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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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먹는다. 현재형도 아니고, 먹다...라는 멋대가리 없는 건조한 기본형을 제목으로 삼았다.

제목에서 그렇게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 책이 재미있었다는 리뷰에 혹해서... 읽었는데 지겹다는 느낌이 끝없이 끈적거리고 들러붙었다. 그건 개인의 취향 문제이리라. 최명희의 혼불을 '문화사'로서는 가치가 있을지 몰라도, 소설로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작품으로 본 나의 성질머리때문이리라.

그리고, 작가의 의도도 일정정도 먹혀 들었으리라.
달이 먹힌, 월식의 밤이 품은 어둡고 음습한 삶. 달은 음이고, 여성의 삶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이 소설을 읽으면서 최명희의 혼불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양잿물, 국화주, 절절한 곡소리 같은 부분의 세밀한 묘사와 그 묘사에 담긴 애틋한 정감을 가득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문체는 고즈넉한 옛말투를 담고 있고, 한지 단정히 발린 창가에 밀려오는 은은한 달빛처럼 단아하고 꼿꼿하다. 머리에 반지르르 동박기름 바르고 하이얀 가르마에 꼿꼿하게 앉은 조선시대 여인을 바라보는 문체가 반듯하다.

찬선, 뇌 속에 갇힌채로 부패하다 적멸할 게 자명한 글자들이었다. 방생은 당연했다.
수월인 억울했고, 하연은 서러웠고, 나는 미안했다.
아흔 아홉가지가 있어도 단 한 가지가 없어서 그 아흔 아홉 가지가 아무 것도 아닌 게 되는 게 있는데, 그 한 가지가 에미니라...

이런 펄뜨덕거리는 문체와, 다중적 시선 처리를 통한 그물망을 동원했음에도 이 소설이 지리한 것은...

작가가 의도한 것이든, 필력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든... 소설 읽기를 지겹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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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말을 지키는 사람

당신 주위의
사람들을 잘 살펴보라.
그리고 자신이 하겠다고 말한 것을
반드시 해내는 사람을 찾아보라.
그 사람을 가까이 두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멀리 하라.
자신의 말을 지키는 사람은 오늘 하루뿐 아니라
당신의 인생 전체를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말한 것을 지켜 믿을 수 있는 사람 되기,
오늘 당장 시작하라!

- 짐 스토벌의《오늘이 그날이다》중에서 -

.....................

난 이 의견에 반대다.
내 주변의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자신이 하겠다고 말한 것을
반드시 해내는 사람들은...
정말 무섭다. ㅠ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앞만보고 전진한다.
멍,부.라고 있다.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넘.
상사로서는 최악이다. 이런 넘들이 진급 잘 한다.

그런 사람을 가까이 두기 싫다.
내 인생이 삭막해 지더라도, 그냥 마른 나뭇가지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그렇게 살고 싶다.
윤택해서 기름 절절 흐르는 그런 넘들과 얽혀서 비곗덩어리로 살긴 싫다.

요즘 츠키야마가 날마다 자신이 하겠다고 말한 것을, 안한다고 반성했다가,
다음 날이면 여지없이 반드시 하고야 말겠다고 말하는 걸 보면, 너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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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옥편 - 한문학자의 옛글 읽기, 세상 읽기
정민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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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선생님, 교사, 교원... 가리키는 대상은 별반 다르지 않지만, 담고 있는 뜻은 확연하게 다르다.

과연 나에게 스승은 있었던가. 그리고 마음 속에 스승으로 모시고 있어야 할 인간상, 또는 학문의 길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

날마다 세상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바뀐다. 10년 전에 전혀 꿈도꾸지 못했던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지구 반대편까지 편지를 보내는 데도 몇 초면 되고, 온갖 사진이나 동영상을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으로 촬영해서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올려서 공유할 수도 있다. 서울에서 밤새 일어나는 집회를 컴퓨터로 구경하면서 참여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지고 가야할 삶의 본질은 얼마나 변한 것일까?

사람을 도구로 여겨서 비정규직으로 잠시 쓰다가 불리하면 버리는 세태.
이런 세상을 바라보는 정민 선생님의 마음은 쓰디 쓰다.
돌아가신 스승의 옥편을 바라보면서, 찾고 또 찾아 닳고 닳은 면모를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지지난 주, 상경 투쟁의 버스 안에서 이 책을 거의 읽었더랬다. 내려올 때는 곯아떨어졌다가 오늘 잠시 마무리를 지었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말 중에 '덕위상제 德威相濟'가 있다. 덕과 위엄이 서로 건진다는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데, 덕이 있어야 하지만, 위엄도 있어야 한다. 어느 한 편이 치우쳐서도 안 되고, 서로 가지런히 구제해 주어야 한다. 위엄에 치우치려할 때 덕이 건져 주고, 덕의 자비만으로 버르장머리가 없어지려 할 때, 위엄이 구제해 주어야 한다. 지금 이 나라의 대통령이란 자는 덕도 위엄도 없다. 초등학생조차도 쥐새끼라고 속되게 부른다. 참요처럼 쥐새끼가 나라 망친다고 한단다. 안타까운 일이다.

