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여자 - 떠남과 돌아옴, 출장길에서 마주친 책이야기
성수선 지음 / 엘도라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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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선 이 시대의 에너자이저 수선 님께 두번째 출간을 축하드린다. 
축하 선물은 장미 백만 송이입니다. ^^(카메라가 작아서 다는 안 보이시죠?)



회사원으로 살아가면서, 책을 읽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닐 터인데, 이렇게 글을 써서 자기의 삶을 엮어 내는 수선님을 보면, 존경의 마음이 들지 아니할 수 없다.
블록질 하는 허섭쓰레기같은 글들을 뱉어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닐진대, 활자화 시키기까지의 뼈를 깎는 고통이란... 히유... 

수선 님의 책을 읽으면서, 나와 공통점이 많이 발견되었다.
음... 우선, 술을 좋아한다는 것...(제가 서울가면 한 잔 합시다.)
또 소음인 체질인 것.(소음인은 뭔가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는 체질이죠.)
그리고 소음인 체질의 공통점인 나이트형 인간이란 거...
(결국 수선 님이랑 만나면... 밤 늦게까지 술마실 일밖에... ㅠㅜ) 

그리고 다른 점도 많이 발견된다.
수선 님은 책에 밑줄을 긋지만, 나는 책에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전에 드팀전님께 다 읽은 책을 선물했더니 안 읽은 것 같다는 의심을 보냈다는... ㅠㅜ)
책을 빌려보는 일이 많은 나로서는 책에 밑줄 긋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대신에 꼭 기억해 두었다가 리뷰를 올릴 때 참고하고 싶은 페이지는 적어 두거나, 띠지를 붙이거나, 워드로 메모를 해두는 편이다.(이사다닐 때... 얼핏 보고 견적 작게 불렀다가 늘 책 옮기면서 골탕먹는다는 아저씨들 이야기를 몇 번 듣고 나니... 책 사는 일이 버겁다. 그치만, 이 책은 사서 읽은 거라구요. 리뷰를 보시면, 구매자가 뜰 것입니다. ㅎㅎ) 

하고 싶은 일이 너무도 많은 수선 님같은 여성에게 한국땅은 조금은 공포스런 곳일 만도 하다.
직딩들의 마초주의란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성채와도 같은 것일 것이며(내가 근무하는 직장은 남성부족을 하소연하는 처지라 남교사들의 입지가 오히려 곤란할 때가 많을 정도여서 모두를 이해할 순 없지만...)
결혼을 염두에 두고 사람을 만나는 일에서, 자신에 대한 사랑이 그토록 강한 수선 님을 껴안아줄 수 있는 사람을, 결혼 적령기가 살풋 넘어선 시점에 만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무지무지 공감이 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수선 님이 많이 외로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을 다니고, 주말과 휴가를 이용해서 집필에 몰두하며, 소설을 써보려고까지 노력하는 고군분투는 아름답지만, 지금 여기서 화장실 문 열어놓고 볼일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사람냄새 나는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생각을 시종 감추지 않는다.
그렇지만, 또 일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그미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있고, 일이 있고, 친구가 있을 노릇이므로... 그 외로움은... 강한 긍정의 힘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정호승 시인이 수선 님께 외로우니깐 사람이라고 시를 다 적어 주었을까나... ㅋ 

나도 올해 처음으로 '부장'이란 자리를 꿰어차고 있노라니,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많이 느끼게 된다. 나이가 든다는 건 그런 거다.
늘상 불평을 하고 투덜대고 어리광을 부리던 아이가, 어느 순간 불평에 대꾸해야 하고, 어리광을 안아 주거나 꾸짖어야 하는 어른으로 바뀌는 '역할 놀이 같은 것' 

그 역할을 맡게 되었을 때, 현명하게 자기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은,
이전 사람들이 그 역할을 수행한 것과 꼭같은 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리라.
지혜를 터득한 사람은, 비록 그런 것들을 미리 알고 있지는 않았을 지언정,
아랫사람들로 하여금,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1위"로 손꼽을 만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충분히 심사숙고하며, 자신이 해야할 일을 아랫사람들에게 미루지 않고, 자신이 감당해야할 몫을 상사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품성이 몸에 배인 사람이 되리라.
마치 큰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을 기다리던 어니스트가 그 자신, 예언의 인물이 되었듯.
다른 사람을 탓하는 데서 머물지 말고, 스스로가 필요한 사람이 되는 사람.
그런 것이 독서의 경험치가 쌓여 이루게 되는 내공의 경지이리라. 
수선 님이 그런 경지에 슬슬 다가가길 빌어 드린다.

