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섬
주제 사라마구 지음, 강주헌 옮김 / 큰나무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주제 사라마구의 책을 마구 읽는다.
도서관에서 눈뜬 자들...을 빌리는 데, 옆에 있어서 우연히 빌린 책들이다.
이름은 사라마구..인데, 마구 사 지지는 않는다. 책장에 새책 산 지가 오래 되었다.

이 책은 앞에 읽었던 세 권의 소설에 비해 간단한 우화다.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있어서 항해는 밥벌이이자,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그러니깐 인생의 성공을 가늠하는 로망이었을 수 있다. 미지의 섬을 발견하면 성공한 인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자, 이제 주제가 말하는 미지의 섬은 돈벌이는 아닐 것이고, 뭘까?

모든 이름들에서 그 외롭던 등기소 직원에 비하자면 이 책의 주인공 사내는 덜 외롭다. 청소부 아낙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지의 섬을 찾아다니는 모든 이는 외로움의 별자리를 타고 난 것 아닐까?

섬.

한 글자로 뚝 떨어져서 쓸쓸한 어감을 주는 말이다.

무인도라고 하면 더 외로워야 하는데, 어감은 덜 외롭다.
미지의 섬. 여기는 외로움이 더 붙는다. 미지란 말로...

모든 이름들에서 스스로를 죽여버린 한 여인의 등기 서류를 통해 인생의 외로움을 찾아나갔다면, 미지의 섬은 그런 이야기를 우회적으로 돌려 말하고 있는 것도 같다.

인생은 미지의 섬에서 미지의 섬으로 떠도는 항해와도 같은 뭐, 그런 것.

정작, 그의 수도원의 비망록은 아직 읽지 못하고, ... 리스본 쟁탈전도 사서 샘이 찾아 주셔서 빌려다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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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7-09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주제의 책에 집중하고 계시군요. 이 책은 첨 봅니다.
전 몇 권 사두고는 아직..

글샘 2007-07-09 10:31   좋아요 0 | URL
집중하는 게 아니구요. ㅎㅎ 시립도서관에 갔더니 주루룩 꽂혀 있어서 우연히 빌려온 겁니다. 처음에 눈먼 자들...에 혹해가지고...

바람돌이 2007-07-0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눈뜬자들의 도시 보다가 딱 멈췄어요. 어찌나 책장이 안넘어가는지.... 도플갱어 사뒀는데 눈뜬자들을 읽어야 보죠. 지금은 다른 급한 책들 땜에 일단 미뤄둔 상태...

글샘 2007-07-09 10:31   좋아요 0 | URL
눈뜬 자들은 솔직히 지루하죠.
저는 눈먼 자들...과 모든 이름들이 재밌던데요.
도플 갱어는 제목만으로도 재미있을 듯.
 
모든 이름들 - 세계현대작가선 11
주제 사라마구 지음, 송필환 옮김 / 문학세계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왜 하필이면, 하필이면 중앙 등기소일까...

사람에겐 늘 뭔가가 따라다닌다. 직업이나 지위, 환경 같은 것이...
그렇지만 인간의 근원을 캐들어가다보면, 누구나 한 장의 종이 조각에 제 이름을 기입함으로써 존재했고, 그 종이 조각이 죽음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삶이 해체된다. 등기소에선 몇 개의 글자로 된 이름과 날짜 외엔 아무 것도 아닌...(178)

중앙 등기소는 그런 의미를 갖는 공간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라고는 모두 직책으로 불리거나, 일반 명사로 불린다. 그것도 부정칭으로... 어떤 모르는 여자, 1층 할머니, 3층 여자... 등. 소설가 자신의 이름인 쥬제가 유일한 고유 명사다.

맨 앞, 증명서 : 너에게 붙여진 이름은 알아도, 네가 가진 이름은 알지 못한다.

이게 작가가 이 글을 쓰게 된 모티프인 것 같다.

모든 것들을 소외시키는 주인공, 그에게 의미로 다가온 한 모르는 여자의 이름은 결국 자살로 마감하고, 그의 삶은 다시 소외와 무명으로 달린다. 자기 이름을 알 뿐, 자기가 가진 이름조차 알지 못할 따름인지...

