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인생철학
루화난 지음, 허유영 옮김 / 달과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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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는 철학이란 말을 붙여 두었지만, 도전, 성공, 사랑, 행복이란 주제로 많은 이야기들을 묶어둔 책이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예화집으로 보면 되겠다.
제목에 철학이란 말이 들어 있어서 좀 딱딱하다고 보는 사람을 위하여, 전혀 그렇지 않은 101가지 이야기 류란 것을 적어 두고 싶다.

중국인이 쓴 책인 만큼 동양 고전과 불교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렇지만, 내가 기대했던 그런 책이 아니라, 뭔가 처세술쪽에 조금 더 가까운 책이었던 것 같아서 조금 아쉽다.

초원의 잡초들을 없애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다.
바로 그 위에 곡식을 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런 번뇌 없이 고귀한 영혼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고귀한 덕으로써 번뇌를 몰아내는 것.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다.
이야기를 통하여 전하려는 것을 주는 방법은 좋은 방법이다.
다만, 자꾸 달을 보지 못하고 손가락에 눈이 간다는 것... 좀 아쉽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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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전방위적 지식인 정약용의 치학治學 전략
정민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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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에 이 책을 사 두고는, 바쁘게 사느라고 앞부분을 조금 읽다가 잘 모셔 두었는데,
며칠 전, 집에서 읽을 책이 없어 우연히 꺼내들었다가 한달음에 읽게 되었다.
잘쓴 책은 읽기 시작하면 책을 손에서 놓기가 어렵다. 이 책이 그랬다.
화장실에서도, 졸면서도 침대 위에서 읽다가 자곤 했다.

어제 우연찮은 기회에 수원엘 가게 되었다. 시간이 몇 시간 되어 수원 화성을 천천히 구경할 여유가 있었는데...
화성성역의궤 등에 대한 기록을 읽다가 가서 그런지,
정조 동상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자기들의 정치적 앞길에 장애물이 될 인물을 제거하는 것은 정치의 생리라 하겠지만,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 넣은 노론의 총수가 바로 사도세자의 죽음을 기록한 문학 작품 '한중록'의 작가 혜경궁 홍씨(사도세자의 부인)의 아비되는 인물이었음을 생각하면 기가 막힘을 넘어 인간에 대한 기대가 싸그리 무너지고, 정치란 것은 정말 힘있을 때 나쁜 넘 제거해야하는 군주론처럼 달려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조의 급서 이후(독살설이 강하게 제기될 정도로) 조선은 무너진다. 순헌철(이름도 참 고철스럽다.)의 3대 60 여년간, 세도정치로 그야말로 3정의 문란과 민란 등이 죽끓듯 했던 시절이었다. 결국 나라는 왜넘들의 손으로 넘어가고 말지만...

수원에 화성 행궁까지 짓고 정치의 새바람을 일으키려던 군주는 사라지고,
그 아래서 입안의 혀처럼 움직였던 천재 정약용은 불우한 인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렇지만 그의 에너지는 막혀만 있던 것이 아니었고, 18년간 수백 권의 책으로 결과를 맺는다.
그야말로 문제적 인물이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요리사 경력만큼이나 생뚱맞은 자료들을 씨줄과 날줄로 삼아 법학, 의학, 물리학, 한학, 문학, 어학, 경학... 등 수도셀 수 없이 많은 자료들을 생산해 냈다.

그 생산의 원동력이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를 궁구한 책이 이 책, 다산 선생 지식경영법이다.
지식 경영이란 말이 좀 '장사꾼'티가 나서 맘에 안들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지식을 머릿속에 담아두기도 힘든 판국에 다산 선생은 그 지식을 자유자재로 부려 쓰고 있다.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렇게 훌륭한 논문을 저렇게 대량생산할 수 있단 말인가... 하고 기함할 노릇이다. 그 비밀을 정민 선생은 치밀하고도 친근한 말투로 풀어 주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대학원 석사과정쯤 되는 수준의 사람들에게 <논문 작성법> 대신 읽어 보라고 하면 완전 소중한 책이 될 것이다.
나는 대학원 석사과정을 공부하려는 순수한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되도 않는 <논문> 작성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머리털이 다 빠질 뻔한 황당한 졸업을 한 사람이다. 박사과정은 언감생심, 쳐다보기도 싫은 것은 바로 그 '논문' 때문이다. 왜 논문 쓰기가 그렇게 어려울까?
그건, 바로 논문을 쓰는 법을 지도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논문을 쓰려면, 계속 대화하고 상담할 집단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대학원에 그게 있을리가 없다.

