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 서평단 알림
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 -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두 번째 이야기
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박웅희 옮김 / 바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간혹 연예인들 자살 사건이 보도되곤 했지만, 이번만큼 후폭풍이 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최진실은 똑부러진 캐릭터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그랬던지, 그 뒷소문 역시 무성했다.
이혼 사건때도 이러쿵저러쿵이 엄청났던 것이고...

왜 죽어야만 했을까?
우울증때문이라고 하면 만사가 해결되는 것일까?
우울증으로 인한 순간적인 공황이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게 하는 것인가?
단순히 인터넷 댓글에서 충격을 받아 죽음까지 이른 것이란 정치권의 공방은 저질스런 인종들의 속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선비를 잃은 이 나라의 얄팍함을 징그럽게 보여준다.

아이들이 죽어갈 때, 정치가들은 찍소리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추악한 돈을 끌어들여서라도 돈을 벌 생각만 하는 넘들이었다.
왜 사람은 죽어갈까?

마음 속에서 폭풍이 휘몰아칠 때...
만트람을 외우라! 이것이 저자의 가르침이다.
만트람을 외우는 것은, 자기 자신을 찾는 방법의 하나이다.
불교 신자는 연꽃 속의 보석인 옴마니밧메훔을 외면 될 것이고,
크리스트교 신자라면 예수님의 뜻을 잡으면 될 것이다.

같은 음절을 반복하면서 마음의 어지러움을 잊자는 방법은 어디서나 통용되던 것이었고,
현대만큼 마음의 안정을 갈구하던 시기는 역사상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좁은 나라에, 아직도 전쟁의 전운은 드리운 채 있는데,
폭풍 앞에서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마음의 뿌리를 가져야 한다면...
역시 온갖 잡학을 가르치는 것 보다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마음의 공부를 가르쳐야 할 일이다.

평생을 늘 보던 이들만 바라보던 농경 사회 전통이 삽시간에 뿌리뽑힌 이 땅에서,
우리가 잡아야할 정신적 지주는 무엇인지, 나를 잃지 않는 법은 어떤 것인지...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들렌 2008-10-1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좋은 글귀들 잘 읽고 갑니다.
지금의 어지러운 제게는 부처님의 말씀보다도 더 가까이 그리고 쉽게 알아 들을 수있어 편합니다. 가끔 놀러 오겠습니다.
 
소리, 말할 수 없는 마음을 듣다
최승범 지음 / 이가서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좌르르 톰방톰방 술 거르는 소리부터, 홰홰칭칭 맷돌 소리, 에라욱여 풍년풍 물레방앗소리까지...

최승범 교수가 몰입한 소리들은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에서나 들을 법한 소리들을 되살려 낸다.

명주실 내리는 소리, 봄비 내리는 소리, 서걱서걱 오슬오슬 쓸릴듯 쓸릴 듯한, 갈댓잎소리
장지밖 양지에 똘랑똘랑 맑은 음향 낙숫물 소리, 양글지고 당찬 천둥 같은 소리, 앵앵 모깃소리

이런 자연의 소리도 다 담아 낸다.

한낮에도 하늘 함빡 위윙대는 별소리, 왁자히 자지러질 듯 눈부신 웃음, 꽃피는 소리
수월수월 방안에 일렁이는 묵향, 위엄과 사랑으로 서늘한 바람 가르며 철썩, 회초리 소리
애간장이 다 녹아나던 울음, 전봇줄 소리...

이런 것들은 모두 삶의 애환이 담긴 소리들이다.

깡깡이의 거친듯 쉰듯한 소리나 먼 변두리를 휘돌아 가랑잎 지는 소리 아쟁소리

잊어가는 소리들을 이렇게 글로 적어 내려니 얼마나 구절구절 펜자국을 남겼을까 생각하면,
요즘같은 컴퓨터 세상에 인터넷에 적힌 글들 중에도 아롱아롱 아름다운 글들이 얼마나 많을까 반추하게 되고, 그런 좋은 글 남기지 못하는 자신을 괜스레 지청구도 던져 본다.

글 한 편 한 편들이 누에고치에서 신비스레 쏟아져나오는 명주실마냥 친친 감기는데,
이 가을 교정에 가득한 금목서 향은 왜 이렇게 가슴을 후벼파는 것이냐.

아,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란 말을, 이제 좀 알 것도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들렌 2008-10-1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소리,만으로도
한 편의 시 인걸요!
 
