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그림책 작가 안노 미츠마사의 여행 그림책 이라고 한다. 

http://blog.aladin.co.kr/favorites/4993363 

요기서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우연히 들렀다가 이 책들을 보았는데 꼭 가지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 

아기가 있는 분들이라면 이벤트도 참여해 보시고,
책도 한번씩 사주시면... 

 

 

 

 

 

중부유럽편                         이탈리아편                           영국편                           미국편

  

 

 

 

 

 

 

 스페인편                           덴마크편 

덴마크 등 북유럽을 세실님이 도서관 탐방 차 출장을 가신다던데... 아, 나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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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8-25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가고 싶습니다, 동유럽...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샘 2011-08-25 18:12   좋아요 0 | URL
저도 몇 나라 안 나가봤지만, 유럽이 제일 입맛이 맞더군요. ^^ 스테이크랑 포도주랑... 캬~ (툭하면 술 타령이라는...)

세실 2011-09-02 0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소주 마시고 꾸벅꾸벅 졸았어용. 덴마크에 있는 인어공주는 세계3대 실망시리즈중 하나라네요. 규모가 참 작아요. 어제 보고는 저두 애개 했다는ㅋ 낼은 암스테르담으로 날아갑니다~~~~

글샘 2011-09-02 08:38   좋아요 0 | URL
ㅎㅎ 덴마크에서 보내는 댓글이라... 영광인데요. ^^
아~ 암스텔담... 발음만으로도 멋지네요.
저는 비행기는 못타고, '유럽도서관에서 길을 묻다'라는 사서샘들의 글을 읽고 있답니다.
북유럽은 아니고 유럽의 도서관들 기행문이에요. ^^
여행가서 마시는 소주는 캬~ 별미죠. ㅎㅎ
유쾌하게 잘 다니시고 계시죠?
 
내 몸을 찾습니다 - S 라인을 꿈꾸는 청춘에게
몸문화연구소 지음 / 양철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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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름다운 그녀 모습 너무나 섹시해
얼굴도 샤방샤방 몸매도 샤방샤방 모든 것이 샤방샤방
얼굴은 브이라인 몸매는 에스라인
아주 그냥 죽여줘요 

이게 정말 노래 가사다.
나이가 쉰이 된 어른이 20대 얼굴이라며 동안으로 등장하고,
미니스커트와 시스루룩,
누구라도 죽일 듯한 킬힐과 에스라인, 브이라인, 식스팩... 

몸에 대한 요구가 끝도 없이 많다.
미래의 인간상은 '몸에 의한 몸을 위한 몸의 세계'가 되는 거나 아닐까 싶다. 

그렇게 몸이 혹사당하는 동안,
몸은 주체성을 잃고,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것인지, 길을 잃게 된다.
웰빙의 이름으로 유기농 재료로 만든 '부유층의 가게'가 회원제로 운영되기도 하고,
아이를 위해서라면 이렇게 비싼 걸 먹이라는 광고도 흔하다. 

청소년들은 온갖 모순투성이인 주장들 사이에서 여러가지 부정확한 통로를 통하여 몸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는 사이,
잡다한 잡지와 친구들끼리의 통신, 인터넷 등을 통하여 일그러진 지식으로 무장한 청소년들.
그들에게 남자라면 186, 여자라면 168 이상이 되어야 할 것 같고,
몸매는 죽여줘야 하는 것 같다. 

방송에서 '루저'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세뇌되어 있다. 몸의 세상 속으로... 

그러나, 사실 몸이 무기인 연예인들 외에는 그렇게 몸에만 신경을 쓰고 있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매일 서너 시간을 운동하고, 절제된 식사를 하도록 매니저가 붙어있는 연예인들의 몸매를 따라가는 일은 영원히 무망이다. 

이 책은 지나치게 이론적이란 생각이 든다.
몸 철학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청소년의 시점에서 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책 정도랄까.
그러다 보니 재미도 별로 없다.
그러나,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임에는 분명하며, 좋은 근거들을 내장하고 있는 좋은 무기다.
물론 쭉쭉빵빵 몸매를 자랑하는 아이들은 이런 무기따위엔 관심이 없겠지만 말이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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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3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3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창비시선 333
도종환 지음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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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14시 또는 14:00시라는 표현을 싫어했다.
왠지 어려서부터 그런 표현은 익숙해지지 않았고,
오후 2시, 이런 표현보다는 '새로 두 시'가 그 시각에 마츰한 어휘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문서를 작성할 때에는 나도 14시 같은 말을 쓰긴 하지만... 

