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속 자연 - 정선의 진경산수화로 배우는 옛 그림 학교 3
최석조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화로 유명한 화가라면, 단원, 혜원, 겸재 정도일 것이다.
그들을 소재로 옛그림 학교 시리즈를 발행했는데, 참 멋진 시도라고 생각한다.
1. 김홍도의 풍속화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삶
2. 신윤복의 풍속화로 배우는 옛 사람들의 풍류 
3. 정선의 산수화로 다시 보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 
이렇게 세 권이다. 

정선의 산수화, 하면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정도가 생각나는데,
정선의 그림은 <진경>산수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진경'은 '실경(사실적인 경치)'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지 않은 채,
정선의 그림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엔 그의 금강산 그림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재미있는 세부를 확대하여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여 그림 읽어주는 선생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 근교의 인왕산이나 한강을 그린 풍경화 역시 절색이다.
근골이 잘 살아있는 필법에 대한 설명도 시원시원하고,
점점이 담겨있는 세세한 관심도 자세하고,
여백에 가득 담긴 선인들의 삶에 대한 철학에 대한 해설도 넉넉하다. 

진경 산수란, 실경을 그리지만, 사실성만이 아니라 화가의 감정까지도 잘 살려 그린 그림이다.
그러니 내려보는 시점과 올려보는 시점이 뒤섞여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림을 그려내는 것이다. 

박연 폭포 이야기, 관동8경 이야기 등으로 이끌려 다니는 동안,
어쩌면 화랑을 두어 시간은 돌다 온 것처럼 다리만 뻐근하지 않을 뿐, 마음이 벅차오름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 이런 거 만드는 사람, 천재야~~~ 

 

=================
 

"위원장님 전력 예상 실패로 지금 부분적 전력 차단을 해야 됩니다. 빨리 국민에게
알려야 합니다. 지금 10분밖에 시간이 없습니다."



"야~~안돼~~~~야 생각을 해봐 10분? 야 10분 안에 어떻게 공지를 하니~~너하고 나 이렇게
둘이서 여기 앉아서 차단합시다~하면 되니? 위에다 다 보고를 해야 한단 말이야. 전화로
보고하면 되니? 안돼~~~~~컴퓨터로 다 공문 띄워야 한단 말이야~그럼 어떻해야 해? 일단
컴퓨터를 켜야 하잖아 어? 컴퓨터를 이렇게 켜면 뭐야 이거 또 누가 어제 강제로 종료했어?
바빠 죽겠는데 막 디스크 검사하고 있어~~어? 중간에 뭐 무서워서 아무키도 못 누루고 그냥
기다리고 있어~95%..96%..97%...꼭 97%에서 멈춰~어~ 더는 안돼~~ 그럼 어떻게 어?
이럴 때를 대비해서 비상 연락망이 있다고 하여간 어떻게 해서 비상연락망을 찾았어. 먼지
뽀얗게 묻은 비상연락망을 보니까 뭐 장관 전화번호 앞자리가 018이야 그리고 옆에 가로치고
걸리버라고 써 있어? 걸리버는 뭐야? 어? 그리고 018까지는 이해하는데 015는 뭐야? 어? 이거
삐삐번호 아니야? 어? 이거 뭐 20년 전 비상 연락망이야~ 뭐 언뜻 봐도 명단에 내가 십 년 전에
향내 맡으며 술잔 돌린 사람도 3-4명 눈에 띄어 어~~어쨌든 어떻게 해서 통화가 됐어 어..

 

