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멘토링 두 번째 시간입니다.

제가 매주 목요일, 쌩얼 미인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린다고 했는데요, 제가 방송국 갔다가 학원 가서 강의하고 집에 오면 밤 열시쯤 되거든요. 자칫 자정을 넘겨 글을 올려도 양해해 주시고요. 암튼 목요일 밤이든 금욜 새벽이든 올리긴 올릴테니까 여러분도 열심히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닷.

지난 주 내용을 복습해 보죠.
좋은 글이란, 쉽고 재미있는 글이 아니라 정확히 쓴 글이라고 했죠.

정확하게 쓰면 남들이 내 글에 감히 찌질한 댓글 못달아요.
직접 겪어본 놈이 장땡이에요.
정확하게 쓰지 않으면 당연히 악플에 시달립니다.
니가 봤어? 니가 겪어 봤니?... 뭐 이런 거요.
정확하게 썼다는 확신이 들면 찌질한 댓글은 쌩까세요.
이런 저런 의견에 흔들리지 마세요.

그러면 댓글 수가 줄어드는 대신 댓글 수준은 훨씬 높아질 겁니다.
모든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려고 하지 말고 소수정예하고만 하세요.
 
오늘 해 볼 과제는 삶의 목표를 한 줄로 정의해 보는 겁니다.
보통 CEO가 되고 싶다, 의사가 되고 싶다... 이런 식으로 쓰기 마련인데, 그렇게 적지 마세요.
그보다 중요한 건 무엇이 되고난 이후예요. 어떻게 하겠다... 이렇게 쓰는 게 더 낫죠. 
대통령 되고 싶다.... 그래서 대통령 됐어요. 그럼 어쩔 건가요?
어떻게 하겠다... 이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요?

김연아 선수를 닮아야죠. “스케이트 열심히 타서 세상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싶어요.” 몇 번 다시 들어도 간지 줄줄 아닙니까? (태연의 ‘만약에’도 참 잘 부르더군요.)

지난 시간에 A는 B가 아니라 C다... 이렇게 규정해 보라고 했었죠?  

"진실의 가장 큰 적은 거짓이 아니라 신화다."

존 에푸 케네디의 말입니다. 맞는 말이죠. ㄷㄷ.

우리 주변 사례를 찾아볼깝쇼? 가수 김장훈 씨가 M본부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기부는 수능이 아니라 검정고시다. 수능은 남들을 이겨야 하는 상대평가지만 검정고시는 남들이 붙든 떨어지든 나만 잘하면 된다."

멋있죠? 쩔죠...
이게 왜 좋은 문장일까요? 자기가 겪은 거 그대로 정확하게 적었기 때문입니다.
생색내느라 라면 몇 상자 놓고 사진만 찍는 정치인이 이렇게 말했다면 별로 설득력이 없을 겁니다. 그죠?

정확하게 쓰라고 제가 말씀드렸던 건 바로 이거예요.
자신의 현실을 그대로 옮겨 적으세요.
정확하게 써서 오랜 세월을 버텨낸 책이 고전이라고 했죠?
고전 몇 구절을 살펴 보겠습니다.

<<길가메시 서사시>>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그는 긴 여행을 마치고 지친 몸으로 돌아와 돌 위에 이 모든 이야기를 새겼도다."

후덜덜 아닙니까?

<<오이디푸스왕>>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습니다.
"인생이라는 침상을 넘어가기 전까지 누구도 행복했다 말하지 마라."

이거도 그렇죠?

그럼 고전 읽는 건 고상하고 텔레비전을 보는 건 찌질한 건가요?
그건 아니죠. 텔레비전을 보더라도 열심히 보면 됩니다.
열심히 보면서 개념 재규정해 보고, 열심히 메모하며 보면 됩니다.
어떤 걸 하더라도 더 낫게 하세요. 더 낫게 티비를 보고 더 낫게 영화를 보고 더 낫게 연애를 하세요. 그래서 더 나아졌다면 그걸 글로 남기세요.

정확하게 쓰려면 먼저 말하는 습관부터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친구한테, 또는 지인들한테 습관처럼 이렇게 말합니다. “다음에 언제 한 잔 합시다.”
저 또한 예외는 아니지만, 글로 쓸 때는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글은 상대방 양해만 얻으면 되는 일대일 대화와는 다르니까요.
대신 이렇게 하세요.
“자, 우리 6월 3주차 목요일 19시 20분에 우면동 성공시대 막창집에서 만나 쏘주 각 1병 할까요?”