나와 띠동갑인 도종환 시인이 지금의 좌표를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라고 한 시를 읽고는,
나는 어디쯤 살고 있는지를 헤아려 보았다.
계절로 친다면 한창 한여름이어서 뙤약볕이 내리쬐이는 삼복더위를 살고 있는 거 같고,
시간으로 친다면 '새로 두 시'쯤, 그 어간을 지나고 있는 거 같단 생각을 해 본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가을 오후, 부분)

이런 가을에 대한 구절이 눈에 띈다.
안도현 시 중에 이런 시가 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絶交다! (안도현, 무식한 놈) 

가을 하면 생각하게 되는 꽃이 들국화다.
들국화에도 몇 종류가 있는데, 그게 쑥부쟁이와 구절초 같은 이름이다.
뭐, 그걸 구별하지 못한다고 절교까지야 심하지마는,
한번 잘 익혀두면 오래 잊히지 않는다. 


 

쑥부쟁이는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에서 유래된 이름이란다.
불쟁이의 딸이 죽어 그 위에 돋아난 풀을 그렇게 이름지었다고...
특히 춘궁기 때 나물로 활용할 수 있어 배고픈 사람에게 있어 좋은 먹을거리가 되기도했다고 한다. 

쑥부쟁이의 특징은  꽃대 하나에 여러 개의 꽃이 가지마다 피는 것이란다.
보라빛의 색깔로
논두렁이나 밭두렁 등지 같은 사람과 가까운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잎새가 가느다라한 것이 쑥부쟁이 딸년처럼 가녀리게 생겼다.



 

그런가 하면, 구절초로 불리는 이넘은 꽃잎이 통통하다. 

풍성해 보이지만 꽃대 하나에 하얀 꽃 한송이만 핀단다. 

여름에는 마디가 5마디이지만 가을이 되면 마디가 모두 아홉마디가 된다고 하여 구절초라고 부른다고 한다.


 

헷갈리면, 이렇게 섞어 놓고 다음 들국화 중,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시오~ 하는 문제라도 내 보면 쉽다. 

 

요거는 꽃대 하나에 여럿이 붙었으니 '쑥부쟁이'인데, 색깔은 하얗다.
이건 잎뒷면이 까실까실하다고 하여 '까실 쑥부쟁이'라고 이름붙였다.
꽃이 조밀하고 풍성하고 또한 작은게 특징 

오늘도 막차처럼 돌아온다...
오늘도 많이 덜컹거렸다
급제동을 걸어 충돌을 피한 골목도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넘어온 시간도 있었다
그 하루치의 아슬아슬함 위로
초가을 바람이 분다 (막차, 부분) 

역시 그이의 시에서 초가을 바람이 선선하게 분다.
쑥부쟁이 생각이 물씬 나는 구절이다. 

초가을에서 깊은 가을로 돌아오는 길
옹송그리며 서 있는 과꽃 몇 송이가 보인다
이파리 몇 개는 벌레 먹고 군데군데 구멍이 났는데도
자줏빛 꽃 곱게 피우고 있는 게 예쁘다 (발치, 부분)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 풍경을 견딜 수 있었을까
특별하지 않은 세월을 특별히 사랑하지 않았다면
저렇게 많은 들꽃 중에 한 송이 꽃일 뿐인
너를 깊이 사랑하지 않았다면 (풍경, 부분) 

초가을에서 깊은 가을로 접어드는 무렵을 살고 있는 시인은,
많이 앓았다.
특히 이를 앓는 것은 몸의 기력이 쇠해지는 시작이다.
그 지나온 세월 속에서 들꽃을 생각하는 시인.
기억나는 들꽃이 있다면, 그것이 사랑이리라. 

