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업 - 그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가
한스 바이스.클라우스 베르너 지음, 손주희 옮김, 이상호 감수 / 프로메테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신자유주의 시장경제가 지구를 휘감는 21세기의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아니 이미 엄청 진행되었다. 신자유주의라는 그럴듯한 말의 이면에는 <다국적기업>과 후진국 정부의 검은 고리가 '정경유착'의 형태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읽어주는 책이다.

나쁜 기업들의 검은 속을 들여다 보려는 듯, 표지는 온통 새카만데, 그 속에 번득이는 대자본들의 로고가 돋을새김으로 찍혔다. 섬뜩하다. 우리가 잘 아는 삼숭도 거기 보인다.

GDP라는 국민 총생산에는 선악의 개념이 없다.
지뢰가 되었든 핵무기가 되었든, 그것을 수천만의 아동이 생산하는 것이든 상관없이 <생산>이란 아름다운 이름으로 부른다. 아, 아름다운 생산이여. 숭배와 경외의 대상인 물신이여!

한미FTA를 필사적으로 체결하려던 노무현은 전원일기의 '노회장'처럼 인기가 좋다. 뷁!이다.
미국은 대선으로 정신이 없는데, 바나나 국가의 국회에선 어서 그걸 비준하려고 몸이 달았다.
정철의 사미인곡의 마무리는 느끼한 사랑 고백이다.
"차라리 스러져서 범나비 되오리라. 꽃나무 가지마다 간데족족 앉았다가 향묻힌 날개로 님의 옷에 옮기리라. 님이야 날인줄 모르셔도, 내 님 조츠려 하노라."
여자든 남자든 이렇게 스토커짓을 하면 정나미가 떨어지는 법이다.
한국 정부의 "용미어천가"는 슬픈 메아리로 울린다. 서글프다.

나프타 이후 관련국간의 무역량은 3배 가까이 늘어난데 반해, 저임금국가 멕시코는 단지 몇백개 기업, 그것도 외국인 소유주의 큰 수출기업에서만 이익을 얻었을 뿐, 지역주민들은 더욱 궁핍해졌다. 가난한 사람들의 몰락을 보여준다. 한국의 미래를 보는 듯 하다. *B은행이나 POSCO 같은 영어로 된 기업이나 살아 남겠지. 역시 영어 몰입교육을 필요로 하는 모양이다. 무슨 메르디앙 같은 집에라도 찾아가려면 말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세금도 내지 않고, 국민을 실직시킨다.
가난한 나라의 정부들은 점점 더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뿐.

물론 이 책에선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고,
"생명이 이해득실보다 절대적으로 우선한다."고 외치는 올바른 세계화에 대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존재도 소개한다.

아프간과 이라크를 두들겼다고 일방적으로 비판받는 미국은 억울하다.
얘들보다 4년간 330만의 사망자를 낸 콩고민주공화국 전쟁에 대해 거대기업들의 원자재 이해관계가 훨씬 더 추악하고 컸지만, 소리소문없이 모르고 넘어간 데 비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인권이 경제적 행위의 기초이자 나아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
세계 무역의 발전을 기반으로 여기는 지도자들의 공약 대부분이 사회적 불균형을 고착시키려는 구실에 불과한 것(49)은 슬프지만 현실이다.

아프리카의 빈민국들이 가난한 이유는 자원이 없어서가 아니다.
사실상 자원 부유국인 그 나라들은 기술이 부족하여 "자원과 에너지의 채굴" 과정에서 과도한 노동 착취의 악조건과 부패정권의 이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코코아를 마시는 것은 아이들의 피를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다.(54)
그렇다면 커피도 마찬가지고... 축구공도 마찬가지다.

제약회사들은 최대한 실험결과를 얻기 위해 규제 엄하지 않은 나라의 환자를 실험 원료로 이용한다. 거액의 커미션이 오가는 건 당연하다.

그러면서도 다국적 기업들은 빈민국의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미명을 내세운다.
사실은 아동노예, 기아임금노동자, 내전 병사들, 실험용 모르모트 인간들을 양산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면서도...