그럼 일단 저쪽에서 내 전화번호를 모르니까 뭐 여보세요?  할거 아니야? 어 그럼 뭐 나도 뭐
일단 여보세요~하겠지 그럼 저쪽에서 또 누구세요? 할거 아니야? 그럼 나도 뭐 아..저
전력차단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할거 아니야 그럼 뭐 저쪽에서 아~~안녕하세요 뭐 서로
이렇게 인사할 거 아니야 그리고 명절 끝이니까 서로 명절 안부도 묻고 뭐 명절 때 시골 갔다
왔냐, 시간을 얼마나 걸렸냐 이런 잡다한 거 다 묻고 답해야지 어..그러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저기 장관님 전력을 차단해야 합니다~라고 보고를 해 근대 저쪽에서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고
뭐라그래 그럼 내가 아니 누구누구 장관님 아니냐고 그러면 저쪽에서 아니요~저 봉천2동
새나라 어린이 태권도장 관장인데요..뭐 이래 이 번호 쓴지 10년도 넘었데..아니 그럼 왜 아까
전력차단 비상대책위원장이라고 했을 때 아는척 했냐고 하면 아니 난 우리 상가 재건축 비상
대책위원장 전환줄 알았다고..어..어 그리고 그냥 끊어 어? 뭐 이러다 보며 시간 다 지나~~
안돼~~~~~~~10분 안에 안 돼~~~~

 

 

"지금 뭣들 하는 겁니까~~~~~~지금부터 전력거래소장인 제가 맡겠습니다. 지금 한국전력공사
모든 간부에게 전력공급 비상대책회의를 지시하고 한 명도 빠짐없이 다들 모이라고 하세요."

 

"지금 막 정전이 돼서 비상소집 간부님들께서 올라오시다 엘리베이터에 갇히셨다고 합니다."

 

"그지? 지금 전기 나갔지? 에어컨 지금 안 들어오지? 어쩐지 덥더라. 그리고 전기 나가면
엘리베이터 안돼...그거 사람 불러야돼~~사람 불러~~아~~119에 신고하지 마~119대원님들은
다른 국민 먼저 구출하시라 그러고 그 안에 애들은 저기 중동에 연락해서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나 불러줘~~열려라 참깨 힘차게 같이 외치라 그래~~"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감은빛 2011-09-16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천재네요! 이 개그프로 안봤으면 이해못했을텐데,
지난 명절때 딱 한번 본적 있어서, 이해가 되네요! ^^

글샘 2011-09-17 00:35   좋아요 0 | URL
안돼~~~의 표정이 막 떠오르죠. 말투랑 함께 ㅋㅋ
저도 두어 번 봤는데, 참 인상적이더군요.

달사르 2011-09-1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 개그가 사람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군요. 어제 뉴스 보면서 엘리베이터에 갇혔던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하고 또 놀랬을지 생각하니 막막 걱정되더라구요. ㅋㅋㅋ 엘리베이터에 갇힌 간부님들..은 차라리 그속에서 쉬는게 나을란가요. 하하

글샘 2011-09-17 21:56   좋아요 0 | URL
정말 대책없는 국가가 되어가는 거 같습니다. 이런 사태 앞에서 누구도 책임지지 못하는 후진국.
대통령은 주어도 없이 들입다 소리만 치는 웃기는 정부를 가진 국민은 늘 불쌍합니다.

lazydevil 2011-09-18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ㅎㅎ 재밌네요^^ 근데 웃어야할 지.. 울어야할 지..
어제 뉴스보니, 병원에서 혈압 측정하다가 정전되서, 혈압측정기에 한시간동안 팔뚝잡힌 사람도 있더라구요.ㅋㅋ

글샘 2011-09-18 23:24   좋아요 0 | URL
정전으로 정말 말도 안 되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있겠지요.
이런 사태로 <에너지 사용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가지는 성숙한 모습은 어디도 없고...
맨날 남 핑계나 대는 정치가들 보면 구역질이 나죠. 퉷,

세실 2011-09-18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재밌네요. 원고 기발합니다. 어쩜^*^
규환이가 개콘 팬이라 저도 지나다니면서 보는데 요 코너 특히 재밌더라구요.

글샘 2011-09-18 23:24   좋아요 0 | URL
저도 애정남이랑 이 코너때문에 개콘 봅니다.
이런 거 안 보면, 수업 시간에 애들이랑 얘기 못해요. ㅎㅎ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에게 한비야의 책을 많이 권한다.
그렇지만, 꼭 덧붙인다. 한비야를 읽고, 그를 본받지는 말라고.
아니, 이런 책을 읽고 '나도 한비야처럼 되어야지.'하며 살면 안 된다고. 
그분은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그는 보통 사람의 에너지보다 대여섯 배는 많은 에너지를 담고 사는 사람이라고.