은은하다는 말 속에는 아련한 향기가 스미어 있다
은은하다는 말 속에는 살구꽃 위에 내린
맑고 환한 빛이 들어 있다...
은은한 것들 아래서는 짐승도 순한 얼굴로 돌아온다
봄에 피는 꽃 중에는 은은한  꽃들이 많다
은은함이 강물이 되어 흘러가는 꽃길을 따라
우리의 남은 생도 그런 빛깔로 흘러갈 수 있다면
사랑하는 이의 손 잡고 은은하게 물들어 갈 수 있다면 (은은함에 대하여, 부분) 

초록은 연두가 얼마나 예쁠까?
모든 새끼들이 예쁜 크기와 보드라운 솜털과
동그란 머리와 반짝이는 눈
쉼 없이 재잘대는 부리를 지니고 있듯
갓 태어난 연두들도 그런 것을 지니고 있다
연두는 초록의 어린 새끼
어린 새끼들이 부리를 하늘로 향한 채
일제히 재잘거리는 소란스러움으로 출렁이는 숲을
초록은 눈 떼지 못하고 내려다본다 (연두, 전문)

 

가을이 짙어가는 나이에,
봄의 은은한 꽃들, 또는 연두의 어린 빛이 얼마나 이쁠까?

그러나 그의 삶의 처절하였음을,
그 성실하게 투쟁하였음을 보여주는 시는 역시 '해인으로 가는 길' 시집의 <밀물>이다. 

모순투성이의 날들이 내게 오지 않았다면
내 삶은 심심하였으리
그물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지 않았다면
내 젊은 날은 개울 옆을 지날 때처럼
밋밋하였으리 무료하였으리
갯바닥 다 드러나도록 모조리 빼앗기고 나면
안간힘 다해 당기고 끌어와
다시 출렁이게 하는 날들이 없었다면
내 영혼은 늪처럼 서서히 부패해 갔으리
고마운 모순의 날들이여
싸움과 번뇌의 시간이여 (밀물, 전문) 

그에게 '모순투성이'의 날들과 '몸부림치던' 날들은 아름다운 추억처럼 쓰이지만,
쓰라린 삶만이 이렇게 쓰여질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게 열두 시에서 새로 두 시까지를 처절하게 살았던 시인의
세 시에서 다섯 시 사이를 읽는 일은
나의 옛날과 미래를 함께 바라보는 일이었고,
지금의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일이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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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8-2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무식한가 봐요. 쑥부쟁이와 구절초... 봐도 봐도 구별이 안 돼요ㅠㅠ 그래도 섞어놓으니까 간신히 알아는 보겠네요. 안도현 시인과 친하게 지내기는 다 틀렸네요 ㅋㅋ^^

글샘 2011-08-24 20:03   좋아요 0 | URL
쑥부쟁이가 불쟁이의 딸이라는 말을 들으니 좀 쉽게 외워지지 않나요?
안도현 시인과 안 친하면 되죠. ㅋㅋ
우리끼리 친구해서 안도현 시인 따돌립시다.ㅎㅎ
 
모든 가능성의 거리 문예중앙시선 6
박정대 지음 / 문예중앙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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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의 시에 황병승 시인이 붙인 말이 길고 지루하고 아름다운..이다.
그렇다면, 그의 시처럼,
삶 역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길고 지루하고 때론 간혹 아름답기도 한... 

그런데 박정대의 시들은 날개달린 기타의 그림처럼,
불쑥 튀어나오고 늘 돌아다닌다. 거기에 짙은 담배 연기를 우수와 함께 드리운 채... 

1980년대, 그 거센 파도와도 같던 시기에,
어두운 목소리, 차분하면서도 왠지 울렁거리는 곡조에 랩도 아닌 가사를 중얼거리며 읊조리던 정태춘이란 가수가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음유시인의 그것처럼 웅얼거림이기도 하고 정확한 음정보다는 분위기가 주는 센치한 느낌을 전달하는 데 강점이 있었다. 

박정대의 시를 매끄러운 도시의 지하 서점에서 만난다면 당혹스러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의 시를 만나는 사람의 마음이 언제든 20시간 이상의 비행과 30시간 이상의 버스 여행을 각오한 마음으로 그를 만난다면, 또 그런 멋진 동행도 만나기 힘들 것 같기도 하다. 

올 여름, 어쩌다 보니 서울을 두 번이나 다녀왔고, 중국엘 7박 8일, 지리산을 2박 3일 다녀왔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여행을 하고 밤을 보내기란 쉽지만은 않지만,
삶은 늘 그렇게 예약되지 않은 상황에서 돌발적으로 건배를 나누고 뜬소리들을 듣는 일과 마주치는 것이기도 하다.
떠도는 날들의 기억이 박정대를 더욱 친숙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고... 