자살한 사람들이란 누구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게 틀림없기 때문에 무덤의 번호표를 바꿔버리는 양치기. 아, 이렇게도 고독을 절절하게 탐구한 이야기가 또 있었을까?

사망 진단서를 잃어버린 죽음. 종이 조각으로 존재하는 삶에게 그 삶이 죽은 후 종이 조각의 분실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세상은 아무 의미도 없어.(247) 주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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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밥
토드 홉킨스 외 지음, 신윤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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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청소부란 동화를 읽은 적이 있다. 몇 장 되지 않는 그림과 이야기에서 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남아있어, 청소부 밥을 얼핏보고 읽으려는 마음을 먹은 것이다.

바로 며칠 전 아침 편지에서 언뜻 보고 써먹을 일이 있겠지 하고 넣어둔 그 글이 바로 이 책에서 나온 것이었던 모양이다. 대~충 사는 느낌이다. 뭘 하나 꼼꼼하게 보지 못하고... 난 학자가 되지 않은 게 천만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1. 지쳤을 때는 충전하라.   2.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3.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4. 배운 것을 전달하라.      5.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          6. 삶의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라.

우리는 우리 인생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받을 만한 일들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야 한다.                                        - 토드 홉킨스의《청소부 밥》중에서 -

일에만 너무 매달리지 마라...
그런데 그게 말처럼 어디 쉬운가.
살다보면 전력투구해도 패배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간혹 이렇게 옆에서 어깨를 두드려 주는 인물을 만날 수 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그 사람의 진면목을 놓치는 것이 사실 가장 큰 손실이다.

이 책의 주제는 저 여섯 가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만나는 '밥 아저씨'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가 아닐까?
바쁘다는 핑계로 '밥 아저씨'의 진면목을 놓치며 살지 말라는...

제목이 The Janitor : How an unexpected Friendship Transformed a CEO and his company인 것을 보면 그 생각이 더 굳어진다.

기대하지 않았던 '밥 아저씨'와의 만남이 한 사람과 그 회사를 모두 변화시켰고, 결국 궁즉변, 변즉통의 신통력을 발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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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데레사 자서전
호세 루이스 곤살레스 발라도 지음, 송병선 옮김, 마더 데레사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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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을까? 이런 것이 마더 데레사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종교인들의 글을 읽다 보면, 하느님을 위한 건축물을 새로 짓는 것을 엄청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님들을 끌어 모아서 큰 절간에서 엄청난 강좌를 개설하고... 과연 그런 것들을 하느님이 좋아하시는 일이기나 할는지...

정말 하느님께서 좋아하실 만한 이를 꼽으라면 마더 데레사를 꼽겠다.

노벨상을 받으면서 왜 좋아하느냐니깐, 같이 기도할 수 있어서 좋다는 그분.

한 번에 한 사람밖에 돌볼 수 없지만, 그분의 손길 뒤의 안정은 하느님의 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수녀님이 제일 좋아하는 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35-40) 그의 추진력의 근원을 물어보면 그는 지체없이 말한다. "예수님!"

사랑의 선교회 수녀를 뽑을 때, 1.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하고, 2. 배울 능력을 지녀야 하고, 3. 목적 의식이 분명해야 하고, 4. 올바른 의도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어느 단체에나 필요한 덕목 아닐까? 회사에 신입 사원을 뽑을 때도 이런 기준만 있으면 될 것이다. 전공하지 않았어도 배울 능력만 있으면 못 할 일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바른 의도가 훌륭한 결과를 맺는 씨앗이다.

시궁창에서, 쓰레기 더미에서 쓰레기와 함께 썩어가는 시신에 더 가까운 사람들을 주워와서는 씻겨주고 먹여주고 영혼의 평화를 주었던 마더 데레사. 그런 삶의 모습이 하느님을 보여주는 일이고, 부처님의 말씀을 울려 퍼지게 하는 일이다.

중창 불사를 하고, 부처 껍질에 금멕기를 입히며, 교회 십자가가 십 미터가 넘도록 번쩍거리게 건물을 지어 봤댔자, 그 <방주>에는 당신들만 타겠다는 짓거리 아닐까?

그러나, 마더 데레사의 <나를 해방시켜 주소서>라는 기도를 보면, 그분의 수행 정진이 얼마나 투철한 것이었는지를 저리게 보여준다.