이런 표현은 어떨까요.

“오늘 석양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멋있는 말 같지만 전혀 멋있지 않습니다. 진짜 멋있게 쓰려면 직접 겪으세요. 그리고 겪은 걸 쓰세요. 이렇게요. “오늘 일산 호수공원의 일몰은 참 아름다웠다. 삶의 좌표를 올바로 설정하고 난 다음 본 석양은 이전과는 전혀 달라 보였다.”

미래형보다는 과거형, 현재완료형을 사랑하세요.

좋은 글을 쓰려면 좋게 살아야 해요, 열심히 살아야 돼요.
그래서 제가 지난 시간에 글을 잘 쓰면 성공한다고 말씀드렸던 거예요.
뺑이치세요. 뺑이친다고 해서 다 원하는 결과를 얻는 건 아니죠.
삑사리 날 수 있어요. 그걸 적으세요. 그대로.
나 *뺑이쳤다. 그런데 삑사리 났다. 내가 왜 그랬을까. 아마도 이래서 그런가 보다.
실패에서 배우세요. 공자님이 그러셨죠. 과즉물탄개. 허물이 있으면 고치는 것을 꺼리지 마라.
뺑이치고 삑사리 나면 다음부터 삑사리 안 내면 됩니다.
그런 과정을 적은 게 좋은 글입니다. 아주 힘센 글입니다.

배우 이하나 씨가 팬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죠. 삑사리가 몇 번 있지만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지난 주 청취자들이 올려주신 글 좀 살펴보죠.
잘 쓴 문장 몇 개를 골라왔습니다.
읽어 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철수 : “직장인성공시대는 배가 아니라 등대다.” -> 맞아요. 목적지까지 편하게 데려다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
박시연 : “직장인성공시대는 이정표가 아니라 나침반이다.” -> 이것도 비슷하죠? 남들이 적어둔 길안내가 아니라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나침반이죠.
서은희 : “직장인성공시대는 GPS다.” -> 신선합니다. 왜 GPS냐?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니까. 이렇게 고치면 더 낫겠죠. “직장인성공시대는 종이지도가 아니라 GPS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정확하고 단단한 문장을 쓰는 거예요. 글쓰기멘토링은 청취자 여러분께 해답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신 여러분 스스로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대요, 나침반이요, 쥐피에쓰 같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건, 글쓰는 선생들의 영원한 스승 소 선생님... 소크라테스 샘의 글쓰기 지도 방식이에요. 전문용어로 대화술, 산파술이라고 합니다. 소 선생님은 학생에게 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학생이 스스로 아이(참된 지식, 깨달음)를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산파 역할을 할 뿐입니다. 어떻게? 대화를 통해서요.

"쌤~ 이게 모죠?"
학생이 물으면 "우웅... 그건 이거야."
바로 답해주는 건 의미가 없고요, 대신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렇게 되물어야 합니다. 학생은 스스로 답을 찾아보려고 하고, 선생은 학생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예요.
훌륭한 선생이 되기에 앞서 먼저 좋은 학생이 되십시오.
잘 묻는 사람이 글도 잘 쓰거든요. 잘 물으세요. 앙~

다음 시간에는 한 줄로 메모하기 연습을 하겠습니다.
대개 이렇게 메모할 겁니다.
회의 시간을 떠올려 보세요. 다이어리 들고 들어가서 공란에 이것저것 낙서하다가 몇 단어 끄적이면서 당구장 표시 한 두 개 하죠? 시간이 길어지면 동그라미 치죠?
나중에 다시 살펴본 적 있어요? 설사 본다고 해도 내가 뭐땜시 당구장 표시했는지 기억나던가요?