작은 수선의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알콩달콩 이야기들은,
회사원들에게는 위로의 맥줏잔이 되기도 할 것이고,
삶이 시큰둥해져버린 중년들에겐 상큼한 활력소가 되어 주기도 할 것이며,
책을 등진 지 너무도 오래된 이들에겐 마구 책 권하는 마담이 되어 줄 것인데,
이 이야기들이 내겐 오랜 친구와의 해후에서 밤새 한 잔 걸치면서 전해듣는 느긋한 이야기가 되어 주기도 하는 것이다.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황하의 물이 내려와
흘러흘러 바다로 가선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걸,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높다란 마루에서 거울을 보고 백발을 슬퍼함을
아침에 푸르던 실이 저녁에 눈이 됨을... 

아, 나아가서 술을 한 잔 드리우는... 이백의 장진주.
나아가서 술을 한 잔 드리우는 의미는... 이미 저 세상에 가버린 이에게 바침의 의미이니...
지금 여기서 책에 밑줄 긋는 여자로 살든, 밑줄 안 긋는 남자로 살든,
먹새그려 먹새그려 수놓고 먹새그려...
와인이든 캔맥주든 깡소주든, 한잔 술과 이야기에 밤 깊어가는 줄 모르는 일이다.
밤 깊은 줄 모르고 읽고 싶은 책을 찾는 이에겐 일독을 권할 만하다.
단, 이 책의 단점은... 홀딱 빠진 듯이 읽고 나서 좀 아쉬움이 짠하게 남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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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7-25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홀딱 빠진듯이 읽는 글이죠. 수선님의 열정이 제게로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
수선님과 데이트하는 번개팅좀 추진해보시면 어떨까요~~
누가? 글샘님이. 호호호~~

글샘 2009-07-25 11:15   좋아요 0 | URL
저자 사인회라도 열까요? ㅎㅎ
근데 불법집회라고 안될지도 모릅니다. ㅠㅜ

순오기 2009-07-25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삽질을 하시니 보관함으로 옮기고~ ^^
작가 사인회 8월 일정으로 알라딘에서 추진하면 팬들이 몰리지 않을까요?
알라딘은 정수선작가와의 만남을 주선하라!

글샘 2009-07-25 12:11   좋아요 0 | URL
성수선인데요... ㅋㅋ
팬들이 몰릴까봐 조용히 찾아뵈어야겠습니다. ㅎㅎ

2009-07-26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9-07-27 09:24   좋아요 0 | URL
아, 단점이라 해 놓고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으니... ㅎㅎㅎ
책이 두께에 비해서 정말 쉽고 재미있게 휘리릭 넘어가니 안타까움이 남는 것이 아쉬움이구요... 짠한 것은, 뭐 재미있고 활기차게 적어낸 직장생활이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밥벌이의 지난함... 그런 것이겠지요.

2009-08-01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3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6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코 & 하버마스 : 광기의 시대, 소통의 이성 지식인마을 32
하상복 지음 / 김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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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한심한 뉴스거리를 접한 것이 이미 1년도 넘는다.
어제 있었던 미디어 법 날치기 사건(통과가 되지 못했고, 부정선거장면도 포착되었으므로 사건에 불과할 것이다.)은 뭐, 사소한 것이고, 지금 쌍용자동차에서는 공권력의 탈을 쓴 '공적 폭력'이 노동자의 목을 옭죄고 있다. 

