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영 교수의 재미있는 두루누리 경제
정갑영 지음, 박철권 그림 / 두산동아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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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경제학이란... 돈을 버는 학문은 아니다.
마치 열기구를 타고 공중에 떠서 여기는 이렇게 저기는 저렇고를 떠드는 사람과 같다고 유시민이 경제학 카페에서 이야기했듯,
경제학은 세상의 흐름을 이론적으로 설명해 보려는 학문의 분야일 뿐이다.
그래서 세계 경제는 경제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 

하물며,
국가독점 자본주의와 정경유착, 신자유주의 시대의 중진국으로서의 한국 경제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일은 무망이다. 

이 책은 만화를 통하여 경제적 개념을 설명하고 있어서,
초중학생 정도에게 경제적 용어나 개념을 소개하는 데는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의 시각은 철저히 신자유주의 편제상의 <최강대국 미국>의 관점과,
국가-재벌 유착 자본주의 모델의 하나인 <한국 자본가>의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그닥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어설프게 아는 것에 비하면 모르는 게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133. 대기업들이 많을수록 좋겠네요. 힘이 세어질 수 있으니... 그렇지... 

 
   

이런 것은 <미국>과 <자본가>의 관점이 가장 잘 드러난 대화다. 

   
 

145.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일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단다. 도움이 되어야지. 

 
   

이런 대화를 보면, 이 사람이 한국에서 살아본 사람 맞나? 이런 생각이 든다.
조폭이 팔뚝에 <차카게 살자>라고 쓰면 갑자기 바른 사람이 된다는 건가? 

   
 

171. 우리도 이런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나요?
   "대기업은 괜히 미워..." 

 
   

삼성이 저주를 받아야 하는 것은,
그들이 명백한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고,(법원에서 무죄라곤 했지만 수천억의 횡령을 했다.)
검사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방식으로 정치적 부조리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고,(삼성을 고발했다.)
갓 고등학교 나와서 피지도 못한 인생들이 암으로 죽어가는 것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괜히 미움을 받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전혀 실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저주를 받아야 당연한 것이다. 

   
 

197. 구조조정의 목적은 결코 고용 감축이 아닙니다. 오히려 유연성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높여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고 본질입니다. 

 
   

경제학자란 사람이 이런 말하면 안 된다.
말은 맞다. 구조조정은 거시 경제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민중의 입장에서 보면, 가족의 목숨줄을 끊는 일이고, 
사회의 빈자를 더 구석으로 몰아 넣는 일인 것이다.
오죽하면 세계경제기구에서도 한국의 비정규직 비율이 지나치게 많다고 위험하다고 권고했을까... 

영국의 토트넘에서 일어난 폭동과,
미국의 월가에서 일어난 시위는,
가난뱅이들의 역습이 멀리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그들이 바라보는 유령들은 곧 세상을 향해 주먹을 내지를 것이다.  

그가 김용택의 '세상의 길가'를 인용한 건 어떤 의도일까?

내 가난함으로
세상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배부릅니다.

내 야윔으로
세상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살이 찝니다. 

내 서러운 눈물로
적시는 세상의 어느 길가에서
새벽밥같이 하얀 풀꽃들이 피어납니다. 

그러니까는, 네 가난함을 행복하게 생각하라고? 좀 웃기는 경제학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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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0-1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책 소개보다 글샘님의 말씀이 더욱 마음에 팍팍 와닿는 페이퍼입니다.
그러게요, 경제학자들, 제발 지금 이 시점에서 자본주의 운운하면서 구조조정이라는 단어 좀 말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월가의 시위, 영국의 폭동.... 곧 우리나라도 시작될 듯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정당한 시위라는 생각이 들구요.