메모는 한 단어 대신 한 문장으로 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내가 왜 그렇게 메모했는지 알 수 있거든요.
다음주에 같이 해 BoA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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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2-03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이강룡의 글쓰기 멘토링을 퍼온 것입니다.(ebs 라디오에서 한 거라네요.)
많은 분들이 읽고 공감하실 것 같아서 널리 알릴 목적으로 퍼다 붙였습니다.
시간 나시면 한번씩 들러서 읽어 보시길...
저도 시간 되면... 이 내용을 좍 퍼오고 싶군요. ^^

http://readmefile.net/blog/63

 

이 글은 이강룡의 글쓰기 멘토링을 퍼온 것입니다.(ebs 라디오에서 한 거라네요.)
많은 분들이 읽고 공감하실 것 같아서 널리 알릴 목적으로 퍼다 붙였습니다.
시간 나시면 한번씩 들러서 읽어 보시길...
저도 시간 되면... 이 내용을 좍 퍼오고 싶군요. ^^ 

http://readmefile.net/blog/63 

 

오늘부터 매주 한 번씩 글쓰기의 쌩기초를 다지는 방법을 일러 드릴게요.
글쓰기, 하면 겁부터 먹는 분들을 위해 제가 광고 문구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아무나 소설가가 될 순 없지만 누구나 훌륭한 글을 쓸 수 있다.”

우리는 소설가나 시인이 될 필요는 없어요.
하고자 하는 말을 효과적으로 잘 표현하기만 하면 되죠.

Q : 글쓰기가 왜 필요한가?
 
대답하기 아주 어렵습니다.

글쓰기가 왜 필요한가?... 김연아처럼 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광고도 있죠...김연아처럼...김연아처럼....

좀 거창하게 이야기하자면 잘 살기 위해서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글을 잘 쓰면 성공합니다.

물론 성공의 기준은 각자 다르죠.  
높은 지위나 명예를 얻는 것, 아니면 떼돈 버는 거, 아니면 가족의 행복, 무병장수... 다 다르겠지만, 저는 성공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사는 것.
이금희 아나운서의 좌우명이 이거라고 하더군요. “어제보다 손톱만큼만 더 낫게 살자.”
이금희 아나운서 글도 잘 쓰시죠? 당연히 잘 쓰실 겁니다.

직장인에게, 가령 대리들에게 성공이 뭐냐 물으면 이런 답변을 많이 합니다.... CEO가 되는 것. 이건 어떨까요, 어제보다 일 더 잘하는 대리, 어제 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대리, 어제 만났던 고객에게 오늘 더 나은 인상을 주는 대리 ... 저는 그게 성공의 열쇠이고, 또 글쓰기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대리가 훌륭한 과장이 되고 좋은 부장이 되고 존경받는 CEO가 되죠.

예를 하나 들죠.
몇 년 전,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선수들한테 스포츠채널 리포터가 물어봤어요. 장래 희망이 뭐죠? 대부분 이렇게 대답합니다. 동계 올림픽 나가서 금메달 따고 싶어요. 그런데 어떤 어린 선수가 이렇게 말합니다. “스케이트 열심히 타서 세상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싶어요.”

김연아 선수는 이미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었죠.
우리는 김연아 선수의 말에서 글쓰기 자세를 배워야 됩니다.
뭐냐, 어제보다 낫게 살아서 그 경험을 글로 정확히 기록한다.
이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정.확.히 라는 말에 방점을 찍으십시오.  
정확히 쓰는 거, 뻔한 얘기 같지만 절대 뻔하지 않습니다.

Q :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어떤 글이 잘 쓴 글인지 알아야 합니다.
어떤 글이 잘 쓴 글일까요? 대개 이렇게 답합니다. 쉽고 재미있게 쓴 글.
그런데 아니죠. 쉽다, 재미있다...이건 상대적 개념이에요. 글쓰기의 목표나 기준이 될 수 없죠. 가령 플라톤의 <<국가>>, 제목만 들어도 머리 아프죠. 하지만 어떤 사람은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어요. 이건 어떨까요. 네이버 게시판의 찌질한 댓글, 쉽고 재밌잖아요. 그런데 좋은 글인가요? 아니죠. 경박하고 천박하죠.

그럼 어떤 글이 좋은 글이냐. 정확하게 쓴 글이 좋은 글입니다.
정확하게 쓰면 남들이 자신의 글에 감히 토를 못달아요.
겪은 거 적나라하게 쓰는데 누가 트집을 잡습니까?
정확히 쓴 문장은 힘이 아주 셉니다.  
글쓰기 선생들이 그런 말 많이 하죠. 고전을 많이 읽어라.
고전이 뭐냐. 아주 오랜 세월동안 찌질한 댓글들을 모두 이겨낸 책이에요. 그게 고전입니다. 정확하게 할 말만 딱 했기 때문에 세월의 모진 풍파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겁니다.