배신 - 21세기를 사는 지혜 인터뷰 특강 시리즈 5
김용철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이 가을을 우울하다.
아이들 입시도우미로 상담하느라 바쁜데, 그 일이 아이들 미래에 희망을 주는 게 아니어서 우울하고,
연구학교를 맡아 이제 일덩어리에 시달리느라 매일 지쳐서 우울하고,
뭣하나 즐거운 뉴스가 없어 우울한데, 5년만에 탱크는 큰길을 활보하고,
세상은 거꾸로 돌아가서 우울하다.
최진실까지 자살한 세상은 온통 우울하다.
부와 명예까지 거머쥔 미녀가 자살하도록 세상은 우울한 모양이다.

인문학 파티가 열리는 한겨레 신문사.
이번 파티엔 명사들이 총출동했다.
김용철 변호사, 진중권 교수, 정혜신 교수, 정태인 박사, 조국 교수

주제까지도 절묘하다. 배신.
사람들은 이명박이 국민을 배신했다고들 하는데, 나는 전혀 그에게서 배신감을 느끼지 않는다.
분노한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엉뚱하고 멍청해서 화가 난 것이다.
황우석에게서 배신감을 느꼈던 사람들만큼이나 이명박에게서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듯 한데, 그는 누구도 배신하지 않았다고 본다.

오히려 내가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노무현이고, 진보적 인사들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배신을 때린 것은 교과서들이었다.

한때 법조인을 생각하기도 했던 나는 고딩때 정치경제 교과서와 국사 교과서를 달달 외었더랬다.
그랬는데, 대학에 가고 보니... 그게 다 거짓말 투성이고 억지더만.
사회는 정치경제 교과서랑은 완전 딴판으로 놀고 있었던 것이다.
그 배신감이란... 아직도 모골이 송연하다.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그런 사회는 결코 건강한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전태일이 죽던 시절에 사회책에는 노동 3권이 실려 있었고,
이한열이 죽던 시절에도 교과서에는 언론 집회의 자유가 실려 있었다.

애인의 배신에서 역사의 배신까지...
배신이란 주제는 2008년 촛불 정국에 어울리는 주제인 듯 하면서도,
이 국민은 아직 배신이 뭔지 모르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배신한 사람은 배신했다는 죄책감을 갖지 않을 것인데,
그리고 자기합리화를 통하여 잘도 살고있을 것인데,
배신당했다고 억울해하는 사람은 원망만 하며 눈물흘릴 일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배신으로 점철된 역사였다.
박사라고 일컬어지는 초대 싸이코부터 그다음 독재자, 군바리들까지... 정치권은 오로지 돈을 좇아 헤매는 불나비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그 미친갱이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 이 땅값비싼 한반도일 따름이다.

돈이 되는 곳이라면 교회도 있다. 예수를 팔아 돈을 벌어들인 유다같은 먹사들.
그나마 배신을 주제로 인문학 파티를 벌이는 곳이 있고, 그곳이 목마른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데 희망을 걸어 본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8-10-0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네요 글샘님, 여전히 바쁘시고 힘들고 우울한 나날이라니~~ ㅜㅜ
대학에 가서야 비로소 세상이 교과서와 다르게 돌아간다는 걸 제대로 알게 되죠.
생각보다 훨씬 더 멍청하고 엉뚱한~~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그래도 희망을 걸어볼 곳이 있으니 다행이지요.

바람돌이 2008-10-0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랜만이에요. 많이 바쁘신가봐요. 연구학교 발표가 대개 이즈음에 몰려있죠? 저희는 11월... 그래도 저희는 하는게 힘들었지 발표준비는 뭐 그리 어려운게 아니라서 좀 낫습니다. ㅎㅎ 교과서에 대한 배신감 정말 지독했죠? 세상에 대한 믿음이 확 없어져버리는...

BRINY 2008-10-0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마 좀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그런 시기가 올 거 같아서 답답합니다.
 
쿨하게 한걸음 -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서유미 지음 / 창비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텔레비전 연속극의 식상한 스타일이 있다.

3대 정도가 모여 사는 대가족 제도의 집이 등장한다는 것.(세트를 아끼기 위한 것에 불과하지만.)
그리고 대기업 회장이 뻑하면 등장한다는 것.(이 코딱지만한 나라에 기업 총수는 뭐그리 많누.)
그리고 부잣집 자제분은 꼭 별볼일 없는 녀석과 사귀는데, 그게 순애보로 그려진다는 것. 쳇.

이런 말도 안 되는 연속극의 식상한 돈벌이 방식에 시비를 거는 '쿨한 서유미'의 작품이다.