한비야는 온 몸의 세포가 온통 에너지 저장소이다.
보통 사람들의 세포 원형질에는 핵이 있고, 세포질이 있으며, 미토콘드리아가 조그만 게 있는데,
아마도 한비야의 세포 속에는 핵보다 큰 발전소가 들었든지, 아니면 미토콘드리아가 남의 대여섯 배 이상은 들었을 게다.
천상 그렇게 살도록 예정된 사람도 있는 법이다. 

이 책은 그의 월드비전 활동기다.
한비야의 글은 눈에 쏙쏙 들어오기보다는 수다떠는 이야기 체여서 나는 늘 좀 천천히 읽는 편이다.
2년이 지나 지금 읽자니, 한비야가 이제 공부하러 간 지 2년이 다 되어간단다.  

한비야를 읽으면서 배워야 할 점도 많다.
그러나, 세상엔 배울 수 없는 것들도 많다는 걸 살면서 알게 된다.
한비야는 천상 한비야다.
똑부러진 성격에, 활동적인 마음과 언어에 대한 욕심에,
사람을 만나 감동을 주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미래에 대한 영원한 꿈을 그리는 데에...
그는 여느 사람처럼 주저하거나 머뭇거리고 눌러앉지 않는다. 

그저 바람의 딸처럼 훌훌 털고 날아간다.
그래서 거기 자기의 둥지를 튼다. 

그의 늦깍이는 없다, 모든 꽃은 제철에 핀다.는 말은 머릿속으론 수긍이 가지만,
한비야처럼 출중한 사람이 일반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이 제잘난 맛에 정치나 돈맛에 빠지지 않고
월드비전처럼 <비전> 가득한 곳에서 일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물론 월드비전이나 유엔이 태초에 행복을 만들기 위해 생긴 기관이기보다는,
불행을 잉태한 곳에 가서 뒤치닥거리하는 단체이다 보니, 비판의 소리가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한비야만큼 월드비전을 널리 알린 대사는 없을 것이다. 

'두배로와 반으로'라는 목표가 신선했다.
칭찬과 맞장구란 양에게는 두배로, 벌컹증이라는 늑대에게는 먹이를 반만 주겠다는 이야기.
제 마음의 양과 늑대는 어차피 제가 먹이고 기르는 일이지만,
그처럼 두배로와 반으로란 목표를 세운다면, 그리고 기록하는 일에 성실하다면 충분히 삶의 기준이 될 법하다. 

바람의 딸 한비야의 성질이 불같을 것임은 명약관화다.
그의 사주에 불이 네 개나 들었음도, 바람의 딸이니 당연한 일이다.
시대를 잘 만났다.
권력, 영향력, 돈과 인기... 를 떠나서 사는 '유목민'도 사랑받을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인생은 상대평가에 의한 선발고사가 아니라,
절대평가에 따른 자격고사라고 믿는 한비야는 한편 옳고 한편 틀렸다.
인생은 절대평가로도 점수매길 수 없는 것이어서 틀렸고,
사실은 상대평가 해서는 절대 안되는 것이지만, 삶은 늘 '지혜'가 저지르는 '분별'에 의해서 나뉘기때문에 힘든 것이므로,
상대평가가 아니란 말도 틀렸다.
그렇지만, 인생은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하나의 시험과 같은 것임은 그가 바로 보았다.
에덴의 동산에 살면서 '선악'을 분별할 그 과일을 따먹고 인간은 지옥으로 떨어진 것이다.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랄프 왈도 에머슨) 

아이들의 재량활동 시간에, 월드비전이 되었든, 캄보디아 등 구호단체가 되었든, 
한 구좌 이상의 결연을 맺는 수업을 준비해 볼 생각이다.
헌혈 뿐만 아니라, 장기기증 서약 같은 교육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구상중이기도 하다.
그게 내 역할의 작은 평가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해 준 한비야씨의 공부가 결실을 잘 맺길 빈다.


댓글(4) 먼댓글(1)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9-14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1-09-14 14:41   좋아요 0 | URL
ㅎㅎ 추석 잘 쇠셨어요?