음, 경제학을 알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사심도 좀 듭니다... ㅋ

글샘 2011-10-12 11:51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이런 책을 읽으면서 자본가의 의식을 가진 노동자가 될 것 같아 걱정이 되더군요.
자기 계급의 의식을 배반한 투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 세뇌는 효과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표 잘 해야 해요. 그쵸?ㅎㅎ
 
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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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살림이 서툴다 보니 밤늦게 야식 거리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다 옛날 이야기가 나왔는데, 부부는 차를 몰고 빵가게를 습격하러 간다.
빵가게는 다 문을 닫은 늦은 시각,
맥도날드를 털어 빅맥을 30개 빼앗는다.
그동안 매장 안의 손님 둘은 늘어지게 자고 있다. 

하루키의 문장에서는 진지함도 가볍게 묻어난다.
삶은 무진장 짜증나고 무겁고 지루하고 육중한 무게로 인생을 짓누른다. 

어디로 피해도 그 짜증나고 지루한 육중함은 미리 거기서 대기하고 있었단 듯 인생을 짓누르게 마련인데,
그런 순간에 하루키의 글은 경쾌함으로 육중함을 이긴다. 

코끼리와 사육사가 점차 줄어들다가 소멸되어버린 사건에 대하여 진지한 체 이야기하는 소설도 그렇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컵라면을 하나 끓여 먹고 있었는데, 
코끼리가 소멸되는 대목을 읽으면서 하나를 더 끓여 먹게 되었다.
라면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 일은 좀처럼 드문데, 코끼리가 라면을 먹은 모양이다. 

삶이란 게 이해할 수 없는 국면으로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걸 하루키는 '태엽 감는 새'처럼 판타지로 풀어내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의 집때문에 생기게 된 막다른 골목길.
거기로 사라진 고양이과 고양이를 찾다가 만나게 된 소녀. 

어느 날 문득,
길을 잃게 되는 것이 삶인데,
거기서 만나는 사람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햇살을 쬐는 일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것이다. 

삶을 정면으로 맞서 부딪쳐 나가는 치열함은 하루키에게 없다.
그러나 그의 글에서 슬몃슬몃 비켜나가는 위트는 삶에 대한 또하나의 자세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삶에서는 마라톤을 통하여 치열한 숨쉬기를 반복하는 작가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삶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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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0-11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컵라면을 두 개나!!!ㅎㅎㅎ 그런 경험 정말 흔치 않은데요 오랫동안 잊히지 않겠습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글샘 2011-10-12 11:48   좋아요 0 | URL
작은 컵라면이었걸랑요. ^^ 순전히 코끼리 탓이었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10-1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는 다시 한번 첨부터 읽어봐야할까봐요...
제 상상력과 이해력이 모자라서, 매번 무엇인가 놓치거든요. ㅠㅠ

아, 맞아요, 하루키에게는 현실의 치열함이 없죠. 그래서 좋아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제야 해봅니다.
그러니.... 이제 현실의 치열함과 함께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드는걸요. 그런데,

컵라면의 소스는 진짜 건강에 나쁩니다.. ㅠ

글샘 2011-10-12 11:49   좋아요 0 | URL
하루키가 치열함이 없다니까는... 뭘 다시 읽어본다고 그러쇼. ㅎㅎ
진짜 건강에 나쁜 건, 대도시에서 숨쉬는 거 아닌가요? 건강... 염려하는 만큼 나빠질 거 같아서 요즘엔 그냥 잘 살자~ 이러고 삽니다.
 
전을 범하다 - 서늘하고 매혹적인 우리 고전 다시 읽기
이정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한국에서 고전문학이라고 하면, 교과서에 수록된 것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고,
그 다음엔 어린 시절 동화로 읽었거나 만화나 영화로 본 것을 떠올릴 것이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권선징악>이 주제이며, <해피엔딩>이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단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고전 속의 인물들은 아주 역동적이며, 그들은 생각만큼 선하지 않고, 악하지 않다.
현대의 대표적 해석이 '방자전'인데, 그런 상상력을 가할 수 있도록 작가는 유도하며 도와주고 있다. 