콘체른이라 불리는 거대 기업이나 한국의 특수한 정경유착 기업인 '재벌'들의 <만행 蠻行>들을 다양한 예를 들어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는 기업별 만행 사례를 정리해 두고 있어 독자들에게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 노키아 등 거대기업의 휴대폰에 들어가는 '탄탈' 광석을 둘러싼 콩고의 불행.
바이엘 등 콘체른들이 저지르는 실험용 모르모트 인간으로 가득한 남아공 등의 현실.
셸로 대표되는 불결한 석유 산업을 둘러싼 독재세력의 악행들이 횡행하는 나이지리아, 앙골라, 수단 등 아프리카의 나라들의 비극.
네슬레, 맥도날드, 델몬트같은 바나나, 오렌지 기업들의 먹고 먹히는 식료품의 악순환들에 얼룩지는 상아해안과 가나 등의 아동노동, 노예착취, 동물 학대, 환경 오염, 살충제 등이 인체에 미치는 아득한 해악들의 실상.
유전자 조작 식품으로 가득한 현실을 그들은 <증산>이라는 이름으로 미화하려 하지만, "기아는 생산 부족이 아니라 분배의 불평등이 기인한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그들의 거짓된 논리는 수긍할 수 없다.

빵과 장난감을 만드는 아시아 저임금 국가들의 소녀, 임산부들.
"아이들이 만드는 아이들의 장난감"은 슬프고도 슬픈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용품과 의류를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에선 70년대 경공업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던 전태일과 여공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 외에도 해외로 떠넘겨진 문제들로 금융업이나 원자력 등이 덧붙여져 있으며, 이런 구조들의 뒤에는 항상 부정한 정권과 거대 다국적기업의 로비가 상존함을 적나라하게 까밝히는 것이 이 책의 집필 의도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아무래도 멋들어진 로고가 붙은 스포츠 매장이나 된장녀 소리를 듣게 하는 매장들에 한 번이라도 덜 가게 될 것이고, 가게 되더라도 깨어있는 민중의 의식을 가지고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랜드의 투쟁이 그렇고, 비정규직이 확산 일로에 있는 모습이 그렇다.
거대 기업의 이윤을 위하여, 국민총생산은 늘어날 것이지만 빈민층에게는 곧 '타락'의 길로 활짝 펼쳐진 신자유주의 한미 FTA의 피비린내 진동하는 장밋빛 미래를 앞둔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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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0607 2008-04-2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음을 소리 높여 말하는 클라우스 베르너와 한스 바이스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나쁜기업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글샘 2008-04-28 01:44   좋아요 0 | URL
그런데... 나쁜 기업이 이 지구를 다 사들인 것 같은데 어쩌죠?
도저히 좋아질 가망은 별로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ㅠㅜ

pw0607 2008-04-28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을 읽으며 가장 섬뜩했던 것은... 기업들의 실상에 적힌 기업들이 갖고 있는 브랜드와 상품들이 우리 삶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였습니다.
내가 먹고 있는 오렌지주스와 초콜릿이, 내가 쓰고 있는 가전제품이, 내가 타고다니는 자동차가... 등등... 하지만 희망은 여전히 있습니다. 소비자운동이 성공한 사례도 책에 나와 있잖아요,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만들어갈겁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글샘 2008-04-28 22:59   좋아요 0 | URL
그래요. 포기하지 않는 자세. 그래서 이런 책들이 필요한 것이겠죠.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니 말입니다.

파란여우 2008-04-29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다 읽었고, 글샘님이 제가 할 말을 다 써버림 전 어떡하라는 말입니까!!!
이래서 먼저 쓴 사람 리뷰 읽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낚였습니다.
정철의 사미인곡만 인용 안하면 되죠? ㅎㅎ

글샘 2008-04-29 17:18   좋아요 0 | URL
그토록 다짐을 하건만, 사랑은 알수없어요... 엥??? ㅎㅎ

pw0607 2008-05-02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과 글샘 두분의 글을 읽을 때마다 정말 놀라곤 합니다.
알라딘 서재를 돌아다닌 보람이 있네요. 이렇게 좋으신 두분을 만나다니...말입니다.^^

글샘 2008-05-02 20:36   좋아요 0 | URL
놀라울 겁니다. ㅎㅎ
별소리를 다 적어 대니 말씁입죠. ^^
 
스킵 - 시간을 뛰어넘어 나를 만나다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오유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작가는 턴 ◀▶, 스킵 ▶▶, 리셋 ◀▶이란 레코딩 용어를 빌려서 인생을 관조하려 한다.

턴은 같은 시간이 반복되는 사람이고,
스킵은 휘리릭 시간을 건너뛰어버린 사람이고,
리셋은 새로운 만남을 기획하는 <인간과 시간의 3부작>

멋진 기획이라 생각한다.