정확하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일어나지 않은 것에 관해 쓰지 말고 겪은 것을 그대로 써야 합니다.
앞으로 잘해야겠다... 이렇게 쓰는 건 좋은 글이 아니에요.

어느 언론매체에서 어린이날 무렵에 특집 설문조사를 실었어요.
설문내용이 뭐냐 하면, 어린이들이 엄마,아빠한테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1등을 차지한 말이 뭐냐 하면, “나중에 놀아줄게.”
2등 “엄마, 아빠 다시는 안 싸울게.”

김연아 선수한테 글쓰기 기본 자세를 배웠죠,
자 엄마아빠들한테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타산지석.  

먼저 열심히 살아야 돼요. 열심히 살지 않으면 별로 쓸 얘기가 없어요.
맨날 미니홈피에 오늘 뭐 먹었는지 보고하실 건가요? 아니죠?
직장생활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나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 전문용어로 뺑이쳤다. 열심히 해보니까 세상에 공짜가 없더라. 이런 게 인생이더라. 이렇게 써야 합니다.

미니홈피에 스파게티 사진은 그만 올리시고, 이제 여러분의 일상, 직장생활에서 겪은 것을 글로 차분히 기록하십시오.  

Q : 글쓰기 멘토링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가?

현재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표현하기 위해 당분간 워밍업을 할 겁니다.
먼저 한 줄 쓰기 연습을 할 겁니다.
한 줄 쓰기가 뭐냐 하면 주어와 술어를 갖춘 완결된 한 문장으로 글을 작성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한 문장으로 잘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 이상 글쓰기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저 선술집에서 어르신들이 대포 한 잔 하시면 하는 말씀이 있어요.
“내 인생... 소설로 쓰면 몇 권을 써도 모자라....”
이 분들은 글을 절대 못씁니다.
왜? 자기 인생을 한 문장으로 표현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렇죠.

물론 글 잘 쓰는 어르신도 있어요.
저는 일산에서 논술을 가르치는데 어느 날 출근하면서 택시를 탔어요.
나이 지긋한 택시 기사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메모했던 내용을 소개할게요.

“내 인생은 택시 같다. 한 번도 내 마음대로 살아본 적이 없다. 그저 손님들이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드렸을 뿐이다. 그렇지만 때로 길이 막히면 손님들이 모르는 길로 안내하기도 했다. 버스나 기차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그러한 자유를 경험하기도 했다. 버스나 기차 같은 삶을 살았다면 난 숨이 막혔을 것이다. 택시가 바로 내 삶이다.”

자기 삶을 정확하게 표현했죠? 나중에 놀아줄게... 뭐. 이런 표현 없죠?

글쓰기 멘토링 커리큘럼은 대략 이렇습니다.
처음엔 한 줄로 정의하는 연습을 할 거구요.
그리고 매주
한 줄로 메모하기 (이강룡 씨는 이제 싸이에 스파게티 사진 좀 그만 올리라고 하더라.)
한 줄로 인용하기 (직접인용보다 간접인용이 좋습니다. 마이클조던은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증명하려고 고향에 돌아오는 것이라 말한 바 있다.)
한 줄로 요약하기
한 줄로 광고 카피 쓰기 (약은 약사에게, 시집은 의사에게)
한 줄로 비유하기 (비유를 잘하는 게 글을 잘 쓰는 것, 왜냐? 원래 개념을 잘 이해했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이해한 사람만 비유를 들 수 있어요.)
한 줄로 자기 소개하기 (자기소개서 첫 줄 쓰기 연습입니다. 저는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쩌구저쩌구.... 이렇게 쓰지 마세요. 대신 이렇게 쓰세요. 저는 영업의 달인입니다.)
한 줄로 서평쓰기 (블루오션전략 : 경쟁이 없는 새로운 독점 시장을 찾아서 개척하라.)

이런 순서로 진행할 겁니다.
충분하게 연습한 다음에 첫 문장 잘 쓰는 방법에 관해 자세히 다룰 겁니다.

Q : 오늘 해 볼 글쓰기 연습은 무엇인가?  

한 줄로 정의하기입니다. 전문용어로 하면 개념 규정 연습.
개념. 왜 그런 말 많이 하죠. “니 개념은 안드로메다에 갖다 놨니?” 그때 그 개념 맞습니다.
우리가 해볼 게 바로 개념 탑재 연습입니다.

