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아 한 걸음씩 미래의 고전 7
이미애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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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사 in에서 핀란드에서 학교를 다니는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핀란드야 워낙 사회적 공기로 학교를 상정해 두었으니, 한국의 학교와 빗댈 것은 아니지만,
고렷적부터 과거에 급제하기 위한 공부를 해온 사람들에게 일제시대와 해방 이후의 세상은 오로지 고등고시만을 위한 공부와 출세를 지상 과제로 만든 것 같다. 요즘엔 그 고등고시에 의사자격고시도 있지만... 

두본이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
할머니도 솜씨가 좋으셨고, 비슷한 손매를 가진 외삼촌도 요리사다.
그러나, 외삼촌의 실패로 어머니는 두본이를 반대하고...
요리사가 되기 위한 꿈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로 펼쳐지는데, 요즘 중간고사로 피곤해하는 아들 녀석에게 읽혀주고 싶은 책이다. 

한국의 학교는 오로지 상급 학교 진학만을 꿈꾸며 살게 강요한다.
그 상급 학교에 진학만 하면 직업과 결혼과 세상 모든 것이 이뤄질 것처럼 허상을 내세우면서...
그러나, 꽃들에게 희망을... 에서처럼... 상급 학교에 진학한다고 이뤄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오로지, 엄청나게 비싼 대학 등록금 고지서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 

갈수록 먹고 사는 일도 힘들어진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공부만 잘 하면 된다는 꿈은 이미 80년대 이후에 깨져버린 지 오래다.
9급 공무원 시험이 100대 1의 경쟁을 뛰어넘어야 하고,
이제 중학교도 국제중 가려면, 초딩 시절부터 정석을 떼어야 할 판국이다. 

아들 녀석은 드라마 작가나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곤 한다.
그렇다고 글쓰기를 즐겨하는 것도 아니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바이기도 하다.
간혹 공부를 해서 방송국 피디가 되고 싶단 소리도 하지만, 뭐, 아직 꿈이 뚜렷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꿈과 미래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권해줄만한 책이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어렴풋하게 들려주고 있어 도움이 될 법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우선 공부부터 하고 봐야한다는, 그래서 학교는 좀 지옥같아야 한다는...
닫힌 생각을 하고 있는 나같은 학부모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아, 나도 꿈을 좀 키우며 살아야겠다.
영어공부하는 삼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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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의 유혹>을 리뷰해주세요.
녹색성장의 유혹 - 글로벌 식품의약기업의 두 얼굴
스탠 콕스 지음, 추선영 옮김 / 난장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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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과학의 달... 모든 학교 정문에 억지로 <녹색 성장의 힘!> 이런 더러운 플래카드를 붙이게 하는 것이 이 정부가 과학적으로 하는 일의 전부다. 

성장은 발전이고, 지구와 환경의 오염과 파괴이며, 내리막길에서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형국이다.
녹색은, 지구의 원형이고, 생명과 삶의 근원이며, 무위의 본질이고 인간을 품어주는 어머니 대지다.  

성장은 녹색 지구를 갉아 먹어왔고, 짓밟아 오다가 급기야 찢어 발기는 지경까지 올라섰는데, 거기다 대놓고 녹색 성장을 꿈꾸다니... 꿈도 뚱뚱하다. 비만도 지나쳐서, 배가 터질 지경이다.
차라리 네모난 동그라미를 그리라고 하시지. 

대구에서 부산까지 20분 빨리 오겠다고 천성산에 터널을 뚫었다.
그런데, 서울서 부산까지 2시간 반이면 가는데, 관광을 위해서 운하를 파자고 한다.
모든 인식의 기저엔 <돈>이 깔렸다.
돈이 되는 작업이면, 그것이 무엇이든, 거기 '녹색'도 붙고, '성장'도 붙고, '환경'도 붙는다.
자본주의가 가는 곳엔, 우리 눈에 파괴와 죽음이 아가리를 벌리고 기다릴지라도, 돈있는 자들의 눈엔 환상이 보인다. 녹색성장과 환경의 샹그리라가... 