50가지 항목으로 분류한 것들은 minbs0518이란 분이 http://blog.aladin.co.kr/706161185/1571300에 쓰신 글이 좋다.
나도 베껴쓰려다가 누가 적어둔 것이 있을지 몰라~ 하면서 뒤져보니, 역시 적으신 분이 있다. ^^

다산 선생의 공부법을 요약하면,
독서하고,
그러다가 마음에 맞는 구절을 만나면 초록하고,
그 초록들이 적절하게 쌓이면 오랜 시간이 지나기 전에 정리하는데 이때 분류를 잘 해야 한다.
점차 분류 항목들이 많아지게 될 것이고, 자료들이 늘 것인데,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자료를 모으게 된 것들을 글로 쓰면 된다.
글을 쓸 때는 문학적으로 쓸 수도 있는데, 암튼 '궁리'를 골똘히 하여야 한다.

한마디로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정보를 장악해야 한다.
자료에 끌려다니지 말고, 자료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어야 한다.(465) 옳고 또 옳다.

이런 지식활용법을 다산 선생의 용어로 쓰자면...
문목을 세워 촉류방통하고 휘분류취하여 반복참정하고 잠심완색해서 종핵파즐하여야 한다고 한다.
글쓸 순서를 세운 다음,
(글쓸 내용들을)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고,
(자료를) 모아서 나누고 분류하여 모으고,
(문제가 되는 부분들은) 되풀이해 검토하고 따져서 점검하며,
(자기 의견이 제대론지) 생각을 정돈하여 끊임없이 살펴보아,
종합하고 분석하여 꼼꼼히 정리하라는 뜻이다.
히야, 교수들은 뭐하나 몰라~

자산어보로 알려진 정약전의 책을 현산어보란 용어로 쓴 것은 마음에 안 든다.
玆는 '이 자'로 쓰이는데, '검을 자'로도 쓰인다. 물론 '검을 현'으로도 쓰인다.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여 어떤 이는 검은색(흑)은 검을 현으로 쓰고, 검붉은 색을 '자'로 쓴다고도 하고, 검을 자로는 잘 안쓰인다는 의견도 있단다.
내 의견은... 자산어보는 고유명사이기때문에 그 시절부터 자산어보로 알려졌을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고증하는 것도 좋지만, 고유명사를 읽는 것까지 자전을 들먹이면서 바꾸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인다. 속음을 허용하듯이 자전에는 현산어보가 더 가깝다손 치더라도 자산어보로 굳어지는 것이 좋을 듯 싶다. 하긴, 뭐 정약전이 살아오지 않는한 답은 없는 노릇이다.

향낭(529)각시를 바퀴벌레로 풀이한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2월 1일 각 가정에서는 대청소를 한다. 집 안팎을 깨끗이 쓸고 닦으며 거미줄을 털고 외양간 같은 가축우리도 거름을 치운다. 2월 초면 노래기라는 벌레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초목의 썩은 부분에서 더욱 심하게 나오고 방에까지 기어 들어오므로 이것을 막기 위하여 부적을 만들어 붙인다.
백지에 ‘향낭각시(香娘閣氏) 속거천리(速去千里)’라고 써서 기둥이나 벽 · 서까래 같은 곳에 거꾸로 붙인다. 노래기에게 빨리 천리만큼 먼 곳에 가라고 명령하는 것이니 이 주문 부적을 붙이면 노래기가 없어지는 것으로 믿고 있다. (서울600년사, > 민속 > 세시풍속 > 춘절 > 향낭각시)

한가지 더 아쉬운 점은, 이 책을 한참 재미붙여 새벽 두세 시까지 읽고 있는데, 그만 26장과 27장이 통째로 낙장이 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아, 그 아쉬움이란...
마침 그 장들은 강구실용과 채적명리여서 화성 건축과 관련된 자료들이 주로 실린 것들같이 보여 전체 이해에는 지장이 없으나, 이 책은 책꽂이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두고두고 곱씹어 맛을 보아야 할 책이기 때문에 알라딘에 교환 신청을 해 두었다.