물론 노사관계에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을 때도 있고, 공적 폭력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도가 지나치게 심하다.
용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용역 깡패>들이 동원되고 있으며, 이제 낚싯바늘같은 총도 쏘는 모양이다. 위협용이라면 얼굴에 맞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되는 일이고...
용산에서 쓰였던 콘테이너가 다시 등장했다.
무서운 일은... 과거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는 무뇌아들과 싸우는 일이다. 

근대의 폭력성을 고발한 푸코와,
근대의 합리성을 통한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한 하버마스를 맞댄다.
지식인 마을 시리즈가 제시하는 대항전인데, 장자&노자나, 벤야민&아도르노, 촘스키&스키너 같은 것도 재밌어 보인다. 

이 책은 쉽다. 전체가 쉬운 게 아니라... 쉬운 부분은 쉽다.(솔직히 말하자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남 부분은 쉽지 않다. 쉽지 않다기 보담은... 뭐랄까, 복잡하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초대'에선 간단한 상황을 설정한 대화를 통해 푸코와 하버마스의 '이성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맛뵈기를 보여준다. 

2부 '만남'에서 푸코와 하버마스의 학술적 논의가 이뤄지게 된 배경을 촘촘히 쓰고 있다. 이 책의 본론이 2부인데, 1부나 3부 등의 논조에 비하자면, 2부는 복잡해서 골똘히 읽기 힘든 경우도 있겠다. 그렇지만, 2부를 건너뛰어 버린다면... 고등학교 윤리 참고서에서 <푸코, 이성의 폭력성 고발>하고 외우는 것과 뭐가 다르랴... 싶다. 

푸코의 '담론의 질서'도 재미있게 읽었다. 인간의 언어 행위는 인간 외부에 존재하는 통제 규칙에 종속되어 있다. - 한국어만큼 이런 통제에 강력한 언어도 없다.
그는 '감시와 처벌'에서 권력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이야기한다. 권력은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심리학, 범죄학, 정신의학, 건축학 등의 근대적 지식 체계에도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들은 죄수가 아니라 개인 각각에게 행사되는 은밀한 작업이다.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법적 절차들도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다.
법적으로 '금치산자'와 '한정치산자'를 규정하는 것도 억압이다.  

특정한 시대를 하나로 묶어 주는 궁극적 원리를 뜻하는 말을 '에피스테메'라고 부르는데,
18세기 말 이후 새로운 에피스테메가 등장한다. 근대적 에피스테메.
푸코의 관심은 인간에 대한 근대 서구 사회의 지식이 보편적 진리와 얼마나 동떨어진 것이었는지를 폭로하는 작업(133)이라고 한다. 

하버마스는 이성의 가능성을 탐구하면서 '의사소통행위이론'을 제시한다.
그는 아도르노의 미메시스 개념에 주목하는데, 예술적 체험을 통한 몰입, 경계와 자신의 구분 해체를 경험하는 것이다. 부르조아 공론장을 통하여 이성이 폭력과 착취만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사람들을 서로 소통하게 하는 민주적 힘이 될 수 있음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들의 만남이 무르익을 때,
푸코는 자신을 안다는 것을 단순히 무지를 깨닫는 것이 아닌 '자기 내면을 성찰하고 자신의 영혼을 갈고 닦아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 즉 '자기 배려'를 주장하고,
비판주의 학자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하버마스는 민주주의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정치적 힘이 사회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라 말한다.그 조건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의사 소통의 조건 확보이다. 특히 하버마스는 '생활 세계의 합리적 의사소통'을 중시한다. 생활세계는 사회운동이자 개인적 의사 표현의 결과이며 과정이 될 것이다. 

한국의 억압은 도를 넘었다.
푸코와 하버마스의 '대화'에서 나오듯, 그 억압에 대한 저항이 출산율 저하이다.
초등 아이들부터 과외로 억압하는 사회.
촛불 집회를 하는 '자율적 주체'들도 집에 가서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사회의 '억압'
촛불 집회처럼, 민주화 운동의 전통을 잇고 있는 한국을 바라보는 둘의 시선은 결국 <평행선을 달리는 느낌>으로 아쉽게 마무리지어진다. 