처방 의약품 광고를 보다가 다리가 쑤신다거나 정서적 안정이 의심스러워지면... 그 광고가 바로 효과적인 광고다.(53) 

하긴, 요즘 앓는 병의 대부분이 <알아서 병>이다.
예전엔 <죽을 병>과 <죽을 때까지 앓는 병>밖에 없었는데, 요즘엔 <진단된 병>과 <고쳐야 할 병>이 수두룩하다. 사실 죽을 병도, 죽을 때까지 앓는 병도 아닌데 말이다.
그 병이 필요한 사람들이 바로 <자본가>다. <돈>을 위해서 숱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진단되고 고쳐야 할 병>들이 탄생한다.  

자본가에게 중요한 것은 상품이 제 기능을 다한다는 소비자의 인식이다. 해당 상품이 실제로 기능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그 일은 대부분 광고가 감당한다.(100) 

무슨무슨 다이어트나 체중감량 프로그램은 다 가짜다. 적게 먹고, 외식을 삼가고... 구식으로 먹고 과자를 줄이고, 걸어다니는 구식으로 살면... 과체중과 동물에 대한 갈등은 사라진다. (103) 

천연가스에 대한 미국의 관심... (161) 앞으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국가만이 이런 자원에 접근할 것이다. ... 무서운 미래다. 이것이 녹색의 미래인가. 

1976년의 식량 생산 수단에 접근할 권리에 대한 비준안..은 굶주리지 않을 권리를 이야기 한다. 그러나... 150개 이상의 국가들이 이 규약을 비준했지만, 미국은 비준하지 않았다.(175) 

저발전국의 경제관련 수치 검토에서 외국 자본에 의존하는 저개발국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 (188)  인도에서 검토한 바를 많이 인용하고 있다. 

듀폰 사의 테플론, 또는 화학 약품과 관련된 소송 등은... 인간에게 유해한 공업에 대한 증언이다.(236-242)
그러나, 한국에선 수십 명이 죽어나가는 죽음의 공장에서, 죽음으로 증언하는 사실들을 굳이 묵비권을 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그러나, 죽은 자의 가족과, 죽은 자의 유해는... 할 말이 너무도 많다. 한국 타이어에 2002월드컵 당시 축구 감독과 서울 시장의 아들과 찍은 사진이 나돌던, 그 장본인이 취직했단 소문이 있더니, 죽음의 화공약품은 조용하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좀 산만하다. 부분부분 읽을 거리는 풍부한데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응집력이 부족하다. 

이 책을 권하고 싶은 대상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지만, 더 좋은 책도 많다. 

환경 관련 책들과 같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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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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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의 대한민국史는 역사책이 아니다.
여느 역사책이 멸균실 안의 '안전한 사실'만을 나열하는 객관성을 표방하는 무미건조한 것인 반면,
강준만의 역사 이야기에서는 과연 그 객관성이 진실에 가까운 사실들을 나열한 것이냐면서,
진실에 가까운 사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많은 사료들을 제시해 주는 것이고,
한홍구의 역사이야기는 역사란 것은 밑바탕부터 조작되어 온 것임을, 특히 대한민국사의 역동적인 현장들을 읽어내는 데는, '객관적 역사'보다는 '주관적 관점'이 중요한 것임을 역설한다. 

되도 않은 정부에서 되도 않은 짓거리를 일삼는 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교과서의 좌편향에 대하여 부르르 떨면서, 되도 않는 <특강>을 기획했다.
좌빨로 변해가는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오른쪽 사상을 가르치려고 특강을 실시했는데... 그 자리에서 이불덮고 자고있는 아이들을 진중권은 불쌍하다고 아동학대라고 이미 말한 바 있다. 

이 책은 총 8회의 특강 자료를 모아둔 것인데,
뉴라이트의 준동 이유, 간첩사건에 대한 진실, 삽질의 본체와 민영화의 뒷모습, 각종 괴담의 역사와 경찰 폭력의 역사, 교육 파괴 현장과 촛불에 대한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이 책의 결론은 이것이다. 지금 모두들 촛불의 역동성에 대하여 감격하고, 3년반 뒤의 선거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겠지만, 정책 중심의 선거를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민주당으로선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언제든 이런 반동의 파시즘은 돌아올 수 있다. 잘 준비해야 한다... 이런 것. 