좋아하게 되면 알게 되고, 보이는 것이 전과 다르다더니,
정약용을 읽으면서 다른 책을 읽으면, 여지없이 정약용의 인간됨이 툭툭 튀어나온다.
고맙게 곱씹어야 할 책을 만난 것은 올 가을 독서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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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1-12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든지 경영어쩌고 하는 말이 들어가면 딱 읽기 싫어지는데...
자꾸 이 책 좋다하니까 살짝 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좋아하는 작가중에 정민선생이 들어있기도 한데 말입니다. ^^
얼마전에 제가 좋아하는 이주헌씨도 <미술 창의력발전소-리더를 위한>이란 책을 냈더라구요. 이주헌씨 책은 어린이용 말고는 다 사서 모으는 저도 저 리더를 위한이란 말이 들어가니 딱 제껴지더라구요. ㅠ.ㅠ

글샘 2008-11-12 20:15   좋아요 0 | URL
요 책은 공부하는 사람이 무조건 읽어줘야 하는 책 같습니다.
 
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2
이지양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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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선생의 지식 경영법이란 책이 있다. 정민 선생이 쓰신 책인데, 참 좋은 책이다.
말 그대로, 지식 경영, 공부하는 방법을 학습하기에 딱 좋다.
요즘 중고생 대상으로 나오는 '공부, 이렇게 하면 된다.'의 경박함을 뛰어넘는 책이다.
거기서 정약용 선생은 '좋은 구절을 만나면 초사하여 두라고 한다.
적어 두라는 말이다.
그리고, 공부를 하다가 만나게 된 것들을 종횡으로 얽고 엮다 보면 멋진 작품이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바로 이 책 '홀로 앉아 금을 타고'가 그런 결과물로 나온 책이다.

우리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옛글 속에 담긴 우리 음악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글을 모으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책 한 권이 탄생한 것이다.

그래, 글은 이렇게 써야 하고, 책은 모름지기 이렇게 만들어 져야 한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독서를 정밀하게 하노라면,
그 분야에서 파생된 것들을 다양하게 만나게 되는데,
그 학문의 길이란 것이 참으로 다기망양하여, 양을 잃고 나면 그 찾을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문학을 공부하다 보면, 어학도 관심이 가고, 또 외국어도 궁금해 지게 된다.
민속학이나 역사학에도 관심을 아니 가질 수 없고,
외국 문화와의 비교문학적 관점에도 관심이 저절로 두어 진다.
학자들의 연구 논문을 아니 읽을 수 없으며, 그 연구 논문들의 장단점도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것들을 한 꿰미에 꿰지 않으면 보배가 되지 못하는 법.

마침 다산 선생의 열복, 청복 이야기가 이 책에도 실려있다.
열복이란 출세를 하고 관직에 진출하여 입신양명하는 것이다.
청복이란 안빈낙도를 지극히 즐기면서 예술을 즐길 줄 아는 마음 가짐을 뜻한다.
사람이 이 두가지 중에 선택하는 바는 오직 각기 성품대로 하되,
하늘이 매우 아끼고 주려하지 않는 것이 청복이다.
그러므로 열복을 얻은 이는 세상에 흔하나,
청복을 얻은 이는 얼마 없는 것이다.(30)

또, 마침 교무실 내 책상 위에는 잡다한 물상들이 가득 널부러진 가운데 한쪽 벽면을 청복이란 한자 두 자로 채워두고 있으니, 만남이 그리 반갑기도 한 일이다.

소설에서 제목으로 만났던 '배따라기'를 구체적으로 만난 것도 반갑고,(사신 등의 배를 떠나보내며 불렀던 노래)
한시 속에서 농부의 고마움을 표현한 시를 만난 것도 즐겁다.
판소리 속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것들을 만나게 해주기도 하고,
우리가 지루하게 생각하는 우리 소리들, 아악들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모르는 노래가 더 많아 그저 글로만 고맙게 읽을 따름이다.