조봉암 선생의 무덤앞에 이런 구절이 있단다.
"우리가 독립운동을 한 것은 돈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요, 가능성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다. 옳은 일이기에, 아니하여서는 안될 일이기에 목숨을 바쳐 싸웠지 아니하냐."
필요할 때, 책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고맙다.

좋은 책은 정보를 다루지 않고 정보를 다루는 방법을 다룬다. 알려주는 대신 일깨워 준다. 그래서 책을 제대로 읽으면 중심이 딱 잡힌다.
눈빛이 깊어지고, 마음 속에 샘물처럼 차오르는 것이 있다.
책의 한 대목 앞에서 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고, 감전된 것처럼 전율을 느낀다.
그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읽은 후의 나와 완전히 다르다.(203)

지금의 독서는 단순한 지식과 정보만 취급한다.(215) 지식이 식견이 되고, 식견이 지혜가 되는 독서라야 하는데, 오늘날은 지식은 정보로만 끝날 뿐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 정보를 요리하는 힘이 필요하지 않고, 정보를 가공하고 편집하는 기술만 있어서는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현란한 수사, 문체의 과잉은 고질이 된 지 오래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알고 나면 더 허탈해지는 미문의 홍수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몽롱한 수사로 글쓴이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는 횡설수설의 글이 많다. (256)

옛 문장론에서 김매순의 말은 날카롭다. 글을 짓는 체가 셋이 있다. 첫째는 간결함, 둘째는 참됨, 셋째는 바름이다. (265) 할 말만 하는 간결, 이것과 저것을 가늠하는 참됨,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바름, 이 세 가지가 글쓰기의 바탕이 되는 마음가짐이다.

마음이 날마다 바람에 어수선하게 흩날리는 뜨거운 아스팔트의 여름.
서늘한 목물같은 글들은 새로울 것 없고, 매캐한 책먼지가 코를 간질일 것 같은 글들이지만, 정민 선생의 일관된 가르침이 내 정신을 올곧게 세우고 게으름을 재촉한다.
선비의 마음을 알고 싶은 이거나, 배우고 싶은 이, 또는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부산은 시청으로 나갈 시간이다. 한 송이 촛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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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1 : 얼굴을 보고 마음을 읽는다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허영만 지음, 신기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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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으로 관상 공부를 하려고 샀다. ㅠㅜ 어리석게도...
다음에 허영만의 꼴이 연재되는데... 그걸 1권으로 묶은 것이다.
아마 한 5권 이상은 되어야 끝나지 싶다.
이 책은 61화까지가 만화로 묶여 있다. 지금 130화까지 연재되었으니 곧 2권이 나오겠구만.

ㄲ으로 시작하는 말 중에, 인간이 갖춰야 할 것들이란 이야기가 있다.
꼴, 끼, 깡, 꾀, 꿈, 꾼, 끈이 그것이다.
꼴은 역시 신언서판의 맨 앞이다. 모습에서 사람의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요즘 꼴도보기 싫은 쥐박이 꼴을 보면, 왜 그렇게 쌍스러운 기운이 풍기는지...
맨날 거짓말 투성이에, 맞춤법도 모르는 것이 판단력 미스로 노상 반성만 하고 국민을 죽인다.

성공이라 함은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과 통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생이란 꼭 많은 것을 가진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다.
어떤 얼굴은 부귀영화가 줄줄이 붙기는 하지만,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먹고 살 만큼의 돈과, 부지런히 일할 직장과, 행복한 마음이 나오는 꼴이 좋은 꼴일게다.

인간은 세 부류로 나눈다.
성스러운 자는 자연의 이치를 그대로 갖고 태어난 사람. 성인의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이다.
현명한 자는 부족한 자연의 이치를 닦고 노력하는 수도자다.
어리석은 자는 자연의 이치를 따르지 않고 거역한다. (눈 깜짝할 만큼의 인생살이에 시간낭비해서 돼? 사실은 본인이 무지 시간낭비 중)

우리같은 사람은 성스러운 사람은 될 수 없지만, 현명한 사람은 될 수 있다.
우리가 꼴을 공부하는 목표가 그것이다.
부족한 것을 닦아서 채워넣으려는 그 순간부터 현명한 자이다.

조선시대 권근이란 학자가 이렇게 말했다.

자연의 이치는 만물과 더불이 떠다니면서 순간순간 옮기고 변화하여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성스러운 자의 마음은 하늘과 빈틈이 없고,
현명한 자는 자연의 이치를 닦아서 길하고,
어리석은 자는 자연의 이치를 어겨서 흉하다.