저는 자세한 건 모르지만,
잘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잘난체하는 사람 같아서 늘 미뤄뒀다가 읽는 편입니다.
여느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사람이 제겐 덜 매력적인 경우도 있거든요.
샘이 나는 걸수도 있구요. ^^

원래 똑부러진 것처럼 보이려는 사람들이 콤플렉스로 똘똘뭉친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한비야 책에 대한 제 리뷰를 찾아봐야겠군요. ㅎㅎ
아마 빈정거린 부분이 제법 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의 언행일치는 별로 기대할 바 없으리라 생각해요.
글발도 별로지만, 호들갑스런데 비하면 내숭은 또 얼마나 심한지요. ㅎㅎ
저도 그가 구호사업을 하는 점 등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꿈의 끝은 내숭 속에 있을 것이니 알바 아니지만 말입죠.

어차피 제가 권하지 않더라도 그의 책들은 베스트셀러고,
그의 인생은 사람들에게 롤모델(은 결코 아니지만) 내지 희망사항이 되어있으니,
저는 제 나름대로 불편한 점을 남기고자 리뷰를 쓰게 되더군요.

페크pek0501 2011-09-17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방엔 태그가 없네요. 한비야를 찾으면 여러 글이 뜨게 하는 태그요.^^^ 그렇게 해서 다른 글을 보려고 했는뎅... 일부러 없애신 듯...

저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를 읽었어요. 괜찮았어요. 리뷰도 썼었죠.

"인생은 절대평가로도 점수매길 수 없는 것이어서 틀렸고,
사실은 상대평가 해서는 절대 안되는 것이지만, 삶은 늘 '지혜'가 저지르는 '분별'에 의해서 나뉘기때문에 힘든 것이므로, 상대평가가 아니란 말도 틀렸다." - 아, 어려워라.^^^




글샘 2011-09-17 01:07   좋아요 0 | URL
한비야 책은 워낙 리뷰가 많아서...^^ 저는 제 글을 카테고리로 나눈 걸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한비야식 여행에 대해서는 문제가 많다는 글들이 제법 있더군요.
이야기를 재미있게 지어내길 좋아하는 사람 같기도 합니다. ㅎㅎ
 
1945년 8월 15일, 천황 히로히토는 이렇게 말하였다 - '종전 조서' 800자로 전후 일본 다시 읽기
고모리 요이치 지음, 송태욱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은 게 거의 3년 가까이 된다.
조금씩 조금씩 읽다가 잊다가 했는데, 이제서야 마무리를 짓는다. 

강유원 선생으로부터 책과 세계에 대한 강의를 듣던 중, 일제 강점기와 관련지은 책으로 소개한 책이다.
한국 사회는 일본 사회에 대하여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아니, 고의적으로 일본에 대하여 비밀스럽게 감추는 것 같다.  

6,70년대 교과서에선 일제 강점기의 징그럽게 비참했던 수탈상이 그려진 것 같았지만,
그건 두려움의 경지였지, 국가의 차원에서 어떤 보상을 받는 데는 실패하고 만 것 같다.
3년의 지배를 당한 필리핀에 비하여 35년의 보상으로 절반 조금 넘는 보상에 도장을 찍고 만 박정희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3자 구도에서 어떤 밀약을 맺은 것인지...
아직도 감춰져 있다. 

김종필이가 일본으로 건너가 맺은 밀약 안에 도대체 무엇이 들었기에,
노무현 정부조차도 정신대 문제 같은 것이나 독도 문제에 대하여 명확한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
독도가 한국 영토라면 응당 해군이나 육군이 지켜야 하는 일이거늘,
외교적인 문제라면서 경찰이 파견되어 있는 일도 수상쩍은 일이고,
이메가처럼 기다려달라...는 식의 피력은 그 밀약은 보통 수준이상의 합의로 볼 수 있겠다. 

역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지만,
이 책처럼 공식적인 문건을 통하여 세상을 읽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은 가장 훌륭한 역사 읽기의 한 종류라 생각한다. 