<장화홍련전>을 읽으면서, 가부장제라는 진범은 사악한 계모의 꽁무니에 숨어버린 시대의 위안물로 삼는다.
처첩제 가정소설에서는 늘 '희생양'을 제시한다.
강박적 가부장제 문화의 물리적 현현인 <집>은 거짓을 강요하고 답답하며 페쇄적인 공간인 반면,
<연못>에서는 해원을 위한 환상적 차원의 소통이 매개된다. 
수난을 개인적 차원으로 구조화하지만,
공포를 퍼뜨리는 데 성공하려면 공포를 얼마나 잘 표현했는냐도 중요하지만
문화 속에 각인된 불안을 얼마나 잘 드러냈느냐도 중요하다는 미국의 사회학자 배리 글레스너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장화 홍련전에 담긴 가부장적 공포가 이해가 간다. 

<심청전>에서도 심청의 죽음을 '효도'에만 머물러 보기보다는,
사회적 자살이란 측면에서 이념  공동체의 심청 살해 국면을 살펴 본다.
희생 제의에서 희생물은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에 저항할 수 없는데, 독자들이 심청의 죽음에 동의하는 사회라야 심청은 제물이 되고, 그 순간 독자 역시 심청이를 바치는 제의의 사제가 되는 것이다. 

<적벽가>에 대한 분석이 가장 감동적이다.
역시 판소리 적벽가의 백미는 <군사 설움 타령>인데,
영웅들은 전공을 세울 그 시간에 군사들은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게 된다.
군인은 전쟁터에서 사물화되고 정서적 개체성이나 실존의 무게를 지니지 못한 약자이므로 그들의 힘은 <울음> 뿐이다.
전체주의적 폭력에 희생되는 개인의 존엄을 나타내는 반봉건의 주제를 제시하는 군사 설움 타령의 해학성은 정말 뛰어나다.
구체적인 울음을 통하여 공공성을 띤 폭력에 노출된 개인의 존엄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전쟁의 상흔을 통하여 군인들에겐 무의미한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장끼전>에서 어미의 사생활에 대한 의견도 재미있다.
공동체가 개인에게 최소한의 복지 혜택마저 제공하지 않는 조선 시대.
무능한 가장을 비호하는 현실에서,
4번째 낭군을 잃고 5번째 낭군을 맞는 까투리.
어떤 가장도 죽게 만들고 무능력하게 만드는 비극적인 세상.
유랑하는 장끼 가족의 궁핍은 마치 일제 강점기의 슬픈 소설을 읽는 것과 같다.
단단하고 행복한 가정은 한낱 꿈일런가.
진정 그것은 <오래된 미래>에 불과한 것일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멋진 글이다. 

<토끼전>에서는 ,
<너>와 같지 않은 <나>로서의 용왕의 논리를 보여준다.
작금의 정리해고 사태나, 비정규직에 대한 무자비한 공세,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일방성 등을 생각하게 한다.
오죽하면 김진숙이 크레인에 올라가 아홉 달을 넘게 버티겠는가...
그러나 토끼 역시 선한 약자만은 아니다.
별주부의 아내를 취하고 별주부 아내는 토끼한테 반하고, 상사병으로 죽는데 열녀로 추앙된다.
이 소식 들은 별주부 망명하였다가 자결한다.
토끼에게나 별주부에게나, 용왕에게나, 별주부 아내에게나 <욕망만이 넘실대는 잔인한 세상>을 형상화한 소설. 

<지귀설화>는 공동체를 파괴하는 사랑은 금지하고 있는 세상을 풍자한다.
비참한 자멸의 불길에서 절망이 가득 담긴 진실을 보여주는 지귀 설화.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나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는 적확한 유추다. 

현대 사회와 가장 유사한 비꼬임은 <황새 결송>이다.
왜 정의는 패배하는가, 악한 사람은 교제성이란 유능함을 갖추고 왜 승리하고 있는가.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꼭지.
아돌프 아이히만처럼 <사소한 악의 위험>에 빠지는 것.
내가 이렇게 한다고 세상에 큰 악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정의는 늘 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황새 결송은 곱씹어볼 주제가 아닌가 싶다. 