허영만의 만화 '꼴' 보기 http://cartoon.media.daum.net/toon/series/kol/general/read?seriesId=150487&cartoonId=1838&ty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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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13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이 보고 싶어해서 구입했어요~ 아직 저는 못 봤고요.
식객처럼 나오는대로 사들일거 같아요.^^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명랑'의 코드로 읽은 한국 사회 스케치
우석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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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회전하는 국가(172)는 지금의 현실이 아니다.
우석훈이 서해대교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고 한 말이다.
어떤 상황을 두고 한 말이든, 지금 이 나라를 진단하기에도 옳은 말이 아닐까?
느리게 사는 삶을 화두로 열린 21세기에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아니 '나'는 너무 조급하다.
64일이나 촛불을 든 끈기와 열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너무 조급하다.

요즘의 시국을 보고 있노라면, '배가 산으로' 가는 운하를 파는 대통령이 망조를 보여주고 있는(230) 형국이다.

이 책을 별로 명랑하지 않다. 맹랑하다고나 할까.
노무현 시대의 일들을 한겨레, 경향 등에서 시사평론 식으로 적은 글들을 모은 책이다. 어찌 명랑할 수 있겠는가.
유럽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온 우석훈이 한미 FTA 지점에서 88만원 세대들과 어깨를 걸었다.
그는 요즘 광화문과 시청광장에서 사는 모양이다.
그가 추구하던 <명랑>한 집회를 만났으니 그야말로 '물만난 고기'가 아닐까?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시위대를 죽이려는 물 殺水'에 맞서서 '온수,온수'를 외칠 수 있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정말 명랑하지 아니한가?
이 명랑에 가장 어울리던 사람이 진중권과 이명선 리포터다. 이명선 리포터는 전에 침묵하던 민주당이 막판에 잠시 나왔을 때 막 항의를 했는데... 진중권도 노빠를 마구 깠던 걸 생각하면, 그게 '명랑'의 힘이라 생각한다.

에너지 부족의 시대에 덩치큰 자동차조차도 '오토'인 나라. 이것을 수동으로 바꾸라는 이야기(202)는 충분히 이유있지만, 습관을 이기진 못할 것 같다. 유럽에선 핸디캡드... 장애인용이 오토매틱이라는데... 다행히, 돈없는 나는 수동을 고집하고 있지만... 역시 두다리나 자전거엔 못미친다.

토호적 부자, 미국 유학, 지나친 양극화... 이렇게 가는 경제를 그는 <남미>와 대조시킨다.(226) 강자 아니면 다 죽었다! 지롤같은 사회다. - 이걸 쥐색긔가 '선진화, 사유화, 교육에선 수월성 추구'라고 말한다. 강자 아니면 다 죽었다 - 고소영, 강부자 아니면 죽으라고 하니, 촛불들은 죽으라고 싸울 수밖에 없다.

사서들이 민주화를 만들었다.(240)는 에코를 인용하면서 2,3억이 없는 도서관을 한탄하는 대목은 눈물겹다. 청년들이 한 페이지짜리 페이퍼를 만들면서, 백페이지짜리 책을 써내지 못하는 모습을 비평하는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나라의 '밑바탕'을 그는 아쉬워한다. 이 촛불들도 밑바탕에서 <학습>이 없음이 아쉽다. 87년 6월의 밑바탕엔 <학습>이 있었긴 했지만, 그 학습도 386의 보수화 앞에서, 돈과 모순 앞에서 무기력하기도 했다.

명랑해 지려면, 학습과 실천이 늘 함께해야 한다는 것.

꿈의 2만불 시대, 괴리도 미리도 없이 마자셔 우니노라. 아으 동동다리... 유럽 유학갔다 온 그가 고전을 인용한 것은 가상하나... ㅠㅜ 괴리도 괴리도... 이런 것도 어설프고, 청산별곡에 붙인 동동의 후렴도 어색하다. 명랑하니, 뭐, 웃자. ㅎㅎ

5262 676 5266(264)

이 세 숫자는 지금 앞으로 달려나가는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지난 25년간 5,262개의 학교가 사라졌고, 앞으로 3년간 676개의 학교를 교육부가 없애려 한다.
그러면 교사 5,266명을 줄일 수 있단다. 헐~

돈 벌어서 뭐 하려고... 삽질하고, 아파트 지으려 하는 모양이다.

지금 오세훈과 이명박이 당선된 것은... 서울 땅값 올려서 부자 말들어 줄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이 실수한 것이고, 박정희 시대의 경제 개발에 대한 향수 덕택이다. 그러나 이제 그 꿈과 착각과 향수는 모두 깨졌다.

명랑한 희망은 오로지 촛불밖에 없다.
그런데... 쪽수도 없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눈을 감으면 보인다, 명랑' 뒤에 촛불을 든 사람의 형상이 그려져 있는 것은 일종의 '선견지명'이었고, '마지막 희망'이 될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그는 청계로든 종로든 촛불을 들고 길 위로 나서리라...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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