히로히토의 '종전 조서'를 읽어 보면, 

미영중소 4개국에 공동선언을 수락한다.
미영과의 전쟁에 최선을 다했으나 전국이 호전되지 않았고(패전했단 말은 안 함, 그리고 일본의 적은 미영뿐임. 중국도 조선도 없음...),
적은 잔학한 무기로 무고한 백성들을 살상하였다. (일본인은 피해자가 됨) 

교전이 계속되면 민족멸망, 인류문명 파괴를 우려하여 공동선언에 응하게 하였다.(참 아량도 넓으셔)
제국과 함께 동아 해방에 협력한 맹방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조선은 여기 일제와 한 동아리로 묻어 넘어간다. 조또, 식민지 지배따윈 한 적도 없는 맹방이란다. 와... 일제와 조선은 베프였단 말씀? ㅍㅎ) 

제국 신민으로서 전진에서 죽고 직역에 순직했으며 비명에 스러진 자 및 그 유족을 생각하면 오장육부가 찢어진다.
또한 전상을 입고 재화를 입어 가업을 잃은 자들의 후생에 이르러서는 우려가 크다.(음, 조선은 이렇게 일제를 위하여 죽고, 순직한 거임?) 

그러나 짐은 시운이 흘러가는 바
참기 어려움을 참고 견디기 어려움을 견뎌,(캬, 일제와 천황 폐하는 많이 참고 견뎠구나. 피해자 의식 출중하도다.) 
이로써 만세를 위한 태평한 세상을 열고자 한다. 

짐은... 너희 신민과 함께 할 것이다.
아무쪼록 거국일가 자손이 서로 전하여 굳건히 신주의 불멸을 믿고... (아, 천황이 신이심을 믿나이다?) 

맥아더와 히로히토의 회담 내용에서 <황족 내각>은 인정받고,
천황의 책임을 뒤로 사라지며, <일억총참회론>으로 핑계를 돌리는 등,
정치적 수사학으로 가득한 당시의 문서들을 읽노라면,
명확한 법적 근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모호한 사과와 결정들이 두루뭉술 적힌 것을 느끼게 된다. 

히로히토는 전쟁의 근원 자리에서 쏙 빠지고,
오로지 신민의 안위를 위하여 '종전'을 주장한 평화로운 자로 기록되고 있으며,
해마다 반복되는 <참기 어려움을 참고 견디기 어려움을 견뎌>온 동지로 남아 있다. 

종전 조서에서 '책임과 반성'은 휘발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맥아더는 전쟁 중 일본군의 극악함을 염두에 두고 본토 상륙을 무척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본토에 상륙한 연합군은 온순하기 그지없는 일본인들을 보고 참으로 의아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1946년 루스 베네딕트에게 의뢰하여 '국화와 칼'이란 일본인 이야기를 썼다고도 한다. 

맥아더는 헌법9조를 통하여 천황제를 남기고 평화주의에 입각한 헌법을 제시한다.
천황에 대하여 상당히 수동적인 존재로 조사 결과를 남기고, 천황제가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변한다.
결국 맥아더를 통한 미국의 전략은 일본을 미국의 전쟁 따까리로 만들면서도 이웃 국가들의 피해의식에 최소한의 책임만을 질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하려는 것이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가상의 적군 소련에 대응하기 위하여 히로히토로 하여금 오키나와에 공군 기지를 남겨둘 수 있도록 요새화하도록 했다. 

미합중국은 일본이
공격적인 위협이 되거나 국제연합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평화와 안전을 증진하는 것(은 완전 가능하고)
외에 이용될 수 있을 만한 군비를 갖는 것을 항상 피하면서,
직접 및 간접 침략에 대한 자국의 방위를 위해 점증적으로 스스로 책임질 것을 기대한다.(260)
고 함으로써, 평화헌법에 따른 군비 불가능을 풀어주게 된다.
역시 주어는... 미합중국은... 이다. 

전쟁을 위한 나라, 가 지구상에 하나 있다.
2001년 9.11이 일어난 지 이미 10년이 지났다.
그라운드 제로... '폭발이 있었던 지표의 지점'이란 용어인데,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이어 뉴욕에서 발생한 비극. 

