다면 벌써 소박맞았을듯...
그나저나 김점선...이분의 책 저도 읽어봤는데 느낌이 무척 좋았어요.
이름에서부터 화가의 느낌이 팍! 느껴지지요? 김 점.선. ㅋㅋㅋ
 
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 에쿠니 가오리는 반짝이는 도쿄 타워를 올려다 보면서, 어른들의 세상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다고 후기에서 쓰고 있다.

이제 40대가 된 에쿠니 가오리는, 자기 안에서 아직도 빛나고 있는 아이를 만난다.
그는 40대의 시후미이기도 하고, 30대의 키미코이기도 하다. 아니 20대의 유리이기도 하다.

내 안에는 유년기의 나도 들어 있고, 청년기의 나도 들어있음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40대의 시후미가 20대의 유리가 되어 20대의 남자 아이들과 어울리는 일은 자칫 도착된 사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다가도, 나의 사고도 꽤나 경직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상상력이 뛰어나다.
그 상상력이 포용하는 것은 엽기가 아니라 사랑스러움이다.
40대 아줌마가 친구의 아들과 놀아나는 일은 사실 서프라이즈~~에 나올 법한 이야기이지만, 가오리의 향기를 묻히면 경쾌한 이야기가 되고 만다.

시후미에게서는 비냄새가 묻어난다.
비의 냄새는 비릿한 물비린내 속에 시원스런 음향까지를 감싸안고 있다.
가끔 비를 맞는 일이 상쾌하기도 하다.

키미코에게서는 잘 익은 복숭아 향이 난다.
유리에게선 활짝 핀 벚꽃같은 빛이 강하다. 향기따윈 없어도 좋을 듯 하다.

에쿠니 가오리가 나이를 한 열 살 더 먹으면, 잿빛 낙엽 냄새가 나는 글을 쓰지 않을까? 그의 상상력은 독특하지만, 별점을 많이 주고픈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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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라 산 


서  시

이 시는 1948년 5.10단선반대투쟁을 계기로 제주도에서 일어난 4.3봉기를 다룬 장편연작시 <한라산>의 일부이다. 미제와 역대정권에 의해 철저히 은폐되어 온 4.3봉기를 적나라하게 형상한 이 시의 작자 이산하씨의 본명은 이상백이라 한다.(이산하는 〈이강토〉라는 뜻을 담아 지은 필명이라 한다.)

 혓바닥을 깨물 통곡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제주도에서, 지리산에서 그리고 한반도의 산하 구석구석에서
민족해방을 위하여 장렬히 산화해 가신 전사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1

지금으로부터 어언 120여년 전
동아시아의 해군기지로서 조선이 결정된 지
80년의 모진 세월이 흐른 1945년 불볕 여름
한 손에 <빵>과 또 다른 한 손엔 《해방군》의 탈을 쓰고
발톱까지 무장한 채 당당하게 상륙한 그들은 마침내
순결한 조선의 하늘과 푸른 산하를 두 토막으로 분질러 놓았다
그리고 다시 40여년의 기나긴 세월이 흘렀건만 총독부가 대사관으로 바뀌였을 뿐,
《창살없는 감옥》 식민지 산하는 조금도 변한 것이 없었다
그리하여
제국주의침략사 120여년,
다시 씌여져야 할 피어린 민족해방투쟁의 한국현대사
압제의 사슬을 잇발로 뚝, 뚝, 끊으며 붉은 피로 얼룩진
그 장엄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우리 어찌 잊을 것인가!
바람부는 대로 쓰러지는 풀잎이 아니라면
결코 그들의 노예가 아니라면
우리 어찌 보고만 있을 것인가!!


            2

이 땅은 아메리카의 한 주(州)
그들의 병영에서 짐승처럼 사육되어 왔던 수많은 날들
그 수많은 신음의 밤들을
누가 잊을 것인가
누가 잊으라고 하는가
l948년 4월 3일
《제2의 모스크바》
밤마다 먼저 간 동지들의 피를 묻고 살을 묻고 뼈를 묻는
혹한의 한라산
그 눈덮인 산하, 붉은 피를 흘리며 끝내 숨져 간
이름없는 해방전사들의 끊어질 듯 끊어질 듯
끝내 이어지는 저 붉은 핏자국을
누가 잊는가
누가 잊을 것을 강요하는가
동상으로 썩어 문드러진 발가락을 자르며
뼈를 깎는 모진 고문에 여성전사들의 생리마저 얼어 붙는 밤
그들은 기어이 갔다
총알 박힌 다리를 절룩거리며 동지의 어깨에 매달려
진지로 돌아 가다
진지로 돌아 가다
끝내 쓰러져 버린 그들은 갔다
기어이 갈 곳으로 가고야 마는 것인가
분노없이는 갈 수 없는 땅
통곡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제주도의 혁명전사들은 그렇게 갔다
尾帝의 각을 뜨다
적의 가슴팍에 불을 지르다
끝내 다 뜨지 못한 채
끝내 다 지르지 못한 채
한 줌 피묻은 뼈가루로 날아 갔다


