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세계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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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뚱맞게 왜 이런 이야기를 적으려 했을까...가 궁금한 소설이다.

나치즘의 수용소를 텔레비전으로 생방송한다는 설정부터가 쇼킹하다.

하긴, 온 세상의 하는 짓거리들이 모두 깜짝 쑈라고 할 수 있으니...

평화를 위하여 전쟁을 벌이고 다니는 넘들이나,
악의 일소를 위하여 생쑈를 벌이는 소설이나 그게 그거다.

전두환이 대통령되고 가장 잘 한 일이 불량배 일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세뇌의 힘은 그만큼 강하다. 삼청 교육대의 진실은 아직도 어둠 속에 있다.
임철우의 소설 속에서나 번득이는 빛으로 남아있을 뿐...

무서운 세상은 우리를 메타 언어로 비웃고 있건만,
어리석은 인간들은 통념에 따라 서로를 헐뜯고 있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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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는 당나귀답게 마음이 자라는 나무 4
아지즈 네신 지음, 이종균 그림, 이난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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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작가의 풍자 소설.

내일이 대통령 선거인데... 사람들은 다들 이렇다. 누구 찍지? 누굴 찍냐?
별로 민주적이지 못한 나라에서 선거란 개발의 편자이기도 하지만...
이번 선거처럼 찍을 번호가 없을 때도 드물었는데...

당나귀에게 사람 말을 시키고, 다시 당나귀말을 훈련시키는 이야기는 마치 우리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처럼 가소롭다.

열라 추앙받던 똥파리의 장렬한 전사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걸레질도 생각을 씹게 한다.

자기를 죽인 파디샤... 정말 자기를 죽이지 않고 무엇을 바랄 것인지... 내 머리는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한다.

한 열흘 속세에서 떠난 공간에서 살다 돌아와 보니, 세상의 전화소리가 시끄럽기만 하다.

풍자 문학이 없는 한국의 현대...
과연 풍자 문학이 없고, 소비만 팽배한 사회의 덩치는 그 결말이 어떤 걸까... 몹시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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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12-19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다녀오셨나봐요. 어쩐지 한동안 뜸하시더라... ㅎㅎ
잘 다녀오셨죠? 리뷰에다가 이런 댓글을....

글샘 2007-12-21 10:27   좋아요 0 | URL
네. 마지막 임고 주관식 채점을 9일간 다녀왔습니다.
아직도 몸이 안 풀리네요.^^
 
늦어도 11월에는
한스 에리히 노삭 지음, 김창활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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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들은 만난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상류층 여성이 집시와도 같은 극작가의 그 한 마디에 홀딱 넘어가 버린다.

그리고 둘은 먼 곳으로 달아나서 살지만, 상류층 여성과 기인 극작가의 삶은 힘들기만 하다.

시아버지의 등장으로 마리안네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묀켄은 늦어도 11월에는... 그때까지는 극을 무대에 올리고 데리러 오겠다고 한다.

늦어도... 늦어도... 묀켄은 늦지 않았다. 그러나...그들은 가장 행복한 상태로 대단원을 맞는다.

통속 소설같지만,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하는 질문에 '사랑은 변하는 것'이란 실존의 문제를 읽어낸 이 소설에 사르트르가   칭찬을 보낸 것도 이해가 갈 일이다.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70%의 물과, 나머지의 C,H,O,N,S... 찌꺼기들...의 덩어리...
그렇지만, 존재의 이유는 그 실존이 수시로 퍼뜩거리며 변화하기 때문이다.

삶이, 특히나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그 사랑의 감정이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평화로운 상류층 부인의 삶을 포기하고 싶진 않겠지만, 그 생활을 해 본다면 까짓거 그것도 별로 나을 것도 없으리란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때 실존에 다가서는 묀켄의 목소리를 거부할 만큼 인간의 본질은 탄탄하지 않다.

존재의 가벼움을 노래한 조지훈의 풀잎 단장을 읊조린다.
마리안네가 이 시를 들었다면, 빙긋 웃으며 가벼이 고개 주억거릴지도 모를 일이며...

풀잎단장 /조지훈

무너진 성터 아래 오랜 세월을 풍설에 깎여 온 바위가 있다
아득히 손짓하며 구름이 떠가는 언덕에 말없이 올라서서
한 줄기 바람에 조찰히 씻기우는 풀잎을 바라보며
나의 몸가짐도 또한 실오리 같은 바람결에 흔들리노라
아, 우리들 태초의 생명의 아름다운 분신으로 여기 태어나
고달픈 얼굴을 마주 대고 나직이 웃으며 얘기하노니
때의 흐름이 조용히 물결치는 곳에 그윽히 피어 오르는 한 떨기 영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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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슈테판 슬루페츠키 지음, 조원규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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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에는 순간적인 전기가 끊임없이 흐르고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생각을 이어가지 않아도 수많은 생각들이 점멸등처럼 깜박이며 명멸한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고갯마루에서 재미있는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포근한 이불의 온기가 식어버리기도 전에 잊어버리고 말아 아련함만 남기기가 쉽다.

슈테판 슬루페츠키는 그런 사념들을 아주 엉뚱하게 링크할 줄 아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물론 그의 책은 참 예쁘고, 이야기가 기발하기도 한데도, 이 책은 가끔 독자를 지루하게 한다.

번역의 낯섦때문인지, 원작이 그런건지... 알 순 없지만, 상상력의 도약에서 느껴지는 희열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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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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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는 쉽게 번식하고, 살이 많으며, 아무 거나 먹이기 때문에 농가에선 다들 길렀다. 도살은 국가에서 관리하지 않으며, 쉽게 얻어다 기를 수 있는 종목이었다.

이 책은 성장 소설이면서도, 일어난 사건보다는, 생명의 경외감을 느끼거나 역설적이게도 생명,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님을 읽어주는 책이다.

팔이 잘릴 뻔 하면서도, 암소의 목구멍에서 종양을 떼어낸 용기.

가련한 후시는 족제비와 통 안에서 싸우다 숨이 넘어간다. 이를 본 소년, '후시야, 인간은 모두 다 멍청이 바보야. 하지만, 넌 아주 용감했어.'... 인간 중심, 인본주의의 르네상스가 동물을 죽이는 일에 기여했다면, 이 책은 거꾸로 가도 생명을 소중히 여기자는 생각을 담고 있다.

어차피 죽는다는 건 더러운 일이야.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도살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아버지의 말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삶과 죽음은 모두 더럽고 추한 일에 불과하다는...

아빠처럼 되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안돼, 로버트, 나처럼 되면 안 돼. 학교를 다녀서 읽고 쓰는 법을 배워야해. 그래서 새로운 방법으로 과서원의 벌레를 잡아야 해.'
'화학 약품을 써서요?'
"그래, 화학 약품. 그리고 농사일보다 더 훌륭한 일을 해야해..."

어쩌다 노동보다 먹물이 더 우위를 점한 세상이 되어버린 건지...

<성실하게 노동한 냄새가 나는> 아버지는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하거늘...
엊그제 해콩샘 글에서 읽은 노영민 선생님의 월급 봉투를 보고 부끄러워하는 생각이 난다.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사람이다.
부끄러워해야할 일에 당당하게 뻗대는 꼬락서니는 너무도 추하기만 하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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