열일곱 소녀가 잠을 깨면 25년의 시간을 훌쩍 넘은 그 곳에서 살고 있다.
자기만한 딸과 함께... 당연히 아저씨는 남편이고...
고등학생의 정신으로 마흔 두 살의 여교사 역할을 잘 해내는 이야기.

그러고 보면, 우리는 사춘기 이후로 육신만 늙어가지 정신 연령을 그닥 깊어지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는 수긍이 가게 하는 소설.

주인공 마리코가 선생님이 되어 진행하는 수업도 재미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일본어 발음이 이타다키마스라니... ㅎㅎㅎ
아무튼 내가 좋아하는 발음들이 나보다 열일곱 살 많은 작가에게도 아름답다니 즐거웠다.
나도 오치쓰쿠를 좋아한다. 차분한... 미테고란도 좋다. 봐봐... 난 코모레비도 좋아하는데... 그건 없었다. ^^ 나뭇가지 사이로 비친 햇살이란 뜻...

어두울 암 暗에는 왜 날일 日자가 둘이나 들어있는데 그리 어둡냐는 질문에 대한 현명한 대답.
나도 그런 현명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

"반짝이는 빛 오늘이라는 날
지금 이 순간이 아름답다

빛나는 생명 지금이야말로
그대는 아름답다..."

선생 마리코가 쓴 이 노랫말이야말로 기타무라 가오루가 쓰고 싶었던 말인지 모르겠다.

시간의 무심한 덧셈때문에 가차없이 뺄셈이 행해진 인생.
지나고 보면 다 그렇지 않나? 이런 표현을 찾아낸 작가는 그야말로 일본인다운 발상. ^^

리모트콘트롤과 이모토 콘트롤(여동생) ㅋㅋ 재미난 말들과 여고생들의 풋풋한 말들로 가득한 이 소설은 삶의 시간성을 반추해 보기에 "장자"의 곰팡내보다 상큼한 접근이 신록의 신선함을 가득 선사하는 그런 소설이다.

이런 글을 읽으면, 나는 상상하는 것이다.
지금 나는 혹시나 이십 년 전의 내가 스킵하여 여기 존재하는 거나 아닌지,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만약 삶이 계속 터닝으로 반복된다면... 내 삶은 살아낼 만한 것일까?
그리고 새로 계속 리셋의 상황이 된다면... 나는 누구와 만나고 싶은 것일는지...
그러다가 다시 정신을 차린다.
오늘이라는 날.
반짝이는 빛을 보고
지금 이 순간이 아름다움을 깨달아라.
그대야 말로 아름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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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하늘이야 - 바보 선생님 문경보가 전하는 우리 아이들의 교실 풍경
문경보 지음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작년 스승의 날에 쉬었다는데, 올해는 단기방학이 낀 관계로 쉬는 날로 잡지 않아서 그날 행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로 의논이 분분했다. 결국 문화회관의 음악회 관람을 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모양인데, 어쩌다가 스승의 날 아이들이 편지 한 쪽 써들고 오는 날이 부패의 날처럼 되어버린 건지... 안타깝다.

하긴, 내가 근무했던 학교들은 그닥 잘 사는 동네가 아니었지만, 별난 학부모가 많은 동네라면 충분히 과도한 선물로 속을 썩일만도 한 날임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그날 아이들을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아무래도 기분 나쁘다.

아무래도, 이런 책 한권쯤 선물받는 스승의 날을 나는 맞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의 작가는 나와 나이가 같다.
그렇지만, 역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모양이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나와는 비교도 안 되니 말이다.

스스로 바보 선생님이라 일컫는 그는 진정 바보인 모양이다.
나처럼 꾀바르게 아이들과 적당한 거리감과 긴장감을 늦출 줄 모르고 아이들과 바싹 밀착하여 함께 울고 마음 썩이니 그는 정말 바보다.
적어도 교사라면 아이들에게 냉정하게 찬바람도 일으킬 줄 알고, 아이들 힘든 가정사엔 한눈 감고 대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선배들의 몰인정한 말이 어느 새 내 몸에도 체득되어 있었는데... 바보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새삼 가슴이 더워온다.