그러나 9.11이 일어난 후 벌어진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전쟁과 최근까지 이어진 모든 <불의와의 전쟁>에서 늘 앞장선 슈퍼맨이자 배트맨이자 스파이더맨인 나라. 그들을 위하여 모든 약소국의 정치는 바다에 정박한 선박들처럼 한 방향으로 차렷자세로 늘어서서 꼼짝마 자세로 대기중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약소국의 정치란, 결국 강대국의 의도대로 톱니바퀴가 바스러지더라도 굴러가는 것임을, 깊이 깨닫게 되어 슬프다. 결국 히로히토의 반성 없음은 미국이란 강대국의 이익과 맞물려 돌아가는 것임을 보게 된다.  

아, 세상은 복잡하게도 이어져 있지만, 또 그래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일이 불가능에 가까워보이기도 해서 답답하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일을 읽는 토론학교 : 역사 - 토론으로 다시 쓰는 역사교과서 청소년을 위한 토론학교
전국역사교사모임 사료모임 지음 / 우리학교 / 201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우선, '국사'란 말과 '역사', 그리고 '한국사'란 말에 대한 나의 생각.  

'역사'는 세계사를 포함한 인류의 기록이라면, '한국사'는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가의 기록이겠다.
'국사'라는 말은 일본의 과목명을 그대로 무비판적으로 표기한 말로, <국가의 역사>라는 말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함으로써 그 국가의 범위나 민족의 범위가 불명확하기도 하다. 

세계 유일(세계 최초 이런 거 좋아하는 나라이니) 분단 국가이므로, '한국사'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렷다.
물론 '한'민족이라는 말도 있지만, 지금은 명백히 '(대)한(민)국'의 국명으로서 한국이 존재하고, 그 상대항으로 '북조선~~'이 있으니 말이다. 빨리 통일이 되어 '조선사' 내지 '코리아사' 같은 역사책이 서술되길 바란다.

암튼, 역사를 소재로 했다 해서, 나는 당연히 '역사는 객관적 기록이 가능한가? 모든 역사는 날조인가?' 이런 접근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목차를 살펴 보니, 조금 실망할 법한 소재들... 단군~ 식민지 근대화까지 열 꼭지의 주제는 우리가 배워왔던 국사 교과서 판박이 같다.  

2. 그후로도 오랫동안 '한국사 없는 국사'
                '내일을 읽는(?) 토론학교 - 역사, 의 지향점에 대하여

단군왕검의 국가에 대한 '환단고기' 같은 기록들을 얼마나 신뢰할 것인가, 신화로 치부할 것인가부터 시작하여 이 역사 토론서 역시 일제 강점기에서 '스톱' 되고 만다. 

'한국'의 역사라면,
당연히 대한민국의 기원은 1919년 4월 13일 대한민국임시정부인가, 1948년 8월 15일 남쪽 정부 수립인가로 시작하여,
북조선을 국가로 볼 수 있는가, 임의단체로 보아야 하는가,
분단과 통일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독재가 인민 대중의 삶에 도움이 되었는가, 해악으로 남았는가,
한국의 미래에 세계화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미래 한국에서 민족 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문제들이 제기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의 소감과는 전혀 다르게, 

'단군과 고조선', '삼국 통일', '서경 천도', '왕권과 신권', ' 임란', '붕당', '개화', '근대화' 까지만 기록함으로써,
이 나라는 단군할아버지나 이씨왕조의 후예(그러고 보니 그 작자가 이씨네.)가 아직도 다스리고 계신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젖는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민족의 미래는 없다.' 

식민지와 전쟁을 거치면서, 폄하될대로 낮아진 조선민족의 역사. 
지금도 툭하면 수구꼴통 중심의 보수주의자들은 '국사'를 시험에 넣어야 한다는 둥, 교과에서 빠졌다는 둥 떠든다.
그리고 그것들은 실제로 누더기된 교육과정에 반영되곤 한다.  

국사를 가르치면 정말 세계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까?
과거엔 우리 민족이 제일 잘 나갔다. 이런 걸 가르치려는 걸까?
과연 지금이 식민지라도 된단 말인가? 

그러나, 역사란 늘 과거의 잘못에서 배울 점들이 있다는 역설에서 시작한다.
사마천의 수치스런 기록이 역사의 시작이 되었던 것처럼.
그러나, 자랑만 늘어놓은 역사에서 과연 배울 미래가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4. 아쉬움을 남긴, 토론학교 역사... 