학생에게 억압적인 학교,
아직도 엄연한 장유유서의 질서,
외국인에게도 억압적인 혼인 제도 등...
한국에서 <합리적 소통의 공간>이 제공되어야 할 곳은 아직도 너무도 많다.
그렇지만, <억압>에 대한 인식, 이 우선되어야 함도 옳다. 

푸코와 하버마스를 읽는 일은 고단하지만... 그래서 유의미한 일이기도 하다.

81쪽. 1794년 1월에 루이16세가 죽는다고 하는데... 얼마전에 마리 앙트와네트를 읽은 나로선, 1793년 1월로 기억하는데...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93년이 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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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고양이
메이 사튼 지음, 조동섭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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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애완 내지 반려 동물'을 기르게 하는 일은 재미있고, 흥미롭고, 지혜롭고, 부지런함을 가르치는 일이다.
인간의 세계에 완전히 동화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동물이란 존재는 함께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같이 놀 수도 있는 개체인 것이다.
그런 대목에서 이 소설의 제목 'The fur person'은 상당한 시사점을 가진다. 

그런데 제목이 '털북숭이 인간'이라면 아무래도 어색하니깐... 신사 고양이로 붙였는데...
본문 속에서도 털북숭이 인간은 여간 튀어보이는 게 아니다. 그 튀어보임은... 어색함이다. 

어휘를 그대로 풀이하자면 틀린 것은 아니겠으나, 그 말이 고양이 선생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털달린 녀석이라든지, 털있는 존재라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신사 고양이, 이름까지 톰 존스라고 붙은, 나름대로 가정부까지 두 명을 거느리는 녀석의 사고와 시선을 따라가는 여정을 흥미롭고 재미있다.  

마지막 부분에서, 그를 fur person으로 부른 것이 합당한 이유가 있음을 밝히는 구절이 등장한다. 

결국 고양이 같은 인간에게 사랑받을 때, 털달린 녀석, 신사 고양이란 존재들은 소중한 자기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아이들에게 재미삼아 들려준다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하루 한 챕터 정도, 특히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들이라면 이 이야기를 듣고 '털달린 인간' 하나씩 사달라고 조를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 살기도 팍팍한 세상이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정붙일 존재를 찾는 일은... 삶이 힘들 때 더 간절한 것 같다. 한때 애착의 대상이던 애완견들이 유기견이 되어 위험한 제거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른의 눈으로 그들을 보아 그렇다. 

고양이의 눈으로 세상을 본 이 이야기를,
고양이의 눈과 눈높이를 맞출 줄 아는 어린 아이들은 좋아할 것이다. 

==================== 

마침 아래 동영상이 있어 함께 보여준다면 흥미있겠다.  

http://tvnews.media.daum.net/view.html?cateid=1026&newsid=20090723174507415&p=reuters 

 

'누가 주인인지 모르겠다'는 고양이 키우는 사람의 푸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

그런데 이 말이 사실 일 수 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됩니다. 고양이가 사람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만든다는 겁니다.

영국의 캐런 맥콤 박사는 고양이가 '가르릉'거리는 소리를 내서 원하는 걸 얻는다고 설명합니다.

[캐런 맥콤]

"무언가를 원할 때 내는 '가르릉' 거리는 소리는 무시하기가 무척 어렵다. 무척 거슬린다고 느끼지만 왜 그런지는 정확히 모른다. 평상시에 내는 '가르릉' 소리에 섞여서 들린다. 언뜻 듣기에 만족스러운 울음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 들으면 사람을 지치게 한다. 사람의 감각이 한쪽으로 몰리게 자극함으로써 결국 사람이 그 소리를 멈추게 하려고 몸을 일으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게 만든다."

무언가가 필요할 때 가르릉 거리는 동영상을 50명에게 보여줬더니 80%가 평소 내는 소리보다 더 다급하고 불편하게 들린다고 답했습니다.