박정희가 밥솥을 마련했더니, 두환이가 퍼먹고, 태우가 누룽지 먹고, 영삼인 밥솥 깨먹고, 김대중이 전기밥솥 마련해 놓으니, 무현이는 코드만 만지작거렸고, 국민들의 아우성에 쥐박이는 "밥은 내가 해 줄게, 내가 금방 지을 수 있어." 하고 그 전기밥솥을 장작불 위에 딱 올려 놓았다는 이야기는 참 비극적인 현대사를 잘도 요약했다. 이 책엔 이런 유머로 풍자하는 대목이 많다.
그의 역사 이야기 특강은 그래서 어렵지도 않고, 재미가 있다.
아, 간혹, 상세한 역사 이야기를 잘 모르는 이들은 건너뛴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그것은 그의 대한민국사 1-4권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전부 쓰잘데기 없는 구석기시대부터 일제시대까지의 것들이니깐. 이승만이 죽이고, 박정희가 죽이고, 전두환이 죽인 이야기는 어디에도 안 나오니깐... 그 숫자가 몇백이 아니라 수십 만에 이른다는 건 교과서에선 금기로 여기니깐... 

경부고속도로는 4차선이다(지금은 아니지만)와 자장면은 맛있다...를 <국가 기밀>로 다루었던 비극적인 역사... 아, 이건 나라가 아니었잖은가. (91) 

쥐박이의 영원한 멘토, 건설은 나의 종교다...를 외치던 김현옥은 아직도 교통체증이 별로 없는 부산의 부둣길로 10차선 이상의 도로를 만든 사람이다. 와르르 무너지는 아파트, 백화점을 양산하던 그넘의 종교는 아직도 삽질을 멈출 생각을 않고... 

이 책은 슬프게도, 예언하는 가운데 그 예언들이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좀있다가 경찰이 사람도 죽일 거예요... 용산에서 여섯 죽었고,
좀있으면 교사 잘릴 거예요... 일제고사 사건으로 수십 명 잘린다.
괴담이 끝도없이 나올 거예요... 아, 장자연 리스트엔 이러니 저러니 하더니... 화려한 루머, 초라한 진실? 이러고 결과가 나왔다. ㅍㅎㅎㅎ 화려한 진실과 초라한 수사 결과겠지...  

그의 강연에서 장자연 리스트를 생각도 못한 나머지 이렇게 말했다.
연예인들이 권력과 매개된 소문에서 벗어난 게 우리 사회가 민주화된 다음이죠.
전에는 권력이 부르면 네, 하고 가는 게 딴따라였는데 민주화되고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연예인과 권력자가 얽힌 괴담들이 많이 사라졌다.(240)... 그거나... 그건 니 생각이고... 그런 거였다.ㅠㅜ 

전세계적으로 엘리트의 연속성이 가장 강한 나라다. 오바마는 이주노동자 집안인데... 신라가 고려에 안착하고, 다시 조선으로 이어지고, 친일파는 해방 후 더 잘먹고 잘살게 되고...(304) 

전교조에 대한 쓴소리도 옳다.
국민들이 전교조에 기대하는 건 멋진 플레이다. 그런데 전교조는 심판이 판정을 편파적으로 하는 걸 보고 심판이 호각을 불 때마다 쫓아가서 항의하고 있다. 그래서 관객이 떠나는 것이다. 전교조는 지금 그런 꼴이다. 불리한 상황을 안으면서 더 멋진 플레이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교원평가 같은 걸로 싸우는 것이 내요의 옳고 그름을 떠나 현명한 일인가? 하는 도종환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는데, 내 생각도 그렇다. 아무리 세상이 어떻다고 해도, 그저 불평만을 늘어놓는 세력은 침몰한다. 

촛불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이들이 잊고 있던 곗돈으로 비유한 것도 재미있다.
그 곗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촛불 집회가 아직도 용산 추모 등으로 심판의 호각 소리에 뒤따라가는 현실에서는 승리를 점칠 수 없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정책에 대안을 내놓을 수 있다.
희망공작소 같은 데서 블루 오션을 제안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제 희망의 세력이 점점 저변을 확대해 가야 한다.  

국제 인권 기구 앰네스트의 상징은 촛불을 둘러싸고 있는 철조망이다. 아니 철조망을 뚫고 솟아난 촛불 하나가 그 표상인데, "당신은 희생자가 되지 말지어다, 가해자가 되지 말지어다. 아니, 방관자가 되지 말지어다." 이런 말들로 그들의 생각을 보여준다. 맨날 투덜대는 불평분자가 되지 말고 조용히 촛불하나 들라는 앰네스티의 정신이야말로, 앞날을 살아가는 정신이 되어야지 않나 싶다. 