아이들은 우리의 하늘이다.
아이들이 없다면 교사는 아무 것도 아니다.
아이들이 하늘을 펼쳐 주므로 교사는 훨훨 날갯짓도 할 수 있고, 미래를 위한 무지개도 펼쳐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교학상장"이란 말이 있다.
경력이 깊어갈수록 이 말의 진실에 새록새록 감동을 받곤 한다.
처음엔 그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서로 자란다는 뜻으로만 새겼는데,
요즘엔 알겠다.
교사란 부족하기 짝이 없는 존재임을...
인간을 지도할 수 있는 인간은 애초에 없음을...
그래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고 했을 것임을...
선생님은 이름이 선생님이지, 그 사람이, 인격이 선생님이 아님을...

가르치는 이나 배우는 이나 모두 자라는 처지라는 말로 들린다.
모두 성장하는 과정에 있으므로 교사도 잘못할 수 있고, 아이도 잘못할 수 있다.
문제는 성장하느냐, 아니냐에 있다.

아이들을 하늘로 보고, 하느님으로 보고, 진리로 보시는 바보 선생님과
아이들을 밥줄로 보고, 어린애들로 보고, 무식한 놈으로 보는 헛똑똑이 나와
누가 더 잘 성장할는지는 물을 필요도 없다.

내가 진짜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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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4-23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경보 선생님 계신 학교로 교생 실습을 다녀왔는데, 그때 이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선생님을 좀 더 가까이 만나뵐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어요. 그 다음 해에 이 책을 읽었거든요.

글샘 2008-04-23 13:52   좋아요 0 | URL
아, 그 학교로 실습을 다녀오셨군요. ^^
참 다정다감하신 분 같더라구요.

소나무집 2008-04-23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이 낯익어서 저자 소개를 보니 대학 선배로군요.
대광고 교사인 건 알았는데 이런 책을 썼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스승의날 그냥 넘기기가 좀 그래서 책선물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괜찮을까요?
혹시 "당신도 이렇게 잘 좀 해보시죠!"
이런 말로 들릴까 봐 걱정스러워서요.
일단 제가 먼저 읽어 보아야겠네요.

글샘 2008-04-23 18:43   좋아요 0 | URL
아, 돈봉투나 고가의 선물을 기다리는 선생님이라면 이런 책 드리는 게 실례죠. ^^ 읽어보신다면 사드리고 싶을 걸요~

순오기 2008-04-2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는 스승의 날에 아이가 선생님께 감사 표현하도록 했어요. 대부분 책선물이었는데...몇년전부터 아무것도 보내지 말라는 통신문이 날라오니 책선물도 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학기나 학년이 끝날때 책선물을 했지요. 사람은 누구나 감사표현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 저도 봐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늘 고맙습니다!! 꾸벅~~~

글샘 2008-04-23 22:3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책선물이라면 좋아라 할텐데요...
요즘 아이들의 선물 목록에 책이란 게 있을는지요. ㅠㅜ
이책 좀 작위적이기도 하지만,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답니다. ^^
꼭 읽어 보고, 따님께도 밑줄 쫙- 그어서 읽어 보라 주세요.
이런 선생님이 되라고!!!

순오기 2008-04-24 08:47   좋아요 0 | URL
옙~ 우리 딸을 위해서도 꼭!! ^^

글샘 2008-04-24 11:15   좋아요 0 | URL
저때문에 순오기님 댁에 사신 책이 꽤 되죠? ㅎㅎㅎ
알라딘에서 상줘야 되는 거 아닌가???ㅋㅋ

순오기 2008-04-28 13:2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어떻게 아셨어요?ㅎㅎㅎ 글샘님 리뷰가 제 지적허영에 불을 붙이거든요.
사들이고 못 읽은 책이 많아서 요즘은 지름신 붙잡아 두고 있어요.
5월엔 선물할 사람이 많아서, 등급은 내려올 생각도 없고...^^
 
화가와 정원사
앙리 퀴에코 지음, 양녕자 옮김 / 강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나도 이들하고 같이 하고 싶었다.

화가가 정원사와 나눈 이야기들은 별것도 아니다.
사실 사는 게 별것도 아니잖은가.

그런데, 정원사가 가꾸는 상추, 그가 늘 가지고 다니는 끈 하나까지도 소중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세상엔 모든 것들이 꼭 필요해서 거기 있다.
그렇지만 그 존재들의 이유도 모른 채 눈감고 살기 쉽다.

눈을 뜨라고 일러주는 책 같다.
눈을 뜨기만 하면 세상이 보이는데 왜 눈을 감고 사느냐는...