우리 음악에 좀더 관심을 가진다면,
더 기쁜 마음으로 이런 글들을 읽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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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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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의 작가 코맥 매카시의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살인이라는 동기가 반복되어 나오는 세기말적 계시록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제목으로 쓰인 예이츠의 시는 젊음을 위한 노래다.
No country for old men.은 다른 말로 Country for young men.이다.
노인의 시선은 그윽하고 풍부하지만,
세상에서 노인을 긍정하고 노년의 삶을 아름답다고 하지는 않는다는 의식이 이런 시구를 만든 것 같다.
이 세상은 젊은이들의 것이다. 젊은 그대여, 잘 살아라... 이런 메시지.

세상은 갈수록 흉포화되고,
오로지 돈, 돈, 돈을 위하여 살아간다.
돈을 위하여 뛰는 개인은 파멸에 이르게 되지만,
결국 돈을 위하여 폭탄을 퍼붓는 '국가'의 개념까지 들어간다면,
그 국가는 돈을 위하여 인간의 본성을 말살시킨다.

살인마의 내면이나, 멀쩡한 사람이 본 전장의 참상이 구별할 필요도 없이 <수라도>이자 <지옥도>인 것은 현대의 문명이란 이름으로 파괴하는 세계의 다른 면인데,
그 비참한 전쟁의 참상을 텔레비전에서는 한낱 Star Wars 정도로 멋지게 보여준다.
걸프전이 한창일 때, 바그다드로 날아드는 로켓포 미사일의 작렬을 바라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키운 꿈은... 황당하게도 '동시 통역사'였다.
전쟁의 참상은 '불꽃 축제' 앞에서 가리웠던 것이다.

<길>에서도 그렇지만, 이 소설에서도 선문답이 제법 등장한다.
그 의미는, 글쎄, 똥막대기다.

네가 어딘지 모르는 장소에 있었다고 치자.
네가 진짜 모르는 건 거기 말고 다른 장소가 어디에 있는지야.
아니면 그것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를 모르거나.
이건 네가 어디 있었든 아무 상관없어.(248)

이 말은 "항상 우리가 어디 있는지 아는 이가 있어. 어디에 왜 있는지 알지. 대부분." 뒤에 나오는 말이다. 바로 자신에 대한 물음이다. 말로 설명할 것도 별로 없다. 그냥, 뜻으로 직행한다. 직지!

캘리포니아로 가는 길이 있고 거기서 돌아오는 길이 있어.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거기에 나타나는 거지....
거기에 어떻게 가는지 몰라도 된다는 뜻이에요?
그래. 거기에 가는 방법을 모른다는 뜻...

나도 더 나이가 들면... 이렇게 해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았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더 나이들었을 때를 위한 나라는 세상에 없다.
젊은이. 바로 지금의 <나>를 위한 나라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노인으로 가는 길은 없고, 지금 여기! 있는 거다. 똥막대기 하나 더 얹힌다.

누구나 다 대단한 사람이야...
네가 어디로 가야할지 내가 어떻게 알겠니?...
많은 사람들은 엄마에게서 달아나서 죽음의 목을 껴안곤 하니까.
죽음을 가만히 기다리질 못하거든.(256)

세상에는 훌륭한 세일즈맨이 많지만 우리는 벌써 물건을 샀을지도 모른다.(259)

하느님이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신다고 생각하세요?
아실 거야.
멈출 수도 있을까요?
그건 아니지.(294)

코맥 맥카시는 2001년 9.11이란 폭격을 맞고,
2008년 블랙 먼데이란 폭탄을 맞은 미국이란 나라를 성찰하는 작가가 아닐까?