이 책의 옥에티 :

226쪽. 벌려주죠... 벌여주죠...로 바꿔야...
304쪽. 유래를 찾기 힘든... 유례...로 바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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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4-26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홍구샘 글 정말 잘쓰죠? 그나마 이런 역사를 쓰는 분이 계시다는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요.

글샘 2009-04-27 16:06   좋아요 0 | URL
이런 특강이 생겨야 함이 비극적이지만... 그나마 이런 특강을 하고, 듣고, 책으로 펴내는 세상이라 다행입니다만... 제발 이런 책 좀 베스트셀러가 되면 좋겠어요. ㅠㅜ

띠보 2009-05-27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한겨레출판 마케팅부 한성진입니다.
저도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좋겠어요 ㅠㅜ
알려주신 옥에티 중
226쪽의 벌려는 2쇄에서 벌여로 수정이 되었구요
304쪽은 사전을 찾아본 결과
유래가 맞는 듯 합니다.
특강은 앞으로도 2,3부가 나온다고 하니
같이 읽어요 :)

사물이나 일이 생겨남. 또는 그 사물이나 일이 생겨난 바.
비슷한 말 : 내유4(來由)·인의6(因依).

* 한식의 유래
* 유래가 깊다
* 유래를 찾기 힘들다
* 이 민속 행사의 유래는 신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 전설 중에는 특정한 풍속의 유래를 설명하는 것이 많다.
(출처 : 다음 사전)
 
완역 이옥전집 1 :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완역 이옥 전집 1
이옥 지음, 실시학사 고전문학연구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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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을 자신을 '실로지인'(길잃은 사람)이라 하였다. 스스로를 체제 바깥의 아웃사이더 또는 소수자로 인식하였으며, 선비의 일원으로 생각지 않았다.
깊은 소외의식을 가진 탓에 경세, 사회의식을 반영하는 글이 적으며,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기보다는 늘어놓는 형식으로 글을 쓰고 있다. 

그래서, 글의 형식은 부, 기, 서 등 다양하다.
그의 시선은 백성을 훈계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으며, 이욕을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자세를 응시한다.
비로소 인간을 '이상적 훈도의 대상'이 아닌 <인간 그 자체>로 본 것이다.
그의 글에선 감정이 풍부한 하층 여성, 시정의 인정물태 등 선비들이 몰가치하다고 여긴 영역에 주목한 점이 돋보이며, 민중의 언어를 풍부하게 사용하였다. 

작은 물고기가 없다면, 용은 뉘와 더불어 임금 노릇을 하며, 저 큰 물고기들이 또한 어찌 으스댈 수 있으리.
용의 道란, 그들에게 구구한 은혜를 베풀기보다, 차라리 먼저 그들을 해치는 족속들을 물리쳐야 한다...<물고기에 관한 부> 멋진 말이다. 

거북을 읊은 부는 언어 유희의 극치를 경험하게 한다. 시경의 시들을 자유자재로 배치하는 능수능란한 글솜씨를 보여준다.
개구리 울음, 벌레 소리를 읊은 부, 거미... 등에서는 섬세한 관찰자의 눈을 표현한 근대 정신의 발현을 느낄 수 있다. 

학질을 저주하는 사에서는 붓으로 벌주고 먹으로 포위하는 것이 한 때의 크나큰 상쾌함이라고 하여 글쓰는 맛을 보여주며,
오자구부에선 아들을 낳은 여인이 군역, 세금 등의 과도한 징수에 대한 현실 비판이 드러난다. 

길고 장엄한 규장각부를 통하여, 칭찬과 폄척 등의 선인의 평가를 통하여 도낏자루와 수레바퀴를 얻을 수 있다고 하여, 모범과 격식을 얻을 수 있는 규장각의 설치를 극찬하였다. 

이런 부 賦란 장르는 사실을 진술할 수 있으면서도 외우고 읊조려서 풍자하고 찬미하여 사람을 깊이 감동시키는 역할을 하여 이옥이 즐겨 쓰는 장르가 되었다. 