[캐런 맥콤]

"무언가를 원할 때 내는 '가르릉 소리'가 날 때는 주파수가 높다. 배경음처럼 들리기 때문에 조금 더 시끄럽고 무시하기가 힘들다."

고양이가 만족스러울때 내는 소리의 주파수는 27hz. 하지만 주인으로 부터 무언가를 얻어내려 할때는 490hz로 높아집니다. 이 주파수 대역의 소리는 아기 울음소리와 비슷해 모성 본능을 자극한다는 설명입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구가 많은 가정의 고양이 보다 혼자 사는 주인과 지내는 고양이가 이 같은 소리로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얻어낸다고 합니다.

동아닷컴 이화영입니다.

likeindi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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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의 작업실>을 리뷰해주세요
지구 위의 작업실
김갑수 지음, 김상민 그림, 김선규 사진 / 푸른숲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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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만을 듣는 아침...으로 김갑수를 읽었다. 그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텔레만을 들어서 더 상쾌했던 느낌이 아직도 남아있다. 한 6,7년이 넘었는데도... 

음악 듣기에 미친 그가, 드디어 줄라이홀이란 자기만의 공간을 찾았다.
하긴 음악을 듣고, 그 음악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으로서는 도망가는 공간이 아니라 작업실인 셈이다. 교수들의 연구실과 같은 개념일 거다. 

그렇지만, 그의 연구실에선 음악 말고 커피도 연구한다.
이건 외도에 속하지만, 워낙 푹 빠져서 외국 기계들 이름 주워섬기는 소리 듣노라면... 뭐, 커피 메이커 이름인지, 오디오 시스템의 이름인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을 정도다. 

뭔가에 이렇게 푹 빠져 있는 사람을 보면, 부럽고 아름답다.
내가 혼자 살았더라면... 하는 말들을 흔히 하지만, 혼자 살았다손 치더라도, 글쎄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서 그걸 낙으로 삼고 살았을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무엇이든... 직업적으로 접하는 순간, 그 접점에선 특별한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게 마련이고, 함수에서 말하는 '변곡점'으로 작용하는 그 때부터, 밥벌이의 지겨움이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꿈은 '졸박'인데, 그건 곧 넘치지 않고 화려하지 않은 진짜 은근하고 깊은 멋이 졸박이다.
이웃에 벗이 있어 그의 졸박한 심사를 헤아려 주면 좀 좋으랴만,
그의 이웃은 정육점 사내여서... 미친놈 소리 듣지 않으려면, 졸박이고 뭐고 입닫고 있어야 한다.
바바리 입고 하늘 쳐다보며 폼 팍 재지만, 내용은 하나도 없는 인간...과 졸박 사이에서 음악에 몸을 맡긴 인생. 그가 김갑수다. 

사주에 부모, 형제, 친척, 친구도 이웃도 없는, 돌 틈에서 저 혼자 생겨나 저 혼자 생겨나 혼자 살다갈 천고와 천문의 운명... 스스로를 그 운명에 맞춰가며 사는지도 모르는 그.(122) 

대한민국이란 너무도 신체화되고 각인된 조국. 끊임없이 정체감을 이루려는 나라...
그 국가에 대해서, 그는 단순 소박으로 '나라 지겨움'에 대해 토로하기도 한다.(127)
소속될 수 없는 영혼들에게 나라란... 결국 구속에 불과한 것이니... 

밥벌이의 지겨움을 둘러쓰고 강연을 다니는데 어느 공무원이 물었단다.
군상의 체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속감의 족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술 체험이 필요하다는 말에,
"왜, 벗어나야 합니까?"
헐, 완전 딱, 공무원만큼의 질문이다.
황동규 시인의 시로 답한다.
다들 망거질 때 망거지지 않는 놈은 망거진 놈 뿐야!
멋진 말이다. 

스스로 불쌍을 떠안고 사는 그가 가끔 불쌍을 떨칠 때가 있다.
노지마의 피아노 타건에서 손톱 부딪히는 소리가 명료하게 들릴 때,
교체한 진공관의 음색이 촉촉하게 젖어올 때...
홀로 살 운명, 맞다. 