존경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사랑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칭찬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명예로워지려는 욕망으로부터
찬양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선택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조언을 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망으로부터
인기를 끌려는 욕망으로부터
모멸받는 두려움으로부터
경멸받는 두려움으로부터
질책당하는 고통의 두려움으로부터
비방당하는 두려움으로부터
잊히는 두려움으로부터
오류를 범하는 두려움으로부터
우스꽝스러워지는 두려움으로부터
의심받는 두려움으로부터 나를 해방시켜 주소서.
오 주여, 우리의 마음도 당신처럼 되게 하소서.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사랑받게 하소서.
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존경받게 하옵고
주여! 이런 욕망에서 벗어나도록 저에게 은총을 베푸소서.
나는 젖히시고 다른 사람들이 선택받게 하시고
나는 눈에 띄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찬양받게 하시고
모든 일에서 나보다 다른 사람들을 택하여 주시고
내가 성스러워지려고 하는 것만큼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성스럽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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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7-06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캘커타에서 한 달간 자원봉사(라고 하긴 부끄럽지만...)를 했었는데요, 수녀님께서 너무 많이 아프셔서 만나뵙지는 못했어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전 몸이 나아지시면 그때 뵈어도 되겠단 생각을 했는데, 다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 해 가을에 돌아가시더군요. 부음소식을 듣고 여러가지로 안타까웠던 마음이 들었던게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마더 데레사와 함께 하시는 모든 수녀님들의 삶이 전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겠단 생각에 그 수녀회 들어가는 건 접었더랬죠..

글샘 2007-07-0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역시나 해적님은 온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원피스~셨군요^^
로망이라고 하기엔... 정말 힘든 일이겠지요.
하느님의 뜻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눈뜬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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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짖자.
로 시작해서,
나는 개 짖는 소리가 싫어...로 끝나는 소설.

한번 짖어 볼까나... 하고 짖어 두고는 나는 내 짖음이 싫다는 거였을까?

눈먼 자들의 도시에는 실명을 한 사람들일망정, 백색 실명이라고 할 정도로 어둡지 않았다.
그 책의 표지가 하이얀 색이었던 것도 일종의 알레고리였을까?
이 책에선 그 실명증 환자들이 눈을 뜬 지 4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표지도 검고 내용도 검다.

아. 마. 도...
정치가들이 주로 등장해서 그럴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정치가가 아닐까 싶다.

정치의 abc...라는 게 있다면,
a에 해당하는 것이 뭘까?

그건 바로, 심각한 문제 상황에서 자기만 쏙 빠져나오기 위해 '희생양'을 만드는 실력 아닐까?

이 여자와 백지 투표라는 이 새로운 전염병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든 없든 그 연관을 확립하는 것이다...(272)
그냥 목표로 삼을 과녁이 필요할 뿐이야...(336)

이런 것이 a다.

그 희생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b란 증거가 필요한데, 그 증거를 만드는 실력도 정치가의 솜씨다.

증거란 필요하면 나타나게 마련이기 때문이오. 부인, 반박의 여지없는 증거를 한두 개 만들어내가만 하면 그만이거든.(325)

비운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경정의 멋진 한 소리.

꼭 눈이 멀었을 때에만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게 아니야.

눈먼 자들의 세상에 비해 눈뜬 자들의 세상은 훨씬 혐오스럽고, 희망이 없어 보인다.
전자에 비해 후자는 모티프에서 좀 덜 신선하고, 진행도 좀더 느리지만, 담고 있는 함축은 큰 것 같다.

한 손이 다른 손을 씻는다.
고장난명 孤掌難鳴 이랬던가. 손바닥 하나로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더러운 일도 못 한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댔다.
두 손이 얼굴을 씻는다.
손을 씻고 얼굴을 씻는 행위가 어떤 상황을 빗댄 것인지는 독자의 몫이겠다.
내 귀엔 이렇게 들린다.
눈 번히 뜨고도 도둑들이 판치는 것을 막지 못하는 이 세상.
너 혼자 먹고 사는 걸로 만족할래?
다른 손은 시커먼데... 손끼리 부딪혀야 씻어지고, 그 손들이 힘을 합쳐야 얼굴도 씻는 법.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비유로써 말할지니... 귀가 있는 자는 알아들어라.
내가 못 알아들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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