<김현감호>는 고딩 교과서에서 배웠던 소재인데,
김현의 입장에서 호랑이가 감사한 거지만,
거꾸로 본다면, 타자들의 감추어진 목소리에는 애써 무관심하려는 글로 읽을 수 있단다.
주류의 시선으로 읽어낸 성공담의 이면에는 늘 비주류의 희생이 역피라미드 형상으로 놓여있을 것. 

못난 너로 태어난 <김원전>
그 못난 너를 벗는 날, 희망을 가진다.
못난이로 태어났음에 불안한 인간.
뭘 해도 잘 되지 않는 나. 성인식의 고통스러움은 '작은 삼촌'을 떠올리게 한다.(뭔가 하려고 맘만 먹고 안 하는 거, 마음 먹고 삼일도 못 버티는 거, 이런 걸, 작( )삼( )이라고 하지? 이렇게 물었더니, 정답은 당연히 작심삼일인데, 엽기학생의 답, 작은 삼촌이었단 거...)
하찮은 악마 박명수를 붙인 것도 재미있다.
어느 세상에나 작은 삼촌은 있게 마련이다.
그게 자신일 때, 세상은 좌절스러운 것이고. 

권선징악을 윤리적 차원으로 강등시켜버린 통쾌한 소설이 <전우치전>이다.
일탈과 해방, 탈주를 일삼는 전우치.
단순명료한 이기심의 경쾌함과 엄숙함에 대한 조롱이 전우치의 특기다.
전우치의 이기적 페르소나를 작가는 읽어 낸다. 

누구나 가졌을 법한 의문들을 작가는 이런저런 철학적 도구를 들이대거나,
적합한 문학적 장치와 빗대면서 나름의 해석을 곁들인다.
이런 책 한 권쯤 옆에 두고 고전을 읽는다면,
그 고전은, 전과 다르게 읽힐 것이고,
충성, 효도, 정절... 등의 권선징악적 특징을 놓아버린 해방의 책읽기로 달려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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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웅들 1218 보물창고 5
버나드 엡슬린 지음,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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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리스로마 신화를 토마스 불핀치의 만화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만날 것이다. 

그러면서 신과 인간의 이름을 외우고, 상황을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화가 가진 이미지의 힘이 너무 커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서사가 가진 상상의 극간을 만화는 놓쳐버릴 수도 있으므로,
아이들에게 만화만을 권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 책은 일단 읽기에 재미있다.
술술 읽히면서도 이야기가 맛이 있다.
입에 딱 맞으면서 간이 꼭 맞는 음식을 먹는 기분이랄까.
음식이 줄어들면서, 그 쫄깃함이 더해가는 흥분됨과,
더불어 배는 불러오고, 이제 음식은 다해간다는 아쉬움이 조리된 일품요리다. 

여느 그리스 로마신화 이야기보다 인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는 책의 좋은 점은,
신화 속 인물들의 관계가 엄청나게 꼬여있지 않고,
족보를 간단하게 정리를 쫙~ 해주고 있어서 이야기를 읽기 쉽게 해준다는 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렇게도 읽을 수 있구나... 싶어서,
어린이 책이면서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입문서를 누가 묻는다면,
이제 딱, 권해줄 책이 생겨서 기쁘다.
이제까지는 만화로 보는 토마스 불핀치가 최고였으므로... 

그리고 나도 책꽂이 앞에 꽂아 두고 여러 번 읽어야 할 책으로 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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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박원순과 민주당이 붙었다.
박원순이 이겼다.
바보 민주당은 박원순한테, 민주당에 들어올래? 그랬다. 븅딱들.
박원순은 당연히 메롱, 했다. 당연하다. 

안철수가 대통령 후보 나오면 박근혜는 쨉도 안 된단다.
한날당이 광분했다.
쟤는 컴터나 알지, 정치는 모른다구~(뭐, 그거야 닭그네 처녀가 더한 거 아님?)
안철수는 서울 시장 따위, 안 나간다고 했다. ㅋ  

그런데도 그들의 인기는 최고다.
박빠~와 안빠들이 SNS에 바글바글하고,
그들의 책이 서점에서 인기리에 팔린다.
박경철까지 세트루다가... 