스타워즈에 요다 스승님이 출연하시죠. 마스터 요다.
일산 CGV에 가면 입구에 마스터 요다 전신상이 있어요. 수백 만원 짜리... (이건 헛소리고요.)

아무튼, 마스터 요다가 제자인 루크 스카이워커(스카이워커는 학부생이죠? 마스터 요다는 박사님)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두 오어 두 낫, 델스 노 추라이)
번역하면, 해라 아니면 하지 마라. 시도란 건 없다.
어떤 맥락에서 이런 얘기를 했느냐.
루크가 늪에 빠진 전투비행선을 꺼내려고 해요. 포스를 이용해서. 그런데 실패했죠. 왜냐? 자신의 정확한 능력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요. 그냥 하면 되는데 ‘한 번 해보려고’ 했기 때문에 실패했어요.

‘그냥 한 번 해 볼까? 아니면 말구....’

자, 우리는 이렇게 학부생처럼 하지 말고 마스터 요다처럼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A는 B라고 하더라... 또는 A는 B인 것 같다.... 이런 건 정의가 아니에요.
정의가 뭐냐. A는 B다. 이렇게 단정하는 겁니다.
단정하려면 정확해야 합니다.

좀 더 낫게 정의하려면 이렇게 하면 되죠. A는 B가 아니라 C다.

대한민국은 주식회사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다. 이렇게요.

좀 더 근사하게 표현하려면 이렇게 하면 돼요. A는 B가 아니라 C이므로 D다.

아까 택시 기사 얘기 듣고 감동을 크게 받아서, (빅감동)
그날 논술시간에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한 번 시켜 봤어요.
인생이 무엇인지 정의해 봐라.
다른 학생들껀 기억이 잘 안나고요, 한 학생이 이렇게 썼습니다. “인생은 피자다.”
왜 그렇게 생각하니 했더니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피자 토핑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도 있고 싫어하는 재료도 있다. 그렇지만 싫어하는 것을 골라내고 먹으면 피자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진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먹어야 한다.”

또 한 번 급감동이 쓰나미급으로 밀려 옵니다.
이렇게 칭찬해 줬어요. “야, 너 그만 하산해도 되겠다. 내가 더 가르칠 게 없다...”
더 가르쳐주고 싶은 게 많았는데,
오비완케노비가 돼서 이 스카이워커를 제대로 된 제다이로 키우고 싶었는데, 그 다음주부터 진짜 안나오더군요... 아나킨처럼 될까봐 좀 걱정스럽긴 합니다.

자, 여러분, 미니홈피에 스파게티 사진 대신 자신의 일상생활을 하나씩 규정하고 정의하면서 그것을 홈피에 기록하세요.

오늘 TGI에서 먹은 스파게티 넘넘 맛있었어염... 이런 거 올리지 마시고 대신 여러분의 삶을 정리하고 정의해서 그걸 올리세요.

Q : 또 어떤 내용을 다루는가?  

명언 뒤집기, 기사 비틀기 이런 걸 글쓰기 연습 삼아 해 봅니다.
이것도 개념 규정 연습의 일종이에요. 전문용어로 개념 재규정.
이걸 잘 해야 글이 발전합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한 말이죠. 원래는 이렇게 말했어요. ‘참된 지식(귀납법)만이 인간의 힘이다.’ 이거 한 번 뒤집어 보죠. ‘아는 것은 힘이지만 모르는 것은 지혜다.’
왜 그렇게 뒤집었는지 두 번째 문장에 쓰면 돼요.
글이란 그렇게 전개하는 겁니다. 자연스럽게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기사 비틀기 한 번 해 볼까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끝나고 영국 어느 언론매체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를 이렇게 평가했어요.

“재능은 부족했지만 엄청난 노력으로 그 부족한 재능을 채웠다.”

맞는 말인 것 같긴 한데요, ‘유신’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분이 블로그에 이렇게 적었어요.

대한민국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선수 박지성에 대해 어떤 영국 언론이 "부족한 재능을 엄청난 노력으로 메웠다"고 평했다. 이 말은 매우 잘못되었다. 엄청난 노력을 할 수 있는 열정은 모든 재능 가운데 가장 위대한 재능이기 때문이다.