나비가 바람에 나부껴 연못 물에 빠져 죽음을 애도하는 글에서는 몸을 가벼이 여기고 놀이를 좋아하는 세태를 꾸짖고 있고,
한거부에서는 화려한 문채를 품고 팔여다 월형을 받은 이야기를 들여와서 순정한 문체를 어지럽힌다고 충군의 역에 처해진 자신의 처지를 빗대기도 하였다. 

350-351쪽의 나한전 오백나한상 묘사는 절묘하고 재미있는 재치가 돋보이며,
귀양가는 길에 면화로 베를 짜는 과정을 세밀하게 적은 데서는 일꾼의 노력과 수고가 기록되고 있다.
382쪽의 북한산의 누정 묘사도 탁월하여, 산수 변화를 누에 기문으로 남길만한 것이라 하고 있다. 
낮부터 저녁까지 날씨가 맑더니 이튿날 아침에는 구름이 끼었다.
산색의 어둡고 밝음과 수기의 흐름과 맑음을 이번 걸음에서 모두 파악하게 되었다.
다시 보니 저녁 산은 마치 아양을 떠는 것 같아 고운 단풍잎이 일제히 취한 모양이요
아침 산은 마치 조는 것 같아 아련히 푸르름이 젖어드는 모양이다.
저녁의 물은 매우 빠르게 흘러 모래와 돌이 제자리에 있지 못하며,
아침의 물은 기가 있어 바위와 구렁이 비에 적셔진 것과 같다.

불교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드러나는데,
살지고 손이 부드러운 승려는 잘 먹고 일 안함을 비판하고 있다.
부끄러워 피하는 승려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백성들의 말(斗)이 다름은 관에서 도량형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함에 대한 비판글이다. 

야인(백성)은 군자를 봉양한다.
저 군자여, 하는 일 없이 녹을 먹지 않는가? 

아, 이 마지막 구절은 나를 뜨끔하게 한다.
자라나는 세대를 훌륭하게 가르치라고, 야인들이 주는 녹을 받아 먹으면서,
과연 아이들을 잘 지도하고 있는지... 부끄러워할 따름이다. 

정조의 문체반정은 조선의 <유교 중심 세상>을 부흥시키려는 일환이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국왕이 국경까지 도망간 사건과 남한산성에서 항복한 사건 이후로 국가와 지배계급을 보는 눈은 예전같지 않았다.
이미 마음이 떠난 이에게 아무리 사미인곡 류의 "향묻은 나래로 꽃마다 앉았다가 님의 옷에 옮으리라... 님이야 날인줄 모르셔도 내 님 좇으려 하노라"하며 러브레터를 날린다 하여도... 이왕지사 물건너간 마음엔, 느끼한 사랑노래가 더 신물나게 할 뿐이다.
이옥이 관심을 가졌던 저잣거리의 인정, 시정의 풍물들이 소품문으로 숨겨져 있다가 이제서야 얼굴을 드러낸다. 이런 고전들의 축적이 문화를 이끌어가는 힘이 될 것을 나는 믿는다. 

인문학적 관심이 많으시지만, 이쁜이들과 시간 보내시느라 이런 책 읽기 힘드시다고 내게 먼저 선물로 보내주신 *&^%님께 감사드린다. 

이 책의 옥에티...
337쪽의 신루기를 신루이야기로 옮기지 않고 신루기 이야기라 적었다. 오류겠지? 아니면 신기루 蜃氣樓 이야기라고 적으려다가 실수를 한 거든지... 

343쪽의 지도에서 부산, 대구, 광주가 들어간 건... 글쎄... 그 당시에 알맞은 지명들인지... 궁금하다. 

369쪽의 상랑의 한자가 향랑으로 되어 있는데... 오류인 것 같다. 상랑은 尙자를 쓰고, 향랑은 向자를 써야하는 데 상랑 옆에 向랑(계집랑이 안 나옴...ㅠㅜ)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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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4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6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9-04-27 16:06   좋아요 0 | URL
지난 주, 애들 셤공부 시켜놓고 읽었죠. ^^ 글이 시원시원해서 읽기 좋더라구요.

반딧불이 2010-11-01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루가 뭔지 몰라 국어사전을 뒤져보니 '신기루'라네요. '신루 이야기'나 '신기루 이야기'로 적었어야하는 것을 잘못 적은 것 같아요.