 적과 더불어 싸워서 죽은
 우리의 죽음을 슬퍼 말아라
 깃발을 덮어다오 인공의 깃발을 그 밑에 죽기를 맹세한 깃발


 ………

            3

30여년만에 걸어 보는 이 학살의 숲은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
산등성이마다 뼈가루로 쌓여 있는 흰 눈이며
나무가지마다 암호를 주고 받는 새들의 울음소리며
멀리 사람 실은 배 한척, 돌 실은 배 한척, 떠나는 바다며
굶주린 배를 움켜쥔 채 허겁지겁 땅을 파헤쳐
씹고 또 씹었던 이 풀뿌리와 나무껍질이며
마지막 남은 잎파리마저 가솔린 냄새를 풍기며 불탔던
이 학살의 숲은
아직도 총소리로 가득하다

움직이는 것은 모두 우리의 적이었지만
동시에 그들의 적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보고 쏘았지만
그들은 보지 않고 쏘았다
학살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 날
하늘에서는 정찰기가 살인예고장을 살포하고
바다에서는 함대가 경적을 울리고
육지에서는 기마대가 총칼을 휘두르며
모든 처형장을 진두 지휘하고 있었던 그 날
빨갱이마을이라 하여 80여 남녀중학생들을
금악벌판으로 몰고 가 집단 몰살하고 수장한 데이어
정방폭포에서는 발가벗긴 빨치산의 젊은 안해와 딸들을
나무기둥에 묶어 두고 표창연습으로 삼다가
마침내 젖가슴을 도려내 폭포 속으로 던져 버린 그 날
한 무리의 정치깡패단이 열일곱도 안 된
한 여고생을 윤간한 뒤 생매장해 버린 그 가을 숲
서귀포 임시감옥 속에서는 게릴라들의 손톱과
발톱 밑에 못을 박고
몽키 스패너로 혓바닥까지 뽑아 버리던 그 날,바로 그 날
관덕정 인민광장 앞에는 사지가 갈갈이 찢어져
목이 짤린 얼굴은 얼굴대로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몸통은 몸통대로
전봇대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것이 바로 빨갱이다!》
《빨갱이의 종말은 이렇다!》
광장을 가득 메운 도민들에게 허수아비의 졸개들이
이미 죽은 시체들을 대검으로 쿡쿡 쑤시며 소리쳤다
처참하게 찢어져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었지만 도민들은
저 건 이덕구,저 건 김운민,저 건 김병남,남진,박남해……
속으로 속으로만 어림잡았다
통곡도 오열도 없었다
도대체 사람이어야 통곡이라도 하지
그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결코 죽은 사람도 아니었다
그것은 푸주간에 걸린 짐승일 뿐이었다
한 개의 총알이 심장을 뚫고 간 것은
차라리 행복한 죽음이었다
해안에서 불어 오는 모랫바람이 한라산을 미친듯이
뒤흔들고 있었다

미군은 즉각 철수하라!
이승만매국도당을 타도하자!
조국통일 만세!
제주빨치산 만세!

붉은 저녁노을이 멀리 관덕정 인민광장위로 지고 있었다
산은 다시 한 번 알몸이 되고
그 빈 숲에
그들은 다시는 돌아 오지 않았다
살아 흘러 가고 죽어 흘러 가고
마침내 살아 있는 모든 것이 흘러 갔다
몸 가릴 곳 하나 없는 이 참혹한 겨울숲
마지막 몇사람이 기적치럼 살아 걷는 이 학살의 숲
누가 그 날을 기억하지 않는가

 

 

            4

돌려 주자
오늘도 노란 유채꽃이 칼날을 물고 잠들어 있는
아! 피의 섬 제주도 그4.3이여,
우리의 심장에서 흐드러지게 피여나는 이 진달래꽃을
그 누가 꺾을 수 있으랴
돌려 주자
기름진 지주와 자본가의 살을 죽창에 꽂아
그들에게 돌려 주자
공장의 프레스에 싹둑싹둑 잘려 나간 노동자들의 손가락을
포크레인에 찍힌 철거민의 팔과 다리를
얼어 붙은 배추포기 같은 삶을 살다 농약 속으로 사라져 간
농민들의 그 골수에 사무친 원한을
그리고
푸르른 5월의 금남로를 승냥이처럼 할퀴고 간
저 피묻은 손을
찢어,
갈갈이, 찢어서,
《조국 아메리카》의 후예들에게 돌려 주자

그리하여
똑똑히 들어라
우체통이 빨간 것은 빨갱이사상에 물든 탓이 아님을
바로 너희들 때문임을
한반도 인민들의 피가 붉은 것도 바로 너희들 때문임을
그리고 침묵하라,피로 맺어진 《혈맹 우방》이여
그대들이 두 눈 뜨고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잠들 수가 없다
너희들의 칼날 위에서 우리는
잠들 수가 없다
그 누구도 잠들 수 없는 이 해방의 산하에
싹둑 잘려 나간 손가락이 아직도 팔팔 살아 뛰는
붉은 피가 있어
농약 먹은 가슴으로 타오르는 시붉은 피가 있어
탄환의 불꽃으로
탄환의 불꽃으로
저 헐벗고 굶주린 노동자, 농민들의 여윈 손들이
숲을 이룰 때까지
마침내 해방의 숲을 이룰 때까지
적들의 심장에 불벼락을 안겨 주자!!
적들의 시체를 넘고 넘어 동지의 시체를 되돌려
받자,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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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6 14: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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