멋있죠? 이런 글을 보고 배워야 됩니다.
여러분도 누구나 이렇게 쓸 수 있어요.
이렇게 멋있게 쓸 수 있으면 소설가 안 부럽죠.

쉽고, 재미있고 화려하게 글을 쓸 수 있는 비법 같은 건 없어요. 그런 건 설사 있어도 알려드리지 않을 겁니다. 대신 깔끔하고 단단한, 힘이 센 글을 쓰는 방법은 있어요.

우리가 함께 할 글쓰기멘토링은 비유하자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기 위한 메이크업 강좌가 아니라 쌩얼미인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먼저 덕지덕지 앉아있는 화장기부터 지워야 합니다.
글쓰기멘토링은 힘센 글을 쓰고 싶은 이들을 위한 클렌징크림이에요. 자, 이 클렌징크림을 매주 목요일 같이 처발러 보죠.

다음 시간은 한 줄로 정의하기 복습을 하고 한 줄로 메모하는 연습도 좀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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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9-02-03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다음 글이 기다려지네요.

바람돌이 2009-02-04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고개가 끄떡끄떡... 근데도 노력을 안하는 저는 뭐래요? ^^;;

글샘 2009-02-08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처음엔 소개만 하려 했는데... 몇 편씩 시간날 때 읽고 퍼나르겠습니다. ^^
 
단테 신곡 강의 - 서양 고전 읽기의 典範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 안티쿠스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 겨울에 강유원 선생의 책읽기 강의를 들었다.
네 번의 강좌일 뿐이지만, 선생의 강의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
우선... 강의하는 방식에 대한 것.
처음엔 농담에서 시작한다.
한참 우스갯소리를 늘어놓다가, 한 꼭지의 주제어를 들이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 시간 중 처음 한 시간 정도는 이 주제어를 각인시키기 위한 시간으로 할애된다.
그 이후에... 이 주제어와 관련된 책들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단테의 신곡이란 서사시가 르네상스 초기의 대작이란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고,
대학다닐 때 세계문학전집에서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읽어본 적도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신곡은 단테가 지옥, 연옥, 천국의 이야기를 읊은 것...이라고 들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신곡에 대해서 왜 공부해야 하는지, 도대체 신곡을 왜 고전이라 하는지...
이런 마인드가 전혀 없었기에 신곡을 읽어야겠단 생각을 전혀 할 필요가 없이 마흔을 넘게 살았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것도 가슴을 쿵쿵 뛰게하는 생각들이 대뇌 피질만이 아니라, 온 몸의 세포들을 일깨우는 경험을 하게 된 것 같다. 온 몸이 공부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갖게 된 것이나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저자가 1997년부터 1998년까지, 1년 반 정도를 한 달에 한 번씩 15회에 걸친 강의를 한 것이 이 책의 모태가 되었다.
우선, 강의 형태가 정말 감동적이다.
그리고 강의 말미의 토론이 짧게 덧붙어있는데, 강의를 하는 이 못지않게 듣는 이들의 이야기도 전율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아, 만약에... 한국에서 단테를 40년 연구한 사람이 하나라도 있어서, 그가 한 달에 한 번 강의를 한다고 치면... 거기 가서 이런 수준의 토의를 벌일 사람이 몇이나 있을 건지... 두려움에 싸여 토론을 읽곤 했다. 
신곡의 형태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고전을 읽을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가 참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클래식'과 '클래스' 그리고 프롤레타리아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는 로쟈님의 페이퍼로 대신한다. ^^ (1장을 잘 요약해 주셨음)

http://www.dambee.net/news/read.php?section=MAIN&rsec=MAIN&idxno=9210 

강의를 읽어나가면서... 이탈리아어를 조금이라도 공부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불처럼 일어났다.
전혀 모르던 것처럼, 단테의 신곡은 한 행이 11음절로 이뤄진 정형시란다.
그리고 신곡은 총 100개의 장으로 되어있는데, 지옥이 34장(처음의 서장 1편), 연옥과 천국이 33장씩으로 되어있다고... 10의 제곱인 100이란 완전수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란...
그리고 3행이 하나의 덩어리로 되어있다고 하는데...
그 3행들의 각운이 aba bcb cdc... 등으로 반복된다니... 그걸 읽지 못하고 넘어가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지만... 이태리어를 전혀 모르는 지금으로선 그 재미를 놓치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정형시가 없는 한국에서... 소네트라든지 하이쿠같은 정형시의 맛을 느끼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일본인의 강의인 만큼, 하이쿠 같은 것과 빗댄 구절이 많은데... 솔직히 부럽다.