아무 것도 못 되고, 못 얻은 그는, 이제 안다.
가는 음악을 듣는 사람이 되었음을...
뒤늦은 깨달음이다.(196) 

길을 가다가 산을 오르다가 아주 많이 가버리는 수가 있다.
그때 남들이 못 본 것을 본다. 견자가 되는 것이다.(개아들 말고... 볼 견, 놈 자)
소리 탐구에도 견자의 도착지, 히말라야가 있단다. 대단한 수준이다.
아는 사람만 아는 경지... 더없는 음원에 대한 욕심과 추구...
결국 얼마 전, 8000미터 상공의 산들을 오르는 것에 지나친 집착에 빠진 한 산악인이 고인이 되어 돌아왔다. 여성 최초의 14고지 점령이란 꿈... 내가 보기엔 무모한 도전이지만, 그는 남들이 못본 무언가를 보고 가던 이였을 것이다. 고인은 목숨을 놓친 것보다, 꿈을 놓친 것을 더 아쉬워할는지도 모를 일... 

오블리 비아테, 좋은 기억만 남겨 두고 나쁜 기억은 사라지라.(214)
루프리텔캄, 모든 것을 이루어지게 한다.
세렌디피티, 생각지 못한 귀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하는 행운의 주문.
하쿠나마타타폴레폴레, 걱정마 다 잘 될거야.
마하켄다프펠도문, 슬픔과 고통을 잊게 해 주노라... 

마치, 영화 '마더'의 엄마가 허벅다리에 찌르는 침과 같은 주문과 치유가 인생의 영혼들에겐 필요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백석이 시 '모닥불'에서 쓴 것처럼, 온갖 잡동사니가 다 굴러와 불타고 있는 그 속에 우리 삶이란 것도 오롯이 자리잡은 그런 것임에... 

그의 책을 읽으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손에서 놓아버린 피아노 건반과,
클라라 하스킬과 호로비츠 같은 음악들을 듣던 날들이 다시 떠오른다.
조용히 음반을 걸어놓고 소리를 좀 키우려는데...
아내가 잠들었다. ㅠㅜ(더운 날 헤드폰 끼는 일은 불쌍, 이다.) 

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글쟁이들이 간혹 시들을 허투루 쓰면 기분이 상한다.
미당의 시 중에 무등을 보며...란 시가 있다.
그 시의 '목숨이 가다 가다 농울쳐 휘어드는'처럼 멋진 구절을... (전쟁 중, 질긴 목숨이 살다가 살다가... 축축 휘어지듯 힘겨울 때를 그린 구절을)
목숨이 가다가다 농을 치기 시작하는...(25)으로 변형시켰을 때, 난 글 전체의 신빙성을 놓으려는 마음이 든다. 농울쳐 휘어드는...의 멋진 구절을... 농을 치기 시작하다니... 휴~~ 

그가 정육점과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도 가시 하나가 시선에 콱, 들어와 박힌다.
항정살 맛이 진짜 남의 살 맛이라니까요...하는 말에 맞장구칠 만한 고기 철학이 없어서 나는 언제나 '흐흐'한다. 그럴 땐 왜 꼭 입에서 '흐흐' 하는 부슬부슬한 파찰음이 새나오는지 모르겠다...는 구절인데...(34)... 흐흐는 파찰음이 아니다. 파찰음은...'파열음으로 시작하여 마찰음으로 끝난다는... ㅈ, ㅊ, ㅉ' 소리를 가리킨다. ㅎㅎ는 궂이 말하자면... 마찰음 계열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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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폴라의 유혹 -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 - 봄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 계절별 시리즈 3
남궁문 지음 / 시디안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아마폴라다. 꽃양귀비라고도 하고 개양귀비라고도 한다. 