이런 몇 가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물론 학생들에게 토론거리로 제공할 자료를 뒤지면서 어불성설의 편도 들어야 하는 토론책자 저술의 어려움이 느껴지지만,
표지에 당당하게 '역사'라고 적었다면, 좀더 '역사' 전반에 대한 고민들이 담기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랄까.
하여, 이 책은 범교과적으로 쓰이기보다는, 국사나 한국사 시간에 활용될 법한 책으로 제한된 느낌이 많다.

----------- 이 책의 편집에 몇 가지 시비 걸기...

* 200. '대원군'과 '흥선대원군'이 뒤섞여 쓰인다. 물론 조선의 4명의 대원군(아들이 임금이 되고 그 아비를 부르는 말) 중 흥선대원군이 가장 유명하여 보통 대원군 하면 그를 일컫긴 하지만 한 페이지에서 이러저리 뒤섞여 쓰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처음엔 흥선대원군으로 쓰고 (이하 대원군)이라고 표기하는 게 나을 듯. (통일성의 문제이니 사소한 것임)

** 251. 일제 강점기는 35년, 36년? 

36년이라는 세월은 짧지 않습니다. 1970년의 서울과 그 36년 후인 2006년의 서울 풍경을~~ 그러나 1910년과 1945년의 삶의 모습은~~ 

물론 양편넣기를 하여 36년으로 일컬을 수도 있고(한국에선 그렇게 많이 헤아린다. 만 2년상도 3년상이라 하고, 만 2일장도 삼일장이라고 하니깐), 한편넣기를 하여 35년으로 일컬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같은 페이지에서 일어나는 숫자 계산의 차이는, 생각없어 보인다. (요건 명백히 고쳐야 할 오류임)

*** '일제시대'라는 용어에 대하여 (요것도 회의를 해서 고쳐야 할 오류임)

171.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조선인은 의타성, 파벌성이 생길 수밖에 없는 민족'이라고...  
마지막 꼭지에선 전체에서 대놓고 '일제시대'라는 말을 쓴다.

<조선> 시대라고 하면, 조선 사람들이 삶의 중심이 된 시대다.
일제 시대라고 부르면,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이 세상의 중심이었단 의미가 강하다.
마치 한일 합방처럼 두 나라가 자연스레 병합되었단 느낌을 담은 용어다. 

아래 기사에서처럼 '일제 강점기'가 공식 용어이므로 수정이 필요할 것이다. 

----------

'일제시대'라는 용어는 일본에 의해 강제로 점령 당한 시대를 우리가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 말이다. 2000년 들어 국어학자와 역사학자들의 끊임없는 수정 작업을 통해 '일제강점기'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또 국내에서 개발한 한글 프로그램에도 '일제시대'라고 입력하면 자동으로 '일제강점기'라고 변경돼 나온다.  

<관련 기사> ‘1박 2일’ 감동 분위기 깬 4글자 자막 ‘일제시대’ 

http://isplus.liv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6128690&cloc= 

 

유홍준 교수 "석굴암, 일제시대 잘못된 보수공사로 병들기 시작" 

http://osen.mt.co.kr/news/view.html?gid=G1108250003 

24일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유홍준 교수는 "우리나라 모든 문화재 중 석굴암만 있으면 세계 어떤 문화재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석굴암의 완벽성에 대해 설명하던 유 교수는 "일제시대 때부터 병들어가고 있다. 일제시대 때 우체국 직원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는데, 당시 발굴 공사를 하면서 불쌍 2개가 없어졌다. 보수 공사한답시고 모든 것을 해체하고, 그 위를 콘크리트로 덮었다"고 석굴암의 수난에 대해 말했다.(뭐, 역사학자도 아니지만, 그래도 좀 이런 예는 없으면 좋겠다. 문화재 청장이었으면 나름 공인 아닌가?)

**** 271. '수출량'과 '유출량' 

그래프의 제목은 유출이고 범례는 수출이다. 일제 강점기에 쌀을 빼앗긴 것이지, 수출한 것은 아니므로 '유출량'이 옳겠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