실제 가정들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홉 시 뉴스 전에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두기 위한 8시 드라마나, 주말 드라마와는 전혀 딴판이기 쉽다. 마치 막돼먹은 영애씨같은 것이 우리 삶이고, 가정들이다.

서른 넘은 딸내미 영애씨는 시집갈 가망도 없고, 뭐 남자 꾀는 데 관심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인간성도 좋고 학벌도 좋은 딸은 서른 넘어서도 회사나 다니는데,
싸가지도 없고 가방끈도 짧은 이쁜 작은 딸, 영채 연애도 잘 하고 시집도 잘 간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정신적으로는 미성숙하지만 미모도 출중하고 부유한 남편을 만나서 번듯하게 가정까지 꾸리고 사는 삼십대 여자와,
가진 것도 없고 인구 감소의 주범 역할을 하지만 머릿속에는 늘 생각이 들끓고 있으며 무언가를 향해 질주하고 싶어하는 삼십대 여자가 있다면, 세상은 누구의 편을 들어줄까?
누굴 선택하고 지지할까? 질문 자체가 너무 초라한가?
사실 대답은 듣지 않아도 뻔하다. 그래도 가끔은 진지하게 묻고 싶다.
누군가, 내 편은 정말 없나요?(63)

회장댁 딸도 아닌 서민들은 그렇다고 회사를 때려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인공이 회사를 때려 치고...
월급을 떠올리자 직장생활도 나름대로 좋은 면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직장이라는 곳은 다닐 때는 지겨워 죽을 것만 같고 거기 매여 있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빡빡하게 살아가는 가련한 존재처럼 여겨지지만 자의든 타의든 거기서 벗어나고 나면 헐렁함을 견디기도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마치 고등학교처럼 말이다.
물론 심정적으로는 고등학교가 훨씬 더 그립지만, 게다가 직장은 돈도 준다.
대체 돈이란 왜 이렇게 많은 것을 용서한단 말인가. 이놈의 돈, 악마의 금전.

뽀빠이의 올리브같은 작가 서유미가 쓴 소설은 처음이지만, 그것도 완득이 이벤트에 응모했다가 응모한 것조차 까먹었을 즈음 날아온 책이어서 묵혀두었다 읽게 된 책이지만, 서유미의 신선한 서술이 마음에 쏙 든다.

나는 왜 연속극의 식상함보다, 영애씨의 구질구질한 리얼리즘을 사랑하는 걸까? 시시하게...
음, 쿨한 것은 ... 시시한 것과 뭔가 통하나 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나무집 2008-09-20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이벤트 덕분에 이 책 받아서 읽었는데요
저도 님과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읽었더랍니다.
구질구질한 리얼리즘을 사랑하는 또 한 사람 여기 있어요.

글샘 2008-10-16 10:33   좋아요 0 | URL
ㅋㅋ 우리 '구리파'라도 하나 만들까요? ㅎㅎ

마들렌 2008-10-1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재미있어요 그 소설이 아니고 선생님의 글요
선생님 제자가 아니고 선생님이신듯 하니까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글샘 2008-10-16 10:34   좋아요 0 | URL
과찬이십니다. ^^
그냥 편하신대로 부르세요`~
 
견디지 않아도 괜찮아 - 나를 움직인 한마디 두 번째 이야기
박원순.장영희.신희섭.김주하 외 지음 / 샘터사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청소년이 10%가 넘는다.
청소년은 책도 읽을 시간이 없는가?
아니면 책이 매력없는 매체가 되어버렸는가.

이 책은, 한 마디로 매력없는 책이다.
이 책의 매력은, 제목 뿐이다.
아 또 하나 있다. 박원순, 장영희 외... 지음 이라는 지은이들이 좀 매력적이다.

그런데, 속을 펼쳐보는 순간, 원고지 5매 정도의 글들을 유명한 사람들에게서 긁어 모은 잡문집에 지나지 않는다는 실망감을 안게 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서 고비가 있었을 것이고, 그 고비마다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임은 자명하고,
누구에게 말을 걸어도 일주일 치 인간 극장은 너끈하게 건질 것임이 우리 인생인데,
꼭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필요는 별로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이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위로를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를 움직인 한 마디' 두번째 책이라니, 첫번째 책도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나를 움직인 한 마디, 책 한 권, 한 순간... 이런 것을 믿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사람이 먼저지, 책이 먼저는 아니라고...
사람이 되기 위해 책을 읽는 거지, 책을 읽기 위해 사는 건 아니라고...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야 인간 된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고...

우리반 급훈, '내가 보석이다.'를 생각하면서,
정말 보석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임을 배우는 곳이 학교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