책 사이즈가 딱 내가 좋아하는 사이즈다. 가로 한 십센티, 세로 십오센티 정도...

"옛날엔 하늘, 천둥, 비, 꽃, 새, 사람이 먹는 것, 이런 게 다 이야기를 했지. 천둥은 큰 통을 굴리거나 화를 내는 신이었고, 눈을 거위 털을 뽑아 뿌리는 신이었어. 그리고 새는 곧 닥칠 계절이나 날씨를 알려 주었지. 그런 식으로 사물들은 다 의미를 갖고 있었어. 요즘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이해를 못해. 더 이상 뭐가 뭔질 몰라. 채소? 그건 그냥 채소지. 포장되었을 때라야 뭔가로 보인다구. 사람도 마찬가지야. 포장된 상품이지..."

화가의 명작은 정원사의 마지막을 지켜준 그림들이었다.
시골에 가서, 정원사를 만나고, 정원사가 되어 살고 싶은 오후.
희뿌연 하늘에 까마귀 날며 가왁가왁 우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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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w0607 2008-04-22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이즈가 마음에 든다... 맞아요, 한손에 딱 잡히는 가벼운 책이 그리운 요즘입니다.
화가와 정원사가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하네요~~ ^^

글샘 2008-04-22 17:31   좋아요 0 | URL
화가는 그림 이야기 하구요, 정원사는 식물 기르는 이야기 해요.
그런데, 그 속에 삶의 모든 것들이 담긴 듯, 슬로우 리딩에 좋은 책이죠.
 
박노자의 만감일기 - 나, 너, 우리, 그리고 경계를 넘어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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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개인의 기록이라고 알고있지만, 사실은 사적인 일이란 것은 없다.
완전히 사적인 일이 없는 이유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까닭이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는 '사회적 인간'이 되는 일을 '의식화'니 '좌경화'니 해서 불온하고 나쁜, 벌받아 마땅한, 그러면 천국엘 못 가는 엉덩이 뿔나는 일로 가르쳐왔고, 홍보해왔고, 날조해왔다.

그렇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 되면 그넘은 감옥에 넣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의 헌법 정신이고, 이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한국에 오면 다이 die 할 것이다.

한국의 정신에는 분명 고결한 것들이 있다.
그러기에 벽안의 스님들이 가부좌를 틀고 싶어하는 종교도 이 땅에 있고,
박노자처럼 이 안쓰러운 사회에 대한 상념들로 자기 일기장을 가득 채우는 이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정신은 '쩐'의 정신과 '바나나'의 정신으로 단단해져가는 현실을 보면서,
금수강산 아름다운 국토를 삽질로 인위적 물길아래 점령하려 하고,
제 나라 정신을 담은 언어조차도 "쩐"이 되는 영어몰입 교육 아래 잃어버리는 세상이니 사회적 발언을 하자면 끝도 없을 노릇인데...

지난 주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굴 줄 알았던 '교육 완전 자율화' 기사들은 각 포털에서 알아서 물밑으로 가라앉혀버리는 속셈들을 본다면, 언로를 막는 일은 수십 년 전의 독재 시절이나 별다를 바 없어 보인다.

미국산 소고기를 적극 수입하고, 일본에게는 사과하라는 구태를 버리겠다는 명명박박한 정신으로 국가를 활짝 개방한다면, 이 나라를 미화 米化하는 속도를 더욱 가속하겠다는 일인 셈이지.

국가의 치안이 상당히 강한 나라로 여겨졌지만, 구석구석 강력범죄들이 횡행하고, 급기야 엄마들이 초등학교 앞에 장사진을 쳐야 하는 무서운 나라로 전락했지만,
또 그걸로 영화를 만들어 돈을 벌어들이는 아이러니한 나라.

박노자처럼 한국 사회에 왕관심인 이가 한국 사회를 읽어주는 일은 반갑지만,
진중권, 강준만같은 이가 이런 일기를 내준다면... 하는 아쉬움도 큰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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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22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박노자에 반해서 이 책도 샀지만, 읽기는 상당히 버겁고 두려운 책...조금씩, 간간히 하나씩 읽고 있는 중입니다.ㅠㅠ

글샘 2008-04-22 13:42   좋아요 0 | URL
조금씩 읽어야죠. ^^
박노자의 이야기는 날카로워서 아프지만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걸 긁어주니 시원한 맛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