왜 [조직]은 이런 '~빠'에게 지는 것일까?
에릭 호퍼의 통찰력 넘치는 '맹신자들'을 읽어보면 조금은 고개를 주억일 수 있다. 

황우석이 '불치병, 고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했을 때, 황빠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배경과,
부산에서 국회의원도, 시장도 떨어졌던 바보 노무현이 대선에 참여했을 때, 노빠가 생겼던 배경.
이런 것들을 제대로 공부한다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할 수도 있을 터인데,
[조직] 사람들은 조직 외의 생각을 못하는 게 아쉽다. 

에릭 호퍼의 맹신자들의 '맹신'은 말이 맹신이지, '희망'의 다른 말이다.
민중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폭제의 역할을 하는 사상.
지도자의 품성에 기대를 걸게 해주는 사상을 만나면 사람들은 '희망'을 넘어 '맹신'에 가까운 지지를 보낸다는 것. 

민족주의와 제국주의가 횡행하던 1940년대 미국에서 이런 통찰을 보여준 부두 노동자가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 책에서 맹신자들은 '근본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적 의도로 쓰이기도 하지만,
희망을 가지고 역사를 바꿔나간 인물들에게도 쓰인다. 

한 가지 이데올로기에 조롱당하지 않고,
세계 각지의 여러 상황을 통해 일반화를 시도하는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맹신의 시작은 '증오, 불만'에서 시작하지만,
그들은 '전망'에 매료되기 쉬워서 본격적 <맹신>에 투신한다.
그러나 대중 운동이 흔히 여러 가지 이유로 퇴조기를 맞기 때문에 '희망'만을 남겨둔 판도라의 상자처럼 보이기 쉽다.
대중의 열망을 꿰뚫어 보고 그들을 이끌 올바른 지도자를 만난다면,
희망적인 대중운동이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내가 보기에, 한국의 '정당'이 가진 한계,
한날당, 민주당 등 부르조아 정당이 보여주었던 <가진자 중심의 당파성>과,
민주노동당 등이 보여주었던 <이데올로기 공세에 의한 편파성>을 이겨낼 희망을 <박원순과 안철수>라는 기표를 통해 표출하는 것이 작금의 정치 상황이다. 

서울시 시장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박원순에게 상처를 내려고 난도질을 하면 할수록,
박원순에게는 <박빠>들이 똘똘 뭉치게 될 것이 당연하다.
과연 이 바람이 찻잔 속에서 돌지 않고 내년 가을까지 폭풍으로 발전할지는
<박원순과 안철수>가 가지고 있는 '올바른 정파성'의 컨텐츠가 담보해야 할 내용물이 관건인 바. 

박원순의 명랑한 사회운동이 가진 힘이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천 가지 직업 등의 다양성에서 추출된 힘이
사람들에게 <맹신>의 <희망과 전망>을 제시하기를 나도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 책은 왜 사람들은 특정한 현상에 매료되는가에 대하여
딱딱한 사회학 책 말고, 아포리즘으로 가득한 수필집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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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10-10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관심도서로 지목해두었습니다.
딱딱하지 않고, 수필처럼 읽을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멋진 글 고맙습니다!

아참, 뒤늦게 '돌발퀴즈'에 대한 답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글샘님께서 가장 근접한 답을 주셔서 당첨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제 서재에 답글 부탁드릴게요!

글샘 2011-10-10 16:12   좋아요 0 | URL
1940년대 책이라 시대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면도 있습니다만,
운동의 역동적인 측면은 어느 시대나 고려해 볼 수 있는 주제구요.
논문처럼 뻣뻣하지 않고,
짤막짤막하게 이론적인 면보다는 작가의 생각이 명확하게 잘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돌발퀴즈는... 역시 찍기엔 제가 소질이 있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turk182s 2011-11-0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중의 우매함을 욕하는 책인줄 알았는데,,다른의도가 있었군요,