13세기-14세기 초에 살았던 단테와 그가 살았던 시기인 중세 말기의 서구 문화,
이런 것들을 살펴보게 되는데,
당시의 공용 국제어인 라틴어를 버리고 자기네 이탈리아의 지방어로 작품을 쓴 것은 대단한 시도였다고 한다.
영국의 세익스피어, 독일의 괴테가 있다면, 이탈리아는 단테가 있겠다.
그리고, 중세의 영향을 많이 알아야 하니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의 책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세계사의 그늘에 가리운 부분이지만 십자군 전쟁 이후의 아랍 문명의 전파의 영향에 대한 이야기도 간혹 등장한다. 

말 그대로 강의이기 때문에 분량이 심하게 많지 않고,
상세하게 설명해 주며,
무엇보다 지난 달의 강의 내용을 요약해서 설명한 후에 강의를 시작하기 때문에,
나처럼 기억력에 자신이 없는 독자라면 정말 쏙 빠져서 읽기 좋은 책일 수밖에 없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체
아직 오지 않은 것의 확증...
이것이 신앙의 본질... 같은 구절이나 

소망은 미래의 영광을
확고한 마음으로 기대하는 것... 같은 구절은 재미있는 생각이다. 

단테 알리기에리라는 탁월한 정신을, 이마미치 도모노부라는 성실한 학자의 강의로 듣는 일,
그리고 토요일 저녁 3시간을 수십 년간 단테의 신곡 연구에 바쳤다는 학자의 말은... 일본한테 아무리 축구 이겨도 일본이란 나라를 뛰어넘을 수 없음을... 일본의 200년 역사에 빛나는 번역과 서구 문화 공부의 내공을 실감하게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일본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망상이 아닐까? 

일본은 지금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더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삽질만 하고 있는데...
정작, 고전은 교과서에서 빠져버린 것이 아닐까?
정말 고전이라면, 교과서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세계사나 윤리 교과서에서 단편적으로 암기하는 독서가 아니라, 제법 맛을 볼 수 있는 고전에 대한 독서 교육을 반드시 시켜야 미래를 준비하는 무기로서 <클래식>의 힘이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복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고전을 그저 '옛날 책'으로 치부하는 일은 무서운 일이다.
고전은 한때,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의 틀로 작용했던 책들이다.
그 당시엔 왜 그런 책들을 쓰고 읽었던지를 생각하는 일은, 곧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일과 유비관계에 놓여있다.
단테의 신곡이든,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든 당대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힘을 갖고있음을 배우는 것이다.
세상이 '예'를 잃으면, 의인이 등장한다고 했던가...
고전을 통하여 문제해결하는 읽기에 도전하는 삶도 가치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스승이 드문 이 나라가 안쓰럽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열린책들'에서 나온 '신곡'을 함께 읽다가... 뒤로 미뤄두었다.
강유원 선생 말대로 천천히... 읽도록...
그러나,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읽을 수 있는 힘을 이 책을 통하여 얻은 것이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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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9-02-03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 문학 전공한 선생님들이 한국에 별로 없다는 것도 참 아쉬운 일이네요.
아, 그리고 한국의 정형시는 시조가 있지요 ^^

드팀전 2009-02-05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페이퍼에서 낭송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http://blog.aladdin.co.kr/apple21/2249799
더 관심있으시면 유투브에 가서 보시면 좋을 듯.

marine 2009-02-2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글샘님. 좋은 책 소개 감사하고요 강유원씨의 강의 저도 기회가 되면 한 번 들어 보고 싶네요.
 
놀이터와 바보 동화가 좋은 친구들 5
권정생 외 지음, 권정선 그림 / 여우오줌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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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의 '어느 섣달 그믐날'은 정말 따스하다.
아니, 세상의 더러운 껍데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지만,
마치 동막골에서 뻥튀기가 눈송이처럼 내리듯,
그런 마음이 오버랩되는 동화다.
가난하지만 결코 마음속까지 불우하진 않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꿋꿋하면서도 다사롭게 펼쳐 내신다.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 가난을 빼서는 안 된다.
아직 이 나라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기 때문이다. 