글샘 2010-11-01 16:44   좋아요 0 | URL
네. 신루기...니깐, 신루에 대한 생각을 적은 거죠. 착오인 것 같습니다. ^^
 
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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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왕관 베이커리, 빠리 빵집... 등 제과점도 대기업이 잠식하는 형국이다.
동네 빵집 또는 제과점은 악전고투의 현장이기 십상인데, 아무래도 경쟁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위저드 베이커리란 소설은 온통 흥미진진한 요소로 가득하다.
그냥 빵집에서 벌어진 해프닝인가 하면, 정말 마법 이야기로 가득하고,
구병모란 신인 작가가 들려준 이야기는 매끈하고 산뜻한 문체를 이끌고 나가는 입담에 홀려, 음울한 사회 이야기를 마법적으로 탈피시켜 버린다.
거기 등장하는 무슨무슨 과자들은 마치 조앤 롤링의 9와 4분의 3 승강장 만큼이나 독자를 매혹되게 만든다.
온통 달콤하고 끈적하고 새콤한 재료들 안에 녹여넣은 종이 초콜릿 같은 부재료 안에는 온갖 사회적 문제점들이 반영되어 있다. 가정 해체, 청소년 소외, 도덕적 해이, 성적 문란을 감싸고 도는 이야기는 어찌 보면 새로울 것도 없다. 장화홍련이나 콩쥐, 흥부가 겪었던 고전적 사건들과 통하는 것이지 뭐, 별로 이시대만의 고민도 아닌 것이긴 하다. 다만, 신데렐라가 만난 요정의 '비비디바비디부~~'의 마법처럼 언술로 된 것이 아닌, 빵과 과자로 이루어진 매체가 색다른 면이다. 

사소한 욕구들의 대립은 <갈등>을 낳고, 그 갈등이 집적되면 <욕망>이란 괴물이 탄생한다.
가정의 해체가 만들어낸 갈등들은 엄청난 욕망의 폭발로 드러나게 되는데... 

이야기의 주연인 마법사 점장은 일견 질서를 유지하는 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그 변화는 파괴를 포함하는 마음 돌리기 등의 '신화적 요소'로 가득하다. 그리스 신화에 가득한 질서와 변화의 이야기는 여기서 다시 창조된다. 

파랑새로 상징되는 위안의 캐릭터는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원색적 색조를 가지는 희망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슈렉의 피오나 공주처럼 파랑새와 사람의 형상을 오고가지만, 파랑새의 존재는 강퍅하기 그지없는 점장과 주인공의 사이를 무릎의 연골처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긴, 인간의 관계란 것이 연골이 마모되었을 때, 뜨겁고 아픈 류머티즘을 경험하게 되지 않는가. 

마지막에 예스와 노의 경우를 두어, 작가는 자기가 가장 들려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타이밍이며, 그 타이밍에서 또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지금>이다.
이런 걸 쓰고자 한 게 아닌가 한다. 

내가 달리는 길은 럽럽럽럽... 허나 그길은 온통 덫덫덫덫
피할수없는 함정은 마음의 겁겁겁겁... 마치 늪처럼 용기를 삼켜...
점점 난 작아져, 사라져가는 얼굴의 밝은 표정...
내 고백에 등 돌린 채 외면할까봐 자꾸 두려워
바늘같은 걱정을 베고서 오지 않는 잠을 청하고
꿈보다 더 생생한 네 생각 때문에 끝내 밤을 새워... 

요즘 나온 휘성의 <불면증 Insomnia>이란 노래다.
삶은 온통 덫과 겁의 반복이 아닐까.
나를 삼키려는 늪과 그로 인한 불면과 잠을 청해야 하는 현실 사이의 부조화.
그렇지만... 온갖 부조화가 또한 어울려서 조화를 이루는... 삶의 부조리함. 

사는 건, 순간순간... 쉽지 않다. 또 그게 사는 묘미다. 

구병모란 작가의 앞날에 기대를 건다.(내 후배중에 구은모라고 있는데... 1986년에 내 돈 500원을 떼먹은 아이다. 혹기 구병모 언니가 아닐까? ㅋㅋ 구병모씨 혹시 은모가 언니면... 500원 갚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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