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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정원 - 김용석의 고전으로 철학하기
김용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7년 10월
평점 :
철학은 딱딱하다. 오죽하면 금속공학이라 할까. ^^
철학에는 '나'부터 나오고, '너'또는 '세계'가 따라오며,
그 관계까지 들먹거릴라치면 차라리 금속공학으로 도망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김용석의 철학 정원에는 '수다'가 있다.
그의 수다는 수다스럽지 않다. 수다의 가벼움만 취하고 경망스러움은 버린다는 뜻이다.
김용석의 글에는 '인용'이 최소화된 절제를 맛볼 수 있어 좋다.
어떤 인용이든, 특히 그것이 외국의 것일 때는 번역의 불편함에서 오는 오해가 생기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많은 용어들이 오해받고 있는 데 대하여, 주를 붙여 가면서 설명을 한다.
이 책엔 금속공학류의 딱딱한 철학은 없다.
말랑말랑한 인절미처럼 부드럽게 철학을 넣어 두었는데,
그 형식이 바로 동화, 영화, 문학 등을 통한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나와 관계맺고있는 것을 따질 때,
가장 가까운 것이 만화나 동화(어린 시절에 맨날 보던)일 것이고,
그 다음이 영화, 그리고 책 같은 것이다.
서양 고전이 나오면서는 좀 딱딱한 부분도 생기려 하지만, 김용석은 최대한 말랑말랑한 채 전달하려고 애쓴다. 정원에서 쇳조각으로 뭘 하겠는가. 정원에선 사과처럼 매력적인 향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번역도 어색한 남의 글을 마구 인용하는 불성실한 학자의 책이 아니라,
한 글자씩 자기 생각을 집어 쓰는 김용석의 책이기 때문이다.
그의 정원에서 어린 왕자도 만나고(그의 길들인다는 프랑스어 아프리부아제로 번역이 어려운 단어란다. 사적으로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다... 이런 뜻이 내포된 말이란다.),
몽테뉴도 만난다.
몽테뉴의 수상록에 나온다는 말.
우리는 항상 다른 곳을 사유한다... 참 그럴 듯하단 생각을 했다.
우리는 항상 다른 곳을 꿈꾸고, 다양한 통로를 생각하는 존재라는...
그래서 읽고, 쓰고... 꿈꾼다. 언젠가, 진리와 만날까???
볼테르가 꿈꾼 깡디드의 엘도라도는 유용함과 즐거움이 충족되는 곳이었다.
말하는 삶과 일하는 삶의 합치된 곳, 이론과 실천을 함께 하는 곳.
그의 풍자의 대상은 놀고먹는 권력자들이다.
말로 빼앗지 말고, 일로 베풀라... 성직자연 하면서 세금 안 내는 넘들, 정치가들... 깡디드에게 한방 맞아야겠다.
<그대들이 자유가 보장되는 정치체제를 원한다면 그대들의 정치의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핵심이다.
그가 군주론으로 받는 오해를 불식시키려 김용석은 오래 변호한다.
그의 옳은 이야기를 곡해하지 않으며 전달하기 위해서...
이 구절을 읽으면서 국가보안법을 없애지 못한 이 의식 수준을 개탄한다.
맥루한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오늘날 우리는 훈육보다 발견을 훨씬 더 중요시하는 새로운 교육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런데...
우리들 학교는 아직도 소통하지 못하고 훈육에 목매고 있다.
아이들을 잡아두고, 꼼짝하지 못하게 하고...
사회를 지식기반사회라고 하면서,
그 지식이 변화하는 양태를 읽지 못하고,
그 지식을 암기하는 거라고 착각하는 인간들이 아직도 훈육으로 몰아간다.
모르지. 국제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발견하는 기쁨을 주려고 하는지도...
무지몽매한 가난한 아이들은 훈육하고...
철학의 꼭지들을 한겨레신문에 기고하면서 생각했던 것을 많이 손봐서 낸 책이다.
역시 김용석 답다.
신문에 낸 글들을 그냥 책으로 만들면, 참 읽을 거 없게 되기 쉬운데...
영산대처럼 허섭한 대학에 있다고 교수가 허섭한 건 아니다.
제발 이 나라도 정신차리고 실력있는 교수 아래 인재들이 모였으면 좋겠다.
서울대 허섭한 교수 밑에 인재들 모아놔 봤자 <진리탐구>는 커녕
<성형수술> <주식투자> <고시준비> <토익 공부> <다이어트> 밖에 더 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