장문식의 도둑마을...은 정책의 허망함을 잘 보여준다.
도둑이 들끓으니 잡으라 하고, 잡자니 억울한 사람을 양산하고, 그렇다고 복지정책을 펼치자니 도둑을 장려하게 되고, 또 특별 검사제를 운영하니 옥상옥을 짓게 된다는 이야기...
인간의 삶을 법으로 해결하려 들면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문제를 이야기로 풀고 있는데, 좀 억지스럽기도 하다. 

김영희의 '놀이터와 바보'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세상의 현실을 그리고있다.
좀 모자라는 처녀아이를 아이들은 '마녀' 사냥한다.
쉽게 모욕을 주고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어린 아이라 해도, '다름'을 <불가능함 unabled>으로 인식한다는 건 무서운 일이다. 

어린 아이 시절엔, 이런 동화들을 읽으며 아침자습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러다... 중학교 들어오면... 아무 것도 읽지 않는다.
문제집이나 건성건성 보곤 하다가... 어른이 되면, 정말 읽는 일을 잊어버린다. 

어른들도 동화를 좀 읽힐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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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꽃신 동화가 좋은 친구들 8
정휘창 외 지음, 한은옥 그림 / 여우오줌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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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쁜 동화 속엔 세 가지 이야기가 들었다. 

유명한 정휘창 선생의 원숭이 꽃신,
이건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바로 '공짜'임을 보여주는 냉혹한 자본주의 현실을 읽어주는 비유다. 원숭이에겐 애초에 필요조차 없던 '꽃신'이란 욕망을 오소리는 습관화시킨다.
결국 자기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전자렌지, 식기세척기 이런 것들을 돌리면서 자기에게 필요한 평수 이상의 아파트에 영혼을 팔게되는 현대인들의 가엾은 모습이 원숭이 안에 투사되어있다.
자본주의를 생각하며 이 동화를 읽으면 슬프고 화가 난다.
역시, 알고 실천하여야 사람이다. 

권정생 선생님의 '새들은 날 수 있었습니다'는 섬찟한 동화다.
기어다니는 제비, 황새, 날개를 잘린 황새 할아버지...
황새 할아버지의 충고에 따라 어느 날 한날 한시에 새들은 모두 비상하고, 허수아비는 그야말로 허수아비가 되어버린다.
쥐에게 밥을 주신다는 바른 삶이란 이름을 가진 '正生'을 평생 살아오신 그이에게, 자본주의 국가의 껍데기는 사람들에게 허수아비지만 엄청난 힘을 가진 폭력 세력이 되어 작용한다.
사람들은 더 가져야 하고, 더 올라가야 하는... 허수아비의 지시에 따라 비루한 삶을 산다.
자신이 날 수 있는 새임을 잊고 말이다.  

그리고 이상의 '황소와 도깨비'는 '도깨비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거든 살려주어야 하는 법'이고, 그런 이는 복을 받게 된다는 동화다.
언제부터인지, 낙원구 행복동의 가지지 못한자를 철거할 때, <용역>이란 이름의 폭력배들이 철거민들의 저항을 무력화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짝패란 영화에서 충청도 말투의 느린 이범수가 저지르는 비리가 바로 용역이다. 경찰들은 용역이란 불법 세력을 비호하며, 떡밥에 관심이 많은 더러운 조직에 불과하다.
며칠 전, 이 더러운 조직들이 철거민들의 농성을 치고 들어가 6명이 죽고 말았다.
무서운 일이다. 헌법 위의 조직, 용역. 

이런 무선 폭력과 억압은 자본주의 국가가 파행적으로 굴러갈 때,
구성원들의 민주주의적 참여 없이, 껍데기만의 형식적인 선거를 통하여 거짓된 정보들을 흘려 권력자들의 마음대로 세상을 파먹고 있을 때,
새들은 허수아비들을 보며 벌벌 떤다.
새들은 한꺼번에 날아 오를 수 있어야 하고, 이 세상은 불쌍한 존재는 누구라도 살려주어야 하는 법을 유일한 '법'으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가진자들을 보호하려는 더러운 언설들을 '법'이란 이름으로 만들거나 실행하는 놈들, 처벌하는 벌레들은 반드시 하느님의 유일한 법으로 처벌받을 것이고, 받아야 한다.
자본주의 세상을 살고 있지만, 계속 삶을 이어간다면... 유일한 희망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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