 

봄에 산티아고를 걸으면 곳곳에서 아마폴라가 환하게 피어있는 모양이다.
위의 사진처럼 한국에도 어딘가에 이런 꽃밭을 마련해둔 모양인데, 내년엔 아내랑 한번 다녀와야할 것 같다. 

화가인 남궁문의 책으로 나도 처음 산티아고 가는 길을 만났고, 역시 그의 여름길, 봄길을 읽고 있다. 이제 겨울, 가을길도 기회가 되면 읽게 되리라. 

이 책들에는 그의 사진 욕심이 가득하다.
그림보다는 사진이 많이 남는다. 포샵도 좀 배워서 멋진 처리도 되어있곤 한다. 

원래 친구와 함께 하기로 했던 길이었으나, 친구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귀국하게 되어 홀로 길을 떠난 이야기다. 

세 번째 길이 되다 보니, 자신감도 생겨서, 햇살이 넘어가는 밤에도 길을 걷곤 한다.
여지없이 알베르게에는 자리가 없고, 그래서 오히려 마을 체육관 같은 곳에서 자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지만, 곤란도 겪곤 한다.  

또 한국에서 처음으로 그 길에 대한 책을 내다 보니, 나름 유명 인사가 되어, 제법 많은 사람들이 그 길에서 그를 알아보는 경우에 조용히 길을 걸으려던 그는 당혹스러워 하기도 하는데... 
유명한 것은 그러게...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곤란하기도 한 노릇이다. 

쓸쓸하게 언덕을 넘어가는 독일 영감님의 "집에서 기다려 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데..." 이런 말은 읽는 나의 마음을 아슴프레 슬픔과 멜랑콜리에 젖게 만든다.
원래 담즙질 체질인 나는 남의 슬픔에 잘 침윤된다.
나이가 들었는지... 외로움이 금세 젖어들기도 한다.
이러면서, 욕심도 쉽사리 내지 못할 산티아고 길을 들입다 읽어대기나 하고 있는 일인데...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언제 그 길에 발걸음을 내딛게 될는지... 

뭐, 안 되면, 정년하고 나서 두어 달 다녀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불과 20년 남은 일이니... 뭐, 그리 먼 것도 아니리라.
글쎄, 그때면... 어떤 마음으로 길을 떠나게 될까.
지금은 온갖 일과 사람들 걱정으로 쉽사리 길떠나는 것도 마음먹어지지 않지만...
일이 없을 때면... 또 어떤 데 마음을 팔게 될는지...
사람이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존재이면서 말이지. 

이미 세 번이나 행차한 뒤기 때문에, 초행자들처럼 크레덴시알에 도장찍는 일에 의미를 둔다든지, 땅끝 피니스테레를 찍는 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왜 걷는지 자신도 모를 그 길을 그저 뚜벅뚜벅 걷는 일.
다른사람과의 관계를 적절히 맺을 수도 있으련만... 과감히 뜯어버리고 떠나는 일 등
그의 걸음을 통해서 내 삶의 걸음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첫 장부터 오타. 금새 그 길을... '금세'로 적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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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7-2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글샘님 새까맣게 까먹어버렸어요. 박노자씨 강연회...
방학직전 미친듯이 바쁘게 돌아가고 연이은 방과후수업준비에 물난리까지... 정말 어떡하면 좋아요. 까먹은것 조차도 이제야 생각나서 지금 사과랍시고 하고 있다니... 아 정말 어떡해요. 죄송하고 또 죄송한데 어떡해야 할지....

글샘 2009-07-23 09:23   좋아요 0 | URL
저도 요즘 정신이 외출상태인 관계로 그날 알면서도 가지 못했답니다. ㅠㅜ

후애(厚愛) 2009-07-22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폴라꽃이 정말 이쁘네요. 전 처음보는 아마폴라꽃이에요.
한국에 있다면 꼭 보러 가야겠어요.^^

글샘 2009-07-23 09:23   좋아요 0 | URL
한국엔 요즘 지방자치단체들이 무슨 축제를 많이 만들고 꽃도 심어서 구리시던가... 어디에 봄에 피는 모양이더라구요. ^^ 참 이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