매일매일을 임시국경일로 선포할 거야.
삶은 축제로 이루어져야 하니까.
축제에 대한 기억만으로도 나는 이 세계를 견딜 수 있을 테니까.(89) 

그의 자유로운 언어의 사유는 고독으로만 이뤄진 건 아니다.
이렇게 삶에 대한 긍정으로 가득한 말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가 정선 가수리라는 마을에서 접한 한 남자의 부고. 

아주 고요하게 외롭고 치명적으로 고독했던 어느 영혼이 이 지상을 떠나던 날 나는 강원도 정선 가수리에 있었다.(158) 

이 구절을 읽으면서 왠지 한 남자의 실루엣이 떠올랐다.
아니겠지... 하던 순간, 2009년 5월 23일 가수리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다.
아, 그의 고요하게 외롭고 치명적으로 고독했던 영혼... 그의 영혼에 다시 축복을 빈다. 

가도가도 세상은 차마고도 같은 낭떠러지 길이어서(194) 

그렇게 그는 리스본 혹은 파미르, 안데스를 구름처럼 떠돈다.
떠도는 이에게 낭떠러지 길은 익숙해 질 수 있기나 한 것처럼... 

그의 감정은 '임시정부'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의 발길은 아나키스트와 다름없다.
그러나 그가 '버마'라고 입력한 컴퓨터가 '미얀마'로 교정할 때,
버마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굳이 버마와 아웅산 수지를 고집하는 걸 보면, 아나키스트보다는 망명정부에 익숙할 사람같기도 하다. 

시인이 북유럽에 가서 당황스럽게도 만났을 백야처럼,
삶은 늘 익숙한 순간에 낯선 상황을 만날 수 있는 짖궂은 장치처럼 보인다.
그런 짖궂은 삶의 장치들에 외로움을 느낀다면,
짙은 밤,
스탠드 불빛 아래서 진한 스트레이트라도  한 잔 앞에 두고(뭐, 그가 늘 독주를 들먹거리곤 하니 말이지)
그의 시집을 펼쳐볼 일이다. 

음악이 있다면, 파두...가 적당하다.
길은 막힌 길이어도 적당하고, 막히지 않은 길이라 하여도 무방하다던 이상의 '오감도'처럼,
삶의 길은 합당하고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것은 아님을,
그의 여행 시집들과 함께 느낄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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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 Jean 푸른도서관 48
문부일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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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아이들의 톡톡 튀는 개성 속에는 사회의 아픔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렇지만 보통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는 한국의 0.1%나 될까 싶은 정도의 갑부들 가정 이야기나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 이야기로 일관하기 쉬워 청소년들의 실상을 드러내긴 쉽지 않다. 

이것이 인생이다~나 인간 극장에 나올 정도 되면, 뭐, 그 가정은 정말 힘든 경우가 많다.
세상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도 많고,
그래서 자신의 힘든 상황을 잘만 극복하면 충분히 멋진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운 북돋워주는 예술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문부일의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부모님은 청소년 자식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억압하고 있고,
중학교 때부터 알바로 익은 상술을 펼치는 청소년도 있다.
부모가 이혼하려고 하기도 하고, 재혼 후 갈등을 겪는 아이도 있다. 

시인이 되고자 하지만 늘 좌절해야만 했던 아이의 이야기도 있고,
심심풀이로 친구를 놀리던 사회에서 자살해야만 했던 친구와 형 이야기도 있고,
부모를 속이고 혼자서 제주도 여행을 꿈꾸는 낭만중딩도 있다. 

모두들 나름대로 속깊이 담아둔 진지함을 가지고 있다.
현실은 그들에게 그저 공부하라는 말 외의 답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아이들은 때론 지혜롭게 때론 막무가내로 현실을 타개하려 한다. 

공부만이 살길이라는 듯, 외길로 내모는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숨통을 틔어주는 소설이 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은 뜨겁지만,
한편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과연 현실의 대안일 수 있을까를 곰곰 생각해 보면,
아직 대안까지 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현실의 구름이 두껍게 가리운 하늘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답답해서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그저 공부만 하라는 현실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또 친구에게 '사소한 장난'을 치던 결과가 더없이 비극적인 결말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일탈을 꿈꾸는 이야기를 읽는 대리만족으로도,
이 소설처럼 현실을 조금 비튼 이야기들은 청소년들에게 숨구멍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실수 하나. 

69쪽의 빨간 '양말'이 아래에선 빨간 '구두'가 되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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