미국이 터뜨린 핵폭탄 이후의 절망적 세계를 그린 <길>처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고> 오로지 이 순간을 철저히 살뿐,
그로 하여금 이런 현실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한 것은 어두워 보이는 미국의 미래였을 것 같다. 그래서 하느님은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아시고,
묵시록에서처럼 불벼락을 준비하고 계실지도 모를 일이고,
그건 멈출 수도 없을 것이고...
그것은 이미 시작된 재앙일 수 있다는 말이고,
미국의 미래가 검고 황폐한 <길>임을 경고하는 계시적인 글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런 그의 폐부를 후벼팠던 시가 바로 예이츠의 비잔티움 항해...가 아니었나 싶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젊은이들
서로 팔 겯고, 나무의 새들
- 죽어가는 이들 - 그들의 노래 부르고,
연어뛰는 폭포, 고등어 가득한 바다,
고기, 짐승, 새들은 온 여름내 찬양한다.
나고 자라고 죽는 것 무엇이든
그들의 관능적 음악에 휩싸여
나이들지 않는 지성의 기념비를 모조리 무시하는 음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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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치유 카페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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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부터 도시화, 산업화로 도시 아이들이 생겼다. 골목길 문화와 패거리 문화.
90년대 아이들은 처음으로 잘 먹고 잘 살았다. 과외도 할 만큼 경제적 여유도 있었다.
그 90년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을 30대가 되어도 어른이 되지 못한다.
주체적으로 직업을 가졌던 선배들에 비하면, 서른인데도 직업도 안정되지 못했고,
서른이면 아이 기르기 바빴던 선배들에 비하면, 아직 결혼에 대한 확신도 없다.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시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인데, 일견 긍정적인 면도 있고,
본인들로서는 신자유주의란 세계와 맞서는 기운빠지는 일이기도 하겠다.

그 서러워서 서른 살, 후배들에게 정신과 의사가 멘토링을 자처하고 나선 책이다.
뒷부분으로 가면서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서른 살 뿐 아니라도, 나와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불확실성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조명 효과'에 민감한 30대.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쿨함과 썩소로 은폐한다.
냉정하고 계산적으로 보이는 것은 이전 세대의 촌스러운 감정적이고 끈적거림과 확연히 달라보인다. 그러나... 칼퇴근이 가능한 그들의 쿨함의 뒷모습은 역시 쓸쓸하다.
자신이 자신의 진정한 팬이 되지 못하고 타이의 시선에 목숨걸면... 행복할 수 없다.

알랭 드 보통이 '하나의 가치 척도를 지나치게 떠벌이는 사람'을 속물이라 정의했다.
쿨함만을 떠벌이면 그것도 속물이 되는 것이다.
단합만을 외치는 2,3차 주의자 선배들에 비해 나을 것도 없단 것.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전쟁 출정 전에 아들 텔레마코스를 부탁했던 '충실하고 현명한 조언자, 스승'의 대명사가 된 멘토가 그들에겐 필요한 것인데... 쿨함이 부족한 이 사회에서 멘토를 만나기 쉽지 않다. 멘토가 되기 전에 '형님'이 되어 버리는 현실...

어린아이처럼 작은 옷 속에 들어가려고 하는 피터팬의 심리를 떠나보내고 애도하며 새로운 출발, 새로운 자아에 손을 내밀라는 지은이의 말은 실상 실천에서 쉽지만은 않다.
세상의 관점 자체가 많이 바뀌어 버린 걸 부정할 수 없다.

그 선배들은 형제자매끼리 경쟁 관계를 형성했지만, 요새 아이들은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과 비교 대상이 된다. 워커홀릭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행복해지기 위해 일하지 못하고...

88만원 세대, 앞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그리스의 메스모네스의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더큰 행복은 갖고있지 않은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란 말도 체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쿨한 사랑보다는, 서로의 욕구를 조율하며 얽혀버린 연리지처럼 무엇이든 함께할 그 누군가를 찾으라는 권유.
사랑에 빠지기는 쉬워도 머무르기는 어렵다는 조언.
모차르트의 코지판투테에 나오는 '사랑은 확인하는 것이 아닌 확신하는 것.'이란 진리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의 힘이 되는 한 마다.
너는 항상 옳다.
심지어는 네가 틀렸을 때도 말이다.
그래. 자식은 이렇게 믿어 주는 거다.
네가 보석이다. 너는 항상 옳다. 이렇게...

간절히 원한다면 우주에서 끌어당긴다는 삶의 '시크릿'을 이 책 속에서 찾는 일은 흥미롭고 경이롭다. 30대뿐 아니라, 나처럼 철부지 40대도 읽어봄 직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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